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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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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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1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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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외전> 원재의 이야기(2)

DUMMY

윤승아 일수도,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윤승아라면 나이가 이해가 되지 않고, 다른 사람이라면 왜 그녀의 아이디를 쓰는지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윤승아라면, 나는 팀에 오는 것이 환영이다.


일단 그가 윤승아가 아니라고 해도, 이정도 실력이면 팀에 도움이 된다. 내가 상대의 빌드를 보고 맞춰가며 승리할 수 있는 것의 한계는 기껏해야 몇 년. 손이 더이상 빠르지 않은 내가 버틸수 있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나중에는 조영호나 윤태영같이 알아도 막지 못하는 피지컬의 선수들이 물량까지 갖추고 밀어붙이는 시대가 오니까.


성격만 나쁘지 않다면, Remigirl정도의 강자가 우리팀에 오는 것은 팀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나는 최서연 감독에게 나와 같은 연봉, 또는 그 이상을 줄 가치가 있는 선수임을 어필했고, 단지 그저 테스트를 받으러 오라는 말이 아닌 무조건 영입 및 연봉 금액을 1억이상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다른 어떤 팀들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는, 돈으로 말하니까.


***


그 뒤로도 나는 계속해서 관심이 가는 Remigirl의 리플레이를 친분이 있는 다른 프로들에게도 이야기해서 구했다. 리플레이를 보면 볼수록 확신했다. Remigirl이 쓰는 전략은, 이 시기에 나오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결정적으로, 빌드가 최적화 되어있다. 문제는 패치 이후의 빌드라 지금은 약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 다른 이들은 몰라도 나는 알 수 있다. Remigirl의 플레이가 지금의 우주전쟁이 아닌 미래에 최적화된 빌드들이라는 것을.


Remigirl은 미래의 빌드를 쓰고 있다.

그렇다면... 설마?


***


“원재씨! 왔어요. Remigirl!"


그리고 1억 떡밥이 제대로 통했는지, 바로 테스트를 받으러 그가 왔다.

Remigirl.


사실 그가, 아니 그녀가 윤승아가 맞다면, 기존 친하던 선수들인 이정민이나 김은호가 있는 아이템카이로 갈 텐데 왜 여기로 왔는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그쪽이 편할텐데... 아.. 김은호가 윤승아 전략을 훔쳐서 쓰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나? 그렇다면 그쪽이 오히려 싫을수도? 흠.. 일단 봐야겠어.


“자! 여러분! 여기 같이 오신분이 여러분이 말하던 Remigirl이에요!”


감독님이 보여준 곳에는 대학 신입생 같아 보이는 미소년 스타일의 청년이 있었다. 다들 그 청년을 보고 있었지만, 나는 모두가 보고있는 청년의 옆에 있는 소녀를 보았다.


그래. 너였구나. 역시.

윤승아.


외모로 유명했던 윤승아를 못 알아 볼 수가 없었다.

아직 앳된 모습이 남아 있지만, 그녀다. 여제 윤승아.


팀원들을 지도하며 연습경기의 복기를 끝내고 나니 팀원들의 시선이 Remigirl이라는 청년에게 쏠려있었다. 녀석들아.. 이름부터가 girl이다. 남자겠냐. 한번 보자...


“이름이 뭐니?”

“승아에요. 윤승아.”

“와 원재오빠! 저 팬이에요. 싸인 받을수 있나요?”

“흠.. 싸인이라....”


윤승아가 이렇게 애교넘치는 성격이었나? 이상하군...

나는 승아를 잠시 바라보고는 머뭇거리다가 싸인을 해 주었다. 끝에 한마디를 더 쓰고 싶었지만 참았다. ‘여제 윤승아에게’라고.


그래, 윤승아. 네가 우주전쟁 넷에 보여준 그 실력을 가지고 있는게 맞는지 내게 보여다오.


그런데 내 기대와 달리 그녀는 앞에 자신의 오빠라는 사람을 내세워서 게임을 대리시키고 있다. 왜지? 처음의 Remigirl은 그녀가 아니라 그녀의 오빠였나? 게임을 못하는 편인 윤승아와 다르게 래더에서 보여준 실력은 그녀의 오빠의 실력?


내 생각이 깨지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녀의 오빠의 빌드는 최근 넷 공개방에서 보여주는 일반인들의 빌드와 같다. 컨트롤이 조금 좋기는 하지만 프로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금 학도와 종원이에게 2연패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오빠 뒤에서 있는 윤승아. 넌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거냐. 너의 실력을 보여다오.


나는 Remigirl, 진짜 Remigirl을 보고 입을 열었다.


