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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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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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28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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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쪽

staying alive (2)

DUMMY

“윤승아가 그런데 보급고 다음에 짓는 건물이 뭐냐가 중요한데요. 윤승아 선수라면 저 위치에 보급고를 지어서 입구를 막았다고 해도 다음 건물이 막사가 될 확률이 많습니다.”

“입구의 보급고는 훼이크라는 건가요?”

“아뇨,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보급고 다음에 막사를 선택했다고 해서 선 멀티가 아니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배째고 짓는 멀티가 아니라는 것 뿐이지, 여전히 저 위치에 지은 보급고는 멀티를 먼저 가져가려는 윤승아 선수의 의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승아는 앞마당 보급고 옆에 막사를 지었다. 그리고 그 옆에 사령부를 지어 동시에 멀티도 뜨며, 일꾼을 늘려갔다. 이렇게 초반 방어를 하지 않고 유닛보다 자원과 테크를 동시에 타며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입구를 보급고로 막아두어 이것을 깨지않는 이상, 김길용이 러쉬를 온다고 해도 S자로 돌아서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김길용 선수는 멀티보다는 테크를 선택합니다. 초반에 빨리지은 관문에서 뽑은 기계전사 3기에다가 이제 아크 1기까지 쌓였습니다.”

“아크 한기 추가.. 어? 김길용 선수, 일꾼 일부와 함께 러쉬를 갑니다?”

“이건 윤승아 선수가 보여주던 타이밍인데요, 오히려 이런 타이밍에 러쉬를 가는 김길용입니다!”

“지금 김길용 선수의 개인화면이 보여지는데요, 윤승아 선수가 뭐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데요, 정찰도 전혀 보내지 않았던 김길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러쉬를 간다는건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었다는 걸로 보이는데요. 그게 아니라면 지금 기계전사 3기와 아크 2기로 초반의 피해를 강요해서 경기를 유리하게 가져가거나 아예 끝내겠다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타이밍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윤승아 선수가 참호는 없거든요. 앞마당을 가느라 테크는 아직 막사 뿐이며 공장은 이제 지어지고 있고 소총병도 3기정도 뿐이니까요.”

“김길용 선수가 칼같은 타이밍으로 러쉬하러 출발합니다.”


길용은 승아가 주로 초중반을 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길용이 준비해온 것은 승아의 타이밍을 노린 러쉬. 승아의 빌드를 나름대로 분석해본 결과 초반을 노린다면 막을 수 있는 유닛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빠른 관문을 선택했다. 그런데 그 타이밍에 러쉬가 오지 않은 승아는 거의 80~90%의 확률로 수송선을 이용한 빠른 드랍이나 스텔스기 등으로 초중반에 괴롭히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 같이 가난하지만 피해를 입힌 상태에서 소수 유닛의 세밀한 마이크로 컨트롤 우위를 앞세워 이겨나가는 것이 승아의 스타일이었다.


길용은 승아의 세밀한 컨트롤을 그대로 따라할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은 큰 컨트롤이 많이 필요 없는 튼튼한 몸을 가진 기계 종족의 유저. 승아가 비행장을 건설해서 수송선이든 스텔스기든 나오는 타이밍에 오히려 튼튼한 소수의 병력으로 승아를 찌르러 가기로 생각했다.


그렇게 타이밍을 계산해서 나가면서 추가로 아크와 기계전사가 나오는대로 보충하면서, 혹시나 나올 스텔스기를 예상해서 투명안 테크를 타며 투명안을 뽑아 승아의 테크에 맞춰가거나 자트를 뽑아 견제하는 것이 길용의 테크트리였다.


자신만만하게 승아의 본진 앞까지 일직선으로 도달한 길용은 좁은 입구뒤에 막고 있는 보급고를 보고 기계전사로 때리기 시작했다.


“김길용 선수의 러쉬가 일단 보급고에 막히는데요.”

“이게 금방 깰 수도 있겠지만, 김길용 선수는 이제 돌아가겠죠? 돌아갑니다.”

“저걸 깬다고 해도 저 좁은 직선통로로는 기계전사는 들어가도 아크는 들어가지 못하거든요. 처음부터 돌아 가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데요.”


