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헤드이야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빛의추적자
작품등록일 :
2011.08.20 19:22
최근연재일 :
2011.08.20 19:22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7,969
추천수 :
135
글자수 :
266,005

작성
09.03.30 20:08
조회
212
추천
2
글자
11쪽

Chapter 2. 궁극의 두통약과 빚쟁이의 돌 16화

DUMMY

Chapter 2. 궁극의 두통약과 빚쟁이의 돌 16화





황태자는 쉽게 기력을 잃고, 정신을 방황하게 만들던 고참과 함께 길을 걷다, 잠시 멈춰 섰다. 고참이 또 들어봤자 별로 재미도 없고, 훌륭한 일도 아니며, 새로운 일도 아닌 것들을 떠들어대다 기력을 잃고 멈춰 섰기 때문이었다.


황태자는 자신의 나이가 60이 넘었음에도, 저 고참과 함께 움직이는 것보다는 혼자서 움직이는 게 더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을 조금씩 품게 되었다. 하지만 고참에게 가진 동정심이 사라진 것도 아니었고, 노인 혼자보다는 동행자가 한 명 붙어 다니는 게, 노인이 가진 무거운 짐들을 덜어주려는 친절한 마음을 가진 이들을 피하기 좋았으니까.


무거운 짐들을 덜어주려는 친절한 마음을 가진 이들은, 사람들이 그 무거운 짐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 고민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친절한 마음에, 자신이 그 무거운 짐을 잘 사용해야겠다는 친절한 마음까지 가지고 있었다.


또 그들은 그 친절함이 지나쳐져서, 가끔씩 골치 아프고 힘든 인생을 평온하게 마무리하게 해주었다. 그 친절함을 받아들인 자들은 다른 세상으로의 무료 관광을 영원히 하게 되었다.


그렇다. 이 친절한 이들을 사람들은 ‘도적’이라고 불렀다.


세무조사관들의 보호가 없고, 동행자마저 믿을 만하지 않은 황태자는, 이 친절한 이들이 친절을 베풀려 달려들까 염려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세무조사관들과 어떻게든 합류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러니까 세무조사관들이 지나간 흔적에 그놈들이 겁을 먹고, 다 물러갔는데,”


옆에서 고참이 몇몇 상인들이 세무조사관을 보고 도망친 이야기를 떠들고 있었다. 상인들이 세무조사관을 보면 어지간해선 도망치는 건 세상의 상식이었다. 황태자는 생각에 끊긴 것에 화를 내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저도 물론 도망쳤지요. 세무조사관 앞에서 도망치지 않을 부류가 얼마나 있답니까?”


황태자는 다시 화를 내려다, 세무조사관 앞에서 도망치지 않을 부류 중에, 그 매우 친절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떠올렸다.


황태자는 세무조사관들이 움직였을 경로를 추론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세무조사관들이 나타난 흔적 때문에 친절한 마음을 가진 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한 마음을 베풀기 위해 가져간 무거운 짐들이 세무조사관들의 손에 들어가, 그들에게 불친절을 베푸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었다.


혼자서 아무 것도 못하고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세무조사관들에게 버림받았다는 것은 체면이 상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황궁에 돌아갈 때 세무조사관들과 같이 간다면 그 일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 것이었다. 만약 알려진다고 해도, 그때는 세무조사관들 따라잡았을 때일 테니, 위기의 상황에서 탁월한 지혜를 보인 이로 생각되게 소문을 유포할 수 있을 것이었다.


황태자는 힘을 내기로 했다. 그는 어느새 멈춰선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기절하기 직전인 고참을 봤다. 황태자는 고참을 밀면서 이동했다.





보험회사 사장은 휴양지에서 잘 놀고 있었다. 그가 가장 신뢰하는 간부도 거기서 잘 놀고 있었다. 그들은 평소처럼 미녀들이 접대해주는 칵테일을 마시다, 미녀들에게 2차를 거부당한 채,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다, 경비대원들에 끌려와 있었다.


경비대원은 또 이 사람들이라고 외치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고 있는 눈치였다. 보통의 경우라면 이 외치고 싶은 감정은, 지긋지긋함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었겠지만, 당시의 경우는 즐거움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었다.


좀 있다가 술을 좋아하지 않는 보험회사 직원이, 얼마의 돈을 찔러주러 나타날 것이었으니까. 경비대원은 살며시 웃고 있었다.


사장과 간부는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곧 경비대원이 기다리던 술을 좋아하지 않는 보험회사 직원이 달려왔다. 그 직원은 평소보다 훨씬 다급해 보이는 표정을 한 채 숨을 거칠게 내쉬고 있었다.


설마 저 사람의 지갑이 지금 텅 비어 있는 거 아니야?