“이제 진짜 실력을 보여주시죠, Remigirl님”


***


그리고 직접 윤승아와 대결해 본 결과. 역시. 점점 짐작이 확신으로 다가온다.


윤.승.아.는.나.처.럼.회.귀.를.했.다.


빌드가 틀리다. 미래의 정석화된 빌드를 주로 자신이 쓴다. 그리고 윤승아가 모를법한 공간을 활용해 이겼다. 그 시기의 프로게이머라면 지금의 맵은 가끔 즐길 때나 썼던 정도. 정확한 맵의 패치 과정은 나같이 오래 생활을 한 게이머가 아니라면 알 수가 없다.


그리고 테스트 이후에도 같이 게임단에서 활동하며 대화를 많이 나누어 봤지만, 윤승아는 회귀한 것이 맞다. 일단 언젠가 승아가 썼던 루저라는 말. 이건 내가 이집트에 가기 전 2009년에 나왔던 말이다. 그런 것처럼 자연스레 생활에 묻어든 미래의 유행어를 윤승아는 간간이 쓰고 있다. 내가 모르는 말들을 많이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윤승아는 나보다 더 미래에서 회귀했을 것이란 예상도 가능하다.


전에 게임중 대화하면서 자음으로만 뭐라고 쳤었더라? ㅇㅈ? ㅃㅂㅋㅌ? ㅂㅂㅂㄱ?

미래에는 채팅마저 암호화 되는가 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승아가 회귀한 것이 맞다고 해도 승아에게도,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않겠다.

지금 내가 <제 3의 눈>을 가진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회귀에 대해 말하는 순간 내 능력이 없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판타지 같은 상상이지만 이미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이 판타지다.


나는 그녀와 다시 만나서 이어지기 전까지는 이 능력이 필요하다.... 절실히.

나는 이 능력을 놓치고 싶지 않다.


승아의 능력은?


지금 내가 보기에 윤승아의 능력은 컨트롤과 전략이다. 저런 컨과 전략을 가졌었다면 여제가 아니라 그 자체로 여왕으로 불렸을 것이다. 왜 내게는 저런 능력을 앗아갔으면서 그녀에게는 그런 능력을 주셨습니까. 하늘이시여.


나도 사람인지라 그런 승아를 질투하는 마음도 잠시 들었다. 하지만 이게 누군가의 잘못이겠는가. 어쨌건 나는 사고에서 살아남은 것이나 마찬가지고, 승아도 실력을 발휘하는 삶을 살고 있다.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 승아도 나도, 우주전쟁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이 안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원재형! 짐 경기장으로 가야 해요! 기사님 기다리세요.”

“어! 종원아. 갈게.”

“원재오빠! 다 모여있단 말에요!”

“간다!”


나는 오늘도. 경기장으로 가는 팀 밴에 오른다.

나는 우주전쟁 프로게이머. 서원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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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전> 원재의 이야기(2) +15 16.06.15 2,794 50 7쪽
69 <외전> 원재의 이야기(1) +15 16.06.14 2,915 56 12쪽
68 개인리그(4) +4 16.06.13 2,814 59 9쪽
67 개인리그(3) +4 16.06.12 2,812 48 15쪽
66 개인리그(2) +5 16.06.11 2,850 56 13쪽
65 개인리그(1) +7 16.06.09 2,863 52 9쪽
64 주말(5) +14 16.06.08 2,864 49 11쪽
63 주말(4) +4 16.06.07 2,958 54 15쪽
62 주말(3) +6 16.06.06 3,083 50 14쪽
61 주말(2) +4 16.06.05 3,082 54 11쪽
60 주말 +6 16.06.04 3,156 61 13쪽
59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7) +4 16.06.02 3,066 56 15쪽
58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6) +3 16.06.01 3,052 56 19쪽
57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5) +7 16.05.31 3,015 52 11쪽
56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4) +5 16.05.30 3,023 59 14쪽
55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3) +5 16.05.29 2,978 58 12쪽
54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2) +3 16.05.28 3,223 52 15쪽
53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1) +6 16.05.26 3,398 58 11쪽
52 vs GT 스타즈 (4) +3 16.05.25 3,179 59 12쪽
51 vs GT 스타즈 (3) +8 16.05.24 3,290 66 11쪽
50 vs GT 스타즈 (2) +6 16.05.24 3,493 67 16쪽
49 vs GT 스타즈 (1) +7 16.05.22 3,232 61 10쪽
48 Morning Garden(4) +7 16.05.22 3,199 67 12쪽
47 Morning Garden(3) +7 16.05.21 3,298 73 15쪽
46 Morning Garden(2) +4 16.05.19 3,224 61 10쪽
45 Morning Garden(1) +4 16.05.18 3,418 6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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