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신-에어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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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松川
작품등록일 :
2017.07.03 09:23
최근연재일 :
2018.10.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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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0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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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쪽

23-3. 시즌 개막

DUMMY

리그 데뷔 이래 가장 긴 시간을 쉬고 나오니 느낌이 좀 새롭다.

닉 영과 루 윌리엄스가 빠지고 나와 루올 뎅이 투입되면서 양쪽 모두 선발 라인업이 재격돌 모드가 완성됐다. 아, 모즈고브가 없으니까 완성체는 아니구나.

여하튼 남은 시간은 6분정도고 점수는 54:51로 우리가 지고 있다. 점수차는 별로 안나지만 범실은 물론 상대의 멋진 플레이로 연속득점을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살짝 떨어져 있었다.

“미안.”

루 윌리엄스가 먼저 손을 내밀며 터치를 요구한 것도 신기한데 심지어 사과까지 한다. 어떤 팀이든 세컨 유닛의 임무 특별한 경우가 아닌한 일정한 시간동안 흐름을 지켜내 주전에게 넘기는 것이다.

루가 사과한건 바로 이 흐름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한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잘못한건 맞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사과할 내용도 아니다. 분위기가 살짝 떨어지기는 했지만 주전들이 쉬는 시간을 소화해줬기 때문이다. 사실 분위기나 흐름이 완전히 박살날 것 같으면 쉬는 시간이고 뭐고 주전 투입이니까.

한마디로 완벽히는 아니지만 충분히 그에게 주어졌던 임무는 수행한 것이다.

“에? 이렇게 잘했는데 뭐가요? 수고했어요.”

엄지에 미소를 얻혀 돌려주고는 코트로 나왔다.

휴스턴 코트로 볼을 몰고오자 내게 거리를 좁혀오는 하든에게 한마디 해줬다.

“패스 무시무시하더만요.”

“너도 그 정도는 하잖아.”

“그런가?!”

불시에 볼을 던졌고 그 볼은 휴스턴 선수들의 사이를 뚫고 공간으로 들어갔다.

움직여라 덩치!

패스미스처럼 보였지만 내 마음의 소리를 들었는지 모즈고브가 수비를 헤치며 짠 나타나 볼을 잡아냈다. 물론 약간 느렸던 탓에 살짝 험블이 났지만 볼 자체가 날아간 곳은 수비가 없는 공간이었다.

조금 전까지 하든이 카펠라로 하여금 모든 수비를 따돌리게 조정하는 패스와 똑같은 개념의 패스를 한것이다.

쾅!

볼을 제대로 잡고는 살짝(정말 살짝이다) 뛰어 원핸드 슬램을 터뜨렸다.

“나도 곧 잘 하는구나.”

원격조정 패스를 깔끔하게 성공시키고는 도발성 멘트 던져주고 돌아왔다.

털로 얼굴의 반을 가린데다 표정도 별로 없는 하든이라서 이게 먹혔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방 먹인건 확실하다.

근데 코트를 비운게 대충 8분정도 밖에 안되는데 그새 어시스트 포함 더블더블이라니 정말 대단하긴 하다. 털보레이터라는 별명 누가 지어줬는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

왼쪽 45도 근처로 이동한 하든이 위치를 지정하고는 레그스루를 천천히 하며 어깨도 함께 흔들었다.

다른 녀석들이 이렇게 느리게 하면 볼을 위협할 수 있는데 하든은 그게 잘 안된다. 두툼한 가슴과 널직한 어깨가 방해하는것도 있지만 그냥 무시하고 밀어넣을수도 있는데 그럼 내 손을 끼우고는 바로 슛모션으로 들어가버린다.

일명 삥뜯기라고도 하는데 반칙을 유도하는 기술중에 제일 기분나쁜 기술이 이것이다. 보기엔 쉬워보이지만 상대가 적당히 들어왔을 때 반칙이 되도록 터치를 유도하는건데 타이밍을 제대로 못맞추면 파울은 고사하고 그냥 볼만 뺏길 수 있다.

