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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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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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1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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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쪽

3rd 10. 성전(4)

DUMMY



라드가 카시드의 다리를 보고 눈을 질끈 감은 순간, 카시드의 발이 라드의 머리에 접근했다.



부웅!



"?!"



하지만 카시드의 발차기는 라드의 몸이 갑자기 사라지며 허공을 갈라야 했다.



"뭐야 이건!"



그는 신경질적으로 주변을 살폈지만 이번에는 순간 가속 능력으로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응?"



그리고 신력을 감지하기 시작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느껴지는 두 개의 빛의 신력.



"......뭐야. 지난번부터 느껴졌던 기운은 투신의 기운이었나? 무얼 믿고 덤벼드나 했더니......."



카시드는 라드와는 달리 지금에서야 밑에서 싸우고 있는 마족들과 투신들을 본 모양이었다. 그만큼 전투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도 되었고, 또 다른 것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는 의미도 되었다.



-크워어어어!-



투신의 기운은 다섯 군데에서 느껴졌지만, 특히 저 중에서도 커다란 몸을 가지고 있는 화산 같은 투신. 굉장히 신경에 거슬렸다. 그가 팔을 움직일 때마다 최소 10단위의 마족들이 녹아 내리거나 뭉개졌다.



'......그 신관을 먼저 죽이고 싶지만...'



그래도 왠지 저 괴성이 신경에 거슬렸다. 카시드는 자신의 마력을 다시 집중시켜 여덟 개의 구슬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스윽...



그의 왼손에 두 개의 구슬이 잡혔다. 그리고... 그가 손을 펴자.



퍼엉!



두 구슬은 빠른 속력으로 나선으로 회전하며 발쿤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크아아아!-



마족들이 몰려있는 곳을 향하여 거대한 자신의 팔을 휘두르던 발쿤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거대한 마력을 감지하고는 움직임을 멈췄다.



-크음?-



발쿤은 마족을 향해 내려치던 팔을 올려서 그 마력을 막았다. 그의 단단한 몸이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퍼어어어엉!!!



-크오오오오?!-



그 마력은 인간으로 치자면 팔꿈치 부분라고 해야 할, 발쿤의 관절에 정확히 부딪혔다.



쿠르르릉...



쿠웅!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발쿤의 팔이 땅으로 떨어졌다.



"크아악!"



"케에엑!"



발쿤의 팔 밑에 있던 마족들은 떨어진 발쿤의 팔에 깔려서 죽었고, 발쿤은 자신의 잘린 팔을 붙잡으며 뒤로 물러났다.



-크어어어!!-



분노한 화산의 투신은 자신의 이름과 같이 분노하며 자신에게 마력을 날린 존재를 바라보았고, 곧 허공에 떠 있는 마황자 카시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크아아! 감히 이 마족이!-



펑!



카시드에게로 달려들려던 발쿤은 배에 마력의 구슬이 하나 폭발하며 뒤로 넘어갔다. 가볍게 쏘아보낸 마력의 구슬 하나에 수백의 마족을 순식간에 쓰러트린 투신이 쓰러진 것이다!



쿠우우웅!!



-크어......-



발쿤이 쓰러지자 마치 지진과도 같은 엄청난 진동에 주변에 있던 병사들과 마족들이 균형을 잃고 그 자리에서 넘어질 정도였다.



"......"



카시드는 발쿤이 쓰러지자 다음 대상을 찾았고, 곧 눈보라로 마족들을 얼리고 있는 한 여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부웅!



이번에도 단 하나의 구슬을 날려보냈을 뿐이었다.



퍼엉!



그러나 효과는 충분했다. 그 여신은 뒤로 밀려났고, 그와 동시에 동결에서 풀려난 고위 마족들의 반격이 시작되었으니.



"흐음......"



그는 다시 주변을 둘러보고, 곧 빛의 신력의 감각을 따라 돌린 시야에서 땅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라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른 투신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으니 이제 마음 편히 죽일 수 있었다. 어떻게 저기까지 도망쳤는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아까 죽으나 지금 죽으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역시 네놈이 제일 먼저 죽어야 좋겠어."



남아 있던 네 개의 구슬이 그의 오른팔에 엉켜들며 회전하기 시작한다.



"감히 나에게 조금이라도 기대를 하게 만들었으니."



퍼엉!



네 개의 마력의 구슬은 아까 발쿤에게 했던 공격보다 두 배... 아니 그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 공격이었다.



"큭..."



카시드의 짧은 웃음과 함께, 구슬들은 마황자의 마력을 최대치까지 담고 라드가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크하하하하!!"



