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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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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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0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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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5)

DUMMY

승아의 인간종족 변환에 대해 원재는 잠시 생각했다. 승아가 잘하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아가 빠지면 팀의 괴물종족 라인은... 학도와 제갈길이 맡게 된다. 사실상 우주전쟁 팬들 사이에서 승아를 뺀 XK 괴물 라인은 상대팀의 승리 자판기라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클랜 시절부터 같이 온 동생들을 버리고 갈 수도 없다.


학도나 길이도 분명 못하는 녀석들은 아니다. 클랜에 테스트를 거쳐 들어올 정도의 기본 실력은 되니까. 그런데 방송경기에 가서 부스 안에 들어가면 연습실에서의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길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실력을 다 보여주고 지는 것과 그냥 지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둘은 지금 계속 지고 있기는 하지만, 원재는 둘에게 경험이 쌓이면 제대로 팀에서도 적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승아가 괴물 종족을 계속 할 경우, 학도와 길이는 거의 출전기회가 없게 된다. 하지만 승아가 출전한다면 다르다. 번갈아서 출전기회를 주어서 둘에게 실력향상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규정을 생각하던 원재는 승아의 종족변환에 걸리는 점이 있었다. 시즌 중간에는 변환이 불가능하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승아야. 규정상 종족변환은 포스트시즌에나 가능해. 팀 리그라면 다음 시즌부터야.”

“어차피 얼마남지 않았잖아요. 다음 시즌을 말씀드린 거에요.”

“맞아요. 형. 우리 그리고 설마 포스트 시즌 못나가겠어요?”

“방심하지 마라. 동운아. 작년에도 1위하다가 훅갔다.”

“그땐 승아가 없었죠. 지금은 다르죠.”

“일단 승아가 말한 종족 인간이나 랜덤, 나쁘진 않다. 괜찮긴한데, 그건 나중에 감독님과 같이 이야기해 보기로 하자. 난 괜찮은 것 같다.”


원재의 인정을 얻어낸 승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팀원들에게 다른 내용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오빠들. 이거 만약인데요. 밸런스로 특정 종족 하향이나 상향 패치가 이루어지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패치?”

“그러고 보니.. 이거 게임이지...”

“게임은 패치가 있고...”

“예전에 연못 자원이 150할 땐 진짜 괴물이 지금보다 더 셌지?”


그때는 정말 4일꾼 사냥개 러쉬가 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었다.


“우주전쟁은 예전 <명령&정복> 같은 게임에서의 2종족과 달리 3종족이 같이 있는 게임이에요. 그 3종족이 밸런스를 잘 맞춘게 우주전쟁의 특징이구요.”

“그렇지.”

“그래서 이게 물고 물리는 상성이 있는거 아냐, 원래.”

“인간이 괴물을 잡고, 괴물이 기계를 잡고, 기계가 인간을 잡는거요?”

“어.”

“학도오빠 말처럼 그래야 하는데 지금 그 특징에 맞지 않게 리그에서 괴물이나 기계종족이 거의 우세를 점하고 있어요. 반면 인간종족은 초반일꾼 소총병 이나 탱크로 막고 장기전. 거의 이 2가지밖에 안되고 있어요. 기계종족한테는 원래 지고, 괴물종족한테도 지죠.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그만큼 인간종족의 유닛이나 이런 것들이 좋지 않다는 거에요.”

“흠..”


승아는 오늘 경기 이후,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에 화가 났었다. 피지컬? 피지컬이 좋아지고 실력이 좋아졌으면 무얼 하는가. 남들이 보기엔 연승 뒤에 겨우 1게임을 진 것이었지만, 승아 입장에서는 현재에 취해 자신의 장점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승아가 생각하는 자신의 장점은 실력 외에도 원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장점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회귀.


미래에 게임 패치가 어떻게 될지 안다는 것은 승아가 간과한 자신의 장점이었다. 승아가 알기로 게임을 만든 미국의 게임사에서는 한국의 프로리그를 보고 자신의 게임의 밸런스를 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상황이 바뀌어 패치가 정확히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승아가 알고 예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패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 시기, 인간종족의 건물 가격이 줄어듬과 동시에 유닛의 시야가 1~2정도 늘어나는 등 인간종족이 미세하게 상향되는 시기였는데 아직 발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제서야 승아는 깨달은 것이다.


