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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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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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1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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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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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미행 (2)

DUMMY

연습실을 나선 승아의 뒤를 걸리지는 않지만 제법 가까운 거리까지 따라잡은 둘은 승아의 뒤를 계속 따라갔다. 승아는 얼굴을 가리기 위해 검은 야구모자를 푹 눌러쓴데다 검은 마스크와 검은 무도수 뿔테안경을 쓰고 있어 평소보다 주변의 시야가 제한되어 있었다. 그보다 누가 따라올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렇게 완벽하게 변장했으니 누가 날 알아보겠어? 라는 생각을 승아는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학생으로 보여서 망정이지 누가봐도 평일 낮에 얼굴을 가리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불량학생으로 보거나 적어도 학교 안다니고 얼굴 가리는 이상한 여학생의 모습, 그게 아니라 나이를 높여 보더라도 얼굴가리고 돌아다니는 이상한 여대생 정도로 볼 것이었다.


마스크에 모자를 눌러 쓴 것이 나이가 좀 든 남자라면 이상하게 볼 지 몰랐지만, 승아는 다행히 어린 여학생이었다. 그래도 이상하게 보이기는 했다. 저렇게 티나게 검은색으로 가리고 다니다니.. 뭐. 이상하다고 해도 지나가는 모르는 여자인 승아에게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말이다.


동운과 원재는 같이 승아를 쫒아가다가 승아가 왼쪽 코너의 골목길로 돌아가는 것을 발견했다.


“원재형. 왼쪽요.”

“어. 저쪽은 강서고쪽 아냐? 남자고등학교인데?”

“승아 남친 만나러 가는거 아니에요?”

“설마...”


원재와 동운은 승아가 남고인 강서고 쪽으로 꺾어 골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잽싸게 따라붙었다. 승아가 들어간 골목길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따라붙은 둘. 그런데 골목 길 밑에는 누군가 버린 황도캔이 버려져 있었다.


[깡!!~~~~~뒝~~~~~~~]


- 야!

- 형! 숨어요!


“응?”


승아는 뒤에서 깡통이 길바닥의 시멘트에 던져져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지만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뭐지? 깡통?”


승아는 골목옆의 2층 단독주택 창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뿌렸다. 거기서 저 캔을 먹고 밖으로 버렸기에 소리가 난 듯 했다.


- 이런 양심없는 사람들 같으니..


승아는 속으로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해 비난하고나서 옆에 열린 창문을 바라보고는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승아는 캔을 따라오는 동운이 찼다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름 벽에 붙어서 은폐엄폐를 해 가며 몰래 따라간다고 따라간 두 사람이지만, 코너를 돌자마자 바닥에 깔린 황도캔을 동운이 급하게 따라가다가 건드린 것이 문제였다.


- 동운아! 거기서 캔을 차면 어떻게 하냐.

- 형! 이게 그냥 돌자마자 있었다니까요!

- 아니 근데 너무 멀리 날아갔잖아. 조심해. 승아한테 걸릴라.

- 네. 휴우~


동운은 승아가 옆집 창문을 바라보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하마터면 Bad End 뜰 뻔했네. Game Over...”

“응? 무슨 소리야? 걸리면 안되긴 하지만 게임오버라니.”

“아.. 하하. 그런게 있어요. 형. ”


동운은 뭔가 모를 단어를 말하며 얼버무리며 계속 가자고 원재를 재촉해서 승아를 놓칠세라 쫒아갔다.

두 남자가 똑같이 모자를 눌러쓰고 여자 하나를 열심히 스토킹하듯 따라가면서 서로 속닥이니 누가 보는 사람이 있다면 매우 수상하게 보일법도 했다.

둘은 승아가 강서고 앞을 지나쳐 가자 처음의 추측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어? 형. 승아 강서고 앞에 그냥 지나가는데요?”

“뭐지? 저기가 아닌가? 이쪽으로 더 가면 뭐 있지?”

“피씨방 2개 있긴 한데요...”

“잠깐! 스톱.”