사실 작년에 판정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여기에 낚여서 파울트러블에 걸렸던만큼 계속해서 볼을 뺏으라는 듯 헛점을 보여줬지만 애써 참으며 정상적인 수비로 대처했다.

“안덤벼?”

“덤벼서 남는게 없을 것 같아서요.”

“그래? 그럼 그냥 내가 가지 뭐.”

살짝 자세를 높이고 어깨를 크게 흔들며 혼란을 준 후 왼쪽 돌파를 했··· 제기랄!

돌파 스텝을 취하다 그대로 풀업 3점을 던져버린 것이다.

손을 뻗었지만 타이밍은 물론 무게까지 뒤로 간 탓에 제대로 방어조차 하지 못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림을 바라봤지만 역시나···

촤악!

확실히 꽤나 피곤한 타입이란 말이지. 타이밍도 일반적이지 않은데다 사우스포라서 더더욱 까다롭다.

4점차라··· 명색이 에이스가 나왔는데 점수차가 벌어지면 곤란하지.

클락슨이 볼을 운반해 넘어온 후 바로 내게 연결했다. 하든은 자세를 낮추며 대비를 했지만 3점라인 안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1쿼터에 미들 점퍼를 몇번했지만 여전히 내 주요 공격 루트는 돌파고, 3점은 패스에 의한 노마크 수준에서 던지기 때문에 이에 준하는 수비를 하는 것이다.

자세를 살짝 낮추고는 좌우를 살피며 돌파나 패스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곤 그대로 볼을 잡고 뛰어올랐다.

“!!”

내가 그랬던 것처럼 하든도 깜짝 놀라 손을 뻗었지만 타이밍을 완전히 뺏긴 탓에 편하게 슛터치가 이뤄졌다.

촤악!

“제기랄···”

하든이 낮게 투덜거리며 날 힐끔 보길레 어깨를 으쓱하며 나는 잘 몰라요 표정을 지어주고는 백코트했다.

“굿샷. 기사님.”

팀원들이 한마디씩 하며 포지션을 잡아가는데 다들 표정이 눈에 띄게 좋아져 있었다.

“오늘 컨디션 좋으신가봐요.”

“너무 초반부터 불타오르는거 아냐?”

“여자가 없어서 그래. 그러니까 게임에서 욕구를 풀어야지.”

“아, 킴은 여자가 없는거였어?”

“당연하지. 샤워할 때 조심해.”

이것들이 별소리를 다하는구만.

“지난 시즌의 내가 아니거든? 그러니까 닥치고 수비나 해. 우리 아직 지고 있다.”

“오오··· 진짜?”

“이거 카리스마야 아니면 그냥 화내는거야?”

“카리스마! 온다!”


“스탑 앤 슛, 깨끗합니다. 휴스턴 벤치에서 결국 다시 타임아웃을 부릅니다. 나이트의 활약 앞에 올시즌 우승후보 중 하나라는 휴스턴이 고전을 면치 못하네요.”

“그렇습니다. 휴스턴의 심장인 하든은 나이트에게 꽁꽁 묶여 있는 모습이구요. 반대로 나이트에 대한 제어가 되질 않으면서 휴스턴의 수비를 박살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렇군요.”

“그나저나 오늘의 나이트는 우리가 아는 그 나이트하고는 차이가 나네요. 지난 시즌 3점슛 포함 한게임 점퍼 시도가 평균 6.3개였거든요. 하지만 3쿼터가 진행되는 지금 미들점퍼만 8개를 시도했고 3점슛을 포함하면 13개입니다. 음··· 지난 시즌에 점퍼를 가장 많이 시도한게 14개였으니까 오늘 그가 얼마나 점퍼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으실겁니다.”

“아, 그러고 보니 나이트의 플레이가 확실히 달랐군요. 그런데 왜 이걸 이제서야 느낀걸까요?”

“거의 원웨이 공격수였음에도 리그에서 먹힐 수 있었던건 특유의 날카롭고 폭발적인 돌파력이었거든요. 그래서 더욱 강렬한 인상을 줬던 거구요. 그런데 오늘은 점퍼로 인해 수비집중도가 떨어지면서 돌파 횟수는 줄었지만 더 높은 성공률을 보여주면서 지난 시즌의 강렬함을 유지한거죠.”


