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erior Stru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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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3.01.3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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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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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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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징집 (4)

DUMMY

만난 지 고작 사흘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는 매일 병원 뒤뜰에서 토리나와 함께 수련에 매진했다. 사실 예전과는 달리 수련이란 게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병원생활이란 정말로 따분해서 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도 기초검술을 연습하기로 했다. 그러던 도중 토리나는 내가 쓰던 비룡검에 관심을 갖고 무림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을 했고, 급기야 잡담은 서역과 무림의 수련법을 비교하는 이야기에 이르렀다.

사실 마나와 기는 다르지 않다. 그러나 마나와 내공은 다르다. 서역의 검사들이 마나를 네 가지 속성으로 인식하는 반면, 무림의 무인들은 내공을 각자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검공이라도 수련하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 예컨대 내공은 물과도 같다. 자고로 물이란 어디에 담느냐에 따라 모양이 바뀌며, 소에게 먹이면 우유가 되고 독사에게 먹이면 독이 된다. 즉, 내공은 마음가짐(心)과 운용(技), 그리고 운용의 기반(體)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반면 서역에서는 마나를 일정한 기준으로 묶어서 생각한다. 마나는 각각 지수화풍이라 구분되지만 어디까지나 마법사들이 멋대로 분류해놓은 것이라, 불의 마나라 해서 화기(火氣)를 띈 건 아니다. 또한 마음의 수양보다는 육체의 단련에 중점을 두는 것이 특징이며, 끝없는 체현으로 마음가짐마저 바꾸는 것이 서역의 수련법이라 할 수 있다.


토리나는 여기까지 설명을 듣고는 영 못 미더운 얼굴로 물었다.

“으음.... 그렇구나. 근데 어떻게 몸보다 마음이 우선이라는 거야? 생각하기 전에 움직이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오리엔트에서 말하는 마음이란 건 평상시에 인식하는 그런 개념이 아니야. 좀 더 깊숙이 있는 개념이고, 그 안에는 또 다른 우주가 있다고 하지.”

“으으,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토리나가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며 울상을 짓는다. 이걸 단번에 이해했다면 나도 조금 자괴감이 들었을 것 같다. 사실 이건 천의결과 혼돈의 힘으로 잠시나마 궁극에 경지에 올랐던 탓에 약간이나마 이해한 것이지, 결코 만만한 내용이 아니다. 물론 이런 잡스러운 지식은 단지 편린에 불과해서 다시 막대한 내공을 얻더라도 그때와 같은 힘을 발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음, 그럼 수련이나 계속할까? 조금만 더 부탁할게.”

라스탄트의 수련방식은 개인수련보다는 실전에 가까운 살벌한 대련이 주가 되는 방식이었기에 나로서도 조금 부담스러웠다. 확실히 토리나는 로베른의 A반이나 그녀의 오라비들에 비하면 상당히 뒤처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고작 내공이 사라져 그에 따라 체력이나 순발력 같은 것이 미묘하게 떨어진 것뿐인데 이리도 힘들다니. 사실 내공이라는 이점을 배제해 버린 나는 이 정도일 뿐이라는 걸까? 둔재이든 아니든 간에 나는 사실 이 정도 그릇이었을지도 모른다.

“좋아. 센 걸로 들어갈게!”

토리나가 맹렬히 찔러대는 창을 거두는가 싶더니 온몸의 탄력을 담아 강렬한 일격을 날렸다. 창날의 흉험한 기세에 나는 비룡검을 휘둘러 창대를 쳐냈다. 명검의 반열에 있는 비룡검과 맞부딪치면서도 토리나의 창은 요란한 쇳소리만 날 뿐 멀쩡하다. 분명 그녀의 창 역시 명장이 만들어낸 역작이리라. 하기야 볼마르그나 되는 명문가의 여식이 평범한 창을 쓸 리 없지.

목이 쉴 것처럼 쉴 새 없이 울려 퍼지는 토리나의 기합성. 그리고 창과 검의 충돌이 자아내는 굉음과 진동을 느끼며, 나는 어느새 토리나와의 대결에 온 정신을 쏟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소렌과 검을 나누던 그때처럼 호승심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 천의결이 움직인다.

