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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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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3,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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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1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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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2쪽

54화-Chasing(추적)(2)

DUMMY

‘그렇게 된다면 이 안온한 생활 역시 종언을 고하겠지.’


자신의 속마음을 상기하고는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딸이 납치 되었는데 어느새 손익 계산을 하고 있었다.

필요해서 이루기는 했지만 그에 따라온 이 말도 안 되는 지능은 가끔 혐오스러울 때가 있었다.


“마스터, 어떻게 할까요?”


“글쎄······ 그거, 경매 일자가 언제지?”


“금일 자정부터 시작입니다.”


“그래?”


루이드의 대답에 아인즈의 의식이 상념의 바다를 헤엄쳤다.


‘흐음, 어찌할까.’


이미 계획은 세워져 있지만 그래도 역시 처음 떠오르는 생각은 그것이다. 아마도 경매장에 에아는 없을 것이다.

납치범들의 목적은 에아였고, 엘프는 그 와중의 부수입 같은 것이었을 게다.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조금 쉽게 가볼까.’


본래는 추적을 붙여 용병대를 찾고 그들을 통해 그 근본 의뢰인을 찾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왠지 그래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막연한, 뚜렷하지 않은, 확실한 근거도 없는 그저 막연한 예감. 하지만 그는 스스로의 예감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 스스로도 확신할 수는 없는 예감이지만 분명 그가 이룩한 격으로 인한 현상. 그것을 무시하기에는 격이 지닌 무게가 너무나도 무겁다.


‘뭐, 굳이 인정 봐줄 필요는 없을 테니까.’


그들은 분명 법을 어겼고, 자신의 딸을 납치했으며, 필시 인간 이하의 일들을 행했을 터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좀더 잔인해져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스스로를 납득하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곧 밤인가······”


밤은 별과 달이 하늘을 지배하는 목동의 시간. 밤의 힘은 분명 그를 바른 길로 이끌어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게럴트, 모두들 주비하도록 해. 자정이 되면 출발할 테니까.”


“예, 마스터.”


의식하지 못한 것일까, 의식하고 있는 것일까. 대답을 하는 게럴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감돌았다.


* * *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주 오래 전. 마법력이 시작하기도 전의 세계는 신화시대라 불리우는 시기가 있었다.

7600년이 넘어가는 마법력의 이전. 지금의 시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던 황금의 시대보다도 전에 있었다던 그 시기는 간혹 발견되는 일부의 유적과 유물에 의해서만 그 존재가 입증되고 있다.

이 넓은 대륙에서도 극히 소수의 유적, 그것도 거의가 파괴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을 생각해 봤을 때 이곳은 분명 놀라운 장소임에 틀림 없었다.


“하, 하하.”


아인즈의 입에서는 연신 허탈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자정이 되자 가면을 쓰고 텔레포트를 통해 약속된 장소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곳에 설치된 게이트를 통해 다시 한번 공간을 도약했더니 이런 곳이다.


“하하하, 하하.”


목동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는 길을 찾는 것. 길을 찾는 것의 선행 조건은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반사적으로 낯선 장소의 좌표를 읽어낸 그는 격렬한 허탈감에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말도 안돼. 이게, 이게 해저에 위치한 장소라고?”


그가 읽어낸 좌표는 원래 있던 가이츠로부터 북서쪽으로 1000km, 지하 40km. 아무것도 없는 망망대해의 아래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한눈에 봐도 천장까지의 거리는 킬로미터단위로나 헤아릴만했고, 거기에 면적은 그 끝이 잘 안보일 정도였다.

어지간한 공작령의 영주성 정도의 면적. 게다가 저 천장에 닿은 말도 안 되는 규모의 탑은 또 뭔가.

기껏해야 어딘가에 결계를 치고 숨어있겠거니 생각했던 그로서는 황당한 경우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지금 이곳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마법의 향기.


“이런 미친······”


지금의 그가 작정하고 붙잡고 있어야 간신히 해석이 가능한 마법들이 이 공간 전체를 구성하고 있었다. 다행이라면 그것들이 모조리 이 공간의 유지보수에만 동원되고 있다는 점이랄까.