4쿼터 6분여가 남은 시점에 작전타임이 불려졌다.

점수는 105:104로 우리가 1점을 이긴 상태로 박빙의 승부가 지속되고 있었다.

“모두 수고했어. 잘했어.”

루 윌리엄스를 위시한 선수들이 들어오자 서로 격려를 했다.

“좋아. 잘들어. 휴스턴은 하든을 킴에게서 최대한 떨어뜨리기 위해서 또 다시 연속적인 스크린으로 스위치를 유도할거야. 제일 좋은건 킴이 끝까지 따라가 주는 거지만 괜히 무리해서 스위치를 안하면 오히려 수비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 아까도 그렇게 몇 번 당했지?”

3쿼터 중반정도엔 8점까지 앞서나가고 있었는데 휴스턴이 적극적인 스크린 플레이를 통해 나를 하든에게서 떼어놓으면서 점수차가 이 모양이 됐다.

“그래서 그냥 스위치를 해. 하든에게 줄건 주는거야. 하든은 그런 선수다. 우리에게도 그런 선수가 있잖아. 그러니까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해!”

윌튼 감독이 날 보며 말했고 팀원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됐다.

사실 3쿼터에 이렇게 되버린건 나 이외의 팀원들의 집중력이 떨어져서였다.

하든이 무슨짓을 하든 나는 내 플레이를 유지했고 충분히 위력적이었지만 팀원들은 그에 의해 수비가 망가지자 조바심에 공격까지 영향을 받아 성공률이 반감됐었다.

물론 그 순간에 혼자서 계속 공격을 하면 점수차를 유지할수도 있었겠지만, 다른 팀원들의 심리는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느정도 배분을 해야만 했다.

아무리 에이스가 그런 순간에 멱살 잡고 끌고가야하지만 팀원들 입장에선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자존감에 문제가 되고, 이건 플레이에 압박으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이런 압박감을 이겨내고 자신의 플레이를 해야하는게 정석이지만, 그 정석을 해내는 선수들이 에이스나 슈퍼스타로 불리는걸 감안하면 뭐··· 거기다 다들 어려서 더욱 이 부분에 신경써줘야 한다.

결국 나나 팀원들이나 내용은 다르지만 서로에게 부담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윌튼 감독은 이를 해소해주기 위해 이런 말을 한것이다.

“에이, 내가 하든보다 훨씬 낫지.”

“잘난척 하는거 봐라. 크크크···”

가벼운 너스레에 한마디씩 하며 웃었고 표정도 한결 편해졌다.

“그래, 우리 에이스가 저쪽 에이스보다 강하다. 그러니까 에이스를 믿고 집중하면 승리는 우리것이다. 알겠나?”

“예!”

“좋아. 지금부터 하는 말 잘 듣고 이행해.”

윌튼 감독은 이번 공격에서 할 부분 전술과 이제부터 기본으로 적용할 롤을 부여했다. 기본 롤을 재부여한 이유는 모즈고브가 주전으로 하는걸 위주로 짜여져 있었지만 카펠라의 스피드를 모즈고브가 감당하지 못하면서 교체했기 때문이다.

기본 스킬이 좋은 대신 스피드가 느린 모즈고브와 스킬은 안좋은데 빠른 스피드와 운동능력이 장점인 래리가 있을 때의 롤이 같은 순 없잖아.

어쨌든 로테이션이 종료되면서 양쪽 주력 멤버 체제로 최후의 결전상태가 되었다.

“다들 집중하고!”

윌튼 감독이 뒤로 빠지고 나와 팀원들이 손을 모았다. 박빙의 승부고 흐름도 나쁘지 않지만 아차 하는 순간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인지 또 살짝 긴장한 기색이 보인다. 하여튼 어린 녀석들이란···

“세상에서 제일 잘난 이 에이스님을 믿고 집중하자!”

