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erior Stru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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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3.01.3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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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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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22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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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징집 (6)

DUMMY

병원을 나서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규모가 제법 큰 탓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쥬비의 방향감각이 형편없기 때문이었다. 병실을 나서자마자 무작정 앞장서서는, 갑자기 계단을 통해 건물 안을 뱅뱅 도는 기행을 벌이는 걸 보면서, 나는 혹시 쥬비가 건물이 사각형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닐지 의심스러웠다. 그렇게 시간을 버리다 병원 맨 위층에 있는 원장실 앞에 도달해서야 쥬비는 내키지 않는 얼굴로 내게 안내를 명했다.

“흥! 여긴 너무 좁아서 골치 아프단 말야. 자카이야는 땅도 넓지만 길도 넓고 건물도 넓어서 어디로 가야 할지 잘 보인다고.”

병원을 나서며 쥬비는 투덜거리면서 변명을 늘어놓았다. 누가 뭐라고 했나? 난 아무래도 상관없는걸. 원래는 혼자서 이것저것 생각하며 돌아다닐 작정이었지만 이대로 그녀를 내버려뒀다가는 내일은커녕 일주일 뒤에 경비대원과 함께 돌아올 것 같아서, 나는 쥬비와 함께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생각 정도야 다른 사람과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테니까.

“왜 자꾸 쫓아와? 너 때문에 또 길을 잃을 뻔 했잖아.”

쥬비는 얼토당토 않는 소리를 하면서 연신 불만을 토로했지만 애써 나를 쫓아내지 않는 걸로 보아 자기가 문제라는 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번화가로 들어선 쥬비는 시장을 뱅뱅 돌면서 구경에 심취했고, 나는 나대로 그녀의 주변을 응시하면서 생각에 잠겼다.


이제부터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멜븐의 육신을 빌어 다시 태어나면서, 나는 과거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려 했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전생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올랐고, 혼돈의 수작질로 인해 궁극, 그러니까 하늘의 의지와 합일되는 경지(天意)에 이르렀다. 그것까지는 좋았다. 천의에 이르러 나는 기뻤고 또 기뻤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 경지는 결코 내가 이룬 게 아니다. 말하자면 그건 혼돈이 만들어 준 경지다. 나는 혼돈의 꼭두각시로서 혼돈의 결정한대로 성장한 것 뿐이었다. 나는 실력은 없었어도 천의검문의 긍지를 간직하려 한 못난 소문주였고 또한 한 사람의 무인이고자 한 사람이다. 누군가 만들어낸 경지 따위는 절대 내키지 않았고 그 경지에 도달한 결과가 세상의 혼란이라면 더더욱 용납할 수 없었다.

학도병으로 징집된 이상, 나는 죽으려면 얼마든지 죽어서 혼돈의 손길로부터 많은 이들을 구해낼 수도 있다. 어쩌면 나는 열차에서 죽어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열차에서 쓰러진 다음에는 우연히도 토리나의 도움을 받아 살아났다. 그게 혼돈의 의도라고 생각하면 지금 이 자리에서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분하지만 나는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지 못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과연 죽는다고 혼돈의 수작질이 끝날지 확신할 수 없었기에.

자신에게 주어진 두 개의 선택 모두 어리석은 짓이라면, 소위 천재들은. 소렌이나 롤랜드 폰테일, 혹은 볼마르그의 긍지 높은 무인들처럼 소위 천재라 불리는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분명 나보다는 현명한 답을 이끌어냈겠지. 감히 범재로서는 이끌어낼 수 없는 최선의 답을. 나는 답답한 심정을 담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뭐야?”

한숨소리가 너무 컸는지 쥬비가 심통 맞은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별다른 대꾸 없이 시선을 돌렸고 쥬비는 혀를 차면서 만지작거리던 장신구를 내려놓고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저러다 또 길을 잃을 것만 같아 나는 조금 서둘러서 그녀의 뒤를 따랐다.

“배 안고파?”

도망치는 것처럼 열심히 걸음을 옮기던 쥬비가 한 식당 앞에서 우뚝 서서는 시큰둥한 어조로 묻는다. 배가 고픈가? 안타깝지만 나는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고 돈도 한 푼도 없다. 그런 이유를 대며 고개를 젓자 쥬비가 입을 꾹 다물었다가 말한다.

“난 배고프니까 들어갈래.”

그렇게 말하고는 잽싸게 식당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밖에서 기다리든지 안에서 기다리든지 그녀를 기다려야 한다. 식당 앞에 서 있는 수상한 사람보다는 멋쩍은 체 하면서 먹는 걸 구경하는 게 더 나아 보이기에 나는 별 수 없이 쥬비를 따라 식당으로 들어갔다.


쥬비는 이미 자리까지 잡고 앉아서 음식을 주문하고 있었다. 내가 자리에 앉자 쥬비가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내며 묻는다.

