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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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학고레
작품등록일 :
2016.03.15 01:13
최근연재일 :
2016.03.27 16:0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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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53
추천수 :
285
글자수 :
86,531

작성
16.03.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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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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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양심의 두려움

DUMMY

“천사님! 너무 비참한 최후였습니다.”


천사는 고개를 저어 괴로워하는 수용을 의미 있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또 뭔가 나무라시는 눈빛이신데요?”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할 때는 무엇인가 이유가 있고 사연이 있어서겠지만 그러나 남아서 지켜보는 사람 입장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수용씨는 카츠이에와 오이치.. 이런 사람들과 별 관계도 없습니다. 그들은 단지 이웃 나라 역사적 인물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그들의 죽음에 대해서 비참하다고 느끼지 않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수용씨가 한강에서 보여 준 극단적 선택이 아내와 아이들은 물론이고 누군가에게도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 그만! 제발.. 이제 어차피 다 끝난 일이고 아이들도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고 없는데요.”


“아이들.. 은 모두 살아있습니다.”


“네 아이들이 살아있어요? 그럴 리가요? 수면제를 먹이고 깊은 잠에 빠진 상태에서 연탄불을 피웠는데??”


수용은 너무 놀라면서도 한편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가슴속의 환희를 느끼면서 천사에게 진위를 확인하듯 고개를 내 밀었다.


“그날 밤 수용씨 집에 밤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수용씨가 한강을 보고 싶어 비틀거리며 대문을 나섰을 때 바로 그 때 문 앞을 지나던 사람이었지요, 그는 수용씨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웬 떡이냐 하면서 열린 대문으로 들어갔다가 신음소리를 내는 아이들을 보고 처음에는 놀랐지만 재빠르게 119에 신고를 했습니다.”


“네? 정말입니까? 천사님! 그래서요 아이들은요?”


“다행히도 아이들은 다 무사합니다. 후유증도 없고 건강한 상태입니다. 깊은 잠에서 깬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네? 아내가요?”


“수용씨를 구조한 경찰들이 수용씨 휴대폰에 입력된 부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부인은 지금 애들을 돌보면서 수용씨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혜롭게도 애들한테는 아버지가 외국으로 출장 갔다고 거짓말을 했더군요.”


수용은 그동안 깊은 바다에 잠겼던 같은 양심의 가책이 뻥 뚫리면서 상쾌한 해방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의 마음에서는 저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환희였다.


“그랬군요! 그랬었군요! 그 때 마침 밤손님이? 고마우신 분이로군요.”


“그러나 저러나 이제 마지막 게임을 해 볼까요? 히데요시의 갑작스러운 죽음의 비밀을 찾기 위해서 히데요시 내면에 들어가는 버튼을 선택해 주세요.”


“네 천사님 네..”


수용은 왠지 천사가 밤손님을 보낸 준 것 아닌가 싶은 마음에 고마움을 느끼면서 아이들에 대한 새로운 희망으로 버튼을 눌렀다. 신비한 버튼 소리가 이어지더니 장면이 바뀌고 있었다.


“그래서 시신을 못 찾았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흔적하나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화약의 위력이 그렇게 대단한지 몰랐습니다.”


“나를 이기지는 못했어도 끝까지 지지는 않았다?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게로군.”


“사실 쫌 아쉽습니다.”

“뭐가 말인가?”


카츠이에의 장렬한 죽음에 대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히데요시는 약간 짜증이 나서 물었다.


“우리 두 사람이 내기를 했거든요.”

“무슨 내기?”


“오이치 마님의 해골 말입니다. 그렇게나 미인이신 오이치님은 골 구조부터 다를 것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했고 저 친구는 아니다 보통 사람들과 같을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오이치 마님이 따님들을 밖으로 내 보내고 최종적으로 키타노쇼성에 들어가셨다는 보고가 들어왔을 때부터 이번 작전이 끝나고 나면 한 번 열어보자고 했었는데 말입니다.”


역시 히데요시의 부하들다웠다. 히데요시가 노부나가에게 건의해서 아사이 나가마사의 해골을 황금오강으로 만들었던 것처럼 지금 히데요시의 부하들은 오이치의 해골을 떠서 다른 여인들과 다른 점이 없는가? 찾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카츠이에라는 막강했던 세력을 없앤 승리자들은 지금 잔인한 호기심인지? 강인한 정신력인지를 구분 못하면서 떠들어 대고 있었다.


히데요시는 역겨웠다. 자신에게 배운 그대로였지만 이제 천하인이 된 이 마당에 부하들의 그런 천박함에는 염증이 나기 시작했다.


“역겹군 역겨워.. 옛날에 노부나가님도 나를 보고 이렇게 생각했을까?”