“아, 잘난척··· 크크크···”

작은 농담에도 금방 분위기가 바뀐다. 어리니까 이건 또 좋네.

“좋아! 이 분위기로 가자! 우리는 강하다!”

“어이!”

작전 타임 이후 진행되는 공격은 매우 중요하다. 작전 타임 자체가 흐름을 가져오기 위해 불려지는 것인만큼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필승의 전략을 가지고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런게 실패하면 분위기 작살인거고.

포지셔닝이 이뤄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든의 평소 수비는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아무래도 공격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수비에선 필요이상의 에너지는 소모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지금은 수비가 중요한 시점인만큼 하든이 바짝 붙어왔다. 원래 붙으면 치고 들어가기 쉬운데 하든은 워낙 힘이 좋아서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건 평범한 선수들에게 해당하는거고, 나한테는 뭐···

그래도 일단 스크린이다. 정확하게는 작전이다.

래리가 자리를 잡자 난 하든을 밀쳐내면서 스크린을 타고 넘어갔다. 카펠라가 체크를 위해 살짝 올라오는 순간 가속을 하며 그대로 골밑으로 돌진했고, 래리도 같이 템포를 맞춰 림쪽으로 향했다.

가장 전형적인 2대2플레이이자 지난시즌 제일 확률 높고 자주 사용했던 패턴이다. 당연히 하든이 몸을 비비며 래리가 볼을 잡기 힘들게 체크했고, 카펠라도 날 가로막으려 애썼다.

카펠라가 비록 빠르지만 체크를 위해 나오며 역동작에도 걸렸고 백스텝에서 사이드스텝 그리고 몸까지 돌려야해서 간단히 제껴버린채 림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를 한 듯 라이언 앤더슨이 급히 달려와 진로를 가로막았다. 무리하지 않고 바로 사이드에 있는 루올 뎅에게 킥아웃, 엘보 근처에 있던 아리자가 내려와 커버하는 순간 다시 45도 위치에 있던 클락슨에게 연결되며 노마크 찬스가 나왔다.

“믿고 던져!”

림 근처에 수비가 몰려 있었지만 치열한 몸싸움을 하며 소리쳤고 클락슨은 망설이지 않고 3점을 쏘아 올렸다.

터텅! 촤악!

림을 두번 크게 튕긴 볼이 안쪽으로 떨어져내렸다.

“와아!!”

윌튼 감독이 지시한 패턴을 정확하게 이행해 찬스를 만들고 메이드까지 시켰고, 건곤일척의 승부시점에 나온 3점이기에 거대한 함성이 터져나온 것이다.

멋진 패턴에 의한 완벽한 마무리였고 홈이라는 이점으로 흐름을 가져올거라고 생각했지만 휴스턴은 우승후보라는 이름에 걸맞게 냉정함을 유지하며 후속 공격을 성공시켜냈다.

그 뒤부터는 일진일퇴의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서로 공격을 성공시키면 반드시 뒤따랐고, 실패하면 악착 같은 수비로 막아내고 균형을 맞춰냈다. 양쪽 모두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했지만 긴장감 높은 승부의 시간이 4분이상 지속되자 우리쪽에서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골밑에서 랜들이 자유투를 얻어냈지만 1구를 놓치고 2구만 성공시키면서 처음으로 4점의 균형이 깨졌다.

4점과 3점의 차이는 컸기 때문에(4점은 어지간하면 두번의 공격이 필요하고 3점은 한번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랜들의 얼굴이 살짝 구겨졌다.

“랜들, 신경쓰지 마. 3점도 쉬운거 아냐.”

일단 달래는 봤지만 먹혔을지는 미지수다.

하든이 볼을 받으며 자기들끼리 뭐라 말하는데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가 않다.

“하든 수비 할 때 모두 조심해.”

볼을 가지고 넘어오자 연속 스크린을 하면서 랜들과 매치업을 만들어낸 하든이 빠르게 파고 들었다. 멋진 크로스오버로 랜들의 역동작을 이끌어냈음에도 하든은 스피드를 올리지 않고 랜들이 붙을 수 있을만큼의 속도를 유지했다.

