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erior Stru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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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3.01.3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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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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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30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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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볼마르그의 창은 꺾이지 않는다. (1)

DUMMY

나는 본래 재능이라고는 하나도 없던 지라 새로운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완벽할 것이라 생각했다. 남은 건 내 자신의 지극한 노력뿐이라 믿었다.

터무니없을 정도로 무력했던 천의검문의 소문주 시절에, 나는 둔재라는 미명 하에 번민하며 마침내 절망에 이르렀다. 그리고 나는 세상을 원망하면서 불합리한 현실에 욕을 퍼부었다. 그러나 결코 나 자신을 탓한 적은 없었다. 나는 내게 약간의 가능성만 있다면 얼마든지 속칭 천재들을 앞지를 수 있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어차피 내겐 아무런 희망도 남지 않았기에 할 수 있는 허언이나 다름없었다. 막상 재능과 이점을 얻었지만 나는 천재의 뒤를 쫓을 수 없었다. 순수하게 노력만으로 성장으로 그들을 앞질러 보겠다는 의지는 산산이 부서지고 나는 혼돈의 사도라는 것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나는 힘을 버렸다. 그 힘을 포기하고 혼돈이 준 새로운 삶을 영위하지 않으려 하는 건 어쩌면 내 마지막 자존심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다시 수련을 시작한다면 어느 정도 강해질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 힘이 클수록 더욱 많은 이들이 내게, 그리고 혼돈에 휘말릴 것은 자명하다. 그런 희생을 감수하고도 자신을 연마해서 결국 천재를 넘을 수 있을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하면서 나는 패배감에 빠져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오늘도 고마워 도군.”

토리나는 흥건한 땀을 닦으며 은백색 창을 장난스레 휘휘 돌린다. 잔뜩 우거진 숲만큼이나 더위는 절정에 이르러 있었다. 벨스터라는 이름이 붙은 이 지역은 계절과는 상관없이 무척 습하고 더운 곳이다.

그래서 우리와 함께 파견된 별동분대 중 땀범벅이 될 것을 감수하면서 수련에 집착하는 이는 하나도 없었다. 오직 토리나와 나만이 땀을 쏟아내며 수련에 임하고 있을 뿐. 그나마 나는 토리나의 상대를 해 주기 위해 검을 들고 있을 뿐 진짜 수련을 하려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토리나는 그런 내가 퍽이나 대단해 보였는지, 하루가멀다하고 감탄을 그치지 않았다.

“히야, 그런데 너 정말 대단한 것 같아.”

“뭐가?”

난데없는 감탄에 나는 문득 호기심을 느껴서 물었다. 토리나가 아니라 다른 이였다면 나를 비꼬는 것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이 소녀가 그런 추잡한 짓을 하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몰래 수련을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엄청나게 강해지는 게 보이거든. 마나만 갖추어지면 있으면 정말로 강한 검사가 될 거야 넌.”

그 말에 나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벨스터에 온 첫날. 토리나는 마나를 사용한 대련을 청했고 나는 한 톨의 내공도. 마나도 없음을 털어 놓았다.

블로펜은 아직 내가 내공을 갖고 있는 줄 알고서 별다른 마나수련 과정 없이 나를 곧장 학도병으로 편성했고 그 덕분에 나는 유일하게 마나 한줄기 없는 학도병이 되었다. 그야말로 사지로 걸어 들어온 셈이지.

“토리나. 전에 말했지만.......”

“아, 미안. 너는 마나를 수련할 수 없다고 했었지. 기분이 상했다면 미안해.”

토리나는 그 거짓말을 전해 듣고 내게 마나를 수련할 것을 권했지만 나는 주화입마라는 것을 풀어 설명해서 마나를, 그러니까 내공을 다시 수련할 수 없다고 말해 주었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나는 토리나와의 대련을 계속하고 있었다. 마나 없이 검을 백날 휘둘러봐야 강해지진 않을 테지만, 나는 이마저도 포기할 용기가 없었다. 무공은 내 인생의 전부였으니.