해설진이 지적한 것처럼 길용이 초반 러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승아쪽으로 어택땅을 찍어서 러쉬를 가는 것이 아니라, 승아의 본진 입구쪽을 돌아서 S자로 공격을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테크를 올리며 세밀한 컨트롤을 하는데 조금 느린 길용은 일단 어택땅을 찍어두고 그 뒤에 공격을 하거나 받으면 다시 컨트롤을 하는 방법을 선택했는데, 문제는 어택땅을 찍어두니 자신의 멀티 입구에서 아크는 나가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돌아갔고 기계전사는 바로 직선길로 가면서 보급고를 쳤다. 이렇게 보급고를 치는 기계전사만 먼저 도착해서 공격의도를 승아에게 알려주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 이 타이밍에 공격을?


승아는 장기전을 보여주기 위해 앞마당을 빨리 가져가고 발전을 하고 테크를 타느라 지금 타이밍에 길용이 올 것이라 생각은 하지 못했지만 길용의 기계전사 푸쉬를 보고 곧 돌아서 자신의 앞마당에 병력이 도달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다. 승아는 기계전사를 보자마자 바로 소총병을 더 뽑아주면서, 이제 막 완성된 막사에 애드온을 달 틈도 없이 오토바이를 하나 더 생산시키며 생산 즉시 앞마당에 도달하게 위치를 지정해 주었다.


길용의 타이밍은 꽤 괜찮아서 승아의 소총병 4기 정도로는 아크 2기와 추가로 오는 아크, 그리고 기계전사 3기를 막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길용이 어택땅을 찍은 덕에 기계전사가 먼저 승아의 앞마당에 도달했고, 아크가 뒤이어 도달한 것이 문제였다. 승아는 앞마당에서 자원을 캐기 시작하던 일꾼들과 본진의 일꾼 일부를 소총병의 앞에 세워 일꾼 블로킹을 하며, 소총병이 하나도 죽지 않은 상태로 일꾼과 소총병으로 기계전사를 다 잡아내었다.


“윤승아 선수, 기계전사를 일꾼 2기 정도의 피해만으로 다 잡아냅니다!”

“뒤이어 오는 아크들, 조금 공격을 하다가 다시 물러나죠?”

“네. 지금 물러나면서도 아크들로 피가 닳은 소총병과 일꾼을 공격해 준 김길용의 센스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컨트롤을 기계전사와 같이 간 상태에서 보여줬었으면 이미 큰 피해를 주고 경기를 끝냈을터인데 그러지 못한 것은 미세하게 따로따로 공격을 간 것을 제대로 방어한 윤승아 선수의 일꾼 블로킹이 빛난 덕분이죠?”

“네. 확실히 소수 유닛 컨트롤에 있어서 정말 대단한 컨트롤을 보여주는 윤승아입니다.”


승아는 길용의 아크들이 와서 피가 닳은 소총병들을 찍어 잡아주며 일꾼만 남을 뻔 했지만, 그렇게 죽어가면서도 아크의 피가 거의 닳게끔 해서 뒤이어 나온 오토바이 1대와 일꾼 다수로 다시 아크를 몰아냈다. 길용도 피가 닳아서 죽을뻔한 아크를 죽이는 것보다는 뒤로 약간 물러나 있다가 오려는지 물러났다. 기계 종족은 쉴드라는 체력과 별도인 에너지가 차기 때문에 거의 다 죽어가는 유닛이라도 시간만 주어진다면 쉴드가 다시 차서 원래의 피가 반정도는 차는 종족 부가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물러나는 선택이 승아에게는 안도를 가져다 주었다. 승아의 예상으로는 길용이 추가 병력으로 죽자사자 달려들면 일꾼이 계속 소모되면서 지는 것은 자신이 될 것이었다. 급히 병력을 뽑느라 아크에게 상성이 밀리는 소총병과 오토바이만 생산이 가능한지라 계속 길용이 압박을 한다면 막다가 막다가 결국 자트 테크를 타고 있는 길용에게 밀려서 GG를 치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병력을 일단 물린 길용은 조금더 완벽하게 승아를 잡으려다가 시간을 준 꼴이 되었다.