랜들이 따라붙자 어깨를 붙이며 스텝을 밟고 뛰어올랐다.

몸싸움을 하면서 뜉 탓에 덩크가 아닌 평범한 레이업이었다. 리그에선 이런 레이업은 블락 당할 위험이 매우 높다. 지금 이 슛만 해도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위치에 높이도 그다지 높지 않지만 어깨를 붙이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닿지 않는다.

만약 이게 닿게 되면 밀어내는 동작이 되기 때문에 푸싱 파울이 되거나 볼을 든 팔꿈치에 닿게 되며 하킹 파울이 되는 하든 특유의 삥뜯기 동작이었다. 보고 또 봐도 기가막힌 거리감이다. 너무 빠르면 걸리진 않겠지만 기껏 끌어들인 보람이 없을테고 너무 당겨놓으면 블락을 당하는데 그걸 슛하는 그 짧은 순간에 맞춰내니 대단한거다.

어쨌거나 냉정하게 보면 이미 뚫린 상태로 아예 험한 파울이 아니면 한골 내눈 상태나 마찬가지라서 그냥 주는게 맞다. 하지만 게임에 집중한 상태에선 일단 막으려는 본능에 이끌리기 마련이다.

“랜들! 조심!”

삐익!

“억!”

랜들의 손이 하든 팔꿈치를 건드렸지만 안정적으로 볼을 슬쩍 올려놓은 후 과장된 동작과 함께 크게 소리를 지르며 코트에 쓰러졌다.

투투투··· 촤악.

림 위에서 몇차례 튕기던 볼이 그대로 안쪽으로 떨어져 내렸다.

“카운트! 앤 원샷!”

“아···”

하든은 양팔을 모아 헐크마냥 근육자랑을 하고 랜들은 세상 끝난 것 같은 얼굴로 돌아섰다.

남은 시간은 이제 57초, 승부는 원점이 되기 직전이지만 유리한건 우리다. 최소 두번에서 세번까지 공격이 가능하고 저쪽은 무조건 우리보다 한번은 적다고 봐야할 시간대다. 그럼에도 팀원들의 얼굴이나 벤치 분위기로는 우리가 몹시 불리한것처럼 보인다.

촤악!

하든이 어렵지 않게 골을 성공시켰고 바로 숏타임아웃이 불려졌다.

“뭐야, 표정들 왜 이래? 게임 아직 안끝났고 불리하지도 않아. 왜 다들 진 것처럼 있는건데?”

윌튼 감독이 소리쳤지만 분위기는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다들 포기한거야? 하긴 그러면 편하긴 하지.”

수건으로 땀을 닦아내며 툭 말하자 팀원들이 살짝 인상을 써보인다. 분위기가 험악하게 변할 기색이 보이자 코치진이 나서려 했지만 윌튼 감독이 오히려 제지했다.

“왜 그런 표정으로 보는건데? 감독님 말대로 아직 게임 안끝났어. 심지어 우리가 유리한 상황이야. 그런데 다들 진것처럼 있잖아.”

“킴! 말이 너무 심하잖아!”

“심한건 너희들이지. 너희들이 지금 이러는건 날 무시하는거라고는 생각 안해?”

“···”

리그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선수 중 하나인 하든이고 오늘도 23득점에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더블더블을 완성한 상태다. 하지만 이 기록이 내가 코트에 없거나 스위치로 날 회피했을때란 점이고, 진짜 중요한건 난 이미 32점에 13어시스트, 11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고 슛성공률도 60%이상으로 그 대단한 하든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이걸 치고 나오니 할 말이 없지. 잠시 팀원들을 노려보다 말을 이어갔다.

“잘 생각해 봐. 지금 4쿼터 들어와서 처음 나온 동점일뿐이야. 우린 지금까지 잘해왔고 계속 잘할 수 있어. 날 믿어. 믿고 열심히 움직여. 그럼 승리는 우리것이 될 테니까.”

어우, 오랜만에 이런 오글거리는 소리 하려니까(저쪽 세계에서 전투 직전에 종종 이런 식으로 사기를 고양시켰다.)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소멸하는 기분이야. 그래도 마무리는 해야지.

