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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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학고레
작품등록일 :
2016.03.15 01:13
최근연재일 :
2016.03.27 16:0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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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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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장난

DUMMY

혼인 추진 대표단들의 성실한 수고로 카츠이에와 오이치간 결혼 추진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결국 검소하면서도 정성스럽게 혼인예식이 치러졌다.


두 사람은 24살이라는 나이 차이가 있지만 어차피 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이 아닌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공식적으로 맺어진 혼인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명목상의 신방이 차려졌다.


그 축하는 카츠이에의 위상을 더욱 높여 주는 효과가 있었고, 그의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효과는 히데요시가 예측한대로 카츠이에로 하여금 허망한 마음을 부풀게 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변에 몰려든 그들은 별로 영양가 있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언제나 그렇듯 상황에 따라 옮겨 다니는 사람들은 뿌리가 없는 나부랭이에 불과한 법..


오히려 영향력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 카츠이에라는 존재는 오이치를 독차지해 버린 얄미운 존재이고, 또 몰려든 나부랭이들로 인해 승리감에 도취한, 그래서 반드시 타도해 주고 싶은 밉상에 불과한 존재였다.


히데요시의 예상대로 카츠이에의 도취감은 중신들의 마음에 반발을 사고 있었지만 그러나 카츠이에 본인은 이를 분별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럭저럭 한 해가 지나면서 지속적으로 파급되는 반 카츠이에 분위기를 파악한 히데요시는 1583년 새해를 맞이하여 신년의식을 치른 다음 기다렸다는 듯이 전국의 성주들에게 상경명령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상경명령이란 전국의 성주들이 키요스에 올라와서 성에 있는 노부나가의 후계자 산보시(4세)에게 충성 맹세를 하는 의식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그 충성맹세라는 것이 4살 밖에 되지 않은 산보시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후견인 역할을 하는 히데요시에게 하는 의미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히데요시는 전국에 상경명령을 내리면서 치밀한 흑백 활용술을 준비하고 있었다.


공문에 순응해서 상경한 성주들은 1차로 백으로 구분한다. 상경하지 않았지만 반드시 설득해서 동맹을 맺어야 할 상대는 2차 백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반드시 토벌해야 할 상대 즉 흑으로 구분한다. 이것이 히데요시가 자기 야망을 이루기 위해 구상하는 흑백 활용술이었다.


다만 그 흑백 활용술에 카츠이에가 흑으로 걸려들기를 바라면서 19살 때부터 30년간 남몰래 연정을 품어 왔던 오이치 마저 포기하고 오히려 미끼로 삼은 히데요시였다.


물론 카츠이에는 오이치가 아니었더라도 히데요시에게 무릎을 꿇을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히데요시가 원한 것은 카츠이에의 파멸이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완벽한 전략이 필요했다.


혼인 이후 한 번도 잠자리를 같이 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법적으로 부부가 된 카츠이에와 오이치는 누가 보기에도 금슬이 좋은 부부였다. 무엇보다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그것이 작은 행복이 되었다. 그러나 1년도 지나지 않아서 그 작은 행복마저 불길한 먹구름이 끼고 있었다.


“부인! 10년 전의 일을 기억하시지요?”


“....어찌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10년 전의 일이란? 오이치의 첫 남편이자, 아사이 가문의 3대 성주였던 나가마사가 아네가와 전투에서 패해 본성을 잃고 방황하다가 간신히 오미성에 들어가 3년간의 농성 끝에 결국 노부나가의 명을 받은 히데요시군에 의해 최후를 맞은 사건을 말한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을 다시 끄집어내서 미안하오만 왠지 불안한 마음 금할 길이 없소”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들으셨겠지만 히데요시가 전국에 상경 명령을 내렸소.”

“................”


“당신의 아버님(히데요리)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그로 말미암아 오다 가문이 후계자 문제로 시끄러울 때 나는 사실 당신의 작은 오빠인 노부유키님을 옹립하려고 했었소.”


“그 때 큰 오빠인 노부나가님이 아버지 장례가 끝나자마자 전광석화와 같이 선수를 쳐서 우리를 제압하고 스스로 후계자 수락을 선포해 버리셨지요. 바보인줄 알았는데 보통 바보가 아니라 큰 바보였습니다.”


“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이 큰 오라버니의 진면목을 보고 놀라워했었지요.”


“나는 그 때 노부나가님의 비범함을 깨닫고 마음을 돌이켜 적극적으로 친 노부나가편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인연이 돼서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나는 주군의 총애를 받는 2인자의 자리를 지킬 수가 있었소.”