“정말이지, 말도 아 나오게 만드네.”


“우와아아.”


“헤에.”


그뿐만 아니라 이곳에 도착한 대부분의 이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다만 그가 놀란 것이 이곳을 구성하는 들어갔을 막대한 양의 재화와 이곳을 만든 이들의 기술력에 탄성을 터뜨리는 것이라면 다른 이들은 그저 이런 넓은 곳이 지하에-외관상으로는 천장이 흙이었으므로- 존재한다는 것에 놀랐다는 것 정도일까.


“과연 신화시대의 유적은 놀랍군요.”


“신화시대?”


처음 들어보는 말에 아인즈가 의문을 표하자 게럴트가 작게 미소 지었다. 그의 젊은 주인은 너무나도 유능하지만 그의 지식은 능력에 비해 손색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쓸데없는 자존심이 없었다. 그것은 곧 그에게 오만이 없다는 것이고, 모르는 것에 대한 질문에 부끄러움이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높이 날아오르리라.


“예.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마법력이 시작하기 전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시기입니다. 신들의 축복으로 인해 대지는 기름지고, 모든 종족들의 문명이 더 없이 융성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 신화시대라······”


확실히 신들의 축복이 직접적으로 땅 위에 임했다면 절대 평범하게 발전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신(神)’. 저 위의, 이 땅 위의 그 어떤 존재보다도 드높은 격의 존재들.

세계의 리에 도달해 스스로의 이치를 이룩하고 그것으로 세계를 주무르는 권능을 행사하는 초월적 존재들.


“하아, 까마득하네.”


지금의 그로서는 감히 바라볼 수도 없는 드높은 곳의 이름이다. 그가 비록 반신의 위를 이루었다지만 신인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까마득하다.

마치 1과 무한히 1에 수렴하는 0.999...의 관계처럼. 0.9999···는 한없이 에 가깝지만 1은 아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크다.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만큼이나.


“뭐, 상관없나.”


비록 그런 이들이 있다는 것이 잠재적 위협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작금의 시대에는 신의 개입 따위 일어날 수 없다. 그것이 세계를 구성하는 현재의 법칙이니까.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은 그가 게이트의 밖으로 걸음을 향했다. 영양가 없는 고민은 나중에 해도 충분하니까.


“가자.”


“예.”


게이트의 영역을 나서자 아인즈 일행은 다시금 감탄사를 토했다. 불과 영역을 벗어났을 뿐이지만 보이는 모습은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이봐! 이쪽이야, 이쪽!”


“어이, 지금 거기 준비는 끝났어?”


“단장! 대장이 불러!”


이곳에 고용 되었음이 분명한 용병들과


“가시지요. 로드.”


“마스터, 이쪽으로.”


“가자, 안트리스.”


“주인, 명령, 실행.”


이곳에 초청된 수많은 이들. 귀족, 마법사, 기사, 용병, 상인, 장인, 학자 등 수많은 인간의 군상에는 단 하나 공통점이 있었다.


“그래, 확실히 이곳이 당당하게 얼굴을 드러내고 다닐만한 곳은 아니지.”


이곳에 모인 이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얼굴을 가릴 수 있는 종류의 물건들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로브, 가면, 면사. 그러다 문득 얼굴에서 느껴지는 딱딱한 감촉에 피식 실소를 지었다. 자신조차도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주제에 할 만한 생각은 아니었다.

하기야 이곳은 말하자면 범죄자들의 소굴이니 얼굴을 가리는 것은 필수적일 밖에 없다. 물론 사실상 유명무실한 법이니 굳이 얼굴을 가릴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이들의 프라이드는 그렇게 헐렁한 종류의 것은 아닌지라 거의 모두가 얼굴을 가리고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실례합니다. 흑상에서 오신 분들이신지요?”


중앙에 보이는 천장과 이어진 탑을 향해 걸어가던 도중 웃으며 말을 걸어온 이를 보고 아인즈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렇소만.”