인간종족이 탱크로 수비를 자주 했던 이유는 역으로 다른 유닛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건물의 가격은 비싸고, 유닛의 생산 시간은 길고, 유닛의 시야도 짧다. 오직 빨리 생산해서 끝까지 사용할 수 있는 소총병과, 탱크의 사거리와 파괴력. 이 두 가지만 믿고 가는 암울한 종족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나마 최근 오토바이를 통해 일꾼을 견제하기도 하지만, 워낙 일꾼 견제 이외에는 쓰이고 있지 않아 전체적으로 프로게이머들의 승률은 인간종족 게이머들이 좋지 않았었다. 예전에 승아가 Remigirl로 우주전쟁 넷 래더에서 활약할 때 사람들이 놀랬던 것은 승아가 인간종족으로 주로 했기 때문에 더 놀랐던 것이었다.


“전 이번에 패치가 있다면 그에 맞춰서 인간종족이 상향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스텔스기가 가격이 저렴해진다거나 맥워리어의 공격력이 세진다거나 하는 걸루요.”

“뭐 그러면 좋기야 하겠지. 하하.”

“하긴... 인간 종족이 원재형이니까 지금 리그에서 이정도 하지, 다른 애들은 몇 되나? 잘하는 애들이?”

“그래서 승아 네가 인간종족 하려고?”

“꼭 그것만은 아니지만, 인간종족을 하면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더 있어요. 기계종족도요. 사실 괴물 종족이 제일 자신이 없었거든요.”


팀원들은 19승뒤에 겨우 1패를 한 승아가 자신 없다고 한 종족에 진 사람들이 들으면 참 화날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승아의 주종도 부종족도 아닌 나머지 종족 1개에 진 게이머들은 뭐란 말인가.


“승아, 너 자신감이 너무 센거 아냐?”

“근데 부정할수 없는게 더 슬픔...”

“와.. 그럼 다시 Remigirl 부활인가?”

“부활은 무슨, 승아 겨우 한게임 진거다. 멀쩡히 살아 있는 애 왜 죽이냐?”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만약 근데 그렇게 되면..”


그날. 승아는 패치가 혹시나 이렇게 나오면 저렇게 대응하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꺼냈고, 그에대해 팀원들이 혹시나 패치가 이렇게 되면.. 혹시나 패치가 저렇게 되면.. 등등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는 승아의 종족변환에 대해 원재가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은 승아가 이야기 마지막에 꺼낸 패치에 대해 계속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마감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월요일. 우주전쟁의 패치가 발표되었다.


***


[쾅!]


“승아 어딨어?!”


오전 연습시간에 다시 제대로 승리의 맛을 보기 위해 팀원들이 연습을 시작하려던 XK 마르스의 연습실에 숙소에서 문을 박차고 들어온 것은 원재였다. 종원은 원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놀라며 황급히 컴퓨터에 Alt + Tab을 시전하며 보던 일본 애니매이션을 화면 뒤로 넘기고 우주전쟁을 화면 위로 올렸다.


“아. 네. 원재형. 승아 오늘 학교 갔는데요.”

“무슨 소리야. 승아 겨울방학 아냐?”

“담주 개학이라고 오늘 소집일이라던데요. 근데 왜요, 형?”

“니들. 우주전쟁 인터넷 홈페이지 가 봤어?”

“아뇨?”

“오늘 우리나라 시각으로 1시간뒤, 우주전쟁에 대규모 패치가 적용된다.”

“패치요?”

“그래. 근데 더 놀라운 것은 어제 승아가 말한대로란 거다.”

“네?”

“진짜요?”

“호진이. 우주전쟁 홈피 짐 켜봐.”


원재의 말에 호진이 컴퓨터를 켰다. 호진이 컴퓨터를 켠 화면 주변으로 팀원들 모두가 몰려들었다. 그리고 다들 할말을 잃었다.

승아가 어젯밤 이야기한 것이 그대로 있었다. 일부 다른 점들도 있었지만, 패치가 20여가지가 되었는데 그중 4~5가지 정도를 빼고는 승아가 이야기한 것들이었다. 인간종족의 일부 유닛과 건물 가격이 감소하고, 소총병의 사거리가 1 늘어서 가시괴물과 사거리가 같아지는 등의 변화였다.


이전까지 소총병은 원래도 약해서 바로 죽었지만, 가시괴물보다 사거리도 1 짧아서 괴물 게이머가 가시괴물을 뽑아 잠복하는 순간 그대로 좌절모드였다. 그런 것들이 인간종족에 많았는데 상당수의 패치가 이제 어느정도 밸런스가 맞게끔 패치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타 종족의 패치도 약간 있었지만, 승아가 말한대로 인간종족의 상향이 다수였다. 그것도 어제 이야기한 그대로.


다들 패치 내역을 본 순간 떠올린 것은 승아였다.


- 이거 뭐야..

- 어제 승아가 말한대로잖아.

