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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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작품등록일 :
2012.11.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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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림 107

DUMMY


107. 고무림 (107)


두 사람이 헤어지고 세월이 하염없이 흘러.

고무림과 천지혜가 기거하든 태산의 초가집의 방안에 뚱뚱하게 살이 찐 소년이 한명 누워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었다.

소년의 이름은 고천신(高天神)으로 고무림과 천지혜의 아들이었다. 고천신의 지금 나이는 16세.

고천신은 나이 10세 때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아버지인 고무림과 어머니인 천지혜가 고천신의 나이가 10세가 되었을 때 편지 한 장만 달랑 남겨두고 사라져버린 것이다.

고천신은 천성이 게으르고 만사가 태평이었다. 전설상의 천신지체라고 하기엔 한참이나 부족한 모습이었다. 일반인 보다는 조금 나았지만 천재인 고무림과 천지혜가 보기엔 한참이나 모자란 아이였다.

그래서 혹독하게 수련 받았다. 하지만 10세가 되기까지 고무림이 전수해준 천단심법과 핵심무공을 외우기는 했어도 제대로 펼치지는 못했다. 천지혜가 가르쳐준 의선문의 무공 역시 외우기는 했어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고무림은 어린 천신에게 모질게도 구타추궁과혈까지 질릴 정도로 실시했지만 녀석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도 더 이상의 발전도 진척도 없었다.

“이것이 모두 하늘의 뜻인가?”

“천신이 무공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것을 보니 하늘의 뜻이라면 천자마도 각성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겠군요.”

“더 이상 진척도 없는데 여기서 포기하는 것이 좋겠군.”

“그래요. 어차피 외우기는 했으니 우리가 할 일은 다한 거죠.”

두 사람은 천신을 좀 더 강하게 키워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혹시 혼자가 되면 더 열심히 무공을 익히지 않을까? 싶어 편지 한 장만 달랑 남겨두고 떠난 것이다.

10세가 된 고천신은 고무림이 구타추궁과혈과 전이대법을 수도 없이 시켜주었기에 내공만큼은 5갑자나 되었다. 하지만 무공의 이해도가 낮아서 제대로 펼칠 수 있는 무공이 없었다. 힘은 센데 그 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되는지 모르는 아이와 같은 것이다.

고무림과 천지혜가 천신의 곁을 떠나고 난 뒤 6년이 흘렀다.

최고의 경지에 올라선 무림과 지혜의 직접적인 가르침을 받았고 천비룡이 수시로 영물을 물어다 주었고, 전설의 천신지체라면 못해도 지금쯤 화경의 경지에는 올라야했다.

그런데 천신의 경지는 10세 때나 6년이 지난 지금이나 변화가 없었다. 내공은 그때와 똑같은 5갑자였고 변화가 있다면 신체가 어른처럼 성장했다는 거와 수련을 하지 않고 편안히 앉아서 쉬거나 낮잠을 잤기에 살이 많이 쪘다는 것이다.

천신은 10세 때 부모가 자신의 곁을 떠나자 자유와 해방감을 느꼈다. 그는 무림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말하는 천자마에 대해서 신경도 쓰지 않았다. 천자마 때문에 왜 자신이 이런 고생을 해야 된다는 말인가?

천신은 무공수련 자체가 싫었다. 그러던 차에 부모가 자신의 곁을 떠나자 천신은 무공이고 뭐고 아무것도 할 생각을 안했다. 혼자만 있는 산속에 무공을 배워봐야 크게 쓸 곳도 없었다.

5갑자의 내공만으로도 가끔씩 나타나는 맹수들은 애완동물처럼 다뤄줄 수도 있었다. 그렇게 16세가 된 천신은 자유와 해방감을 너무 많이 만끽한 나머지 요즘에는 심심했다. 한 번씩 천비룡의 등 위에 올라타고 속도감을 느껴도 크게 재미있지 않았다.

“아, 심심해! 중원구경이나 나가야겠다.”

천신의 나이 16세 초여름. 그는 천비룡을 타고 태산 밖을 나왔다.

- 천비룡!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디 계시지? -

- 나도 잘 모른다. 내게 널 부탁하고 사라졌는데 이제부터 찾아봐야지. -

천신은 천비룡의 말에 피식 웃었다. 이제 천비룡으로부터도 자유인 것이다. 천비룡은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천신을 닦달하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잔소리가 심했다.

사람이 아닌 독수리가 보는 시각에서도 허구한 날 낮잠만 퍼질러 자는 천신이 정말 한심해 보여 잔소리를 했던 것이다.

천비룡은 천신을 장안에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날아가 버렸다. 그동안 친구인 무림의 부탁 때문에 천신 곁에 머물며 먹이를 물어다 주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무림은 천비룡에게 천신이 태산을 내려가면 그만 돌봐줘도 된다고 했던 것이다.