카츠이에를 제거하고 나자 웬만한 적대 세력들이 백기를 들고 히데요시 처마 밑으로 기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순수하게 들어온 가문은 그대로 동맹을 유지했지만, 조금이라도 갈등이 있다가 꺾여서 들어 온 경우는 성주를 교체했다. 큰 성주를 그 보다 작은 성으로 보내고 큰 성은 공로가 있는 자기 사람으로 채워나갔다.


순식간에 일본의 3분의 2가 히데요시의 세력 하에 들어왔다. 나머지 3분의 1은 작은 섬이나 산간지역이라 굳이 힘들여 정복할 필요도 없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이루어질 지역들이었다.


부하들은 여전히 낄낄대며 웃고 있었다. 이번에는 키타노쇼 성에서 나온 지세이가 화제인 모양이었다.


“성주님! 역시 아름다운 여인이 남긴 지세이는 뭔가 다릅니다.”


“오이치님이 지세이를 남겼는가? 궁금하군 큰 소리로 한 번 읽어주게?


그렇게도 짝사랑했던, 그러나 한 번도 내색조차 해보지 못하고 오히려 자기 명령으로 죽임을 당한 가련한 여인의 지세이를 듣기 위해 히데요시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렇지 않아도 총소리 요란한 여름밤, 이별을 재촉하는 두견새의 노래.”


“카아~ 역시 멋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집사 분카사이의 지세이에 감동했습니다.”


“분카사이도 남겼나?”


“여기 보십시오, 인연이 있어 미련 없이 함께 걷는 길 저 세상에 가서도 길이 섬기리.”


“그러고 보니 카츠이에님은 복이 많으신 분이로군! 일본 최고의 미인이 두견새를 노래하고 분카사이가 충성을 노래한 가운데 서양에서 들여 온 화약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셨으니 말이야”


히데요시는 묘한 감상에 젖었다.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던 큰 산 하나가 없어졌는데 후련한 승리감은 잠시 잠간이고 어디서부터인지 출처를 알 수 없는 불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죽은 것이 아니라 사라졌어!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불쑥 꿈에라도 나타날 것만 같아서 왠지 두렵구만, 아니야 내가 왜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그렇습니다. 성주님! 이제 성주님 앞 길을 막을 자가 없습니다. 부디 나쁜 생각은 마시고 좋은 생각만..”


“그럼! 그럼! 내가 실수 했네 쓸데없는 생각을 했어 바보같이 말이야, 그럼 에치젠은 말이야..”


서둘러 화제를 돌리는 히데요시였지만 그러나 내심 마음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었다.


목표를 향해 돌진할 때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무서울 것 없이 덤벼들었지만 그러나 이제 목표를 이루고 나니까 지난 날 자신의 가혹한 행위들이 모두 다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이상한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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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요도 부인의 태기 +1 16.03.27 128 1 7쪽
27 정명가도 +1 16.03.25 164 3 7쪽
26 히데요시의 광기 +1 16.03.25 156 3 8쪽
25 율곡의 십만양병설 +1 16.03.24 171 3 7쪽
» 양심의 두려움 +1 16.03.23 230 3 7쪽
23 이별을 재촉하는 두견새의 노래 +1 16.03.23 189 3 7쪽
22 토시이에의 배신 +1 16.03.22 208 3 9쪽
21 승리의 함정 +1 16.03.22 169 3 8쪽
20 용과 이무기의 싸움 +1 16.03.21 225 3 7쪽
19 살아남아 주시오 +1 16.03.21 226 4 8쪽
18 운명의 장난 +1 16.03.20 235 4 7쪽
17 고수의 흑백 활용술 +1 16.03.20 189 3 7쪽
16 무서운 결심 +1 16.03.19 131 5 7쪽
15 기억의 아픔과 설득의 아픔 +1 16.03.19 187 6 8쪽
14 2개의 패(산보시와 오이치) +1 16.03.18 223 7 7쪽
13 키요스 회의 +1 16.03.18 248 6 7쪽
12 희망이라는 나침반 +1 16.03.17 196 5 7쪽
11 히데요시에게 찾아온 기회 +1 16.03.17 197 5 7쪽
10 아네가와 전투 +1 16.03.15 261 17 6쪽
9 양쪽으로 묶인 쥐눈이콩 +1 16.03.15 220 16 5쪽
8 성주의 결단과 남편의 진심 +1 16.03.15 210 15 5쪽
7 병법의 어리석음과 지혜 +1 16.03.15 242 16 6쪽
6 신부의 시험 +1 16.03.15 321 19 8쪽
5 호랑이와 학의 결혼 +1 16.03.15 239 31 5쪽
4 강요된 결혼 +2 16.03.15 274 20 6쪽
3 야부사메 궁사 나가마사 +1 16.03.15 297 23 6쪽
2 천사의 게임초대 +1 16.03.15 297 25 6쪽
1 차가운 한강의 바람 +1 16.03.15 436 3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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