원재는 뒤따라가다말고 동운의 팔목을 잡으며 스톱을 외쳤다. 승아가 누군가 따라오는 것을 느꼈는지 잠시 멈췄기 때문이었다.


- 숨어.

- 네.


승아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골목길로 다시 잽싸게 숨어들어가서 아직 나오지 않은 둘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승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시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천천히. 조심조심 가자. 여긴 넓어. 뒤돌아보면 바로 걸린다.”

“그 숨을만한 간판도 없네요.”

“엇. 승아 어디로 갔죠?”

“뛰자. 앞으로.”


둘은 잠시 공간이 넓어서 숨는다는 것이 시야에서 승아가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곳은 어차피 길이 하나. 앞으로 쭉 가다보면 승아가 보일 터였다. 둘은 열심히 뛰어 다시 승아를 찾아냈다.


“흠.. 이리로 가면 피씨방이 있긴 하지?”

“네.”

“억. 형! 승아 피씨방 지나치는데요?”


동운과 원재가 이야기하는 동안 승아가 눈앞에 보이는 피씨방을 지나쳤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설마..’라는 표정을 지었다.


“형! 피씨방에 안갔어요! 그럼 다른데서 놀다 오는거 아니에요? 역시 그래서 실력이... 승아가 이렇게 계속 가다가 나쁜 친구들을 만나서 어디 공사판에 구석에 숨어서 담배나 피다가 침을 뱉은 다음에 주변에 지나가던 초등학생한테 ‘꼬마야. 언니좀 보자.’ 하고 불러서 돈을 뺏는 승아의 모습이 보여요! 아악!!!”

“오버하지 말고. 아직 확실한건 없다. 좀더 가봐.”


동운은 승아가 피씨방을 지나쳐 가자 승아가 거짓말을 했다는 생각에 혼란스러워서 말을 있는대로 내뱉었지만, 원재가 혀를 차며 뒷머리를 잡고 살짝 핀잔을 주자 다시 입을 다물었다. 둘이 승아의 뒤를 계속 밟으며 따라가던 중 원재는 한가지 정보를 떠올렸다.


“아! 이쪽길에 가까운 피씨방이 저기 하나야?”

“아!! 아뇨. 피씨방이 하나 더 있어요. 다른데는 큰길 건너가야해서 멀구요.”

“그래. 거기 가는 걸 수도 있다. 여기 뒤엔 어차피 다른게 없어. 편의점이랑 아파트 말고는.”

“아파트가 남친 집이나 막 그런거 아니에요? 그런거 아니면 승아가 성적이 떨어질 리가!! 저기 보이는 아파트의 한 집으로 승아가 들어가서 말하는거죠. ‘오빠. 나 왔어.’ 그러면 그 남자가 그러는거죠. ‘승아야! 점심 안먹었지? 오빠가 샐러드랑 샌드위치 준비해 놨어.’ 그러면 승아는 투정부리면서 ‘오빠! 샐러드 드레싱 마트서 산 거 아니죠? 난 직접 만든 거밖에 안먹는단 말이에요!’ 이렇게 말하는거죠. 그리고 그 승아의 남친인 ‘오빠’는..”


원재는 도저히 듣지 못하겠다는 듯 동운의 뒷목을 손으로 잡았다.


“...........동운아.”

“..........네. 형.”

“시덥잖은 소리하지말고 가자.”

“........네.”


원재는 이번 승아의 미행이 끝나면 동운이 대체 무슨 책을 보는지, 무슨 드라마를 보는지 물어보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둘이 승아의 뒤를 따라 얼마나 더 걸었을까. 승아가 걷다가 어느 건물 앞에 멈췄다.


“저 건물은?”

“용돈이 적으냐 피씨방?”

“지하로 내려가네요. 지하엔 피씨방 뿐인데..”


승아가 피씨방에 내려가는 것을 확인한 둘은 안도했다. 승아가 다른길로 빠지지 않고 계속해서 우주전쟁 전략을 짜러 피씨방에 간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었다.


