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조회수 :
755,488
추천수 :
14,294
글자수 :
2,597,240

작성
16.09.06 00:22
조회
1,817
추천
35
글자
10쪽

월드컵 준비

DUMMY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고, 지난번처럼 개인리그가 시작되었다. 이번 프로리그와 개인리그 이후에는 몇달간 게임이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었다. 5월말부터 세계적인 이벤트가 국내에서 열리기 때문이었다. 바로 월드컵.


일본과 공동 개최이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월드컵을 국내에서 열기는 하기에 슬슬 온 전국이 월드컵 특수를 누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국 어디를 가나 빨간 색과 2002 월드컵이라는 글자가 보일 정도였고, TV에서도 각종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다.


TV에서는 이번 월드컵 특수를 맞아 예전 월드컵 스타를 모시고 방송을 하기도 했고, 1998년 월드컵 때 활약했지만 은퇴한 선수를 찾아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백화점을 비롯한 각종 쇼핑몰과 이제 막 시작하는 인터넷 쇼핑 업체 등에서도 월드컵 특수를 노려서 각종 할인 행사로 미끼를 걸어 홍보했다.


승아는 백화점 가운데의 중앙 엘리베이터를 타고 옷을 사러 온 원래의 목적대로 5층으로 올라가고 있는 상태였다.


이성 백화점의 중앙 엘리베이터는 후면부가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어 올라갈수록 백화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설계로 유명했다. 승아는 점점 몸이 상승하는 것을 느끼며 엘리베이터 바깥을 쳐다보았다.


월드컵이 확실히 눈앞으로 다가온 것인지 이미 백화점 안은 온통 월드컵을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승아뿐 아니라 엘리베이터 안의 사람들 모두가 자연스레 볼 수 있을 정도로 홍보문구의 글자는 컸다.


- 대~한 민 국! 대한민국의 월드컵 16강을 응원합니다!

- 한일 2002 월드컵의 기쁨을 이성 백화점과 함께!!

- 한국 축구가 1승을 거두면 백화점 회원들께는 10% 할인 혜택을 드립니다.

- 16강에 오른다면 이성 백화점 회원 고객께는 30% 할인권을 드립니다!

- 8강에 오를 경우 50%, 4강에 오를 경우에 70% 할인권을 드립니다!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문구인지 글자가 크고 화려해서 엘리베이터 안의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백화점 월드컵 홍보 문구였다.


“아니, 저게 가능은 해? 우리나라 한번도 월드컵 본선에서 이긴적이 없는데.”

“전에도 다 조별리그 탈락이었잖아. 아시아에서 이기면 뭐해. 나가면 안되는데.”

“이건 차범근이 와도 안된다니까? 1무 2패, 3패, 2무 1패, 1무 2패 이게 이제껏 우리나라 성적이다. 근데 뭐? 4강? 아 백화점 진짜 속보이는 짓 하네.”

“그러게. 1승을 거두면 10% 할인? 거기까진 뭐 가능성 있는데. 16강? 8강? 야. 말도 안되는 얘기지 저거.”

“왜, 아주 우승하면 무료로 준다고 하지?”

“크크, 진짜 이성 백화점 속보인다. 백화점 회원 늘리려고 수 쓰네.”

“여기만 그런줄 알어? 지금 쇼핑몰이랑 백화점이 다 저런 식이야. 16강 가면 어쩌고 8강 가면 어쩌고.. 야, 라니지도 지금 16강가면 경험치랑 드랍률 증가 50퍼래. 8강가면 100퍼 증가래. 미친것들. 1승도 못하는 판에 16강은.. 거긴 4강 가면 +1 싸울아비 장검도 전 계정 다 준대. 미친거지. 4강을 어떻게 가냐. 월드컵에서.”


대학생 둘은 이성 백화점의 상술을 지탄하는 대화를 나누었다. 상식적으로 1승도 거두지 못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4강을 간다는 것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 4강을 간답니다..’


승아는 백화점 홍보문구를 보고 대화하는 대학생들을 보고서는 입이 근질거렸다. 축구에 별 관심이 없던 승아도 점점 한국팀이 이겨가면서 하도 TV와 신문에서 이야기해주면서 정말 좋은 축제 분위기를 즐기면서 많이 듣고 알 정도로 2002년의 월드컵은 굉장했다.


‘그리고 저렇게 남발한 공약을 대부분의 업체에서 나중에 제대로 못지키고 유야무야 없애고 말지. 진짜... 8강 것까진 해 주던가? 회원가입 일단 해 둬야겠다.’


[띵! 5층입니다.]


