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 연대기 (윙클리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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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魔井)
작품등록일 :
2016.06.20 01:12
최근연재일 :
2016.12.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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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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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또 다른 시작, 제 2의 직업 2

DUMMY

오늘은 분명 평일이었다.

그럼에도 센터의 일반 공개지역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본관에 들어서자 바로 옆 동에는 상당히 큰 규모의 전시가 있다는 안내포스터가 보였다.

건물 로비는 중앙이 비어 있어 더 넓고 커 보였다. 로비의 한쪽 벽을 따라 있는 안내센터 역시 규모가 엄청났다.


사실 센터는 특수능력 외에도 인간의 잠재능력을 깨우고 향상시키는 일도 했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상담센터로 치료나 검사 차 혹은 관광차 많이 들리는 곳이기도 했다.


번호표를 뽑아야 하는 시스템으로 전광판을 보니 대기자가 제법 많았다. 번호표 뽑는 곳이 어디지?



“어떻게 오셨습니까?”



대기 번호가 길어 두리번거리자 제복차림의 안내임무를 맡은 샤먼(명찰에 적혀 있었다)이 물었다. 협회의 직원들은 80% 이상이 능력자였다.



“정회원으로 가입하려고 찾아왔습니다.”



준회원은 보통 사람들도 가입할 수 있지만 정회원은 능력자만이 가능했다. 그리고 정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본점에 들러서 등급심사도 거쳐야 했다.



“샤먼인가요, 에스퍼인가요?”



“샤먼입니다.”



“우리 센터의 온라인 학습은 받으셨나요?”



모든 협회에서는 능력자의 경우 온라인 학습을 통해 일정 학점을 취득해야 가입이 가능했다.

샤먼의 경우엔 기초 심리학과 악마학, 의뢰인과의 대화법과 상황별 대처법 같은. 물론 나는 그 모든 것들을 틈틈이 시간 나는 데로 이수해 두었었다.



“네.”



“이 쪽으로 오시죠.”



안내인이 로비의 뒤쪽으로 안내하더니 비교적 한산한 창구로 데려갔다.


그 곳은 능력자 전용 상담창구로 대기자도 그다지 없었다. 번호를 받아 조금 기다리자 금방 내 차례가 되었다. 안내 데스크에는 평범한 인상의 중년 부인이 앉아있었다.



“성함과 출생지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윙클리드 프란시아 발세르, 칸다르디야의 사라센 출신입니다.”



“온라인 학습은 모두 이수 했군요. 등급심사를 치른 적이 있나요?”



“아니요.”



내가 고개를 흔들면서 대답하자 그녀가 컴퓨터로 뭔가를 입력하더니 방문자용 명찰을 만들어 나에게 줬다. 그리고 한 쪽의 복도를 가르치며 말했다.



“이 명찰을 걸고, 저 쪽의 복도로 나가세요. 계속해서 가다보면 영능력 측정 시험장이 나올 겁니다.”



“고맙습니다.”



그녀가 손으로 안내해준 시험장은 대충 지나가면 잘 보이지 않을 구석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도 많은 희망자가 심사를 받으러 오는 모양이었다.


영능력 측정 구역의 복도엔 사람이 꽤 있었다.


복도의 끝에는 제법 큰 대기실이 있었고, 바닥에는 동선을 따라 가도록 화살표가 붙어 있었다.

여기에도 번호표를 뽑는 기계가 있어 번호표를 뽑고 잠시 기다려야 했다.


대기실 너머엔 여러 개의 작은 방들이 붙어 있었다. 순서가 되면 방의 문 위에 번호가 떴고, 한 명씩 들어가 간단한 테스트를 했다.


이론 시험은 현재 기분이나 색깔 검사, 그림을 보고 추리하기, 논리적 사고력 등을 정해진 시간 안에 풀어야 했다. 종합적으로 심리나 정신적인 상태를 체크하는 내용이었다.

그 테스트를 끝내면 또 설문지를 적어야 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이 무엇입니까? 언제부터 그 능력을 알았습니까? 이 센터로 오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추천인이 있다면 적어 주세요. 등등.


모든 것을 기입하고 나면 다음 방으로 이동이 가능했다.


이동 통로엔 휴게실이 있었다. 비치된 다과에 쿠션이 편한 소파 및 안마의자도 있어 잠시 휴식이 가능했다. 자유로이 간식을 먹고 근방의 화장실도 다녀와 적당히 쉬면 알아서 실기 시험장으로 갈 수 있었다.


휴게실을 나와 역시 화살표를 따라 짧은 복도를 통해 나가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왔다. 그 계단을 두 층 내려간 곳에 단순하고 거대한 방이 있었다. 자동문인지 내가 노크하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안쪽엔 또 하나의 방이 있었고, 바깥방에는 몇 명의 채점관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내가 들어가자 채점관들이 간단히 눈인사를 했다. 그 중 한 명이 다가와 내 명찰을 스캔하고 인사를 했다.



“반갑습니다. 발세르 씨. 안쪽 방의 센서에 명찰을 대면 문이 열립니다. 그러면 들어가면 됩니다.”



안쪽 방은 결계 처리를 한 강화유리 벽이라 밖에서 안의 응시자를 볼 수 있었다.

안내에 따라 안쪽 방에 들어가자 나 역시 바깥을 볼 수 있었다. 방안에는 감독관이 한 명 대기 중이었고, 방의 중앙에는 구슬 형 도구가 하나 있었다.



“발세르 씨. 이 구슬에 손을 대고 영력을 뿜어 보세요.”