“돈도 없다면서 왜 왔어?”

“구경만 할 거니까 괜찮아.”

“멍청이. 그러면 내가 돈을 내 줄 것 같아?”

“안 내줘도 돼.”

나는 내게 어떤 음식을 주문할지 묻는 웨이터를 돌려보내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쥬비가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웨이터를 불러 세워서 자기 것과 같은 음식을 주문해버린다. 그리고는 테이블을 탁탁 두드리면서 말했다.

“빌려주는 거야. 설마 생사고락을 같이 할 사람끼리 돈을 떼먹지는 않겠지? 자카이야에서는 돈을 떼먹으면 노예로 삼는 거 알아?”

안 빌려줘도 되는데 억지로 빌려 줘 놓고 할 소리인가? 아무튼 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제법 사람이 많을 걸 보니, 꽤 솜씨가 있는 식당인 듯 하다. 그리고 보니 이렇게 남과 함께 식당에 가는 건 비룡검객 이후로 처음인가? 그때 생각을 하니 갑자기 오리엔트 스폐셜을 먹고 싶다. 이름은 기괴했지만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너. 오리엔트 사람하고 혼혈이라고 들었는데 맞아?”

“응.”

이불 속에 들어가 있던 것만 기억하는데 용케도 내 출신성분을 알고 있군. 무관심한 척 하면서도 나름대로 신경을 썼던 걸까? 아니지. 토리나가 억지로 알려줬을 수도 있겠다. 그녀는 그러고도 남을 사람일 것만 같다. 잠시 후 요리가 나오고 쥬비가 어설프게 포크를 쥐고 접시를 달그락 거리다 갑자기 내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난 지금까지 혼혈을 몇 번 본 적 있는데 너하고는 느낌이 좀 다르던데. 뭐랄까, 넌 사실 피부만 하얀 오리엔트 사람 아냐?”

제법 예리하군. 속은 순수한 무림인이니 어찌 보면 맞는 말이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괜히 기분이 가라앉아서 건성으로 호응해 주고 스튜를 뜨던 스푼을 내려놓고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덕분에 또 혼돈의 일이 생각난 탓이다. 쥬비의 괴상한 행각을 보면서 잠깐 잊을 수 있었는데 말야. 보통 상대방이 이런 분위기에 휩싸이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말을 그만두는 게 보통이지만 쥬비는 개의치 않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흐음, 그렇게 생겼는데 주위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해?”

“난 사람들하고 별로 어울리지 않아서 모르겠어. 뭐라고 하든지 상관없기도 하고.”

“그럴 줄 알았어. 너 친구 하나도 없지?”

아슬아슬한 부분만 집어내는 것도 재능인가? 전생에서도 별달리 친한 사람이 없었고 이 삶에서는 친구라고 여길만한 사람이 둘 정도 있었지. 하지만 둘 다 다시는 만날 수 없을 테니 친구가 없다는 것도 이젠 사실이다. 나는 쓴웃음을 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려 했는데 갑자기 쥬비는 진지한 얼굴로 뜬금없는 소리를 늘어놓았다.

“너 혹시 토리나를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하냐니? 이성으로서 좋아하냐는 거야?”

내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반문하자, 쥬비는 당황해하며 접시로 시선을 돌리고는 애꿎은 야채를 쿡쿡 찌르며 조금 빠른 어조로 말했다.

“별거 아냐! 내가 궁금해서 그런 건 아니고, 사실 프란츠가 토리나를 좋아하거든. 하급 신관주제에 건방지게 드래곤 슬레이어의 딸을 노리다니. 미친 거 아닌가 몰라. 그런데 너까지 토리나가 좋다고 하면 괜히 불편해지잖아. 그래서 물어본 거야.”

저 말이 사실이라면 프란츠가 굳이 식사를 제안한 것과, 토리나가 빠진다는 말에 실망하던 것도 당연한 일이다. 평소 생각지도 않던 주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느새 나는 혼돈에 대한 이야기를 잊을 수 있었다.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내 마음을 마구 휘젓는 구나, 이 소녀는.

“혹시 토리나를 좋아하거나 하면 프란츠랑 불편해질게 분명하니까 물어본 거야. 난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그럼 걱정할 필요 없네. 난 그런 달짝지근한 거랑은 거리가 머니까,”

전생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다. 단지 전생에서는 둔재라는 운명에서 발버둥 치다 모든 걸 놓아버린 것이고, 지금은 무공수련에 몰두하느냐고 그렇게 됐지. 지금 와서는 다 쓸데없는 수련이 됐지만.