문이 열리고 승아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이 내렸다.


개인리그 시작 시간은 오후 3시, 프로리그 시작 시간은 오후 7시였는데, 승아는 개인리그가 얼마전 시작되었음에도 오후 시간대에 백화점 쇼핑을 하러 온 상태였다. 아직 팀 프로리그 시간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있는 상태. 원래는 친구인 은정과 현주와 같이 오려 했지만, 학교에 다니는 둘은 학교가 끝나면 최근 각자의 부모님이 등록한 학원으로 바로 직행해야 했기에 승아 혼자 쇼핑을 오게 되었다.


학원에서 바로 집으로 전화만 하지 않았다면 간만에 만나는 친구인 승아를 위해 하루쯤 빠졌겠지만, 평일에 현주와 은정이가 시간을 내기는 어려웠기에 승아는 혼자 백화점에 왔다.


‘쳇. 오빠라도 있으면 데려오는 건데. 혼자오면 무거워서 많이 못사잖아. 후웅.. 오빤 훈련 잘 받고 있으려나?’


승아는 혼자 백화점에 오는 것이 안타까운지 속으로 은정이와 현주, 오빠를 생각하며 아쉬워했다. 아쉬워하는 감정은 살짝 틀렸지만 말이다.


승아가 개인리그가 열리는 시간인 지금 백화점에 온 것은 개인리그 출전을 포기해서가 아니었다. 지난 시즌 4강에 든 승아는 이번 시즌에 시드를 받아서 조별리그 32강의 자리 중 하나인 D조의 시드를 배정받은 상태였다. 나머지 28자리만을 놓고 다른 선수들이 치열한 예선을 3판 2선승제의 토너먼트식으로 거치고 올라올 터였다. 개인리그는 아마추어라도 일단 신청을 할 수는 있기에 한사람당 꽤 많은 경기를 치루고 올라와야 했다. 다음 시즌부터는 일단 준프로 정도의 자격을 갖춘 사람에 한한다고 하지만, 이번 시즌은 시드가 없었다면 승아도 며칠을 내내 피씨방 예선에 몰두하여 게임만 하고 있어야 할 터였는데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한 승아였다.


승아는 이번 시즌은 꼭 우승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원재가 아닌 이상 자신이 실수만 하지 않고 완벽히 하면 무난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약간 걸리는 상대가 있다면 지성철이나 이종현. 지성철은 사실 넉넉한 외모 때문에 저평가 되어서 그렇지, 승아와 제일 스타일이 비슷한 초중반에 몰아치는 스타일이었다. 정창환도 그렇기는 하지만 정창환이 짜낸다는 느낌이 있다면 지성철은 물량도 잘하지만 초중반이나 후반이나 다 잘하는 전천후 플레이어였다. 이종현도 또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다. 스타성이 있는 이정민이나 정창환은 그다지 두렵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서는 많이 연구하고, 회귀 뒤에 많이 이겨보았으니까.


승아는 옷을 사고 숙소로 돌아오는 동안에도 계속 게임 생각에 빠져있었다. 오늘 팀의 경기가 있었지만, 승아는 계속해서 개인리그 생각 뿐이었다.


“승아야. 어디갔다와? 그렇게 꽁꽁 싸매고.”

“아. 동운 오빠. 옷 좀 사러 갔다왔어요.”

“그 차림으로?”


동운이 보는 승아는 사람들이 보기에 조금 수상한 모습이었다. 분명히 중학생 정도의 체구인데, 푹 눌러쓴 검은 모자에 1회용 마스크를 쓰고 있다. 마치 어딘가의 범죄 도피자처럼.


“누가 알아보고 사인해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요. 귀찮은데.”

“아.. 그래.”


동운은 승아가 젊은 층에는 인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정도나 되랴 싶었다. 우주전쟁이 인기가 있다지만 자신도 분명히 TV에 자주 나오는데 사람들이 귀찮게 한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동운은 마스크와 모자를 벗고 있는 승아에게 오늘 엔트리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오늘 경기 엔트리 확인했어?”

“아뇨. 왜요? 어떤데요?”

“네가 6경기에 배치되어 있더라. 원재형이 왜 그렇게 넣었는지 모르겠더라고.”


동운이 의아함을 표한 것은 승아가 1~4 경기에 승리를 거둬주어야만 혹시나 모를 0:4 패배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6경기라니? 이건 최소한 5경기까지 2승을 거둬줘야 승아에게까지 차례가 가는 엔트리였다. 게다가 상대는 GT 스타즈였다. 현재 리그순위 1위팀. 승아도 알다시피 GT는 고르게 실력이 좋은 편이라 6경기까지 가지 않을 수도 있었다.


