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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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작품등록일 :
2017.05.2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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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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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속의 진주(2)

DUMMY

“...”


주위는 여러 인파로 인해 시끌벅적했지만 준영과 그 일행은 매우 조용했다.


아니, 조용하다기 보다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것 같아보였다.


“...이거 실패가능성이 있던 거야?”

“어... 음... 비형랑님은 안 그러셨는데 말이죠.”

준영의 절규가 담긴 물음에 기파랑이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준영은 그의 말에 더욱 절망적인 표정을 지으며 홀로 중얼거렸다.


“결국 내 능력부족인건가?”

“에... 그게 그렇게 이어지나요?”


기파랑이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어색한 웃음을 자아내자 준영은 더욱 절망하며 다시 한 번 유물에게 영력을 흘려보냈다.


[감정에 실패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돌아오는 것은 실패를 알리는 시스템 메시지뿐.


준영의 표정은 다시한번 구겨졌다.


그리고 그때, 준영과 기파랑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홀로 고민하던 사다함이 문뜩 떠오르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 갑자기 또, 뭐가.”


사다함은 준영의 절규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그에게 물었다.


당연히 기분이 그리 썩 좋지 못했던 준영은 그의 물음에 퉁명스레 대답했다.


“생각해봐, 아무리 네가 비형랑에 비해서는 그의 발톱의 때만큼도 못한 녀석이라고 해도. 유물의 군주이긴 하잖아?”

“묘하게 디스 하는 것 같지만... 뭐, 그렇긴 하지.”


준영이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사다함은 더욱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흠... 도대체 이 회중시계의 정체가 뭐지? 영령들의 유물들은 거의 다 꿰고 있는고, 악인의 유물이라고 하기 에는 녀석들이 내뿜는 특유의 오로라도 느껴지지 않는데 말이지...”


사다함은 어느새 회중시계를 가져가 그것을 이리저리 돌리며 둘러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회중시계만 둘러보던 사다함은 옆에서 좌절에 늪에 빠져있는 준영을 불렀다.


“준영, 이것 좀 복원시켜줄래?”

“...그러지 뭐.”


사다함의 말에 준영은 순순히 그가 원하는 대로 복원의 힘을 사용했다.


준영의 말과 함께 주위에서 영력들이 모여들었고, 그것들은 회중시계의 안으로 몰려들었다.


[복원에 실패하셨습니다.]


“... 역시 이것도 안 되나 보네.”


메시지를 확인한 준영은 고개를 푹 숙이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답답하기는 회중시계를 복원하지 말고, 이걸 복원하라고.”

그런데 그때, 사다함이 준영에게 핀잔을 두었다.


사다함의 말에 괜히 빈정이 상한 그는 사다함에게 툴툴거리며 대답했다.


“또 뭐! 네가 복원하라면서 가리킨 건 회중시계였잖아!”

“하, 답답하네. 내 손끝이 가리키고 있는 곳이 회중시계로 보이냐?”

준영의 짜증 섞인 대답에도 사다함은 오히려 적반하장의 태도를 취했다.


잘못을 저지른 사다함이 역성을 내자 준영은 기가 찬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다함의 손끝이 향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분명 네가 가리킨 곳은! ...가리킨 곳은. 어라?”


그리고 그것을 본 준영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자, 이제야 알아보겠냐? 내가 껍데기를 복원시키라는 게 아니잖아.”


그의 손에서 회중시계에 감춰져 있던 그것이 흔들 거렸다.


“자, 이제 한번 복원해 보시지?”


사다함은 그의 손에서 자유롭게 떠돌던 ‘그것’을 붙잡고는 그것을 준영에게 넘겼다.


준영은 조금은 기고만장해져 있는 그에게 태클을 걸지 않고 그에게서 그것을 받았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중얼거렸다.


“...복원.”


아까 같은 강렬한 에너지가 준영의 주위에 몰려들었다.


그 에너지는 ‘그것’을 감쌌고, 그것에 나 있던 여러 흠집과 세월의 흔적들이 조금씩 벗겨 나가며 마치 새것 같아졌다.


“흐음, 잘되네. 그럼 이제 감정해봐.”


사다함은 준영을 놀리려는 의도를 한껏 담은 채로 조소를 지으며 그에게 명령하듯 말했다.


그런 사다함의 태도에 한 대 칠까? 라는 생각이 준영의 머릿속을 메웠지만 준영은 초월적인 인내심을 발휘하여 참고는 입을 열었다.


“감정.”


그 한단어의 외침에 평소처럼 준영의 몸을 떠돌던 영력들이 조금씩 그것을 들고 있는 그의 손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의 한 손에 영력들이 모이자 꽤나 강렬한 빛을 탄생시켰고, 준영은 묵묵히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시선에 따라 준영의 손에 머물던 빛은 ‘그것’을 감쌌다.