영력을 뿜는 건 거의 해 본 적이 없었다. 이론적으로는 ‘몸속의 기운을 모아 원하는 곳에 보낸다.’는 생각을 하면 된다.


집에서 몇 번 연습을 하기는 했지. 내 손가락 끝에서 바람이 나간다는 생각으로 ‘이얍이얍’ 거리면서.


손바닥을 구슬에 댔다가 손가락을 구부려 구슬에 닿게 했다.

소리를 내기엔 멋쩍어 속으로 강하게 기합을 넣었다. 어쨌든 집중해서 힘을 보내는 생각을 하자 구슬이 따듯해졌다.


시간상 내 체온이 전해지기엔 부족하니 영력에 반응한 게 맞겠지?


구슬 옆에는 천장에서 내려오는 작은 통로가 있었다.

감독관은 내 옆에 서서 들고 있던 리모컨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통로에서 조그만 박쥐를 닮은 동물(못생긴 인형처럼 생긴!)이 한 마리가 나왔다.


돼지코를 한 괴이한 동물이 이상한 소리를 냈다.



“끼끼기긱.”



“이 악마를 결계를 사용해서 가두세요. 결계의 종류나 도구는 자유입니다.”



이게 악마라고?



“얼어라.”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난 사파이어 목걸이 알을 풀어 결계를 만들고 악마를 가뒀다.

의지가 통하는 도구가 있다면 결계의 시동어도 내 맘대로 만들 수가 있었다.


목걸이 알의 색이 옅어졌고, 악마의 움직임이 멎었다. 약간 힘이 빠진 느낌이 드는데 바로 다음 악마 새끼가 떨어졌다.

으어, 이번엔 혐오스러운 바퀴벌레를 닮은 놈이다!



“이 악마를 정화하고 제거하세요. 도구나 방법은 자유입니다.”



“깨끗한 상태로 돌아가거라. 화(火).”



역시 안내 방송에 따라 정화하고 제거를 해야 했다. 난 바퀴벌레가 싫다. 이번엔 루비 팔찌를 뜯어 악마에게 던지며 정화한 뒤 태웠다.



“께게.”



쩌적.

성공하자 악마 새끼가 타 죽고 투명해진 루비 알이 깨졌다. 좀 피곤한데? 내가 이야기하기도 전이었다.


후두둑. 턱.

몇 마리의 악마 새끼가 동시에 더 떨어졌다.



“이 악마들을 가능한 빨리 가두거나 제거하십시오. 도구나 방법은 자유입니다.”



이번엔 재주껏 가두든지 제거해야 했다.

색도 모양도 크기도 제 각각인 이놈들은 분위기를 파악했는지 뛰어다니면서 흩어졌다. 이놈이! 한 마리를 잡자 물어 대려는지 갑자기 입이 커지면서 이빨이 길어졌다.



“캬아! 맛있는 인간고기다!”



이놈, 인간의 언어를 하잖아? 구린 발음이지만 공통어를 구사한 놈의 말에 기겁한 나는 루비 원석 알을 꺼내 머리를 쳤다.



“익어라. 네놈도 맛있는지 구워나 보자.”



금세 연기가 모락거리는 놈을 던지고 도망가는 다른 놈들을 쫒아갔다. 우어우어 거리는 놈들을 한 마리씩 붙잡아 두드려 얼리고 태웠다.


실기는 체력을 갉아 먹는 것을 빼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모든 평가가 끝났는지 더 이상 작은 악마는 나오지 않았다. 좀 흉하게 헉헉거리는 나에게 감독관이 다가왔다.



“수고하셨습니다. 모든 시험이 끝났습니다. 능력을 쓰고 나면 몸이 쉬 지치지요. 이틀 뒤 결과가 나오니 다시 오십시오.”



나이 지긋한 감독관은 피로회복용 음료수 한 잔을 건네줬다.



“감사합니다.”



시원하고 쌉싸름한 맛의 연두 빛 음료수는 예전에 마셨던 슈로마미어 음료가 연상되었다.


그래도 피곤했던 모양이었다. 난 하루는 잠으로, 또 하루는 약간의 관광으로 이틀을 보냈다.


센터는 여전히 붐비고 있었다.

아니 나날이 번창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시대와 장소, 출신 행성을 불문하고 인간이라 불리는 종족은 호기심이 강하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보다 무언가 알고 싶은 욕구가 더 크기 때문이리라.


뒤편의 안내창구에는 이틀 전과 다른 직원이 있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사무적인 미소를 짓는 직원에게 나 역시 사무적인 미소로 응대했다.



“이틀 전 등급 심사를 받아 오늘 그 결과를 들으러 왔습니다. 이름은 윙클리드 프란시아 발세르입니다.”



“발세르 씨. 아, 여기 있군요.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직원은 컴퓨터를 통해 명단을 확인하더니 안내자를 불러 붙여줬다.



“등급심사 결과는 회원증에 찍혀 나옵니다. 회원증은 거주지에 따른 지역담당자가 직접 전달해 줄 겁니다. 여기 있는 제레미 다른 씨가 발세르 씨를 안내해 줄 테니 따라 가시면 됩니다. 정회원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난 창구 직원에게 인사를 하고 다른이라는 샤먼을 봤다.



작가의말

시험은 언제나 긴장됩니다. 


쪽지 시험같은 작은 시험부터 대입이나 입사 시험같은 큰 시험까지 말입니다. 

그래도 가장 큰 시험은 양심에 대한 시험이겠지요...


그런 탓인지 밤의 야참은 거부하기 힘든 시험입니다. ㅠ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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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 장례식과 손님들1 16.06.27 579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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