“동운아. 승아 피씨방 가는게 맞네.”

“그러게요. 만화방이나 남친집이나 콜라텍도 아니구요.”


둘은 안도하면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걸음을 걷자마자 원재가 멈칫하며 발걸음을 멈췄다.


“잠깐만.”

“네?”


“지금 12시 다됐지?”

“네. 그렇긴한데..”

“우리도 잠시 나온 것처럼 해서 피방에서 승아랑 점심이나 같이 먹을까? 짜장면 배달해서. 이왕 나온거 같이 밥먹고 가는게 낫지 않겠어?”

“그럴까요? 저도 짜장면 땡기는데요.”

“그래. 그럼 일단 바로 들어가기는 너무 티나고, 한 10분뒤에 들어가자. 바로 들어가면 너무 바로 따라온 것 같잖아.”

“네. 형.”


둘은 이왕 나온 것 승아에게 점심을 사주면서 같이 먹을 생각을 했다. 피씨방에서 짜장면을 시켜먹는 것은 잘 하지 않는 행동이지만, 예전에 동운과 원재는 같이 클랜 시절에 피씨방에서 종종 시켜먹곤 했다. 그런 추억을 되살려 피씨방으로 짜장면을 시켜 먹을 생각을 한 것이었다.


약 10분 뒤.


“우리가 갑자기 나오면 놀래겠는데?”

“네. 승아가 짜고 있는 전략이 뭔지도 궁금하네요.”

“그러게. 승아라면 확실히 대단한 걸 준비하고 있을 것 같아.”


둘은 피씨방 던전으로 내려가는 발걸음을 내딛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피씨방안에 들어가자 담배연기가 자욱했다. 미래에는 금연이 일반화되고 흡연실이 따로 만들어지지만, 지금은 아직 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피면 재떨이까지 가져다 주는 상황. 뿌연 담배연기가 역시 지하 피씨방 다움을 느끼게 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둘은 손을 내저어 연기를 휘저었다.


“어휴.. 이 연기. 승아 어딨냐?”

“잠시만요 앞이 안보.. 어? 저긴가 보네요. 모자가 승아거에요.”


동운은 담배연기로 공기가 부옇게 된 와중에도 승아의 모자를 바로 찾아냈다. 모자뒤로 살짝 길어진 머리를 묶어서 뺀 모습이 출발할때의 승아와 같아보이는 뒷모습이었다.


원재와 동운은 승아의 뒤로 발소리를 죽여서 다가갔다.


그리고 원재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승아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어깨에 손을 짚으면서 말했다.


“승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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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최상욱 (3) +5 16.12.07 1,519 23 13쪽
218 최상욱 (2) +4 16.12.06 1,804 20 16쪽
217 최상욱 (1) +4 16.12.05 1,716 31 17쪽
216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2) +6 16.12.03 1,436 24 12쪽
215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1) +9 16.12.01 1,457 23 15쪽
214 staying alive (3) +3 16.11.29 1,448 26 15쪽
213 staying alive (2) +5 16.11.28 1,474 23 21쪽
212 staying alive (1) +3 16.11.26 1,445 21 13쪽
211 One More Bullet (5) +6 16.11.24 1,457 20 14쪽
210 One More Bullet (4) +2 16.11.22 1,467 21 15쪽
209 One More Bullet (3) +1 16.11.21 1,473 20 9쪽
208 One More Bullet (2) +6 16.11.20 1,356 26 12쪽
207 One More Bullet (1) +1 16.11.19 1,398 2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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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성장 (2) +6 16.11.16 1,406 19 12쪽
204 성장 (1) +5 16.11.15 1,338 21 9쪽
203 미행 (3) +5 16.11.14 1,375 17 8쪽
» 미행 (2) +3 16.11.13 1,385 16 9쪽
201 미행 (1) +3 16.11.12 1,617 19 16쪽
200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2) +5 16.11.11 1,620 21 13쪽
199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1) +5 16.11.09 1,989 2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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