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조회수 :
755,619
추천수 :
14,294
글자수 :
2,597,240

작성
16.11.06 20:08
조회
1,371
추천
18
글자
12쪽

일탈 (7)

DUMMY

“경기 시작했습니다. 윤승아는 10시 중앙, 히데요시는 4시 중앙입니다.”

“여기는 뭐 대칭형 맵이라 자리는 의미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맵이 완벽한 대칭이지만 예전에 잊혀진 사원 같은 경우는 12시가 미세하게 자원이 늦게 캐지는 것이 발견되었죠?”

“네. 게이머들 사이에 말은 돌고 있었지만 정말 그 사실이 확인된 것은 여러번의 실험 덕인데요. 그 덕분에 최근 나오는 맵들은 전부 완전한 대칭형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히데요시 선수는 9연못 뒤 비올란테를 만든 뒤 발전하는 빌드가 아니라 초반 9연못을 가면서 가스를 가서 일꾼을 하나 더 뽑고, 가스를 취소해서 일꾼을 10마리로 만드는 빌드를 쓰네요.”

“저렇게 가스통을 만든 뒤 취소해서 일꾼을 하나 더 뽑으면 장점이 많죠.”

“초반에 일꾼 한덩이를 더 캐는 것이 얼마나 크게 다가오는지 잘 알고 있는 히데요시 선수입니다.”


히데요시는 9일꾼 뒤 일꾼을 하나 더 뽑아서 자원을 모으면서 그 뒤 사냥개 6마리를 뽑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맵은 가스통을 깨 두면 기계종족은 펄서기나 드랍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빠른 가스통 제거로 공중전을 하려는 생각이었다.


“윤승아 선수는 수정 뒤 가는 건물이 관문이 아니라 캐논연구소네요?”

“이러면 너무 테크가 늦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요.”


승아는 괴물이 유리한 황실의 전투 맵이기에 기계종족을 고른 자신의 입장에서 하피를 그대로 방어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중거리고 매우 가깝고 펄서기도 하피보다 늦게 나온다. 그렇기에 승아가 선택한 작전은 빠른 펄서기 빌드가 아니라 선 캐논포 빌드였다.


“어차피 관문을 가더라도 사냥개를 뽑을 것이 뻔한 괴물 종족이다보니 사냥개가 들어오는 것은 중앙의 중립 가스통 부분을 아예 수정과 캐논포 1개로 물리적으로 공간을 주지 않고 막아내고, 그 뒤 테크를 올리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럴 수 있겠습니다. 만약 캐논포 러쉬라면 이미 히데요시 선수의 본진에 수정이 지어져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윤승아의 일꾼이 나가다가 센터에 멈춰 있거든요.”

“윤승아 역시 수정을 짓습니다. 자신의 중립건물 쪽이 아닌 히데요시의 중립건물 바로 바깥쪽!”


승아는 캐논포 빌드를 통해 센터의 2개의 가스가 있는 풍부한 멀티, 그러니까 각자의 본진 입구를 막고 있는 중립가스통 사이에 있는 정 중앙의 멀티를 히데요시가 못가져가게 하면 충분히 4가스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센터만 빨리 뺏기지 않으면 충분히 기계종족도 막아내고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수정을 짓는 승아의 일꾼을 히데요시는 공중에 떠 있는 비올란테로 다 보고 있었다. 바로 보고서 대처가 가능하다는 이야기.


“히데요시는 지금 알에서 부화되는 것이 아마도 사냥개겠죠?”

“지금껏의 경기들로 볼 때, 지금 타이밍에 사냥개를 뽑아서 자신의 중립가스건물 바깥쪽에 지어지는 저 센터의 수정을 빨리 부수면 히데요시의 이득입니다!”

“윤승아는 본진에 아무것도 없거든요. 심지어 관문도 없어요.”

“어? 지금 히데요시 선수 나오는게 사냥개가 아니라 일꾼인데요?”