“훌륭하신 2인자였습니다.”


“그 일이 있고 한~ 3년 후에 히데요시가 우리 오다 가문에 들어왔지요 그것도 머슴으로.. 얼마나 보잘 것 없고 초라하던지 정말이지 무엇 하나 내세울게 없고 미래도 희망도 없는 젊은이였지요.”


“그 때는 내가 지나갈 때 히데요시 아니 그 땐 도키치로라고 불렸지요 도키치로는 얼굴도 들지 못하고 내가 다 지나갈 때 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내 등을 향해 고개를 숙이곤 했었지요.”


“그런데 이제 30년 세월이 지나면서 히데요시는 옛날의 도키치로가 아닙니다. 상황이 역전 되어버렸습니다...... 어제 히데요시는 전국에 상경명령을 내렸습니다. 물론 그 명령은 나에게 떨어졌습니다.”


“어째서?? 분수에 지나치다고 말씀하시지..??”


“아니요 분수에 지나치지 않습니다. 명목상 자기에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산보시님에게 하라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결국은..”


“치졸한 작전이군요.”


“이는 결국 나와 싸우자는 것, 아니 나를 제거하겠다는 간계이지요.”


“그럼 어떻게 하시겠어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겠지요. 상경해서 충성을 맹세하거나 대항해서 싸우거나.”


“싸우시면 승산은 있습니까?”


“현재의 군세로 보면 3대 7입니다. 이길 확률이 3라면 질 확률은 7, 그런데 여기에 변수가 있습니다. 아직 관망하는 가문들이 어느 쪽으로 붙느냐에 따라 달라지지요?”


“변수의 확률은?”


“더 불리합니다. 2대 8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변수는 말 그대로 변수일 뿐, 뚜껑을 열어봐야겠지요.”


순간 오이치는 아찔한 현기증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10년 전 히데요시에 의해 첫 남편 나가마사를 잃고 죽음보다 고통스러운 침잠의 세월을 보낸 것이 엊그제였는데


민심에 의해서 카츠이에와의 결혼을 통해 이제 막, 마음을 잡고 새로운 희망을 가진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두 번째 남편 카츠이에가 또 다시 히데요시 성공의 제물이 되려하고 있었다.


“아~ 아 이 얼마나 무서운 악연이고,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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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츠루마츠의 출생 +2 16.03.27 185 2 8쪽
28 요도 부인의 태기 +1 16.03.27 128 1 7쪽
27 정명가도 +1 16.03.25 164 3 7쪽
26 히데요시의 광기 +1 16.03.25 156 3 8쪽
25 율곡의 십만양병설 +1 16.03.24 171 3 7쪽
24 양심의 두려움 +1 16.03.23 229 3 7쪽
23 이별을 재촉하는 두견새의 노래 +1 16.03.23 189 3 7쪽
22 토시이에의 배신 +1 16.03.22 208 3 9쪽
21 승리의 함정 +1 16.03.22 169 3 8쪽
20 용과 이무기의 싸움 +1 16.03.21 225 3 7쪽
19 살아남아 주시오 +1 16.03.21 225 4 8쪽
» 운명의 장난 +1 16.03.20 235 4 7쪽
17 고수의 흑백 활용술 +1 16.03.20 189 3 7쪽
16 무서운 결심 +1 16.03.19 131 5 7쪽
15 기억의 아픔과 설득의 아픔 +1 16.03.19 187 6 8쪽
14 2개의 패(산보시와 오이치) +1 16.03.18 223 7 7쪽
13 키요스 회의 +1 16.03.18 248 6 7쪽
12 희망이라는 나침반 +1 16.03.17 196 5 7쪽
11 히데요시에게 찾아온 기회 +1 16.03.17 197 5 7쪽
10 아네가와 전투 +1 16.03.15 261 17 6쪽
9 양쪽으로 묶인 쥐눈이콩 +1 16.03.15 220 16 5쪽
8 성주의 결단과 남편의 진심 +1 16.03.15 210 15 5쪽
7 병법의 어리석음과 지혜 +1 16.03.15 242 16 6쪽
6 신부의 시험 +1 16.03.15 321 19 8쪽
5 호랑이와 학의 결혼 +1 16.03.15 239 31 5쪽
4 강요된 결혼 +2 16.03.15 274 20 6쪽
3 야부사메 궁사 나가마사 +1 16.03.15 297 23 6쪽
2 천사의 게임초대 +1 16.03.15 297 25 6쪽
1 차가운 한강의 바람 +1 16.03.15 436 3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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