이후 길용은 멀티를 따라가며 수송선에 실은 자트를 통해 계속 압박을 했다. 승아는 자트 드랍에 약간의 일꾼 피해를 입었지만 탱크와 방공포대, 오토바이로 수송선과 자트를 잡아내며 막아내었고, 두 선수의 자원과 병력은 누구하나 섣불리 공격을 하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었다.


자트 테크를 탄 길용은 멀티를 더 추가하면서도 지상군 업그레이드를 해 가며 기계전사와 아크를 뽑았고, 투명안을 잘 뿌려주면서 승아의 드랍이나 이동 상황을 견제하며 차근차근 발전했다. 이렇게 모으다가 한방을 가는 것이 기계 종족의 일반적인 빌드인 만큼 길용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승아의 경우에는 초반에 압박을 당하고 자트에 의해 일꾼의 피해가 조금 있었지만, 차근차근 멀티를 이어갔다. 승아가 공격을 가지 않았던 것은 수시로 레이더 스캔으로 자신이 살짝 불리한 상황에 있음을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 비슷하긴 한데.. 내가 조금 밀려. 수비는 되도 지금은 공격이 힘드네. 아까 자트에 일꾼이 조금만 덜 상했어도..


자트에 일꾼이 상하면서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초반 자원의 우위를 가져갔던 승아는 레이더를 통해 본 결과 다시 4.5 대 5.5 정도로 살짝 밀린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붙을 순 없었다. 게다가 이 상황에서 지금 길용이 자신에게 더이상 러쉬를 오지 못하고 5:5 정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탱크가 고정모드이기 때문이였다. 초보가 아니라 정상급의 게이머인 길용이라면 자신이 고정모드를 풀고 앞으로 나가는 순간, 사방에서 병력을 싸먹으려 달려들 터였다. 승아는 7시 본진의 우측과 중앙의 자신쪽 부근에 방공포대를 지으면서 투명안이 걸려들 때마다 자신이 보지 못한 부분도 길용이 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그렇다면 꾸준히 멀티를 뜨면서 따라가는 수밖에 없어. 종원오빠처럼 맵에 선을 그어야지.


7시의 앞마당에 이어 9시, 11시까지 길용이 3시와 5시를 먹는 것을 차근차근 반대방향의 멀티를 따라가며 승아도 자원을 캐고, 탱크와 오토바이를 생산했다. 그리고 맵을 반분하며 센터와 양 본진에 방공포대를 만들어 드랍을 방지하고, 그 옆에는 탱크와 오토바이를 배치하여 선을 긋기 시작했다. 아크와 기계전사가 달려들면 지키고 있는 탱크와 그 앞에 깔린 오토바이의 투척지뢰로 꽤 많은 피해를 입어야 할 것이었다.


이것을 이기기 위해 김길용은 지상군을 더 뽑는 대신 공중에 힘을 주기 위해 기계모함 테크를 탔다. 공중유닛은 오토바이의 투척지뢰에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았고, 맥워리어가 별로 없어서 공중으로 공격한다면 자신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


“두 선수가 맵을 거의 반씩 반분한 상태. 이대로 자원을 모으며 병력을 모아가는 두 사람입니다.”

“양 선수 테크도 거의 끝까지 갔고요. 위성과 폭풍사제도 나오는등 테크도 꽤 탄 두 선수입니다. 지상 유닛 업그레이드는 양선수 모두 이미 3/3 풀업그레이드!”

“어, 지금 김길용 선수가 뭘 뽑나요. 저거 기계모함 아닙니까?”

“지상에서만은 싸우기 힘들다고 생각했는지 기계종족의 최종테크! 기계모함을 뽑기 시작하는 김길용입니다.”

“엇! 레이더 스캔! 윤승아 선수가 적절한 때 스캔을 썼어요! 기계모함을 뽑자마자 바로 보네요!”

“기계모함을 본 윤승아 선수. 이제 맥워리어의 비중을 높이겠죠?”