“토리나. 왼쪽 다리에 빈틈.”

나는 천의결을 통해 토리나 자세에 산재된 빈틈을 잡아냈다. 족히 다섯 군데는 되는 빈틈이 보여 나는 그 중 하나를 집어내며 검을 휘둘렀다. 방어에 몰두하던 내가 갑자기 공세를 취하는 것에 당황하던 토리나는 이내 함박웃음을 지으며 창을 휘둘렀다.

“진작 이랬으면 더 재밌었잖아!”

돌연 토리나의 기세가 변한다. 순식간에 빈틈 하나가 사라진다. 그러나 천의결은 바뀐 기세에서도 여지없이 빈틈을 잡아낸다. 결과적으로 빈틈이 늘었군. 달리 검의를 담지 않고도, 나는 단순한 초식으로 빈틈을 공략해서 토리나를 압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패색이 완연함에도 불구하고 즐거워 보인다. 저건 천성일까? 나였다면 결코 유쾌한 기분이 될 수 없었을 것 같은데.

그러기는 얼마간, 토리나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다 기침을 연발한다. 천의결은 토리나의 마나가 불규칙하게 흔들리는 것을 알려주었다. 너무 과하게 움직인 탓에 내상이 도졌군. 대련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하아, 미안. 아직 덜 나았나 봐. 재밌었지만 오늘은 이만 끝내야겠어.”

“다 나은 다음에 수련을 하든 말든 하는 게 어떨까?”

생전 남을 신경 쓰지 않던 주제에 나는 토리나의 건강에 신경을 써 주는 시늉을 했고, 토리나는 지친 모습에도 불구하고 쾌활하게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에헴, 괜찮아. 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쓰러지지만 않으면 되니까 문제는 없다고 생각해.”대단한 열성이군. 한때 수련에 환장했던 나도 이 정도로 무지막지하게는 나가지 않았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토리나와 수련에 매진하며 시간을 보냈다. 몸이 회복되며 토리나는 점점 강해졌지만 나는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내공이라도 다시 수련한다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별로 내키지 않는다. 점점 약해지는 자신을 바라보는 건 퍽이나 고역이었지만 어째서인지 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공을 잃었다는 면죄부를 핑계로 한 탓일까, 아니면 쾌활한 토리나의 태도에 감화된 덕일까?


하루의 수련을 마무리하고 땀범벅이 된 나는 검을 옆에 세워둔 채 나무그늘에 앉았다. 슬슬 날씨가 더워지는군. 소렌과 다시 대결했을 때만 해도 조금 쌀쌀한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영락없이 여름이다.고개를 숙여 뙤약볕에 그을린 팔을 바라보니 팔은 물론이고 전신을 뒤덮은 나뭇잎 그림자가 미풍에 정신없이 산란한다. 그 모습은 성산 므로아에서 누렸던 혼돈의 기운 같아서 괜히 혼돈의 말이 떠오른다. 언제고 내가 원한다면 혼돈은 다시 그 힘을 내게 부여할 것이라 했다. 그렇게 된다면 이렇게 땡볕에 그을리면서 검을 휘두를 필요도 없었을 테고, 구질구질하게 고블린 따위에게 당하지도 않았을 테지.

“빌어먹을.”

힘이 늘 없었다면 모를까, 힘을 가졌다 빼앗기니 마음이 흐트러진다. 정신 차려라. 혼돈 때문에 나는 죽지 않았지만 그 탓에 수많은 이들이 죽었고 앞으로도 죽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런 식으로 강해지는 건 옳지 않다.

“왜 그래?”

나와 마찬가지로 그늘에서 쉬려고 터벅터벅 다가오던 토리나가 내 혼잣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한다. 나는 조금 당황하면서도 별 것 아니라 손을 내저었지만 나도 모르게 나는 심중의 물음을 그녀에게 토해내고야 말았다.

