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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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작품등록일 :
2012.11.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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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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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1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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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림 126

DUMMY


126. 고무림 (126)


태청문의 무력단이 서운강의 인솔아래 검산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이미 개방의 방도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내 딸을 도둑질해간 놈. 네놈이 여긴 웬일이냐?”

서운강을 본 개방의 방주 천경일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애지중지 키운 딸을 서운강이 도둑질해 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중에 그 딸을 서운강에게서 되찾아오기는 했지만 천여경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렸다.

천여경은 어차피 죽을병에 걸려 더 이상 살 수 없는 몸이었는데도 천경일은 딸의 죽음이 모두 서운강 탓이라고 생각했다.

서운강 역시 천경일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다. 사랑하는 여인을 천경일에게 빼앗겼기 때문이다. 천여경이 지금 잘 살고 있다면 또 모르지만 죽을병에 걸려 앓다가 죽었다. 그러니 두 사람의 감정이 좋을 리가 없는 것이다.

“방주님! 전 태청문의 군사 고천신입니다.”

천신이 끼어들자 천경일은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우린 무림맹의 지시를 받고 개방과 함께 검산을 지키라는 명령을 받고 이곳에 왔습니다.”

천신의 말에 천경일의 입가가 비틀어졌다.

“흥! 태청문 따위는 필요 없다. 이곳은 우리 개방만 있어도 충분해.”

천경일의 말에 천신은 피식 웃었다.

“그렇게 자신이 있습니까?”

“그렇다. 우린 무적의 개방이다. 개방이 이곳을 지키는 한 검산은 개미새끼 한 마리 지나가지 못할 것이다.”

천경일의 말에 천신은 주위로 시선을 던졌다. 개방의 방도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기는 했지만 잡담이나 나누고 여기저기 누워 낮잠을 자고 있었다.

“잡담을 하고 낮잠을 자며 무엇을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하군요.”

천경일은 천신의 말이 사실이었기에 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실력에 자신이 있기에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태청문 같은 하수들은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여유가 넌 느껴지지 않느냐?”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군요. 말이 나왔으니 방주님에게 비무를 청합니다. 개방에서 가장 강한 세 명을 내세워 주십시오. 태청문도 세 명이 비무에 참가하겠습니다.”

천신의 말에 천경일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감히! 태청문 따위가 대 개방에 비무를 요구해!”

“두려우시면 거절하셔도 됩니다.”

천신이 의도적으로 천경일의 신경을 긁어대자 천경일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앞으로 나섰다.

“오냐! 건방진 네놈들의 버릇을 고쳐주마. 비무에서 지고나면 태청문은 즉시 돌아가야 할 것이다.”

“물론입니다. 비무에서 지면 태청문은 즉시 무림맹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기면 개방은 태청문의 지시를 따라야합니다.”

천신의 말에 천경일은 앞뒤 생각 없이 찬성을 했다. 절대 개방이 질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태청문은 누가 비무에 나설 것이냐?”

“우린 주작단 단주와 문주님. 그리고 제가 비무에 나설 것입니다.”

천신의 말에 서인혜가 앞으로 나섰다. 천경일은 서인혜가 자신의 외손녀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천경일이 몰랐던 이유는 서운강이 인혜마져 빼앗길까봐 지인의 집에 인혜를 얼마간 맡겨 두고 철저히 비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천경일은 애초에 서운강에게는 관심이 없었기에 자세히 조사해보지도 않았다. 개방의 방도들에게 지시를 하여 조금만 조사를 시켰어도 알아낼 수 있는 일을 모르고 지내왔던 것이다.

“우린 아무나 나가도 태청문 정도는 모두 꺾어줄 수 있다. 육철종(堉哲宗) 네가 먼저 나가라.”

육철종은 천경일의 제자로 2갑자의 고수였다. 현재 나이가 23세이며 젊은 층에서는 가장 뛰어나다는 소리를 듣는 천재였다. 상대방이 아직 어린 여자가 출전하자 천경일은 구색을 맞추기 위해 개방에서 가장 뛰어나면서도 젊은 제자를 출전시킨 것이다.

육철종은 서인혜를 보고 피식 웃었다.

“집에 가서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와라. 아직 어린 것 같은데 나와 비무를 하겠다니 가소롭구나.”

육철종의 말에 서인혜는 방긋 웃었다.

“그놈 참 말 많군. 앞으로 나왔으면 덤빌 것이지. 사내자식이 입으로만 싸울 기세군.”

서인혜의 말에 육철종은 화가 나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오빠가 널 따끔하게 혼을 낼 테니, 날 원망하지 마라.”

“기대해 보지.”

가소롭다는 듯이 말하는 서인혜의 말에 육철종은 울컥해서 취팔선보를 밟으며 백결신권을 펼쳤다. 인혜를 단숨에 때려잡을 기세였지만 안타깝게도 인혜는 백결신권을 태청보법으로 모두 피해버렸다.

“고작 그 실력으로 날 혼내겠다고? 지나가는 개가 다 웃겠다.”

인혜의 말에 육철종은 분노가 폭발했다.

“여자라고 봐줬더니… 이제 봐주지 않겠다.”

분노가 폭발한 육철종은 강룡십팔장을 펼쳤다. 근력과 내공을 빨리 소모시키지만 장력이 강맹하기로 소문난 강룡십팔장은 육철종이 가장 자신 있게 펼칠 수 있는 숨겨진 한 수였다. 그런데 그 숨겨진 한 수가 너무도 어이없이 무너졌다.

“옆구리도 비었고… 가슴도 비었어, 그리고 얼굴은 무방비네.”

“퍽! 퍽! 퍽!”

인혜의 태청권법에 옆구리와 가슴 그리고 얼굴에 주먹을 한방씩 맞은 육철종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것을 본 천경일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육철종이 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너무 허약한 놈을 내보냈군요. 이번에는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춘 분을 내보내시죠?”