“네. 우주전함을 뽑기에는 공중업그레이드가 전혀 안 되어있는 것도 있지만 김길용 선수가 기계모함을 간다고 해도 공방 3/3 업그레이드가 되어있는 맥이 꽤 방어가 가능하거든요.”


승아는 해설진의 말대로 기계모함을 보고 맥의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7시 본진과 12시 멀티 부근과 센터 병력 부근에도 방공포대를 10개 20개씩 도배하며 공중병력의 방어를 시작했다.


길용이 기계모함이 7기정도 되었을 때, 승아의 마지막 멀티인 12시를 공격왔지만 꽤 많은 함재기의 피해를 입고서야 20개 정도 되는 방공포대를 제거할 수 있었고, 그 뒤에는 자원에 피해를 입히지 못하고 달려온 맥을 피해 도망가야 했다. 7시 승아의 본진 쪽으로 맵을 돌아서 다시 공격해 보았지만 역시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승아는 막아내었다.


“윤승아 선수, 우주전함을 뽑지 않고 계속해서 방공포대와 맥으로 방어를 탄탄히 합니다.”

“기계모함이 중간중간 탱크를 하나씩 끊어주고 지상 병력이 들어가야 하는데, 기계모함의 예상 경로에는 방공포대가 가득해요!”

“그리고 이 포대를 부수면 바로 맥이 달려오구요. 그 과정에 방공포대를 부순다고 해도 기계모함도 탑재한 함재기들을 다시 생산해야 하는데요. 이게 돈이 들거든요.”


길용은 7시를 공격하다가 다시 빼고, 12시의 승아의 멀티쪽으로 재차 공격을 갔다. 그러는 와중에 맵의 자원은 점점 고갈되어 가고 있었다. 모든 멀티는 다 자원을 채취하고 있거나 이미 다 채취되었고, 승아의 12시 멀티와 길용의 6시멀티 이외에는 돌아가는 멀티가 없었다. 길용으로서는 12시 승아의 멀티를 꼭 없애야 했다.


“다시 한번 기계모함들 12시로 들어가는데요, 방공포대 버티고 있고요~!”

“어떻게든 여길 부숴야 하거든요, 김길용은요!”

“방공포대 부수고는 있지만 탑재기도 죽어나갑니다.”

“맥도 지원옵니다. 맥 업그레이드 잘되어 있는데 그 전에 피해를 주어야 하는데.. 아.. 다시 치고 빠지기를 반복합니다.”

“지금 저기 옆에서 지원오는 맥 일부를 언덕 건너로 폭풍사제가 폭풍을 뿌려서 잡기는 하는데 그걸 또 미세하게 일꾼으로 수리를 해주고 있어요, 윤승아!”

“12시에 이제 맥들 다수 있어서 들어가기가 좀 힘듭니다!”

“김길용, 기계모함 다시 뺍니다!!”

“아!”


빼던 길용의 기계모함 하나가 맥워리어의 공중 공격에 터져나갔다.


- 아.. 이렇게 하나씩 죽으면 안되는데.. 확실한 병력을 모아야겠다.


“조심해야 돼요, 김길용, 이 기계모함으로 피해를 줘야하는데 아래로 가면 아래로, 위로 가면 위로 윤승아의 맥이 따라와서 방어를 해주고 있어요!”

“기계모함은 탑재기를 만드는데 다 돈인데, 맥워리어는 미사일이 돈이 아니거든요. 윤승아의 맥을 잡아야 해요.”

“방공포대는 맥이 올때까지 버티는 용도인가요! 김길용이 방공포대를 제거하면 그걸 또 윤승아가 맥으로 막고 다시 포대 건설하면서 막고 있어요!”

“자원은 양선수 모두 전부 다 캐서 맵에 자원이 없는 상황! 이제 있는 자원을 잘 아껴야 합니다.”


그렇게 둘다 자원을 다 캔 다음 몇 번의 소규모 교전이 있었다. 승아는 방어하고, 기계모함을 가진 길용은 계속해서 공격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승아가 계속 막아주었고, 그렇게 경기가 시작된지 50여분이 되도록 게임은 결판이 나지 않았다.