“만약 누가 힘을 준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힘을 얻다니?”

“그냥 누군가 너한테 막대한 힘을 주겠다고 한 거지. 드래곤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힘을 준다고. 만약 그런 말을 들었다면 너는 어쩔 것 같아?”

토리나가 잠시 고민하더니 피식 웃는다. 그리고는 흙먼지로 더러워진 은백색 창을 옷소매로 슥슥 문질러 먼지를 닦아내며 말했다.

“에이, 그런 게 있다고 해도 안 받을래. 너무 강한 힘은 사람을 여러모로 괴롭히거든. 아빠랑 큰오빠만 해도 너무 유능해서 여기저기서 시달렸고.”

어째서인지 토리나는 쓸쓸한 미소를 짓는다. 뒤늦게 나는 그녀가 혈육의 죽음을 되새기고 있음을 깨달았다. 아마 말해줘도 믿지 않겠지만, 토리나의 두 오라비가 죽은 건 나 때문이다. 비록 그들의 죽음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볼마르그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 알량한 위로도 건네지 못한 채 나는 그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아, 맞다. 내일 아빠가 오신대.”

격의 없이 말해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뻔 했지만 토리나의 부친은 볼마르그 공작이다.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엄청난 명성을 가진 자. 그리고 보니 나는 드래곤 슬레이어와 꽤 인연이 있는 편이군. 물론 호비나 같은 경우에는 악연에 가깝지만.

“그럼 적어도 모레쯤엔 임무에 투입되겠네?”

“응. 그럴 거야. 그렇게 만들 거야.”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나는 갑자기 나타난 묵직한 기척에 화들짝 놀라서 검을 쥐었다. 그리고 그 기척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토리나에게도 보여주지 못한, 검의를 담은 일격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 검은 비룡출조를 시작으로 검명비산으로 이어졌다. 무려 쾌과 강을 하나로 한 것이다. 기뻐할 틈도 없이 나는 내 검이 가리킨 상대를 바라보았다. 토리나가 깜짝 놀라 탄성을 내지르는 것을 흘려 들으며 나는 검에 힘을 가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정체불명의 사내는 내 검을 척하니 잡아챘다. 아무리 내공이 실리지 않았다 해도 검의를 담은 일격을 이렇게 쉽게 막다니. 나는 이를 악물고 비룡검을 빼내려 했지만 괴인의 손에 잡힌 검은 요지부동이었다. 토리나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창을 집어 든다. 가세하려는 걸까?

“볼마르그의 창은 결코 꺾이지 않으리니. 일찍 오셨네요, 아빠.”

“네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거짓말을 해 두었지.”

거인의 위엄을 보이는 그는 다름 아닌 볼마르그 공작이었다. 같은 공작이었지만 폰테일 공작과는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 아니, 폰테일 공작이 이상했던 거겠지. 이쪽이 진짜 공작다운 공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검을 놓을 테니 자네도 힘을 가하지 말게.”

볼마르그 공작이 무미건조하게 한 말에 나는 긴장이 확 풀려서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 했다. 거의 다 식었던 몸은 어느새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뒤늦게 땀이 몰려와 싸늘한 기운이 몸을 휘감는다. 볼마르그 공작은 비룡검에 힐끗 시선을 주고는 내 얼굴을 한반 바라보고 말했다.

“이 자는 아는 자더냐?”

“한 팀이에요. 이제부터 생사를 같이할 동료지요. 도군이라고 해요”

너무나도 자신 넘치는 말에 나는 오히려 당황했다.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볼마르그 공작은 내 이름을 되뇌이다 이내 내게서 관심을 끊고는 토리나에게 말했다.

“몸이 다 낫지 않은 듯 한데 왜 수련을 한 게냐?”

“거의 다 나았어요.”