천비룡도 가고 홀로 남겨진 천신은 장안의 외곽에서 중심부로 걸음을 옮겼다. 그동안 산속에서만 살다가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으로 내려오니 모든 것이 신기한 천신이었다.

천신은 하루 종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보니 배가 고팠다. 산에서는 천비룡이 잡아다주는 영물들과 나무열매 등을 먹고 살았는데 산속을 내려오니 먹을 것을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10세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신의 곁을 떠나고 난 뒤 이렇게 열심히 몸을 움직여 본적도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배가 고팠다.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었던 무림은 돈을 내고 음식을 당당하게 사먹을 수도 없었다.

입고 있던 옷도 아버지인 무림이 입던 옷이라 살이 찐 천신에게는 작아서 움직이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천신은 할 수없이 무림신법으로 만두가게를 지나치며 번개 같은 동작으로 만두 하나를 낚아채어 품속에 집어넣었다.

다리 밑으로 급히 내려온 천신은 훔쳐온 만두를 허급지급 먹었다. 만두 하나 가지고는 배고픔이 가시지 않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배를 조금 채운 천신은 다리 밑에서 그대로 잠을 잤다.

다음날부터 천신의 생활은 배가고프면 시장거리로 나가서 좌판대 위에 올려놓고 파는 물건을 금나수로 품속에 넣어 다리 밑으로 와서 먹고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 일이었다.

천신은 한 달간이나 그런 생활을 계속했다. 한 달간 천신에게 변화가 있다면 무림신법과 금나수 만큼은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는 점이었다. 굶어죽지 않고 먹고 살려니 그때만큼은 엄청난 집중력을 보인 것이다.

천신은 어느 한곳의 음식만 훔친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를 다니며 골고루 훔쳤기에 주인조차 자신이 팔고 있는 음식이 사라진 것을 몰랐다.

한 달간 그런 생활을 계속하자 천신은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많이 구경하기는 했지만 그들과 어울리지를 않으니 혼자 외톨이가 된 것 같은 군중 속의 고독을 느낀 것이다.

천신은 이제 사람들과 한번 어울려봐야지 하고 생각하는데 누군가 자신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두 명이었는데 천신은 그들을 보자 누구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이 근처에서 구걸을 하며 살아가는 거지들이었다.

그들은 최근 한 달간 천신이 자신들의 구역을 서성이며 밤이면 다리 밑에서 잠을 자자 대체 어떤 놈인지 궁금해서 접근한 것이다.

“이봐! 넌 누군데 우리 구역에서 얼쩡대는 거냐?”

고천신은 두 명이 말을 걸어오자 심심하던 차에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사람들과 어울려 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스스로 그 대상이 다가선 것이다. 상대가 거지라는 것이 마음에 좀 걸렸지만 상관이 없었다.

“너희들은 거지냐?”

천신의 물음에 이름이 그냥 돌쇠와 개똥이인 두 명은 인상을 썼다.

“어라! 나이도 어린놈이 처음부터 반말이네. 혼이 한번 나야 정신을 차리겠군.”

돌쇠와 개똥이는 뚱보인 천신의 몸을 신나게 팼다.

“퍽! 퍽!”

천신은 처음에 그들에게 좀 맞아줄 생각이었다. 산속에 있을 때는 호랑이도 잡아봤던 자신이었다. 그런 자신이 거지들의 주먹에 맞는다고 크게 아프거나 부상을 입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계속 맞으니 의외로 아프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기분이 나빴다.

‘젠장! 부드럽게 대화를 나누려고 했더니 일단 패고 나서 대화를 해야겠군.’

천신은 돌쇠와 개똥이에게 맞아주다가 돌연 무공을 적절히 섞어서 그들을 패기 시작했다. 물론 주먹에 내공을 싣지는 않았다. 내공을 실어서 패면 그들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사실을 짐작했기 때문이다.

천신이 한 시진 정도 그들을 패니 돌쇠와 개똥이는 무릎을 꿇고 사정했다.

“아이고 형님! 제발 살려주십시오.”

그들이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천신은 문득 새로운 방법을 알아냈다는 듯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천신은 아버지인 무림에게 구타추궁과혈은 질릴 정도로 많이 받았지만 구타신공은 무림에게 전수받지 못했는데 묘하게도 그것을 스스로 터득한 것이다.



작가의말

연참대전이 오늘로써 끝입니다.

전 항상 연참대전에 참여 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는데

그래도 연참대전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홀가분한 느낌입니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기면 연재를 못할 수도 있는데 그 중압감에서 벗어난 것이지요.

그래서 오늘 한편 더 올리겠습니다.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리며...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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