히데요시는 승아가 나가는 길에 수정을 짓는 것을 보자마자, 일꾼을 생산했다. 전진 수정일 경우 그냥 수정만 짓고 입구를 막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사냥개를 뽑더라도 승아의 캐논이 더 빨리 지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사냥개로 수정을 부술 수도 있겠지만, 통로가 좁아서 사냥개 1마리밖에 붙지 못해 캐논포가 뒤에 먼저 만들어질 것이라 예상했고, 그게 아니라도 사냥개를 먼저 뽑는다면 수정 하나를 부순다고 해도 자원에서 밀릴 것이라 예상했다. 소모되는 자원이 수정은 100, 사냥개 6마리는 150이니까 말이다. 그 예상대로 승아는 캐논포를 지었다.


“윤승아는 수정 뒤에 캐논포를 짓습니다.”

“캐논포 1기지만 이걸로 이제 히데요시가 센터를 먹으려면 저 수정을 깨고 들어가던가, 돌아가야 합니다.”

“윤승아, 역시 이 맵에서 센터를 주지 않는 전략을 가져왔네요. 전략을 잘 짜는 윤승아 답습니다.”

“반면 히데요시는 일꾼에 치중했는데요, 덕분에 테크도 늦어요. 앞마당을 먼저 가지만 저러면 가스도 늦어요. 가스를 캐야 하피를 뽑던가 할 텐데요.”


해설진들이 승아에 편파적인 해설을 하고 있고 현장도 승아에게 호의적인 분위기라 현장에 있는 선수들은 잘 느끼지 못했지만, 경기를 TV로 보는 몇몇 보는 눈이 뜨인 선수들과 관객들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특히 XK 머큐리 연습실에서 경기를 보던 원재는 얼굴을 찌뿌렸다. 같이 경기를 보던 이영진과 선승엽은 원재의 찌뿌린 얼굴을 보고 의문을 표했다.


“원재형. 무슨 문제라도?”

“지금 승아가 잘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저러면 하피 나오기 전까진 입구가 안 뚫릴 텐데요?”

“지금 승아 이제서야 관문 올라가는거 안보여? 아니 그보다 이 맵에서 왜 기계를 고른거야? 랜덤으로 등록해 놓고. 맵 경기 시작전에 다 통보 될텐데? 상대랑?”

“이 맵이 그렇게 기계한테 안좋나요?”


질문을 던진 것은 기계종족의 선승엽이었다. 자신도 기계종족이기에 이 맵이 대체 어느정도길래 그런지 궁금했다.


“이 맵은 전에 비너스 알지? 그 맵보다 더해. 이 맵은 무조건 괴물로 나가야돼. 인간도 기계도 안돼.”

“비너스요? 그 괴물맵? 그거보다 더해요?”

“비너스는 그래도 전투라도 해 볼 수 있었지. 이건 빨리 하피 뽑거나 하면 다른 종족은 할 게 없어. 본진 사이 공중거리 봐라.”

“형. 펄서기나 스텔스기로 막을 수 있지 않아요? 아니 그보다 인간이면 방공포대랑 맥 워리어로도 가능할텐데요?”

“그 전에 하피가 나오지. 타이밍이. 나오고 엎어지면 코닿는게 본진이야. 거리 봐.”

“아.. 그렇네요.”

“그러니까 너처럼 아예 기계종족으로 정해놨으면 모를까, 이 맵은 랜덤인 승아는 괴물을 골라서 나갈 수 있었다고. 그런데 왜 기계를... 게다가 지금 센터 입구에 수정이랑 캐논포 짓고 자원 250 소모했지? 저건 근데 하피를 가면 굳이 안싸워줘도 돼. 히데요시는 전혀 날린 돈이 없어. 일꾼을 먼저 뽑고 배 째고 앞마당을 갔는데, 그걸 승아가 결국 견제할 길을 본인이 막은거잖아.”

“하지만 해설분들은 승아가 좋다고 하는데요? 히데요시가 가스를 간게 느리다고?”

“느릴리가 있나. 배째고 일꾼 늘리느라 늦은거지만, 승아보다 빨라. 테크 봐. 소굴 벌써 업한다.”

“아-!!”


화면에서는 그새 경기가 계속 진행되었고, 승아는 캐논포로 본진방어를 하고 본진을 쥐어짜서 아크 테크를 타며 빠른 사제 테크를 타서 합체 후 집정관으로 방어뒤 멀티를 뜨려는 생각이었다.


- 분명히 하피로 올거야. 그걸 막고 멀티를 가야지.


