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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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작품등록일 :
2017.05.27 23:34
최근연재일 :
2019.03.3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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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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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3 01:06
조회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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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7쪽

흙 속의 진주

DUMMY

““유물?””


물론 겉보기에는 주위에 있는 고물들처럼 먼지가 잔뜩 끼어있었다.


하지만 준영과 그 일행은 그것이 유물임을 곧 확신했다.


유물만이 내는 영롱한 빛을 내뿜고 있었기 때문이다.


“읭? 손님이시군.”


그렇게 한참동안 유물이 뽐내는 빛에 취해있던 그때, 상점 안에서 태연하게 잠을 청하고 있던 노인이 일어나 준영을 쑥 훑었다.


그리고는 준영이 허리에 찬 검을 보고는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쯧, 플레이어 양반. 아이템을 사러온 거라면 A열에나 가보슈. 여기선 당신들이 말하는 아이템 같은 것은 구할 수 없으니깐.”


그리고는 흥미를 잃은 것인지 다시 엎드려 잠을 청하였다.


그의 무례한 행동에 기파랑은 무척이나 분개했고, 사다함 또한 얼굴이 조금 굳었다.


하지만 준영만큼은 별 감흥이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주인장을 불렀다.


“저기, 주인장.”

“...”

“주인장?”“아, 진짜! 물건 안살 거면 그냥 꺼...”

“물건 좀 보고 싶은데요.”

“... 헤헤, 무슨 물건이 필요하십니까?”


준영의 거듭된 부름에 잠을 청하던 무례한 주인장은 신경질을 내며 준영을 쫒아내려 하였다.


하지만 준영의 말에 우뚝 멈춰 서고는 잠시 고민하더니 곧 실실 웃으며 준영을 맞이했다.


‘플레이어들에게는 많이 시달렸나보군. 하지만 이 노인이 싫어하는 것은 자신의 물건을 사지 않는 플레이어들을 싫어하는 거겠지.’


준영은 홀로 주인장을 바라보며 유물과 함께 테이블에 놓여있는 먼지로 가득 찬 물건 하나를 집었다.


‘애초에 호구가 아닌 이상 이따위 물건을 살 리가 없잖아?’


홀로 빛을 뽐내는 유물을 제외하고 나머지 물건들을 골동품으로도 취급을 하지 못할 정도로 쓰레기들이었다.


‘뭐, 노인의 눈에서 비치는 나처럼 호구들 등골이나 빼먹으려고 이 짓을 하고 있는 거겠지만 말이야.’


준영은 다시금 백발이 가득한 주인장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보이는 탐욕은 그가 지금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훤히 들여다보이게 해주었다.


‘오랜만에 호구를 잡았다고 생각하겠지. 물건의 가치도 제대로 못 알아보는 멍청이니 할 말은 다한 건가?’

“큿흠, 그걸로 하겠나? 그 물건으로 말하자면...”


준영이 척 봐도 쓰레기 밖에 안 되는 물건을 계속하여 집고 있자 노인은 그 물건이 무엇이라도 되는 마냥 장황하게 설명하였다.


그 모습이 마치 다른 이를 웃기려 노력하는 광대처럼 보여 웃음이 저절로 흘러나왔지만 준영은 인내심을 발휘하여 웃음을 꾹 참았다.


“그래서 가격이 얼마죠?”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께서... 흠흠, 자네가 내 아들 같아 보이니 딱 100만원만 받지. 자네 같은 플레이어들에게는 그 정도는 푼돈 아닌가?”


순간 노인의 말에 준영은 주먹이 나갈 뻔 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노인이 사기꾼 이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으나 설마 이렇게 대담하게 사기를 치다니.


‘괜히 더 있다가 기분 잡치기 싫으니깐 빨리 유물만 구해서 나가자.’

“주인장께서 말하시는 물건의 가치를 들으니 제가 도저히 살 수 없는 물건이로군요. 대신, 이건 얼마입니까?”


노인의 대담한 사기행각에 어이가 없던 준영은 그냥 유물만을 구해서 빨리 이곳을 나가고자 마음먹었다.


그랬기에 미소를 지어보이며 손에 들려있던 쓰레기는 살포시 내려놓고, 자신이 유물임을 은연중에 뽐내던 회중시계를 들어 올렸다.