벨스터는 국토의 절반이 황무지이고, 나머지 절반은 수해(樹海)로 이루어져 있었다. 즉, 국토의 대부분이 불모지나 다름없었고 오직 제대로 된 수원(水原)이 존재하는 곳에만 사람이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벨스터가 독립된 자치령으로서 자카이야나 대륙연합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건 바로 벨스터의 공왕 덕분이다.

드래곤 슬레이어로 명성이 자자한 그가 아니었다면 벨스터는 이미 라스탄트에 병탄되었을 것이라고, 토리나는 벨스터로 오는 길에 그렇게 설명해 주었다. 토리나가 끊임없이 이야기를 한 덕분에 열차에서 심심할 겨를은 없어서 좋았지.

“오늘도 이 새콤달콤한 과일죽 뿐이군요. 최소한 이 벌레만 없어도 좋을 텐데요.”

프란츠가 단내를 맡고 날아드는 벌레를 쫓으며 중얼거렸고 토리나는 힘 빠지는 웃음과 함께 말했다.

“그래도 오늘은 내가 권력을 동원해서 육포를 받아왔어. 그러니 우리 모두 공왕님께 마음속으로라도 감사의 인사를 하고 먹도록 하자. 아, 혹시 몰라서 하는 말인데 이거 숨겨뒀다 먹으면 큰일 나. 반나절 안에 상할 테니까.”

“아니면 벌레 투성이가 되겠지요.”

프란츠는 그렇게 말하며 토리나가 내민 육포를 재빨리 먹어치웠다. 나 역시 바싹 말리고 진한 향신료를 듬뿍 넣어서 부패를 방지한 육포를 입에 넣었다. 영 맛은 시원치 않았지만 제 딴에는 고기라고 혀는 즐거이 춤추고 있었다.

토리나는 공왕이 육포를 준 척 했지만 사실 이건 엄연히 토리나가 그녀의 신분을 빙자해 가져온 육포였다. 고작 수건 하나를 더 받으려 우리가 겪은 수모를 생각하면 결코 공왕이 인심을 쓴 건 아니었다.

“대체 왜 그 근육질 변태 야만인한테 감사해야 하는데? 벨스터 출신도 아닌 비리비리한 학도병 따위가 뭘 할 수 있냐고? 웃기지도 않아 정말.”

기어이 쥬비가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다. 그것도 아주 노골적으로 개인적인 감정까지 담아서 말이다. 확실히 그 말대로 별동분대 중 벨스터 출신을 제외한 이들은 전부 벨스터의 수도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러나 분명 벨스터 공왕은 말을 막 던져대기는 했지만, 사실 그 안에는 우리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뭐니 뭐니 해도 학도병단 별동분대는 거의 다 귀하신 집의 도련님과 아가씨라, 함부로 밖으로 내돌리다 죽어버리면 문제가 아만 저만이 아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현재 벨스터는 전쟁에 국력을 쏟아 붓고 있어서 고작 오십여 명인 우리를 대접해 주는 것 역시 벅찬 것 같았다. 아무리 국가의 형태를 갖고 있다 해도, 사실 여긴 국가라고 부를 수 없는 정글과 황무지니까. 그리고 어차피 좋은 대접을 받기 위해 이곳에 온 게 아니기에 아쉬울 것 따위도 없었다.

“너무 그러지 마.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은 목욕을 시켜 주잖아.”

“죽은 벌레가 둥둥 떠 있는 빗물로 말이지.”

토리나는 난처한 얼굴로 끝까지 쥬비를 달래려 애썼지만 쥬비는 끝까지 퉁명스러운 태도를 일관했다. 대체 왜일까? 쥬비는 토리나에게 유독 짜증을 부리고 있었다. 물론 프란츠나 내게 사근사근하다는 건 아니고 단지 무관심한 것 같지만.


과일죽으로 끼니를 때우고 나니 태양이 하늘 한가운데서 열기를 뿜어내는 시간이 되었다. 사방이 훤히 뚫린 나무집에서 더위를 피하며 우리는 각자 알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프란츠는 경전을 읽고 있었고 토리나는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 있었다. 뙤약볕에서는 몸을 움직일 수 없으니 정신으로라도 수련을 하는 것이다. 어지간히도 수련광이군.

“도군. 잠깐 나와 봐.”