승아가 야심차게 테크를 올렸지만, 히데요시는 하피를 뽑는지 무엇을 하는지 아직 승아의 시야에는 히데요시의 하피가 들어오지 않았다.


- 외국인이라 하피 타이밍이 늦나? 이제 올 때가 됐는데?


투명안도 펄서기도 없는 승아는 히데요시의 본진을 정찰할 수 없어 뭐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저런 외국인 따위 정찰 없이도 이길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는 몰라도, 이것은 승아의 실책이었다. 점점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해설진들도 승아만 쉴드쳐 줄 수는 없었다.


“윤승아, 지금 테크를 빨리타는 것은 좋은데요, 자원이 너무 밀리는 것 같은데요.”

“지금 히데요시 선수는 앞마당을 간 뒤에 다른 멀티를 뜨지는 않고 있지만 하피가 아니라 드랍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물론 라미아 테크를 탄 뒤의 드랍이라 집정관과 캐논포로 막을 수 있기는 합니다만.. 그 양이...”

“많네요.”


히데요시가 승아가 못본 사이에 준비한 것은 하피테크가 아니라 라미아 드랍이었다. 라미아가 이 맵에서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가스를 늦게 캔 히데요시는 가스가 많이 필요한 하피보다 라미아 테크를 타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더군다나 펄서기를 먼저 가지 않는 기계종족인지라 입구를 자체적으로 막은 윤승아 덕에 빌드도 숨길 수 있어 더 좋았다. 히데요시는 2소굴까지만 재빨리 일꾼을 늘려 활성화한뒤, 라미아를 잔뜩 뽑으며 비올란테의 수송 업그레이드와 속도 업그레이드를 했다.


“히데요시가 비올란테 6기에 라미아를 가득 채웠는데요. 윤승아의 대비는 어떻죠?”

“아직 하피로 생각 하는 것 같습니다. 집정관 셋에 캐논포 하나, 그리고 아크 세기정도네요.”

“윤승아, 병력이 너무 적은데요.”

“히데요시, 직선거리로 드랍갑니다! 돌아갈 필요가 없다는 건가요!”

“윤승아, 비올란테들이 넘어오는 것을 봤어요! 당황합니다!”


승아는 비올란테들이 뭉쳐서 자신의 기지쪽으로 날아오는 것을 보았는데, 너무도 당황했다. 비올란테가 뭉쳐서 날아왔다는 것은 사냥개나 라미아, 또는 라미아가 변태한 가시괴물 드랍일텐데, 그런 것을 막기에는 유닛의 수가 적었다.


- 가시괴물이면 큰일나는데.. 투명안이 없어서 땅속에 가시괴물이 숨어서 공격하면 일부 건물을 막지 못해!


승아는 가시괴물이 드랍할 것을 걱정했지만, 비올란테 드랍안에 다행히 가시괴물은 없었다. 하지만 집정관이 상성에서 이기는 사냥개 또한 없었다. 라미아가 다수 캐논포 사정거리 밖에서 드랍되자, 승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


“히데요시의 라미아들, 비올란테에서 내립니다! 라미아들 내리자마자 집정관을 점사!!”

“윤승아는 아크와 집정관 소수! 이거, 병력이 차이가 납니다!”

“집정관 터집니다!! 터져요! 또 터집니다!!”


승아는 집정관들이 죽고 아크 세마리만 남자 바로 GG(good game - 게임을 졌다고 선언하는 단어)를 선언했다.


“윤승아 선수를 히데요시 선수가 꺾어냅니다! 윤승아 선수 이번 시즌 첫 패배를 히데요시 선수에게 당합니다!”

“히데요시 선수가 판을 잘 짠 것 같습니다. 가까운 거리를 이용해 라미아 드랍을 시도했어요. 윤승아 선수는 그걸 막지 못했구요.”


해설진들의 해설을 뒤로하고 승아는 짐을 챙겨 부스를 나섰다.


승아가 팀 대기석으로 돌아오자 서연과 동운이 승아를 격려해 주었다.


“이번엔 빌드가 저쪽이 헛점을 찔렀어.”

“외국 선수라서 한국 사람이랑 빌드가 좀 다른, 특이하더라. 거기서 입구 수정을 안깨고 일꾼을 더 뽑더라고. 빌드 상성서 갈린거야. 괜찮아.”

“전 괜찮은데요?”