아인즈의 대답에 남자가 웃음을 띄며 정중한 태도로 허리를 숙였다. 절도와 예가 가득한 집사의 그것이라 게럴트가 나지막하게 감탄할 정도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경매장까지 안내하게 된 하스(Hass)라고 합니다.”


“잘 부탁하지.”


“예. 그럼 이쪽으로.”


앞장서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아인즈는 과연, 이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흑상의 규모와 영향력으로 보건대 이런 안내가, 그것도 비교적 고위의 인물이 안내가 맡으리라는 것은 익히 예상했던 바였다.


‘과연, 평범한 조직은 아닐거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앞의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힘과 격. 거기에 그의 몸에 밴 품위. 일반적인 기준에서 뛰어난 축에 속하는 남자가 안내역으로 붙을 정도로 풍부한 인적 재산이라면 그 조직이 평범한 것이 말이 안 되는 수준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기준에서 제법 뛰어난 축이라는 것이지만.

하스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경매장의 내부는 감탄을 절로 자아내었다. 곳곳에 테이블이 비치되어 있고, 테이즐 주위에는 휴식을 위한 소파와 간단한 간식이 있는 카트가 마련되어 있었다.

하나하나가 다 기품이 있는 명품이었고 천장에 달려있는 샹들리에까지 모두가 최고급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우와아아아!”


“예쁘다!”


천성이 솔직하고 어린아이 같은 탓일까. 생전 처음으로 구경하는 화려한 모습에 바이올렛과 이나니스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시리아와 게럴트 역시 나지막하게 감탄을 터뜨렸다.

흡사 후작 이상의 귀족가의 살롱과도 같은 분위기와 그에 걸맞는 시설과 설비들에서는 은은히 마법의 향기가 느껴졌다.


“와아, 이건 본가와도 비슷한 수준이네요.”


“확실히 그렇군.”


아드리아에 마련한 아인즈의 저택. 딱히 그의 집이 없었기에 본가라 지칭하고는 있었지만 사실 그곳이 본가라는 것이 크게 사실과 다른 것은 아니다. 어찌되었건 그곳은 그의 주요 거처이고 에르가(家)의 본산이나 마찬가지 이니까.

그래서일까? 온갖 마법으로 도배가 되어있는 본가인데 그곳과 지금 이곳의 시설 마법 수준이 거의 동급이었다.


“거기다 이곳의 마법은 죄 현대 마법이다.”


모든 문명과 문화가 그러하듯 마법 역시 시대에 따라 바뀌게 된다. 세세하게는 그 주문부터 술식, 마나 집적 방식, 마나 규합 방식, 결합식의 변화, 수식의 유행 등등.

여태껏 남아있는 7600년가량의 모든 유적들을 살펴보았을 때에 마법에는 흐름이 존재했다. 일종의 유행과도 같은 것인데 지금 이곳에 적용된 마법의 양식은 분명한 200년 안의 현대 마법 양식이다.

이탈리아에 있는 콜로세움과 비슷한 규모의 건물이 전부 이런 식으로 마법이 적용되어 있다고 생각해 보자면 대략적인 힘이 산출된다.

마법을 물체에 인챈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마법사보다는 마법금속 미스릴과 막대한 양의 금이다. 그런데 이런 규모의 건물이 죄 마법으로 도배되어있다?


“정말이지······ 기도 안차는군.”


아인즈가 벨벳으로 장식된 소파에 주저앉으며 한숨처럼 내뱉었다. 사실 아인즈 그 자신의 소유한 재력도 이 정도는 우습게 해치울 정도이지만 우습게도 그 스스로는 그것을 자각하지 못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실내를 은은하게 비추어 행동에 불편함이 없게 만들어주던 조명이 일시에 꺼지고 중심에 위치한 단상에 빛이 집중되었다.


“드디어 시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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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7화-Finding(수색)(2) 16.06.04 1,019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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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화-마법사, 그리고 마술사(1) 16.06.04 996 11 11쪽
41 40화-마지막 휴가(4) 16.06.04 1,010 14 12쪽
40 39화-마지막 휴가(3) 16.06.04 1,004 12 12쪽
39 38화-마지막 휴가(2) 16.06.04 1,081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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