“가자. 형제들.”

내가 손을 들어올리자 팀원들의 손이 모아졌다.

“우리는 강하다!”

“어이!”

“소리봐라, 우리는 강하다!”

“어이!!!”

오글거리지만 효과는 꽤 좋아서 우리 어린 팀원들의 얼굴에 투지가 살아나 있었다.

짧은 타임아웃이었던 관계로 시간이 다 되어 버렸지만 윌튼 감독은 만족스러운듯 고개를 끄덕이며 벤치로 물러났다.

하프라인에서 공격이 개시되었다. 빠른 공격보다는 최대한 지연해서 플레이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휴스턴의 공격횟수를 1.5회이하로 떨어뜨릴 테니까.

센터서클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다 제한시간이 10초에 접어들 때 3점라인쪽으로 간후 발을 모으고 고개를 살짝 쳐들자 하든이 움찔한다. 곧바로 스텝을 바꿔 안쪽으로 치고 들어가자 카펠라와 아리자가 좁혀들어왔다.

이때 사이드에서 클락슨이 45도 위치로 올라오는게 보였고 몸을 비틀며 킥아웃, 하든이 이를 보고 따라붙으며 체크해 바로 슛을 못하게 했다.

“헤이!”

그 사이 베이스라인쪽을 타고 사이드로 빠져나가며 리턴 패스를 받자마자 스텝을 밟으며 펌프페이크, 따라오던 아리자가 살짝 뛰어올랐지만 완전히 속진 않고 따라붙었다. 어차피 3점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곧바로 나왔던 베이스라인을 따라 재차 치고 들어가자 카펠라가 다시한번 막아선다.

속도를 줄이는 대신 베이스 라인을 더욱 빠르게 파려는 듯 자세를 더욱 낮추며 오른발을 안쪽으로 밀어넣었다. 카펠라가 이를 저지하려는 순간,

끼익!!!

오른발에 힘을 줘 무게를 이동시키고 관성의 일부는 카펠라에게 부딪쳐 흘려넣고는 스핀 무브!

“!!!”

돌아서며 곧바로 원투스텝을 맞추며 그대로 뛰어오르자 카펠라도 허겁지겁 뛰어올랐다.

그래, 바로 그거지!

쾅!!!

트레이드 마크 같은 직각 원핸드 슬램이 카펠라의 손을 뚫고 머리위에서 터졌고 힘에 밀린 그는 비틀거리며 몇발 가다 그대로 나뒹굴었다.

삐익!!

“바스켓 카운트!”

“와아!!!!”

오랜만에 기수식 세러머니를 하고나자 팀원들이 덮쳐들었다.

“킴, 하하하···”

“나이트 이 미친··· 크하하···”

“나이트! 나이트!”

관중들의 탄성은 이내 별명을 연호하는 소리로 변했고 자유투를 넣고 휴스턴이 타임아웃을 요청하는 그 순간까지도 계속 되었다.

기세가 올라서일까 분위기는 반대로 변해있었다. 휴스턴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하든의 드리블은 안정감이 없었다.

틱!

결국 하든의 볼을 뺏어 그대로 내달렸다. 하든이 악착같이 달려와 반칙을 하려하는게 느껴졌고, 그래서 당해줬다. 물론 3점으로.

“악!”

적당히 거리를 두고 멈춰서 슛을 던지려고 하자 뒤에서 완전히 덮쳐버렸다.

자유투 3개를 깔끔하게 넣었고 뒤이어진 휴스턴의 공격은 연속으로 미스가 나며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최종 스코어 120:114.

내 기록

38득점(3점슛 3/5), 13어시스트, 11리바운드, 3스틸, 필드골 성공률 63%, 자유투 100%(8/8).