식사를 마치고 나서 우리는 계속해서 거리를 돌아다녔다. 과연 토리나의 말대로 유력가의 여식인지, 쥬비는 끝없이 돈을 치르며 이것저것 군것질거리를 사거나 쓸데없는 장난감 따위를 사기 시작했다. 후방으로 빠진다지만 이런 걸 쓸 정도로 여유롭지는 않을 것 같은데 무슨 생각일까?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닌 다음, 쥬비는 눈을 흘기며 내 몫의 군것질 거리를 계산하며 투덜댔다.

“칫, 돈이 하나도 없다니. 말도 안 되잖아. 간식도 달아 둘 거니까 나중에 월급이 나오면 갚도록 해.”

“그래.”

내가 지금 돈이 한 푼도 없는 이유는 다름 아닌 죽음을 각오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련에 몰두하느냐고 쓰지 못한 장학금을 모두 고아원에 기부하고 나는 열차에 올랐다. 그리고 학도병에게 지급되는 급여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다. 원래 씀씀이가 전무하기도 하고, 월급이 나오기 전에 살아있을 자신이 없기도 했기에.

하지만 오늘 쥬비와 함께 다니면서, 그런 극단적인 생각을 한 건 나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토리나도 꽤 자주 수련상대가 되어준 대가로 과일주스를 사오는 등 꽤 많은 돈을 썼고 쥬비도 오늘 하루에만 그 못 지 않게 돈을 썼다.

즉, 다들 사지에 오는 마당에도 수중에 용돈 정도는 가지고 있던 것이다. 또한 다들 그런 식으로 삶이란 것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그런 반면 나는 살고 싶은 것도, 죽고 싶은 것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회색분자에 불과했다. 죽을 것처럼 돈을 모두 버리고 온 주제에, 월급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나올지 헤아리면서 그러한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큭, 잠깐 나 좀 숨겨줘.”

쥬비가 돌연 나를 방패로 삼아 내 등 뒤로 몸을 감춘다. 무슨 일인지 아는 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저만치서 서넛의 자카이야 사내들이 인파를 헤치고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마치 유령처럼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며 쥬비에게 손을 뻗었다. 하나같이 기도가 범상치 않은 무인들이라 긴장한 탓에, 나는 무심코 천의결을 운용하여 그들의 행로를 막아섰다. 그런데 그 순간 무인들이 내게 엄청난 기세를 쏘아낸다. 정교하게 다듬은 바늘처럼 뾰족하게 나만을 노린 기세라 주위 사람은 물론이고, 쥬비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것 같았다.

“너. 정체가 무엇이냐?”

안대를 찬 사내가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며 소름이 끼칠 정도로 살기가 피어오르는 표정을 지었다. 마치 생사대적을 대하는 태도인지라 나는 흠칫 놀라서 쥬비를 바라보았다. 쥬비는 난처한 얼굴로 내 등 뒤에서 나와 자카이야 사내들 앞에 섰다. 그러나 원래 목적이었을 쥬비는 안중에도 없이 안대 사내는 재차 내 정체를 물었다.

“너. 정체가 무엇이냐?”“대륙연합 학도병단 제1별동분대입니다. 우리 분대원에게 뭔가 볼일이 있는 것 같은데 맞으십니까?”

안대 사내가 흠칫 놀라더니 곧 기세를 가라앉히고는 말한다.

“쥬비님께 볼일이 있는 건 사실이다. 충돌을 원치 않으니 비키도록.”

아무래도 해코지를 하려는 것 같지는 않다. 나는 한걸음 뒤로 물러나 몸을 비켜 주었다. 이에 쥬비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날 한번 노려보고는 자카이야 말로 그들과 이야기를 시작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사내들은 한 결처럼 공손한 태도를 취했고 쥬비는 고압적인 태도를 일관하다 몸을 돌렸다.

“가자 도군.”

“무슨 일인데 그러는.....”

그 순간 천의결이 안대 사내가 쥬비에게 달려들려 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반사적으로 팔을 뻗어 그의 움직임을 제지하자 나머지 사내가 동시에 날카로운 칼을 뽑아들었다. 뽑는 것과 동시에 두 자루의 칼이 양쪽을 점해온다. 하지만 마나가 실려 있지 않다. 그렇다면 비룡출조로 쳐내면 그만. 비룡출조로 두 자루의 칼을 쳐내며 또한 검영연파를 응용하여 검명비산을 펼쳐냈다. 분명 수련도 하지 않았고 그다지 의식하지도 않았는데 무척 자연스럽게 검의가 합일된 것이다.




감상이나 비평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작가의말

조금 달달한 이야기를 쓰니 몸이 비틀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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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5. 징집 (5) +7 13.05.19 3,969 59 9쪽
40 5. 징집 (4) +3 13.05.12 3,890 62 13쪽
39 5. 징집 (3) +5 13.05.08 4,261 6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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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5. 징집 (1) +4 13.04.26 5,110 14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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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4. 한계 (8) +3 13.04.10 4,338 7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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