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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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작품등록일 :
2017.05.2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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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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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1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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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의 시험(2) + 녹스의 과거

DUMMY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설명? 그런 게 굳이 필요한가? 이미 내가 군주인데. 그것을 부정이라도 할 샘이야?”


확신에 가득 찬 자신감 있는 대답이었다.


대답을 들은 녹스는 고개를 들어 올려 준영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처음, 보상의 방에서 만났던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한껏 주눅 든 사내는 더 이상 없었다.


그는 이미 만천하에 자신이 군주임을 알리고 있었다.


‘예상하는 것과는 달랐지만... 뭐, 틀린 것도 아니고, 이 정도면 통과를 드려도 되겠죠?’


투구 속 가려진 그의 얼굴에 자그마한 미소가 그러졌다.


“이 정도면 통과로 쳐드리도록 하죠. 꽤나 만족스러운 답이었으니까요.”


그는 통과를 알리는 말과 함께 손가락을 튕겼다.


[각성의 신전, 첫 번째 시험을 통과하셨습니다.]

-플레이어, 이준영의 자아 정체성은 ‘군주’입니다.

-플레이어의 정체성과 직업에 맞는 ‘특성’이 주어집니다.


“휘유, 이게 첫 번째 시험의 보상?”

“네, 자아 정체성을 깨달은 플레이어들은 저만의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가능성을 개화하는 것이죠.”


녹스의 간단한 설명에 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새로 올라온 메시지들을 확인하였다.


[특성, ‘군주’를 획득하였습니다.]

-플레이어가 이미 군주 패시브를 보유중입니다.

-플레이어가 이미 칭호, 군주(眞)를 보유중입니다.

-플레이어의 자아 정체성을 확인합니다...

-플레이어의 직업을 확인합니다...


“생각해보니까 나, 군주에 관련된 게 신기할 정도로 많았지.”


물 밀 듯이 밀려오는 메시지들을 읽으며 준영은 자신이 무척이나 군주와 연관이 많음을 깨달았다.


플레이어의 든든한 기반이 되는 패시브 스킬을 시작으로 하여, 특성, 칭호, 정체성, 마지막으로 직업까지.


그의 모든 것은 군주와 연결되어 있었다.


[히든 피스를 충족시켰습니다.]

-군주는 곧 모든 이들의 하늘입니다.

-천문(天門)이 열립니다.

-마력과 영력, 카리스마가 대폭 증가합니다.

-삼신기(三神器)의 일축, 하늘의 검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의 모든 문이 열릴시 초월(超越)의 문이 개방됩니다.


“천문? 이게 뭐..! 끄아아아악!”


첫 번째 시험을 통과함으로서 받은 보상을 주저리주저리 떠들고 있던 시스템 메시지가 그것으로 끝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준영은 천문과 삼신기에 대하여 고민해 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형용할 수 없는 아찔한 두통이 갑작스레 준영을 죄여왔다.


“군주님? 갑자기 왜 그러십니...!”


갑작스런 준영의 이상반응에 놀란 녹스는 경악했다.


고통스러워하는 준영에게서 이미 지구에서 소멸되어버린 힘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천문의 개방이라니... 군단과의 1차 대전쟁때 소멸 되었던 삼신기가 사실은 소멸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던가..!”


그는 경악에 빠져 과거를 회상했다.


지금은 시스템의 대리인으로서 종속되어있는 몸이었지만 과거의 그는 대전쟁에 참여했던 플레이어였던 것이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대전쟁 때의 기억을 떠올리자 과거와 현실의 괴리감에 그는 탄식했다.


그리고 그는 과거의 기억에 더욱 빠져들었다.


“나는... 성녀님의 수호기사단장, 루멘이다.”


시스템의 대리인인 ‘녹스’로서의 기억이 무의식에 잠겼다.


그의 눈앞에 과거의 대전쟁, 마지막 혈투의 전장이 펼쳐졌다.


***


“...이상할 정도로 평온한 하루군. 이 불안감의 정체는 도대체 뭐지?”


마지막 혈투가 벌어지기 약 한달 전의 기억이었다.


군단과의 전쟁이 한참이라는 것을 잊게 할 만큼 평화로운 주변의 이질적인 풍경은 그에게 불안감을 심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나의 본능마저 자극하였고, 나의 본능은 나에게 속삭였다.


무언가 있다고, 어서 도망치라고, 그래야만 살 수 있다고.


“신이시어 저에게 어찌하여 이런 고난을 내려주시옵니까...”


전장에서 느껴지는 중압감이 이 불안함의 원인일까?


혼란한 마음을 다잡기 위하여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알리신 태초의 빛이시여 부디 저를 구원해주소서.”


마음 한편에 불안감을 머금은 채 빛이 가장 잘 드는 이곳에서 나는 무릎을 꿇고 나의 신을 찾아 기도하였다.


나의 자애로운 신은 언제나 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었고, 이번에도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의 훌륭한 아이야...]


그 순간 태양을 가리던 구름을 꿰뚫고는 경건한 빛 한줄기가 나를 내리쬈다.


그리고 여성인지 남성인지 노인인지 아이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초월적인 존재의 목소리가 나의 귓가에 맴돌았다.


“오... 나의 신이시여 저는 도대체 어찌해야 합니까! 지금이... 너무나 불안합니다. 부디 저에게 가르침을 주십시오.”