누가봐도 알만한 선수들 이름을 각색해서 사용했으나 실제 인물은 절대 아니며, 따라서 선수들의 프로 데뷔연도는 다르다는걸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작가의말

개인적인 분량상 3권이구요

공식적인 분량으로 대략 3.5권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공짜글을 원래 이렇게 길게 안쓰는데

새로운 글을 쓰고 싶어도 소재도 없고, 내용도 없고,

그래서 그냥 계속 이것만 이렇게 주구장창 씁니다.

그래도 제가 사랑하는 농구라서 즐거운 마음에 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 들어서 이게 봐주시는 형제 자매님들도 재미있나 싶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이고, 농구에만 너무 집중하느라 잡다구래한

에피소드도 별로 없다보니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생겨나네요.

즐겁게들 보고 계신가요?

여튼 우승하는 그날까지 가긴 가겠습니다.

휙휙 넘어서 바로 다음 챕터에 우승해버릴수도 있지만...

이걸 반칙이라고 하지 마세요.

우승하는 그날이라고 했으니까 약속 어긴건 아닙니다. 후후후...

배고프하2님이 후원이란걸 해주셨더군요.

처음 받아봐서 움찔했고 한 1억정도 해준거면 어쩌지하고 쓸데없는 걱정도 했습니다만...

하하;;;

여하튼 감사합니다.

원래 돈이란게 다다익선 아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다른 분들도 관심있으면 후원이란걸 마구 ... 생략(이거 대놓고 이러면 불법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서) ...

그럼 감사히 챙겨뒀다 찾아가서 살림에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아, 참고로 이 후원금이란게요 기본 만원이 넘어야 찾을 수 있더라구요.

그러니까 후원금 찾아갈 수 있게 ...ㅎㅎ;;

또 시간 남고,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다음 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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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26-3. Last Christmas +8 18.03.22 2,338 39 20쪽
88 26-2. Last Christmas +6 18.02.28 2,570 43 34쪽
87 26-1. Last Christmas +6 18.02.26 2,732 39 16쪽
86 25-3. 스캔들 +18 18.02.23 2,934 37 30쪽
85 25-2. 스캔들(19금 근접) +6 18.02.21 2,868 30 10쪽
84 25-1. 스캔들(15금과 19금 사이) +8 18.02.20 2,881 40 17쪽
83 24-3. 승승장구 +10 18.02.14 2,729 57 12쪽
82 24-2. 승승장구 +5 18.02.13 2,770 49 23쪽
81 24-1. 승승장구 +5 18.02.09 2,893 51 13쪽
» 23-3. 시즌 개막 +14 18.02.06 2,824 77 20쪽
79 23-2. 시즌 개막 +2 18.02.05 2,990 45 19쪽
78 23-1. 시즌 개막 +16 18.01.26 3,298 49 15쪽
77 22-4. 언터처블 +6 18.01.24 3,166 45 18쪽
76 22-3. 언터처블 +17 18.01.22 3,124 57 20쪽
75 22-2. 언터처블 +8 18.01.18 3,338 45 15쪽
74 22-1. 언터처블 +16 18.01.15 3,352 51 18쪽
73 21-4. 운동선수가 이래도 되는 거야? +2 18.01.12 3,364 50 12쪽
72 21-3. 운동선수가 이래도 되는 거야? +12 18.01.11 3,354 47 16쪽
71 21-2. 운동선수가 이래도 되는 거야? +12 18.01.09 3,454 50 17쪽
70 21-1. 운동선수가 이래도 되는거야? +6 18.01.05 3,546 57 16쪽
69 20-3. What can I say? Mamba out! +26 18.01.01 3,334 51 23쪽
68 20-2. What can I say? Mamba out! +8 17.12.30 3,280 54 11쪽
67 20-1. What can I say? Mamba out! +11 17.12.28 3,435 57 18쪽
66 19-4. 왕좌의 게임 +13 17.12.24 3,494 41 13쪽
65 19-3. 왕좌의 게임 +8 17.12.23 3,312 51 10쪽
64 19-2. 왕좌의 게임 +8 17.12.18 3,417 56 12쪽
63 19-1. 왕좌의 게임 +20 17.12.16 3,723 49 14쪽
62 18-3. 순수(Pure)의 시대 +8 17.12.08 3,681 4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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