쥬비가 멍하니 앉아 있는 나를 부른다. 그녀는 이 후덥지근하고 눅눅한 날씨에도 끝까지 온몸을 여러 겹의 옷으로 꽁꽁 싸매고 있었다. 토리나가 적어도 나무집 안에서는 단추를 한두 개 풀고 옷을 헐렁하게 입어 어딘가 헤이해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는 천양지차다.

쥬비는 나무집에서 조금 떨어진 그늘로 나를 끌고 가서는 그 자리에 살며시 앉고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나도 앉으라는 건가? 아무래도 잠깐으로 끝날 볼일은 아닌 것 같다.

“너 말야. 마나가 없다면서.”

“그런데?”

“그런 주제에 어떻게 그때 자히넵의 움직임을 막은 거야? 그건 자카이야의 비전인데.”

이제야 그걸 묻다니. 추궁이 너무 늦은 탓에 별로 놀랍지도 않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연이겠지.”

“그리고, 너 토리나랑 싸울 때도 은근히 쉽게 싸우는 것 같던데? 한두 번도 아니고, 그것도 우연이라고 할 거야?”

무관심한 척 하더니 한두 번 대련을 지켜본 게 아니군. 그나저나 조금 난처하게 됐다. 천의결이라는 걸 말해줄 수야 없는 노릇이니 나는 혼돈과 환생이라는 것을 철저히 배제한 대답을 해 주었다.

“그냥..... 보여서.”

“보여?”

믿는 걸까? 하늘이 내린 재능을 타고 난 것처럼 포장하기는 했지만 실은 범재에 불과한 내 말을 믿을지는 미지수다. 약간 초조한 심정으로 쥬비의 이야기를 기다리는데 쥬비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그랬구나. 전에 내가 넌 오리엔트 혼혈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난다고 했잖아.”

“음, 그랬었나?”

나는 남몰래 흠칫 놀라면서 말을 흐렸다. 설마 내 처지를 완전히 맞추는 건 아니겠지? 검술처럼 몸 쓰는 일에 재능이 넘쳐나는 이가 있듯, 직감의 영역에도 천재적인 이가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그녀가 그 천재일지도 모르고. 지금이야 유야무야 넘어가더라도 그녀에게 날카로운 직감이 있다면 곤란하다. 그러나 쥬비의 이어진 말로 그건 비약에 불과한 생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너 혹시 비오스 자히넵 기억해?

“기억하지.”

기억하지 못할 리가 있나. 나는 비오스 자히넵의 매서운 기세를 떠올리며 말했다.

“그래, 그럼 혹시 드래곤즈 아이에 대해서도 알아?”

그 말이 용의 눈을 의미하는 건 알지. 그런데 대체 왜일까? 비오스 자히넵은 본신의 무력도 상당히 뛰어나서 볼마르그와 대적할 정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별명은 용의 눈을 의미한다. 굳이 공격적인 별명이 붙은 이유가 있을까? 쥬비는 달리 질문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들뜬 태도로 설명을 시작했다.

“자카이야에서는 종종 특이한 체질의 사람이 태어나. 손대지 않고 물건을 움직인다든지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손에서 불을 쏜다든지 하는 거지.”

“.....혹시 비오스 자히넵이 그런 사람인거야?”

“그래. 드래곤즈 아이는 비오스 자히넵의 안대 아래에 숨겨진 눈을 묘사하는 말이야. 대대로 자히넵 가문은 유능한 장군이 나오는데 그건 자히넵 혈족 특유의 능력 때문이야. 바로 인간을 초월한 듯한 통찰력이지.”

내 예상은 딱 절반만 빗나갔다. 쥬비가 아니라 비오스 자히넵이 그런 인간이었다니. 토리나가 아니었으면 내 모든 게 들통 났을지도 모른다. 성산의 참사나 혼돈의 일을 들킨다면 나는 더 이상 정상적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아마 대륙의 공적이 되어서 온몸이 산산조각 나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 나는 문득 어처구니가 없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살아있어 봐야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주제에 끝까지 살아남고 싶어 한다는 게 조금 우습게까지 느껴진다. 한번 죽어봐서 그런지, 다시 죽고 싶지는 않은 걸까?

어쨌든 여긴 비오스 자히넵이 없다. 새삼스레 동요할 필요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아무것도 아닌 척 능청을 떨며 반문했다.

