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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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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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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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림 128

DUMMY

128. 고무림 (128)


검산의 칼날 같은 바위절벽을 오른 천군과 마군은 여유 있는 표정이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자네의 귀신같은 전법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할 것이네.”

천군의 말에 마군이 빙긋 웃었다.

“놈들이 알았다고 해도 문제될 것은 없네. 자네를 연천 들판으로 보내지 않고 이곳에 함께 온 이유를 아는가? 그것은 놈들이 우리의 계획을 사전에 알고 대비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기 위함일세.”

“놈들이 이곳에 전력을 분산 배치했다면 자네의 뜻대로 일이 풀리겠지만 만약 연천에 대부분의 전력을 투입했다면 어떻게 하겠나? 묵철용과 태무천 그리고 마왕성의 인원들이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상관없네. 우린 무림맹을 박살내고 그들의 복수를 해주면 되네. 마왕성 인원 한명의 피 값으로 수천 명의 제물을 바칠 것이니 그들도 억울해 하지는 않을 걸세.”

마군의 말에 천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연천으로 향한 마왕성 고수들은 묵철용과 태무천만 최고의 고수들이지 나머지는 모두 수준미달이었다. 마왕성의 실질적인 정예들은 모두 이곳에 있었다. 이들 5백 명이면 단숨에 무림맹을 초토화시키고 놈들의 뒤를 칠 수가 있었다.

“시간이 부족하니 빨리 출발하세.”

천군의 말에 마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놈들이 어떤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지 기대가 되는군. 모두 출발한다.”

천군과 마군은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천신과 균천이 설치해 놓은 진 안으로 들어섰다. 그들이 진 안으로 완전히 들어선 순간 모든 진이 발동되었다. 갑자기 공기가 소멸하며 방향 감각을 잃어버렸고, 칠흑 같은 밤이 되었다가 절벽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것은 진법이군!”

갑작스러운 변화에 생사경의 고수인 천군과 마군조차 당황했다. 천신은 생사경의 고수인 천군과 마군이 진을 파훼하기 위해 나서기 전에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천신의 목적은 그들을 죽이는 것이지만 5백 명의 마왕성 고수들 또한 살아남아선 곤란했다.

“네놈이 이 진을 설치한 놈이냐?”

마군의 물음에 천신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다. 내가 이 진을 설치했다.”

천신은 굳이 균천의 존재를 말하지 않았다. 목숨을 걸고 싸우는 마당에 정직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목숨을 걸고 하는 싸움에서 정직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패배자의 변명일 뿐이었다.

“무림맹에서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 지독한 진법을 설치할 줄은 몰랐군.”

천군은 균천이 진법에 변화를 줬기에 부하들과 떨어져서인지 담담하게 말했다. 만약 부하들이 호흡을 못해서 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을 봤다면 당장 진을 파괴하기 위해 날뛰었을 것이다.

“젠장! 저놈들은 서로 분리가 되지 않는군.”

진의 중심부에서 균천은 가까이 붙어 있는 천군과 마군을 보며 투덜거렸다. 균천은 천신의 부탁에 진을 변화시켜 천군과 마군을 분리시키려 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을 끌어당기기라도 하듯 분리가 되지 않았다. 대신 5백 명의 부하들과 서로 분리된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진의 중심부는 1장 정도의 공간만 공기가 존재했다. 그곳에서 균천은 진을 변화시키며 때때로 인혜에게 지시를 했다. 균천의 지시에 부지런히 진을 변화시키든 인혜의 눈은 바쁜 가운데도 천신에게 머물렀다.

“너희들이 바로 과거 천신과 천자마의 신하였던 천군과 마군이구나.”

천신의 말에 마군이 비릿하게 웃었다.

“어린놈이 어른에게 함부로 반말을 하는 것을 보니 네놈의 부모는 상놈이 분명하렷다.”

“상놈이라니? 너희들이 나를 알게 되면 깜짝 놀랄 것이다.”

천신의 말에 천군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네놈은 누구냐?”

“난 천신이다.”

천신의 말에 천군과 마군이 함께 웃었다.

“웃기는 놈이군. 네놈이 천신이면 난 천자마다.”

천군의 말에 천신은 피식 웃었다.

“멍청한 놈들이군. 난 천신의 후손이다. 그러니 천신의 신하인 천군은 내게 예를 다하라.”

천신의 말에 천군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네놈이 천신의 후손인지 어떻게 증명할 것이냐?”

“굳이 증명할 필요는 없지. 난 네놈들이 두려워하는 무림왕 전하의 아들이다.”

천신의 말에 천군과 마군은 깜짝 놀랐다.

“어쩐지 무림이란 놈이 천계에 순순히 올라간다고 했더니 너란 놈을 믿고 올라간 것이군. 어린 나이에 생사경의 고수라? 하지만 우릴 만난 것이 네놈에게는 최대의 불행이다.”

천군의 말에 천신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설마, 두 명이 함께 덤비지는 않겠지?”

천신의 말에 천군이 앞으로 나섰다.

“네놈이 천신의 후손이라면 내손에 죽어야한다. 너를 죽이고 천왕성의 후예들은 완전한 자유를 찾을 것이다.”

“자유? 그것 좋지. 그런데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라고 네놈들이 언제 천신에게 속박당한 적이 있었던가? 그냥 이제까지 자유롭게 살아왔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자유라니… 너무 웃긴다고 생각지 않나?”

천신의 말에 천군이 주먹을 불끈 쥐며 한발 앞으로 나왔다.