“큿흠, 그 물건도 주인을 찾고 싶을 걸세. 내가 100만원에 그 시계까지 덤으로 주도록 하지.”


노인은 헛기침을 연신 내뱉으며 후한 인심을 부리듯이 생색을 내며 100만원을 받으려고 하였다.


“... 그렇게 해주신다면 저야 감사할 따름이죠.”


준영은 그렇게까지 해서 사기를 치려고 노력하는 노인을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하지만 괜히 귀찮은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았기에 미소를 유지하며 고개를 숙였다.


“허허, 아닐 세 이게 다 자네가 내 아들 같아서 그러는 거니 너무 심려치 마시게.”


노인의 입가가 씰룩거렸다.


사기를 치는데 성공하여 기분이 매우 좋았던 것인가? 만약 준영이 없었더라면 춤이라도 출 기세였다.


“그럼, 계산을 하도록 하지. 100만원. 장물을 줘도 괜찮으니 그 값만 정확히 내주게나.”


그는 준영이 고른 두 개의 물건을 집어 준영의 손안에 넣고는 돈을 요구했다.


그 뻔뻔스러움에 기가 찰 정도였지만 준영은 인벤토리를 열어 뱀파이어들을 잡고 얻었던 조그만 보석 하나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이거면 되겠습니까?”

“흐음, 이 정도라면 얼추 100만원에 상응하는 가치의 보석이겠어.”


사내는 준영이 건넨 보석을 연신 둘러보고는 행여나 빼앗길까봐 재빠르게 품 안에 집어넣었다.


“그럼, 좋은 물건 많이 파세요.”

“그래그래, 나중에 또 오게나.”


준영은 그에게 인사를 건네고 재빠르게 노점상에서 멀어졌다.


혼령화로 몸을 숨기고 있던 사다함과 기파랑은 그의 뒤를 쫒으며 그에게 물었다.


“아깝게 돈을 왜 줘. 사기 치는 게 빤히 보이는데.”

“맞습니다! 그것도 파편에게서 나왔던 진귀한 보석을...!”


둘은 분개하며 준영에게 왜 사기에 당했냐며 따졌다.


하지만 준영은 웃으면서 그들에게 말해주었다.


“그거 그냥 돌덩이야 진짜는 여기 있지.”

“어... 어떻게?”

“어떻게긴 뭘 어떻게야 유물의 힘이지.”


준영은 노인장에게 건넸던 보석을 손에 쥐고는 이리저리 흔들며 웃어보였다.


그의 목에 걸려있던 목걸이 하나가 찬란하게 빛을 내뿜고 있었다.


“한동안이나마 달콤한 꿈을 꾸시길.”

준영은 멀어져가는 노점상을 향해 안녕을 표하고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옆에 나타나 있던 시스템 창을 보았다.


그가 메고 있던 목걸이의 상세내역이었다.


[로키의 가벼운 눈속임(Loki’s Light Gimmick)]

-등급 : A급 유물

-특수능력 : 눈속임(A), 위조(B), 진위 간파(A)

-불과 거짓말의 신, 로키의 장난으로부터 파생된 유물이다.

-물론 너무나도 사소한 장난에서 파생되었기에 신의 힘이 들어간 유물치고는 그 능력이 무척이나 조촐하다.


[진위 간파(A)]

속이는 자가 속을 수는 없는 법, 다른 물건의 진위를 간파할 수 있습니다.

(단, 위 특수능력의 등급을 뛰어넘는 위조를 간파할 수는 없습니다.)


무척이나 거창한 목걸이는 비형랑이 남긴 유물들 중 하나로 그가 이 유물을 사용하여 무슨 짓을 저질렀을까 궁금해지기 까지 했다.


‘뭐,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지.’

“지금 신경써야하는 건 이거니깐 흐흐...”


준영은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던 쓰레기는 가차 없이 바닥에 버렸다.


그리고는 한껏 기대한 채로 찬란한 빛을 뽐내는 회중시계(물론 겉모습은 먼지가 가득 낀 골동품 이하였다.)를 쥐었다.


그리고는 자신 있게 외쳤다.


“감정!”


[....]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와 회중시계를 감쌌고, 준영은 한껏 기대를 머금은 눈빛으로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이템 정보가 아니었다.



[감정에 실패하셨습니다.]


그 메시지를 본 준영의 일행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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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인류연합 +2 17.12.27 958 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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