“그래서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무슨 상관이냐니? 넌 별다른 능력 없이 자히넵의 움직임을 막았고 토리나의 공격을 쉽게 받아냈잖아. 혹시 너 비오스 자히넵과 같은 눈을 가진 거 아냐? 그래, 어쩌면 넌 오리엔트가 아니라 자카이야와의 혼혈일 수도 있어. 그것도 자히넵 혈족이랑!”

쥬비의 언성이 조금 높아진다. 까무잡잡한 얼굴도 조금 상기된 듯 하다. 나는 굳이 내 눈앞을 지나는 날벌레에 시선을 주며 동요를 감추었다. 대련에서 내가 천의결을 통해 흐름을 읽는 걸 알아차린 그녀가 조금 수상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녀야말로 자히넵과 무슨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도 든다.

하지만 설령 그녀가 자히넵과 관련이 있어서 지극히 뛰어난 통찰력을 가졌어도 그녀는 결코 내가 천의검문의 도군임을 모를 것이다. 나는 확실히 상리(常理)를 뛰어넘는 존재다.

“그건 아니야. 난 확실히 오리엔트 사람인걸.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의 모습도 기억하고.”

“그래?”

워낙에 확신가득한 말인지라 쥬비는 더 이상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다시 생각해보니 조금 아슬아슬했다. 쥬비가 이 사실을 자히넵에게 먼저 말했다면 더 큰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앞으로는 조금 더 행동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감상이나 비평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작가의말

자작소설과 이것저것을 넣어 둔  USB를 학교에 두고 왔습니다. 잃어버린 게 아니라면 좋겠네요.

그리고 챕터명이 다 두글자가 되가는 것 같아 이번에는 조금 길게 해 봤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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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6. 볼마르그의 창은 꺾이지 않는다. (6) +4 13.07.07 3,565 57 15쪽
49 6. 볼마르그의 창은 꺾이지 않는다. (5) +2 13.06.27 2,968 56 14쪽
48 6. 볼마르그의 창은 꺾이지 않는다. (4) +1 13.06.11 3,772 53 10쪽
47 6. 볼마르그의 창은 꺾이지 않는다. (3) +5 13.06.06 4,267 59 20쪽
46 6. 볼마르그의 창은 꺾이지 않는다. (2) +3 13.06.02 3,819 57 10쪽
» 6. 볼마르그의 창은 꺾이지 않는다. (1) +2 13.05.30 4,558 57 13쪽
44 5. 징집 (8) +4 13.05.26 4,240 62 8쪽
43 5. 징집 (7) +2 13.05.25 3,530 55 10쪽
42 5. 징집 (6) +1 13.05.22 3,869 125 13쪽
41 5. 징집 (5) +7 13.05.19 3,969 59 9쪽
40 5. 징집 (4) +3 13.05.12 3,890 62 13쪽
39 5. 징집 (3) +5 13.05.08 4,262 65 12쪽
38 5. 징집 (2) +6 13.04.29 4,226 82 11쪽
37 5. 징집 (1) +4 13.04.26 5,111 142 9쪽
36 4. 한계 (11) +4 13.04.15 4,769 84 17쪽
35 4. 한계 (10) 13.04.15 4,247 68 11쪽
34 4. 한계 (9) +5 13.04.12 4,474 78 18쪽
33 4. 한계 (8) +3 13.04.10 4,338 73 14쪽
32 4. 한계 (7) +4 13.04.10 4,569 80 13쪽
31 4. 한계 (6) +9 13.04.01 4,922 89 14쪽
30 4. 한계 (5) +6 13.04.01 4,688 88 12쪽
29 4. 한계 (4) +3 13.03.27 4,348 100 11쪽
28 4. 한계 (3) +1 13.03.27 4,677 96 16쪽
27 4. 한계 (2) +4 13.03.23 4,985 98 19쪽
26 4. 한계 (1) +3 13.03.18 4,906 105 9쪽
25 3. 매칭 (12) +4 13.03.14 6,380 94 20쪽
24 3. 매칭 (11) +8 13.03.08 6,473 212 9쪽
23 3. 매칭 (10) +4 13.02.27 4,989 10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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