경비대원은 그런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직원은 경비대원에게 평소와 비슷한 돈을 건네줬다. 경비대원은 그것에 만족한 채 새로 들어온 수입을 세기 시작했다.


사장과 간부는 2절을 부르고 있었다.


직원은 사장과 간부를 살피다, 사장의 죽은 아내를 떠올렸다. 그 아내는 사장과 간부의 합창이 너무나 시끄러워, 귀를 세게 막아 노래를 듣지 않으려고, 손에 힘을 주다 너무 많은 힘을 줘서 사망했다.


그래서 사장과 간부의 노래를 막을 자는 없었다.


직원은 품에 든 서류를 몇 장 꺼내 사장과 간부에게 제시했다. 말을 듣는 것보다는, 읽는 게 더 빠르다는 기본적인 상식에 기초한 일이었다.


“같은 글자가 여러 개로 보이는데. 딸꾹.”


“천장이 넘는 서류를 줘봐야 사장님께서 알아보실 리 없지 않은가.”


서류는 분명히 10장이 넘지 않았다. 기본적인 상식은, 기본적이지 않은 상황에는 통용되지 않는다는 깨달음이 직원에게 전해졌다. 직원은 그 깨달음의 여운으로 잠자코 있었다. 사장과 간부는 다시 노래를 불렀다. 그들은 다시 1절을 부르고 있었다.


“저, 저기 사장님.”


사장과 간부는 직원이 자신들을 애절하게 부르는 것에, 직원 역시 같이 노래를 부르고 싶어 한다고 믿었다. 직원이 술을 좋아하지 않기에 사장과 간부에게 따돌림 당하다시피 한 것이 싫어서 그런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는 흥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그들은 단호한 조치를 취하기로 마음먹어, 품에서 술을 꺼내 주저 없이 직원에게 강제로 먹였다.


술을 싫어하던 직원은, 술을 싫어하는 만큼이나 술에 약했다. 그래서 막 중요한 일들을 설명하려던 직원은 곯아떨어졌다. 사장과 간부는 노래가 끊겼기에 다시 1절을 부르기로 했다.


잠시 후, 목이 아파진 사장은 서류를 살짝 봤다. 고통 탓에 정신이 좀 든 탓인지 서류는 제대로 보였다.


서류의 내용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사장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간부는 사장이 술에 취해서 헛것을 봤다고 믿었다. 그래서 사장에게 술을 먹였다. 사장은 다시 취해서 고통도 못 느끼게 되었고, 정신이 오락가락해져 서류의 내용을 흘러버렸다.


사장과 간부는 다시 노래를 불렀다.





실직자와 무직자는 마침내 서로의 우정에 감동해, 그녀를 포기하기로 선언했다. 물론 전에 설명한대로 그녀는 실직자와 무직자라는 사람이 있는지조차 몰랐지만 말이다.


사실 이 포기 선언은 며칠 동안 굶주린 채 많은 정신력을 사용해서 상대의 뒤통수를 공격하는 일이 피곤했기 때문에, 상대방을 속이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실직자와 무직자는, 언젠가 그녀가 자신의 품에 안겨 사랑한다는 말을 할 거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계속 굶주린 채 정신을 사용하다보니, 그녀가 실상은 자신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데, 이야기해봤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서글픈 사랑이 될 거라고 믿어 고백을 하지 않는다는 망상까지 품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들은 자신들이 비몽사몽한 상황이라 품은 망상이, 실제 상황이라고까지 믿었다. 그들은 어차피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니, 빨리 돈을 손에 넣기만 하면 옆의 상대-실직자에게는 무직자, 무직자에게는 실직자-에 관계없이 고백해 올 거라고 판단했다.


그들은 돈부터 빨리 벌자고 마음먹었고, 다시 같이 행동했다.


“그러고 보니, 누가 돈 될 만한 것을 갖고 있는지 알아?”


실직자가 구운 새고기를 뜯어먹으며 말했다.


이미 시일은 제법 지났다. 그들은 당장 허기진 배부터 채우기로 마음먹어, 새 같이 날아다니며 새 같이 노래하던 새를 잡았다. 그들은 새를 구워먹기 위해 불을 피우려고 했다. 빨리 불부터 피우려던 그들은 실수로 산불을 내서 원래 자리에서 도망쳤고, 제법 많은 거리를 이동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전의 그 인물이 아닐까?”


그 인물이 어디로 갔는지 당장 정보가 없었다. 그들은 잠시 고민하다 어떻게 목표를 추격할지 방법을 찾았다.


세무조사관들을 따라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들은 당장 있는 위치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그리고 아직도 꺼지지 않은 채 잘 퍼져나가는 산불을 봤다. 그들은 잠시 그 광경을 바라보다 산이 불타건 말건 당장 돈거리가 되는 것을 쫓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산불은 잠시 후 갑작스레 꺼졌다. 산불은 어떤 인물의 몇 마디에 의해 사라졌다. 그 인물은 산불과 바람의 진행과 발자국 등등을 통해, 누가 산불을 일으켰는지 알아차렸다.