“화려하네. 그리고 역대 급으로 오래 걸리는 감정이고 말이야.”


이번에 준영이 한 감정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사다함 또한 바로 느꼈다.


물론 준영이 의도한 게 아니라는 것 또한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무척이나 기대를 하며 감정의 결과를 기다렸다.


[감정이 완료되었습니다.]


아까까지만 해도 계속 실패하던 감정을 시스템이 성공했음을 알렸다.


그리고 기분 좋은 성공 메시지에 이어서 나온 그것의 정체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것은 유물이되 유물이 아니었다.


[영웅왕의 서사시, 그 첫 번째 조각]

-영웅왕의 서사시의 모든 조각이 모이는 순간 특별한 일이 발생합니다.


“...이게 뭐야?”


그 설명을 보자마자 준영이 내뱉은 첫 마디였다.


알 수 없는 언어들이 조각이 되어 있는 자그마한 석판을 보고 준영은 조금 기대를 품고 있었다.


혹시 이것이 세계 4대 법전으로 통하는 함무라비 법전이 아닐까? 라는 묘한 기대감을 품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생뚱맞은 물건이었다니.


그는 매우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달리 석판의 정체를 본 사다함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 그 할아범, 사기는 더럽게 못 쳐도 엄청난 걸 가지고 있었잖아? 뭐, 녀석은 이것의 정체도 못 알아봤으니 녀석의 것이 아니려나?”

그는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고, 그런 사다함의 감탄에 호기심이 생긴 것인지 기파랑은 그에게 쪼르르 다가와 그가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헐, 이게 저딴 사기꾼의 손에 들어가 있던 거야?”

석판의 정체를 확인한 기파랑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팔짝팔짝 뛰어다녔다.


그는 진심으로 분개하며, 놀라고 경악하고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당연히 의문을 느끼는 것은 석판의 진정한 정체를 모르는 준영뿐이었고, 그는 석판의 정체가 함무라비 법전이 아니라는 사실에 입맛을 다셨다.


“쩝, 이런 별 필요도 없는 것을 주지 말고 함무라비 법전이나 줄 것이지... 좋다 말았네.”


그리고 그런 준영의 중얼거림을 들은 사다함은 자신이 잘못들은 것인가 잠시 고민하다가 아니란 것을 깨닫고는 한숨을 쉬며 준영에게 소리쳤다


“후... 멍청아! 지금 저 석판의 정체를 알고서나 말하는 거야?!”

“정체야 알지. 쓸모없는 석판이라는 거?”

“하... 진짜 멍청하기는. 저 석판은 함무라비 법전 따위는 비교도 안 되는 물건이라고...”

“저런 쓸모없는 석판이 세계 4대법전인 함무라비 법전을 따위라 칭할 수 있다고? 말도 안 돼는 말 좀 하지마.”


사다함이 정말로 많은 한숨을 쉴 대로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그 행동에 안 그래도 심기가 불편했던 준영이 짜증을 내자 사다함은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물었다.


“정말 모르겠어? 저 석판의 정체를?”

“그깟 석판이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적어도 내가 아는 고대 유물에 저런 서사시의 이름을 쓰는 종류는 없었거든?”


준영의 대답에 사다함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는 다시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후... 저건 열 두 명의 왕 중 하나인 영웅왕, 길가메시의 유물이란 말이야 이 멍청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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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녹스의 과거(3) +2 18.01.25 635 4 9쪽
107 녹스의 과거(2) +2 18.01.23 734 4 8쪽
106 각성의 시험(2) + 녹스의 과거 +2 18.01.21 760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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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영웅강림(3) +2 18.01.18 699 4 7쪽
103 영웅강림(2) +2 18.01.17 700 4 8쪽
102 더러운 뒷공작(3) + 영웅강림 +2 18.01.12 720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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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더러운 뒷공작 +2 18.01.10 762 5 9쪽
99 광군주(2) +2 18.01.07 860 5 8쪽
98 광군주 +2 18.01.06 848 5 8쪽
97 던전, 피의 전당(3) +2 18.01.05 738 6 8쪽
96 던전, 피의 전당(2) +2 18.01.03 723 6 10쪽
95 던전, 피의 전당 +2 17.12.31 889 7 11쪽
94 이 땅에 강림한 영령들(2) +2 17.12.30 749 8 7쪽
93 이 땅에 강림한 영령들 +2 17.12.29 812 7 8쪽
92 인류연합(2) +2 17.12.28 900 9 7쪽
91 인류연합 +2 17.12.27 958 7 8쪽
» 흙 속의 진주(2) +2 17.12.24 835 7 8쪽
89 흙 속의 진주 +2 17.12.23 805 8 7쪽
88 돌아갈 시간(2) +2 17.12.22 829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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