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進化)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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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cha
작품등록일 :
2016.10.22 14:16
최근연재일 :
2016.12.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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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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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핏빛 황혼 (10)

DUMMY

탕!

타-앙!


“꺄아아아아악!”


거의 동시에 두 번의 총소리가 울리고, 김민국이 데려왔던 여자, 유연아가 비명과 함께 주저앉았다.


바로 코앞에서 살점이 터져 나가는 광경은 여린 그녀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김민국이 방아쇠를 당기는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이 김민국의 손을 터뜨리며 지나갔다. 그러나 누군가 그를 막으려 했음에도 김민국의 총구에선 총알이 맹렬히 회전하며 통로를 빠져나간 뒤였다. 그리고 총알은 착실하게 목표를 향해 날아가 결국, 임무를 완수해냈다.


총소리가 들리고, 베르커스는 목덜미에 화끈한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이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가 터지지 않았으니 아직 살아 있는 것일 터, 당장 김민국, 저 개자식의 대가리를 산탄총으로 으깨버리리라.


베르커스는 몸을 돌렸다.


아니, 돌리려 했는데, 어째서인지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앞으로 기울었다.


“.......?!”


바닥이 가까워져 흙 알갱이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어째서?’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곧 차가운 바닥이 다가왔다.


털썩-


쓰러지고 나서야 바닥을 적시는 피를 보며 베르커스는 자신의 목이 절반 정도는 날아갔음을 알았다.


저 멀리 이산이 소리치며 뛰어오는 것이 보인다. 뭐라 말하는 것 같은데 들리지 않았다.


눈앞이 점점 어두워져 갔다.



@


깊고 깊은 심처 어딘가.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이 고요한 장소에 소란이 일어났다.


규칙적으로 울리던 고동이 줄어들고, 세차게 움직이던 격류조차 점점 멈춰갔다. 생명력을 뿜어내던 주변 벽들이 균열이 생기며 딱딱해져 간다.


무언가 엄청난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었다.


최초에 문제를 인식한 존재가 주변으로 파동을 쏘아냈다.


[무슨 일이지?]


파동은 곧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언어가 아닌 의지로 이루어진 감응(感應)의 파도가 그들이 사는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곧 그들은 서로의 정보를 모아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내었다.


[세계가 죽어간다.]

[왜?]

[충격.... 생명력 소실.... 죽음......]


어디선가 보내오는 정보에 그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세계가 죽으면 그들도 죽는다. 생존이 절대과제인 그들에게 있어 이것은 재앙 중의 재앙.


최초의 존재는 다시 파동을 쏘아냈다.


[찾아라! 죽음을 막을 방법을 찾아!]


최초의 존재는 다급해졌다.


세계 어딘가에 있을 그것을 찾아야만 이 재앙을 막을 수 있었다.


아주 오래전 이 세계에 들어왔을 때, 그들은 이 세계에 다른 세계를 압도할 무언가를 감지했다. 그것은 다른 세계에 들어간 동족들이 그 세계를 바꾸면서까지 찾아다니는 귀한 것이다.


다른 세계들을 물리치고, 오래도록 세계를 유지시킬 수 있는 특별한 힘. 그것을 감지했기에 그들은 이 세계를 그대로 놔두었다. 그리고 오래도록 주의 깊게 찾아다녔다. 최대한 세계에 손상이 안 가도록 조심하며 애써왔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가 붕괴하고 있었다.


시간이 없었다.


그들 모두가 주변의 벽부터 둥글고 말랑말랑한 일꾼까지 사방의 모든 것에 달라붙어 그것을 찾기 시작했다.


물론, 그들이 찾는 그것이 이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종류의 힘인지는 그들도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무엇이든 해야 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저 멀리 어딘가에서 응답이 들려왔다.


그것도 한 곳이 아닌 두 곳에서 들려온다.


최초의 존재가 바빠졌다.



@


“으음......”


나직한 신음과 함께 베르커스는 눈을 떴다. 그리곤 곧 의아함에 갸웃거렸다.


“내가.... 죽은 것이 아니었나?”


손을 들어 목을 만졌다.


매끄러운 피부가 느껴진다.