“이제 좀 전투가 소강상태인데요.”

“자원을 아껴야 하거든요. 이제 함재기가 소모되면 재생산이 안되다 보니 아까처럼 공격을 함부로 갈수가 없어요. 김길용 선수.”

“그럼 남은 방법은 한방인데요. 김길용 선수, 이 한방을 위해 병력을 센터에 모으고 있습니다. 윤승아 선수도요.”


길용이 센터에 자원을 캐던 일꾼까지 전부 모았는데, 길용이 한방을 노려서 싸우려는 것이고 승아가 그것을 막으려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승아는 본진의 공장들과 막사들, 비행장등 건물들을 모두 띄워서 센터의 병력들 위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윤승아 선수! 본진의 건물들을 센터의 병력쪽으로 옮깁니다!”

“이건 뭔가요? 기계모함의 공격을 분산시키기 위한 건가요?”

“아뇨. 어차피 공격을 하는 유닛을 먼저 공격하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 탱크 위에 공장이나 막사 같은 건물을 올리게 되면 그 밑에 유닛을 클릭하기가 힘들어지지 않습니까?”

“그.. 그렇네요! 그러면 설마?”

“네! 그겁니다. 저 건물 밑에 탱크나 방공포대가 있으면 일점사가 불가능해지는거죠.”

“그러면 건물 이동을 막아야 김길용 선수가 좋을 텐데 저 건물들이 이동하는 경로는 전부 방공포대가 반 갈라둔 윤승아 선수의 진영입니다. 기계모함도 들어갈 수가 없는거죠.”


그렇게 센터에 모인 승아의 병력들 위로 승아의 건물들이 자리잡아서 위로 모였다. 건물들 밑에 자리잡은 고정모드의 탱크와 맥들, 그리고 방공포대와 일꾼들과 오토바이가 조금씩 건물에 가려져 꽤 많은 수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윤승아 선수, 어린 선수가 정말 승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합니다. 초반에 자트에 일꾼이 피해를 입은 순간부터 계속 수비만 해 오면서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거든요.”

“그렇다고 불리해서 수비를 한 것은 아닙니다. 착실하게 수비하면서 맵을 반씩 먹으며 장기전을 끌고 간 것이 윤승아 선수의 의도가 아닐까 할 정도로 김길용 선수가 찌를만한 틈이 없었어요!”

“물론 초반부터 윤승아 선수가 매우 불리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윤승아 선수가 공격을 거의 하지 못하고 수비만 한 경기도 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까지 수비만 하도록 몰아붙인 김길용 선수! 대단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공격을, 이어진 기계모함의 공격까지 막아내고 있는 윤승아 선수의 수비 능력도 공격력 만큼이나 대단하다는 것을 이번 판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이런 상황이면 김길용 선수도 들어갈 수가 없죠?”

“네. 봤는데 이건 뭐.. 난공불락이죠. 자원이 있으면 일단 공격해서 함재기가 소모되더라도 부수고 들어가면 되는데 자원이 없으니 소모하기 곤란하구요.. 이거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승아는 초반에 자신이 약한 타이밍에 러쉬를 오고, 그 뒤 이어진 빠른 자트 드랍에 피해를 입었지만 그 뒤에 계속해서 장기전을 갔다. 어차피 나가서 러쉬를 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경기 상황. 이 기회에 장기전 연습을 제대로 하는 승아였다.


- 내가 길용 오빠였으면 폭풍사제로 스톰을 쓰지 않고 중재자를 뽑은 뒤 거기에 분신을 써서 방공포대 밭을 뚫고 들어가 내 본진 뒤에 지상병력을 소환시켰을 텐데.. 거기까진 생각 못한것 같네. 나야 좋지만.. 이걸 왜 생각 못하지?


기계모함과 같이 비행장에서 뽑는 유닛인 중재자라는 공중 함선은 이동 속도 자체도 느리고 자체 공격력도 낮지만, 기본적으로 주변의 유닛을 보이지 않게 할 수 있고, 특수 능력으로 주변의 유닛을 얼려서 잠시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특정 위치의 범위에 있는 유닛들을 중재자 함선 옆으로 소환하여 불러올 수 있었다.