천신의 말에 천경일은 다음 비무에 나설 대상자를 자신의 제자에서 급히 장로로 바꿨다.

“현수천(峴水踐) 장로님이 좀 나서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방주님!”

현수천 장로는 4갑자의 고수였다. 그러니 육철종과는 차원이 다른 고수인 것이다. 하지만 서운강과 비무를 시작한지 일각만에 그 역시 육철종처럼 큰 대자로 뻗었다.

“이, 이럴 수가!”

천경일은 너무 놀라 입이 쩍 벌어졌다. 서운강이 개방의 장로 현수천을 이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있을 수 없는 일이 지금 벌어진 것이다.

“미, 믿을 수가 없다. 이것은 거짓이야.”

“방주님도 참 답답하십니다. 두 눈으로 보고서도 믿지를 못하겠다면 방주님도 직접 비무에 나서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그, 그래. 내가 직접 비무에 나서서 확인할 것이다.”

천경일은 태청문에 진 것을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우선 얄밉게 입을 놀리는 군사 놈부터 박살내주고 서운강을 손볼 생각이었다.

“내가 비무에서 이기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천경일의 말에 천신은 피식 웃었다.

“천경노 전임 개방의 방주님에 비해 지금의 방주는 인간성이 문제라고 하더니. 역시… 개만도 못한 인간성을 가지고 있군요. 이제까지 인생을 그렇게 사셨습니까?”

“이놈이!”

천신의 악담에 천경일은 얼굴이 벌겋게 변하여 천신에게 미친 듯이 돌진해왔다. 천경일의 손에는 어느새 타구봉이 들려 있었다. 천경일은 오늘 버릇없는 개를 한 마리 때려잡을 생각이었다. 그 개를 잡는데 삼십육로타구봉법을 아낌없이 펼칠 생각이었다.

그런데… 천신이 그 타구봉법에 맞아 줄 리가 없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더니. 내게 구타추궁과혈을 역으로 좀 당하셔야겠습니다. 그것도 타구봉으로…….”

천경일은 자신의 손에 들려 있어야할 타구봉이 천신의 손에 있자 너무 놀라 눈이 툭 튀어 나왔다. 천신은 놀라서 허둥대는 천경일의 몸에 바로 구타추궁과혈을 작열시켰다.

“퍽! 퍽! 퍽!”

일각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천경일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이고~ 나죽네!”

천신은 한 시진 동안이나 천경일의 몸에 구타추궁과혈을 펼쳤다. 물론 개방의 방도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방주를 그만 구타하라며 천신에게 달려들다가 타구봉에 한방씩 맞고 일각 동안이나 죽는다고 비명을 지르며 사지를 비틀었다.

천신에게 달려들던 몇 명이 그런 증상을 보이자 이후로는 아무도 달려들지 못하고 포위만 했다. 한 시진이 지나서 천신이 타구봉을 바닥에 던져버리자 천경일은 미친 듯이 타구봉을 주우러 가는 것이 아니라 천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었다.

“방주님! 비무에 진 것을 인정하십니까?”

“이, 인정합니다. 무조건 인정합니다.”

“믿을 수 없다면서요?”

“믿습니다. 두 눈 똑똑히 뜨고 봤는데 안 믿다니요. 인정하지 않는 놈은 제가 가만히 두지 않겠습니다.”

천경일은 구타추궁과혈을 당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천신은 천경일의 몸에 반 시진은 구타추궁과혈을 역으로 펼치고 반 시진은 감소된 내공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바르게 펼쳤다. 그러니 천경일이 느낀 고통은 두 배였다.

“방주님!”

“마, 말씀하십시오.”

“약속대로 개방은 태청문을 따라야합니다. 약속의 소중함을 방주님은 잘 알고 있겠지요?”

“무, 물론입니다. 오늘 이 시간부터 개방은 이곳 검산에서 만큼은 태청문의 지시를 따르겠습니다.”

천경일은 하마터면 평생 태청문을 따르겠다고 말할 뻔했다. 그만큼 구타추궁과혈의 후유증은 심각했다. 감히 반항이라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영혼을 울리는 고통이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방주님! 일어나십시오.”

천신의 말에 천경일은 불안한 눈으로 엉거주춤 일어섰다. 서운강은 한 시진 전부터 천경일이 구타추궁과혈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속이 다 시원했다. 하지만 천여경을 생각하자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구타추궁과혈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기 때문이다.

“방주님! 상청문과 비상문 문도들은 어디 있습니까?”

“그들은 3백장 앞 계곡에 진을 치고 있습니다.”

천신은 천경일이 그들 역시 쫓아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애초에 어떤 목적이 있던 그들은 천경일이 필요 없다고 하자 잘 됐다 싶어 3백장 앞 계곡에 진을 친 것이다.

천신은 우선 태청문과 개방의 인원들을 이용해서 진법부터 설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놈들은 반드시 이곳으로 온다. 무림맹의 주력이 버티고 있는 곳은 미끼를 보낼 뿐이다.’

천신은 이곳으로 올 때 천마신교에 부탁하여 균천을 데리고 왔다. 천신은 균천과 의논하여 그곳 주위에 절대방어진과 환영미로진, 천변만화진을 설치했다. 균천은 진법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천신을 만나게 되자 무척 즐거운지 신이 나서 진을 설치했다.



작가의말

일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월요일 맞이하시길 바라며...

연재 중인 ‘콩트 모음집’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제까지 ‘고무림’을 연재하면서 추천이나 선호작을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콩트의 환경이 워낙 열악하기에 ‘콩트 모음집’ 만큼은 거듭 읽어 달라 부탁을 하게 되어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럼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나뵙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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