바닥에는 아직 굳지 않은 피가 고여 웅덩이를 이루고 있는데, 상처가 없었다.


“이게 무슨.....?”


베르커스는 갑작스러운 괴사(怪事)에 혼란을 느꼈다. 하지만 깊이 생각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캬아아아아아-!”


괴물이 코앞에 이르러 있고, 옆에서 이산이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놈에게 총을 들이대고 있었지만, 철컥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그리고 치켜들은 놈의 손톱은 햇빛에 반사되며 번뜩인다.


“.......!!!”


베르커스는 이산을 밀치며 팔을 들어 올렸다. 항상 동료를 먼저 생각해왔던 그이기에 자기도 모르게 나온 행동이었다.


콰직-!


네 줄기의 손톱이 팔뚝을 파고들었다. 힘껏 내리치는 놈의 손톱은 콘크리트마저 갈라 버릴 정도인데, 그런 손톱에 팔을 들이밀었으니 자신의 팔이 잘리는 건 당연한 일.


손톱이 파고들고 나서야 베르커스는 무모한 행동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그런 그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파고들었던 손톱이 어느 순간부터 밀려나기 시작했다.


“......!!!!”

“크륵?”


베르커스의 눈이 커지고, 우두머리마저 믿을 수 없다는 듯 팔뚝을 쳐다봤다.


두껍고 튼튼한 팔뚝의 안쪽에서부터 새살이 차오르며 기어코 손톱을 밖으로 밀어냈다. 검은색 팔뚝이 더없이 강인해 보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베르커스의 심장이 요동쳤다.


가슴에서부터 뜨거운 무엇인가가 사지로 흘러들어 힘이 솟구쳤다. 바위라도 부술 듯한 힘이 몸 전체로 뻗어 나가자, 베르커스는 분출하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크아아압!”


스트레이트로 뻗어 나간 주먹이 우두머리의 안면을 찌그러뜨렸다.


꽈앙!

“케에엑!”


베르커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우두머리가 20여 미터나 날아가 나동그라지고, 그럼에도 힘이 남아 데굴데굴 굴렀다.


이윽고 멈춰선 우두머리가 일어서려다 피를 토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놈은 균형을 잡지 못해 계속 비틀거리길 반복해댔다.


베르커스는 그런 우두머리를 바라보다 이내 주먹으로 눈을 돌렸다.


하얀 아지랑이가 굳게 쥔 주먹 위로 흘렀다. 무엇이든 부술 것 같은 힘이 주먹에 담겨 다시 한 번 휘둘러달라고 아우성쳐댄다.


베르커스는 그때서야 이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이능.


장호와 이산이 얻었던 기이한 힘이 이번엔 자신에게 찾아온 것이다.


몸에 전율이 흐르고, 자신감이 차오른다. 그답지 않게 소리라도 한번 지르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닌 걸 누구보다 잘 안다.


베르커스는 곧 주변을 돌아보았다.


얼빠진 얼굴로 쳐다보는 이산과 마찬가지로 딸꾹질을 해대며 눈을 동그랗게 뜬 여자 한 명이 보였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있고, 주저앉아 있는 모습이 참 딱하게 보였다. 그도 익히 아는 얼굴, 김민국의 비서 유연아였다.


그리고 저 멀리 한쪽 무릎을 굽힌 채, 경련이 일어나는 몸을 붙잡으며 웅크린 장호도 눈에 들어왔다. 그가 얼마나 쓰러져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장호는 아마도 한계에 이르도록 몸을 혹사했을 것이다. 녀석다운 행동이다. 언제나 가벼워 보이지만, 속마저 가벼운 놈은 아니었다.


그런데, 가장 보고 싶은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혹시 시체라도 있을까 싶었지만, 옆에 굴러다니는 권총과 손가락 몇 개가 전부였다.


김민국, 그 개자식은 아무래도 도망친 것 같았다.


목이라도 부러뜨려 놓아야 속이 시원할 텐데, 정말 아쉬웠다. 그러나 베르커스는 곧 털어버리곤, 정신을 차렸는지 일어서는 우두머리에게 시선을 향했다.


싸움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산아, 준비해라. 놈이 온다.”