“으.. 으응? 그래.”


계속 승리를 달리다가 진 승아를 격려하던 동운은 승아의 말에 뻘쭘해졌다.

승아는 괜찮다고 말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런 승아를 보는 동운은 승아의 표정을 다시 읽어보았지만 특별히 이 경기에 져서 마음이 아프다거나 승부욕으로 화가 난다거나 하는 모습은 승아가 보이고 있지 않았다. 그것이 더욱 이상했다. 평소의 승아라면 이렇게 가끔 일방적으로 빌드가 갈려서 진다면 정말로 화가 나서 이렇게 물어왔을 것이었다.


- 학도 오빠! 쟤 몇일꾼 빌드 썼어요?

- 앞마당은 언제 갔어요?

- 아우.. 컨이 오늘 안되던데.. 왜 그러지.

- 쟤 오늘 운이 좋았던 거에요!


이렇게 승부욕을 나타냈어야 할 승아인데, 얼굴이 너무 평범했다. 지금도 팀 테이블에 앉아서 손에 깍지를 끼고는 그 위에 턱을 얹어서 멍하게 있는 조용한 모드로 다시 돌아간 승아를 보고 뭔가 동운은 이상함을 느꼈다.


“이상해.. 승아.. 오늘...”


그 이상함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승아가 히데요시에게 지고도 무언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승아는 계속 멍하게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들어 있는 듯 했다. 마치 패배를 혼자 곱씹는 듯한 저 모습... 전 경기를 진 동운은 괜시리 미안해졌다.


- 승아가 상심이 컸나? 하아..



이젠 2:2 동점이었다. 다음 경기는 학도와 용갑이가 차례로 대기하고 있었다. 승아가 질 줄은 몰랐지만, 이제 학도가 이기고, 용갑이도 계속 이겨나가야 오늘 XK 마르스가 이길 수 있었다. XK 마르스는 2:0으로 앞서나가다가 동운과 승아가 진 뒤로 분위기가 조금씩 이상해지고 있었다.


작가의말

윤승아 : 제가 이러려고 프로게이머 한 것은 아닌데 말이에요....


언제나 글을 보아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4 조 지명식 (2) +2 16.12.17 1,634 30 13쪽
223 조 지명식 (1) +2 16.12.14 2,077 27 12쪽
222 시즌 마지막 경기 +3 16.12.13 1,505 24 18쪽
221 새 감독 +4 16.12.12 1,531 29 16쪽
220 최상욱 (4) +5 16.12.10 1,565 24 16쪽
219 최상욱 (3) +5 16.12.07 1,519 23 13쪽
218 최상욱 (2) +4 16.12.06 1,804 20 16쪽
217 최상욱 (1) +4 16.12.05 1,716 31 17쪽
216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2) +6 16.12.03 1,436 24 12쪽
215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1) +9 16.12.01 1,457 23 15쪽
214 staying alive (3) +3 16.11.29 1,448 26 15쪽
213 staying alive (2) +5 16.11.28 1,474 23 21쪽
212 staying alive (1) +3 16.11.26 1,446 21 13쪽
211 One More Bullet (5) +6 16.11.24 1,457 20 14쪽
210 One More Bullet (4) +2 16.11.22 1,467 21 15쪽
209 One More Bullet (3) +1 16.11.21 1,473 20 9쪽
208 One More Bullet (2) +6 16.11.20 1,356 26 12쪽
207 One More Bullet (1) +1 16.11.19 1,399 20 16쪽
206 성장 (3) +3 16.11.18 1,409 19 12쪽
205 성장 (2) +6 16.11.16 1,406 19 12쪽
204 성장 (1) +5 16.11.15 1,338 21 9쪽
203 미행 (3) +5 16.11.14 1,375 17 8쪽
202 미행 (2) +3 16.11.13 1,385 16 9쪽
201 미행 (1) +3 16.11.12 1,617 19 16쪽
200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2) +5 16.11.11 1,620 21 13쪽
199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1) +5 16.11.09 1,989 21 11쪽
198 일탈 (9) +5 16.11.08 1,445 16 17쪽
197 일탈 (8) +2 16.11.07 1,501 17 11쪽
» 일탈 (7) +2 16.11.06 1,372 18 12쪽
195 일탈 (6) +2 16.11.05 1,510 1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