- 인간종족 수송선 이속 약간 증가에 비행장 건설시간 80초에서 70초로 감소..

- 스텔스기 생산비용 200/100에서 150/100으로 감소... 공중 공격력 20으로 증가... 와... 숫자까지 같아!

- 승아가 사실 우주전쟁 회사 사장 딸이라거나?

- 미친.. 어딜 봐서 승아가 양키냐?

-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 근데 이거 진짜 뭐지...

- 이거 뭐야.. 무서워..


팀원들은 승아의 예측에 무서울 정도로 놀랐다. 일부 수치는 예상과 달랐지만, 건설 시간이나 생산비용은 아마도 이렇게 되는것이 공평하다는 어제 승아의 이야기와 같았다.


“역시.. 잘하는 사람은 예측도 다르구나.”

“난 이런거 예측한 거 보니 승아가 얼마나 연구를 많이 했는지 알겠다. 배워야겠다, 진짜 그 열정을.”

“동운형. 이쯤이야 나도 예측했어요.”

“용갑이, 니 자꾸 헛소리 하면 니 이름 바꿔서 부른다.”

“........네. 형.”


용갑은 괜히 나섰다가 동운에게 밀려 입을 다물었다.


사실 승아는 단지 기억속에 있었던 기존 패치를 생각하여 이야기 한 것일 뿐이었다. 승아도 말한 다음날인 오늘 바로 패치가 있을 줄은 몰랐다. 어떻게 게임 패치일을 다 기억한단 말인가. 하지만 승아는 회귀 전부터 익숙한 우주전쟁의 생산시간과, 가격, 시야 등이 있었다. 그게 조금 더 게임을 일찍 시작한 이번에는 적응을 하긴 했지만 그런 사유들로 쓰지 못했던 작전들도 있었다. 이제는 그런 작전들을 다 쓸 수 있었다.


패치도 이제 큰 패치는 더이상 없었다.


이제, 승아가 주력인 인간 종족을 하고, 승아의 몸에 익숙한 패치가 이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승아가 얼마나 더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팀원들이 승아의 선견지명에 감탄하고 있을 때, 승아는 학교에 있었다.


......


“자 1번부터 15번까지는 교실 청소, 16번부터 20번은 복도, 21번부터 27번까지는 운동장 쓰레기 줍고! 자! 시작!”

“아, 샘! 운동장 넓은데 사람 더 많이 주셔야죠!”

“운동장에 쓰레기 별로 없는거 다 안다. 교실이 더 힘들어. 알아서들 줍고 와!”

“아웅.. 하기 싫은데..”


승아는 학교 겨울방학 소집일에 쓰레기 줍기에 여념이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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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초기 설정 이미지 컷입니다. 관련 이야기와 더많은 그림은 제 서재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1-크기조절.JPG

3-크기조절.jpg


작가의말

One한님, Shuri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읽어주시는 모든분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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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외전> 원재의 이야기(1) +15 16.06.14 2,916 56 12쪽
68 개인리그(4) +4 16.06.13 2,814 59 9쪽
67 개인리그(3) +4 16.06.12 2,812 48 15쪽
66 개인리그(2) +5 16.06.11 2,850 56 13쪽
65 개인리그(1) +7 16.06.09 2,863 52 9쪽
» 주말(5) +14 16.06.08 2,865 49 11쪽
63 주말(4) +4 16.06.07 2,958 54 15쪽
62 주말(3) +6 16.06.06 3,083 50 14쪽
61 주말(2) +4 16.06.05 3,082 54 11쪽
60 주말 +6 16.06.04 3,156 61 13쪽
59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7) +4 16.06.02 3,066 56 15쪽
58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6) +3 16.06.01 3,052 56 19쪽
57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5) +7 16.05.31 3,015 52 11쪽
56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4) +5 16.05.30 3,023 59 14쪽
55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3) +5 16.05.29 2,978 58 12쪽
54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2) +3 16.05.28 3,223 52 15쪽
53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1) +6 16.05.26 3,398 58 11쪽
52 vs GT 스타즈 (4) +3 16.05.25 3,179 59 12쪽
51 vs GT 스타즈 (3) +8 16.05.24 3,290 66 11쪽
50 vs GT 스타즈 (2) +6 16.05.24 3,494 67 16쪽
49 vs GT 스타즈 (1) +7 16.05.22 3,232 61 10쪽
48 Morning Garden(4) +7 16.05.22 3,199 67 12쪽
47 Morning Garden(3) +7 16.05.21 3,299 73 15쪽
46 Morning Garden(2) +4 16.05.19 3,224 61 10쪽
45 Morning Garden(1) +4 16.05.18 3,419 6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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