그는 산불에 잘 익은 노루 고기를 뜯어먹으며 실직자와 무직자가 움직인 방향을 노려보았다. 그는 몹시 짜증이 났다. 그는 몇 가지의 이유 때문에 산불을 일으키고 싶은 충동을 참고 있었다. 게다가 그 충동을 참은 지도 오래되었다.


“40년이라고.”


그는 아직도 태울 것 태우고, 부수고 싶은 것을 부수는 충동을 참아야 함을 알고 있었다. 그는 저 실직자와 무직자에게 몹시 화가 났다. 차라리 제대로, 계획적으로 일으킨 산불이라면 나을 텐데, 이 엉성함은 뭐란 말인가?


애써서 산불을 일으켜 고기를 구워 먹으려는 충동을 참으며, 숲이라는 게 없어지지 않도록 나무들을 심어대며, 나무들에게 주술을 걸어 빠르게 성장하게 하며, 주술을 너무 걸어 거대해진 채로 늙어 죽어 다른 나무들에게 방해되는 나무들을 정리하는 자가 누구란 말인가?


그런 정당한 자격이 있는 자도, 산불의 오묘함을 이해해 예술의 차원의 이끌 수 있는 자도 아니었다. 산불을 일으키려는 자는, 자신과 같은 믿음을 가진 자거나, 자신이어야만 했다.


그런데 자신도 꾹 참고 있는 산불을 일으키다니!


그는 그들을 잡아 본보기로 세워, 산불을 일으키는 자들에게 경고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잘 익은 노루고기 탓에 당장 움직이지는 않기로 했다. 노루고기에 양념을 한 것은 정말 맛있었다.


노루고기를 다 먹고 나서야 일어선 그는, 실직자와 무직자가 이미 다른 길로 갔음을 알았다. 그래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거의 백 년 전에도, 40년 전에도, 당시에도 가장 강력한 드루이드 중 하나였다.


그는 아크드루이드라고 불리고 있었다.


















-----------------------------------------------------

연참대전이 끝나고 나서야 리메이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엉성한 글을 봐주시는 분들께 죄송함과 감사의 말을 전해드려야겠네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께 앞으로의 나날이 좋은 나날이 되기를 바라며, 저 역시 좀 더 나은 모습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사라지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갤러헤드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생존 신고입니다. +2 10.12.15 270 0 -
공지 이제야 주변 정리가 대충 된 것 같습니다. +4 10.02.04 233 0 -
공지 타이틀을 만들어주신 분은 지드 님이십니다. +1 09.04.14 284 0 -
56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20화 +2 11.08.20 250 4 11쪽
55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9화 +2 11.08.06 285 2 15쪽
54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8화 +3 11.07.21 159 4 12쪽
53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7화 +3 11.07.14 235 4 16쪽
52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6화 +4 11.07.05 338 3 14쪽
51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5화 +3 11.07.02 306 4 10쪽
50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4화 +3 10.02.18 252 2 6쪽
49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3화 +3 10.02.11 365 3 6쪽
48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2화 +4 10.01.07 257 2 8쪽
47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1화 +4 09.12.31 245 3 8쪽
46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0화 +7 09.12.18 246 2 8쪽
45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9화 +4 09.12.10 245 3 8쪽
44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8화 +6 09.12.03 252 3 9쪽
43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7화 +3 09.11.12 316 2 9쪽
42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6화 +5 09.11.05 213 2 7쪽
41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5화 +4 09.10.29 232 2 6쪽
40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4화 +5 09.10.22 277 2 8쪽
39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3화 +5 09.10.15 302 3 8쪽
38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2화 +4 09.05.30 352 3 8쪽
37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화 +4 09.05.22 281 2 7쪽
36 Chapter 2. 궁극의 두통약과 빚쟁이의 돌 17화 +3 09.03.31 451 2 11쪽
» Chapter 2. 궁극의 두통약과 빚쟁이의 돌 16화 +3 09.03.30 213 2 11쪽
34 Chapter 2. 궁극의 두통약과 빚쟁이의 돌 15화 +2 09.03.28 300 2 12쪽
33 Chapter 2. 궁극의 두통약과 빚쟁이의 돌 14화 +2 09.03.27 243 2 12쪽
32 Chapter 2. 궁극의 두통약과 빚쟁이의 돌 13화 +4 09.03.26 283 2 11쪽
31 Chapter 2. 궁극의 두통약과 빚쟁이의 돌 12화 +2 09.03.25 246 2 11쪽
30 Chapter 2. 궁극의 두통약과 빚쟁이의 돌 11화 +3 09.03.24 306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