베르커스의 말에 이산은 퍼뜩 정신이 들었다.


“커스형 괜찮아? 아니 그것보다 방금 그 힘은? 상처도 사라졌고, 도대체.....”


이산은 죽었다고 생각했던 베르커스가 벌떡 일어나 괴물을 날려버리자,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신이 없었다. 목의 반쪽이 없어졌었는데, 그게 잘못 본 것인 양 멀쩡하기만 했고, 조금 전엔 무시무시한 힘을 보여줬다.


하지만 베르커스는 대답 없이 달려오는 놈을 향해 마주 달려갔다.


그리고 곧 둘은 무지막지한 결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고구마밭과 너무 느려 밭 속에서 헤어나지 못해....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ㅠ_ㅜ


저도 깊이 공감하고 있고요... 있는데... 제가 어떻게 해야 사이다가 되는지 잘 몰라요. 정말 슬픕니다.


그리고 이번주는 제가 좀 바빴습니다. 김장철이라... 배추....음 그렇습니다. 그래서 본래 10화 정도로 끝낼 챕터가 아무래도 12화까지 갈 것 같고요.


독자님들이 우려하시는 것들 중에 주인공이 뭐 저러냐? 쟤 주인공 맞냐? 조연 아니냐.... 등등이 있는데 저도 이젠 포기중입니다.

저도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_-;;

이젠 그냥 에라 모르겠다~ 막 씁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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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Chapter 4. 좀비가 농사를 짓는다고? (4) +3 16.12.05 1,009 47 9쪽
35 Chapter 4. 좀비가 농사를 짓는다고? (3) +3 16.12.03 1,137 60 8쪽
34 Chapter 4. 좀비가 농사를 짓는다고? (2) +5 16.12.02 1,139 61 9쪽
33 Chapter 4. 좀비가 농사를 짓는다고? +6 16.12.01 1,266 64 10쪽
32 Chapter 4. 핏빛 황혼 (12) +3 16.11.21 1,672 72 13쪽
31 Chapter 4. 핏빛 황혼 (11) +9 16.11.19 1,801 79 8쪽
» Chapter 4. 핏빛 황혼 (10) +6 16.11.18 1,628 67 8쪽
29 Chapter 4. 핏빛 황혼 (9) +4 16.11.17 1,661 72 10쪽
28 Chapter 4. 핏빛 황혼 (8) +3 16.11.16 1,687 76 11쪽
27 Chapter 4. 핏빛 황혼 (7) +3 16.11.15 1,709 71 8쪽
26 Chapter 4. 핏빛 황혼 (6) +5 16.11.14 1,670 83 13쪽
25 Chapter 4. 핏빛 황혼 (5) +6 16.11.12 1,900 85 12쪽
24 Chapter 4. 핏빛 황혼 (4) +7 16.11.11 1,835 69 9쪽
23 Chapter 4. 핏빛 황혼 (3) +6 16.11.10 2,044 85 8쪽
22 Chapter 4. 핏빛 황혼 (2) +11 16.11.09 2,101 73 11쪽
21 Chapter 4. 핏빛 황혼 +7 16.11.08 2,151 74 7쪽
20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6) +5 16.11.07 2,382 84 11쪽
19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5) +5 16.11.06 2,429 77 11쪽
18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4) +2 16.11.05 2,425 83 12쪽
17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3) +5 16.11.04 2,369 80 17쪽
16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2) +10 16.11.04 2,403 97 19쪽
15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1 16.11.03 2,672 83 14쪽
14 Chapter 2. 안개 속으로 (7) +4 16.11.03 2,371 93 15쪽
13 Chapter 2. 안개 속으로 (6) +3 16.11.02 2,366 96 14쪽
12 Chapter 2. 안개 속으로 (5) +1 16.11.01 2,500 88 10쪽
11 Chapter 2. 안개 속으로 (4) +1 16.10.31 2,494 76 10쪽
10 Chapter 2. 안개 속으로 (3) +2 16.10.30 2,496 91 10쪽
9 Chapter 2. 안개 속으로 (2) +1 16.10.29 2,816 89 13쪽
8 Chapter 2. 안개 속으로 +3 16.10.28 3,152 8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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