“오빠가 주장인데 안 물어봤어요?”

“물어봤지. 그런데 이게 맞대. 상대 엔트리도 곧 나올거라더라. 우린 이대로 올렸대.”

“우웅.. 왜지?”


승아가 본 엔트리에는 심지어 5경기에 상욱이 있었다.


“상욱 오빠도 5경기네요?”

“그러니까. 지금 너 다음으로 팀에서 페이스가 좋은데 5경기라니.. 이해가 안가긴 하는데.. 흠. 너무 걱정하진 마. 나도 의아하긴 했지만, 내가 바로 손동운이다! 내가 요즘 바이오 리듬이 좋거든! 다 이길 수 있어. 오늘의 에이스는 나 손동운이다!! 어제 잡지에서도 천칭좌에 10월생이 좋다고 했어. 그게 내 생일이잖냐.”


역시 바이오리듬을 신봉하는 동운이었다. 승아는 피식 웃으며 동운의 잘못된 생각을 정정해 주었다.


“그거 다 비타민제 챙겨먹고 밥 세끼 다 챙겨 먹어서에요. 바이오리듬은 무슨.”

“하하. 하여튼. 최소한 네 차례까지 가도록 해 볼게.”

“아뇨. 괜찮아요. 그 전에 다 이겨버리면 되잖아요. 오빠들이 4:0으로.”

“그렇지! 내가 시작하자마자 기계전사를 확 찔러넣어서 그냥...”

“아, 네이~ 네이~ 소녀는 오라버니만 믿겠사옵니다.”

“그래서 말인데, 내일 경기 조언좀 줄래?”

“알았어요. 맵은 어디에요?”

“피의 능선. 일단 내가 생각한 것은 이은지처럼 기계전사 밀어넣기를 하긴 하는건데 내가 하는건 좀 틀리게...”


승아가 살짝 장난식으로 비꼬듯 이야기했음에도 동운은 그저 귀여운 동생의 어리광으로만 보였다. 적당히 받아쳐 준 동운은 승아와 대화를 나누며 같이 연습실로 돌아갔다. 승아에게 조언을 받아 최근 올라온 실력으로 다시 승리를 거두기 위함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4 분열 (1) +8 16.09.30 1,871 30 12쪽
163 팬클럽 (3) +8 16.09.29 1,751 32 11쪽
162 팬클럽 (2) +6 16.09.27 1,939 33 9쪽
161 팬클럽 (1) +8 16.09.26 1,786 33 13쪽
160 개인리그 8강 (5) +5 16.09.25 1,698 35 12쪽
159 개인리그 8강 (4) +6 16.09.23 1,906 29 16쪽
158 개인리그 8강 (3) +7 16.09.22 1,891 37 10쪽
157 개인리그 8강 (2) +6 16.09.21 1,927 41 16쪽
156 개인리그 8강 (1) +6 16.09.20 1,925 28 12쪽
155 x맨을 찾아라 (3) +9 16.09.19 1,713 36 13쪽
154 x맨을 찾아라 (2) +8 16.09.18 1,763 37 15쪽
153 x맨을 찾아라 (1) +8 16.09.16 1,855 28 12쪽
152 히데요시 (5) +7 16.09.15 1,753 37 18쪽
151 히데요시 (4) +4 16.09.14 1,677 33 11쪽
150 히데요시 (3) +7 16.09.13 1,739 31 14쪽
149 히데요시 (2) +5 16.09.12 1,939 31 13쪽
148 히데요시 (1) +4 16.09.11 1,759 35 7쪽
147 나비효과 (3) +8 16.09.10 1,799 32 15쪽
146 나비효과 (2) +8 16.09.09 1,763 38 12쪽
145 [긴급공지] 죄송합니다. 오늘 연재 쉽니다. +5 16.09.08 1,677 17 1쪽
144 나비효과 (1) +6 16.09.07 1,962 40 17쪽
» 월드컵 준비 +4 16.09.06 1,818 35 10쪽
142 규정 변경(3) +6 16.09.05 1,802 38 14쪽
141 규정 변경(2) +9 16.09.04 1,795 38 16쪽
140 규정 변경(1) +8 16.09.02 1,757 34 9쪽
139 반격 (5) +5 16.09.01 1,785 32 13쪽
138 반격 (4) +4 16.08.31 1,849 36 14쪽
137 반격 (3) +4 16.08.30 1,821 37 14쪽
136 반격 (2) +5 16.08.29 1,892 38 10쪽
135 반격 (1) +8 16.08.28 1,993 36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