승아가 생각한 것은 중재자에 폭풍사제로 분신을 걸어서 가짜를 만든 뒤, 가짜와 진짜가 같이 방공포대의 공격을 받는 방법으로 진짜에 받는 피해를 분산시켜서 인간 종족의 본진 뒤로 잠입해서 소환을 시전, 뒤를 초토화 시키는 방법이었다. 이런 방법을 길용이 생각하지 못한 것은 승아가 계속해서 발전을 하며 수비를 하자 이렇게 두어서는 승기를 놓치겠다는 길용이 계속해서 공격유닛만을 뽑은 결과였다. 결국 길용도 승아의 큰 판짜기 틀 안에서 놀아난 것이었다.


- 이번판은 비기려나.. 아우~~~ 찌뿌둥하네. 앉아만 있어서 그런가.


승아는 생각을 하며 앉은채 두 손을 들어 머리위로 올려 쭉 뻗으며 기지개를 폈다.


“윤승아 선수, 마우스와 키보드에서 손을 놓고 잠시 기지개를 펴고 있어요!”

“지루한가 봅니다.”

“지금 양선수 모두 한 3분 정도 유닛의 움직임이 없었죠?”

“윤승아 선수는 움직이자니 탱크의 고정모드가 풀려서 일점사 당하거나 하는게 걱정이 되고 방공포대 사이사이에 숨어 있을 수밖에 없죠. 건물까지 올려놨는데 나갈수도 없구요.”

“김길용 선수도 그렇다고 함부로 들어갈수가 없는게 기계모함의 공격방법인 저 함재기들을 생산하는데에는 돈이 들거든요. 자원이 없으니 이걸 또 공격 받으면서 함부로 소모할 수도 없기에 김길용 선수도 못 들어가는 거구요.”

“이호준 해설님, 같은 말을 몇번 하시는 겁니까? 다 압니다. 알아요.”

“아니.. 알아도 해설해야 되는게 저희 해설진의 임무 아닙니까? 전진호 캐스터님 대체 왜...제게..”


[PP]


그때 게임 채팅창에서 게임 일시정지를 요청하는 “PP”라는 채팅이 나왔다.


“아~ PP! 일시정지인데요. 누구죠?”

“운영측입니다! 지금 운영위 측에서 일시 정지를 요청했습니다!“

“이건.. 아마도.. 재경기! 재경기 느낌이 나는데요?”

“네. 지금 정지를 요청한 것이 양 선수가 아니라 운영위원 측이거든요. 장비에 문제가 있으면 양 선수가 정지를 요청했겠죠.”

“서로간의 자원이 다 떨어진 상황에서 교전이 없었는데요, 누가봐도 서로가 공격하기 힘든 상황이거든요. 윤승아 선수도 나가면 지니 나갈 수 없고, 김길용 선수도 들어가면 지니 들어갈 수 없구요.”


양 선수의 부스에서 운영요원이 대화를 나누고, 그 이야기를 취합하여 무대 앞에서 운영위원회 측의 입장이 공식 발표되었다.


“두 선수의 공격의사가 서로 없고,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승부 판정을 하고 재경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재경기. 역시 재경기입니다.”

“김길용 선수, 부스에서 나와서 땀을 닦는 것이 보입니다. 김길용 선수도 힘에 부치나요.”

“윤승아 선수도 지친 모습입니다. 저희도 장기전에 지쳤네요. 잠시 지친 숨을 돌리고 재경기 보겠습니다! 광고 보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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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미행 (2) +3 16.11.13 1,385 16 9쪽
201 미행 (1) +3 16.11.12 1,617 19 16쪽
200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2) +5 16.11.11 1,621 21 13쪽
199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1) +5 16.11.09 1,989 21 11쪽
198 일탈 (9) +5 16.11.08 1,445 16 17쪽
197 일탈 (8) +2 16.11.07 1,501 17 11쪽
196 일탈 (7) +2 16.11.06 1,372 18 12쪽
195 일탈 (6) +2 16.11.05 1,510 1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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