“명분이 필요하긴 하지. 우리가 천하의 주인이 되기 위해선 천왕성과 마천성의 지지부터 얻을 필요가 있었지.”

천군이 그런 말을 한 것은 천신을 절대 살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결심 때문이었다. 천신은 굳이 그들과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천신은 그들에게 말을 걸어 최대한 시간을 끌고 있었다.

그들을 관심을 끌어내는 방법은 그들의 약점을 들추어내는 것이었다. 생사경의 경지에 올라 웬만한 일이 아니고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천군과 마군이라도 천왕성과 마천성이 천신과 천자마를 따르는 신하였다는 사실을 들추어내면 마음이 흔들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천신의 예상이 맞았다.

천군과 마군은 태연한 얼굴을 하면서도 천신에게 증오의 시선을 보냈다.

“마군! 이놈은 내가 죽여 버릴 것이니 자네는 옆에서 지켜보게.”

“알겠네. 어린놈이라고 봐주지 말고 최선을 다하게.”

천군의 말에 마군은 조용히 옆으로 물러섰다.

‘놈들이 합공을 하지 않을 때가 천군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천신은 최대한 긴장을 풀고 천군의 앞에 섰다. 천군을 먼저 공격하지도 않았고 놈이 공격해오길 기다리며 몸 주위로 기를 회전시켰다.

‘정말 웃기는군.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이런 순간까지 시간에 신경 써야 하다니.’

천신은 지금 최대한 시간을 끌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야 마왕성의 정예고수 5백 명이 모두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천군이 배운 무공은 과거 천신에게 배운 무공들이었다. 천신에게 무공을 배운 제자들에 의해 그 무공들은 대부분 9파1방과 오대세가에 부분적으로 전파되었기에 천군이 펼치는 무공의 뿌리는 같았다.

‘응! 저것은 곤륜파의 운룡대팔식!’

천군이 펼치는 무공은 곤륜파의 무공이 많았다. 천신이 조용히 기다리기만 하자 천군은 운룡대팔식을 펼쳐 천신의 앞으로 날아와서 태청신권을 펼쳤다.

“팡! 팡! 팡!”

천군이 펼치는 태청신권은 곤륜파의 태청신권과는 뭔가 달랐다. 부드러우면서도 느렸다. 천군이 느리게 한번 주먹을 뻗었는데 충격파는 세 번이나 들렸다.

천군의 주먹에 스친 천신의 머리카락이 깨끗하게 잘려 우수수 떨어졌다. 조금만 머리를 늦게 틀었어도 머리를 가격 당할 뻔했다. 천신이 태청신권을 피하자 천군은 검을 뽑아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검을 사용하게 되는군. 내 검에 목이 떨어지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흥! 녹슨 검으로 내 몸에 상처를 낼 수 있을까?”

천신은 천군이 검을 빼들자 더 이상 시간을 끌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방어만 하다가는 당할 수가 있었다.

‘좀 무리를 해서라도 이번에 천군을 끝장내야한다.’

천신은 천군이 펼치는 분광뇌풍검법의 진로를 잘 알았다. 물론 중간에 다른 변화는 보이겠지만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천군의 검은 이번에도 느리게 천신의 정수리와 목, 허리를 노렸다.

천군의 느리게 보이는 그 검은 수많은 변화를 보이며 천신의 몸 360 곳을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조금만 몸을 늦게 움직여도 천신의 몸은 360조각으로 나뉘었을 것이다.

분광뇌풍검법을 피한 천신은 바로 의선문의 파멸풍과 무림검법의 3식 무림천하를 펼쳤다. 파멸풍으로 신경이 분산된 천군의 몸에 금빛 찬란한 빛 무리가 떨어져 내렸다.

“윽!”

천군의 몸은 수많은 검상으로 혈인이 되었다. 하지만 치명적인 상처가 없다는 것이 불행이었다. 천신이 순간적으로 모든 힘을 발산한 그 짧은 틈을 노리고 마군이 접근해서 파천수라장을 천신의 어깨에 격중시켰다.

“윽!”

모든 것은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마군은 애초부터 천군과 천신의 싸움에 개입할 생각으로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 기회는 천신이 천군을 전력으로 공격하고 난 뒤에 찾아왔다.

“비겁한 놈!”

천신의 말에 마군은 피식 웃었다.

“웃기는 놈이군! 목숨이 걸린 싸움에서 정정당당함을 찾다니 너무 순진한 것 아닌가? 비겁하더라도 살아남는 놈이 언제나 영웅이 된다.”

마군의 파천수라장에 어깨를 가격 당한 천신은 어깨뼈가 부러졌는지 검을 놓치고 팔이 축 늘어졌다.

“이런, 오른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불구가 되셨군. 그런데 정말 대단해. 천군에게 그 정도의 상처를 입히다니 말이야.”

천군은 서둘러 상처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지혈하고 천신 앞으로 걸어왔다.

“내 몸에 이런 상처를 내다니… 곱게 죽을 생각은 하지도 마라.”

천군은 천신이 마군에 의해 어깨뼈가 부러진 것을 알았다. 그러니 이제 혼자서라도 천신을 상대할 수 있었지만 가슴 밑바닥에서 악독한 마음이 솟아올랐다.

“네놈을 일검에 죽이지 않고 자근자근 밟아 죽일 것이다.”

천신은 천군이 자신에게 분노를 폭발시키며 말을 하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이미 마왕성의 정예 중 절반은 숨이 막혀 죽었을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나머지 절반도 죽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두 놈의 힘만으로는 중원을 도모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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