[걱정하지 말거라 나의 아이야. 네가 걸어야할 그 길을 내가 밝게 비쳐주겠노라.]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그 빛에 있는 것만으로도 용기가 생겼다.


지금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나의 첫 번째 아이와 함께 그들을 찾아가거라. 그들이 너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라면... 누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세계를 관조하는 열두 명의 왕. 그들을 찾아가거라.]


“하... 하지만 전 그들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부디 당신의 아이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신께서 하시는 말씀을 나는 알지 못하였다.


신께서 말씀하시는 세계를 관조하는 열두 명의 왕 또한 누구인지 모른다.


그렇기에 다시 한 번 신께 빌었다.


내가 당신의 말씀을 지킬 수 있도록 부디 나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그리고 나의 자애로운 신께서는 또 한 번 자비를 베푸셨다.


“이... 이건!”


[이것이 네가 그들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어느새 나의 손에는 광명의 빛을 내고 있는 순백의 단검이 들려있었다.


그 빛은 나를 누군가에게로 이끌고 있었다.


[분명 고된 시련의 연속일 것이다. 허나... 나는 네가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


그 말을 끝으로 나를 내려쬐던 빛은 사라졌다.


하지만 나의 손에 들려있던 순백의 단검은 나의 정신을 깨워주었다.


“어서... 어서 성녀님을 뵈어야 한다.”

정신을 차린 나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성녀님의 막사를 찾았었다.


이른 시각이었기에 예의에 어긋 낫지만 나는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


나의 신께서 내게 내린 사명을 마쳐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성녀님!”

“네, 수호기사단장님. 무슨 일이시죠?”

“그분께서 제게 사명을 내리셨습니다. 성녀님을 세계를 관조하는 열두 명의 왕들에게 데려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분께서요? 허나... 지금은 군단과 한창 전쟁 중이거늘... 제가 빠지면 전장은 급격히 불리해질 겁니다.”


성녀님께서는 나의 말을 듣고는 얼굴을 굳혔다.


군단과의 전쟁에서 희생될 이들을 걱정하는 것이 틀림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무엇보다 그분의 말씀을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의 앞에서 그분께서 주신 검을 들어올렸다.


“그분께서는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디... 저와 함께 해주십시오.”


그분의 신성력이 가득한 단검을 보자 성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역시나... 나의 말을 온전히 믿지는 못했던 것인가?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런 상관없었다.


나는 그분의 말을 전하는 종일뿐이니까.


“...조금만 더 고민을 해보죠.”

“성녀님... 이 전쟁은 점점 불리해져 가고 있습니다. 이 전쟁에 희생되어져 가는 이들이 안쓰럽지도 않으십니까?!”


고민하는 그녀를 보자 나도 모르게 욱하여 그녀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나의 윽박지름에 놀란 것 같아보였다.


“후... 제가 실책을 저질렀군요. 하지만...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가셔야합니다.”


나는 나의 실책을 인정하고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리고는 그녀를 설득하기 위하여 애썼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가도록 하죠. 잠시 기다리세요.”


결국 성녀는 선택을 하였다.


그분께서 나와 그녀에게 내리신 사명을 선택한 것이었다.


만족스러운 대답을 들은 나는 그녀에게 예를 갖추고는 막사 밖으로 나와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준비는 다 되신 겁니까?”

“네, 어디로 가면 되는 것이죠?”

“그분이 주신 이 검이 이끄는 대로...”


그렇게 나는 성녀님과 그분께서 나에게 내린 사명을 지키기 위하여 여정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때의 난 알 수 없었다.


그 여정이 어떤 재앙을 불러올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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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두 번째 시험(2) +2 18.01.31 624 5 8쪽
111 두 번째 시험(1) +3 18.01.28 675 4 7쪽
110 녹스의 과거(5) +2 18.01.27 647 4 9쪽
109 녹스의 과거(4) +2 18.01.26 629 4 7쪽
108 녹스의 과거(3) +2 18.01.25 635 4 9쪽
107 녹스의 과거(2) +2 18.01.23 734 4 8쪽
» 각성의 시험(2) + 녹스의 과거 +2 18.01.21 761 5 9쪽
105 각성의 시험 +2 18.01.19 701 5 8쪽
104 영웅강림(3) +2 18.01.18 699 4 7쪽
103 영웅강림(2) +2 18.01.17 700 4 8쪽
102 더러운 뒷공작(3) + 영웅강림 +2 18.01.12 720 5 9쪽
101 더러운 뒷공작(2) +2 18.01.11 784 4 8쪽
100 더러운 뒷공작 +2 18.01.10 762 5 9쪽
99 광군주(2) +2 18.01.07 861 5 8쪽
98 광군주 +2 18.01.06 849 5 8쪽
97 던전, 피의 전당(3) +2 18.01.05 738 6 8쪽
96 던전, 피의 전당(2) +2 18.01.03 723 6 10쪽
95 던전, 피의 전당 +2 17.12.31 889 7 11쪽
94 이 땅에 강림한 영령들(2) +2 17.12.30 749 8 7쪽
93 이 땅에 강림한 영령들 +2 17.12.29 812 7 8쪽
92 인류연합(2) +2 17.12.28 900 9 7쪽
91 인류연합 +2 17.12.27 959 7 8쪽
90 흙 속의 진주(2) +2 17.12.24 835 7 8쪽
89 흙 속의 진주 +2 17.12.23 806 8 7쪽
88 돌아갈 시간(2) +2 17.12.22 829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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