토리나가 대수롭지 않게 말하자 볼마르그 공작이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리고 그는 토리나에게 한 걸음을 내딛으며 돌연 토리나의 뺨을 후려쳤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토리나의 고개가 휙 돌아갔고 나는 볼마르그 공작이 순간적으로 발한 기세에 놀라 오금이 저려왔다.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마라. 네 오라비가 죽은 이상, 너는 이제 볼마르그의 유일한 후계자다. 우리 집안을 렌서스 후작가 꼴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자중하는 게 좋을 게다.”

“.....알았어요.”

토리나는 한쪽 뺨이 벌겋게 부어오른 채 전에 없던 딱딱한 얼굴로 대답했다. 볼마르그 공작은 다시 내게 시선을 돌리고는 묻는다.

“검은 머리가 거슬리는데, 엠펠로니아의 첩자는 아니겠지?”

볼마르그 공작의 차가운 시선에 나는 순간 내가 성산의 참사를 만든 장본인임을 실토할 뻔 했다. 물론 혼돈의 사도이니 뭐니 하는 유치한 이야기는 믿지 않겠지만. 나는 오리엔트와의 혼혈임을 설명하고는 딱딱한 몸을 풀기 위해 천의결을 운용하며 숨을 가다듬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볼마르그 공작은 다시 내게서 관심을 끊고 토리나에게 말했다.

“너는 언제나 귀족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만 일삼았지. 멋대로 가출을 하지를 않나, 졸업시험도 치지 않고 미들스쿨에서 시간을 버리지를 않나. 하지만 방종도 여기까지다. 지금까지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후계자가 된 이상 네게 자유는 없다.”

“알아요.”

볼마르그 공작은 그 대답을 듣고 몸을 돌린다. 그리고는 우리에게서 천천히 멀어지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딸에게 하는 말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냉정함이었다.

“많아도 2년이다. 학도병 기간이 끝나는 대로 너는 폰테일과 마찬가지로 전방에 투입된다. 그 전에 멋대로 전사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감상이나 비평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작가의말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일주일이 다 지나갔네요.

업데이트도 안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드디어 조회수 1만을 넘었습니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혹시 의문이 생기거나 허점이 보인다면 얼마든지 제기해 주세요. 확인 즉시 해결하려 합니다.


그나저나 제목은 대체 언제 바뀌는건지... 신청은 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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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6. 볼마르그의 창은 꺾이지 않는다. (5) +2 13.06.27 2,968 56 14쪽
48 6. 볼마르그의 창은 꺾이지 않는다. (4) +1 13.06.11 3,772 53 10쪽
47 6. 볼마르그의 창은 꺾이지 않는다. (3) +5 13.06.06 4,266 59 20쪽
46 6. 볼마르그의 창은 꺾이지 않는다. (2) +3 13.06.02 3,818 57 10쪽
45 6. 볼마르그의 창은 꺾이지 않는다. (1) +2 13.05.30 4,557 57 13쪽
44 5. 징집 (8) +4 13.05.26 4,240 62 8쪽
43 5. 징집 (7) +2 13.05.25 3,530 55 10쪽
42 5. 징집 (6) +1 13.05.22 3,867 125 13쪽
41 5. 징집 (5) +7 13.05.19 3,969 59 9쪽
» 5. 징집 (4) +3 13.05.12 3,890 62 13쪽
39 5. 징집 (3) +5 13.05.08 4,261 65 12쪽
38 5. 징집 (2) +6 13.04.29 4,226 82 11쪽
37 5. 징집 (1) +4 13.04.26 5,110 142 9쪽
36 4. 한계 (11) +4 13.04.15 4,769 84 17쪽
35 4. 한계 (10) 13.04.15 4,247 68 11쪽
34 4. 한계 (9) +5 13.04.12 4,474 78 18쪽
33 4. 한계 (8) +3 13.04.10 4,338 73 14쪽
32 4. 한계 (7) +4 13.04.10 4,568 80 13쪽
31 4. 한계 (6) +9 13.04.01 4,921 89 14쪽
30 4. 한계 (5) +6 13.04.01 4,688 88 12쪽
29 4. 한계 (4) +3 13.03.27 4,348 100 11쪽
28 4. 한계 (3) +1 13.03.27 4,676 9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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