훌륭하게 날아가는 마력의 구슬을 보며 카시드는 광소를 터트렸고, 네 개의 마력의 구슬은 엄청난 속도로 라드가 있는 곳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피잉!



"응?"



그 순간 뭔가 귀에 거슬리는 소리와 함께 한 인간의 형체가 마력의 구슬의 앞을 막았다.



'뭐지? 저 신관말고도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이 있었나?'



하지만 상관없었다. 저 녀석도 저 구슬의 진로에 있게 된다면 같이 죽을 테니까.



퍼어어어어엉!



엄청난 폭발음! 하지만 그 폭발은 그의 예상과는 달리 지상이 아닌, 허공에서 일어났다.



"뭐지?"



저 인형이 증발되는 것이 아니라, 마력의 구슬이 공중에서 폭발한 것이다.



푸쉬이이...



"......"



카시드는 흥미가 동한 표정으로 그 마력의 구슬이 폭발한 연기를 주시했다.



쉬이익...



얼마쯤 시간이 지나고 연기가 걷히자 반투명한 푸른색의 막을 볼 수 있었다. 반투명하다고는 해도 안에 있는 존재의 형체만 겨우 보이고 있었기에 모습을 제대로 확인 할 수는 없었지만.



"뭐야 저건?"



카시드가 난생 처음 보는 푸른 막을 보며 당황해하고 있을 때, 그 막에서 뭔가 '찢는'듯한 공격이 날아왔다.



쉬익!



"응?"



그는 이 공격을 본 기억이 있었다. 덕분에 이 공격이 단순하게 직선으로 날아온다는 사실도 알았고, 가볍게 밑으로 머리를 숙여 그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너인가."



곧이어 푸른 막이 걷히고 보통보다 짧은 날개를 가진 초록색 머리카락의 천족을 볼 수 있었다. 아니, 그 전부터, 푸른 막에 둘러 쌓여 있을 때부터 카시드는 그에게서 '수호자의 운명'을 느낄 수 있었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을.



"......"



파리아는 말없이 레쥬사를 자신의 적, 마황자에게 겨누었을 뿐이었다.



"호오?"



그리고 파리아의 왼팔에는 지난번과는 다른, 예전에 보지 못했던 무언가가 들려 있었다.



"방금 내 공격을 막아냈던 것은 그것 덕분인가 보군."



"......"



파리아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훗..."



퍼엉!



카시드의 몸에서 기습적으로 나온 구슬 하나가 파리아를 향해 날아갔다. 원래대로라면 피해야겠지만, 그의 아래에는 라드가 있었기에 파리아는 왼팔을 들었다.



파직!



왼쪽 팔뚝에 끈으로 강제 고정되어 있는 마름모꼴의 검고 이상한 철판은 순식간에 푸른색 막을 생성해냈다.



퍼어어엉!



"역시나..."



쉬이이이...



이번에도 카시드의 구슬은 파리아의 푸른색 막을 뚫지 못했다.



"평범한 철판은 아닌 것 같군."



곤란한 걸, 전혀 곤란하지 않은 표정으로 나직이 중얼거린 카시드는 조금 날개를 움직여 뒤로 물러났다.



쉬익!



그리고 다시 한번 레쥬사에 의한 공격이 날아들었다. 레쥬사의 원거리 공격과 절대적인 방어를 자랑하는 천상의 방패. 로엘은 이 조합으로 파리아에게 마황자를 이길 '가능성'을 준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었다.



"뭐지 저것은...?"



드디어 후방에 있던 병사들이 무언가를 발견한 듯 소리쳤다.



"천, 천사들이다!"



"세상에나!"



밑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카시드가 파리아의 뒤쪽을 보니, 천족들이 이곳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카시드는 그들의 옷에 달린 표식을 보고 그들의 정체를 알아 볼 수 있었다.



"......프라스타 가문의 녀석들이군. 아니, 다른 가문의 녀석들도 있나?"



천족들의 수는 겨우 100도 안되어 보였다. 숫자로 따지자면 전세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프라스타 가문의 천족들은 천족 최대 가문의 천족들 답게 다들 상당한 성력이 느껴졌기에, 카시드의 입장에서는 약간의 변수가 더 늘어난 것이다.



쉬익!



"칫!"



카시드는 결국 라드를 공격하는 것을 포기하고 파리아에게 달려들어야 했다.



"크아아아아!!"



"!!"



매섭게 달려드는 카시드를 본 파리아는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그에게 마주 달려들었다.



부웅!



터엉!



번개같은 카시드의 발차기가 파리아의 어깨로 떨어졌지만, 파리아는 철판의 일부에 푸른 막을 덧씌워 막아냈다.



"귀찮은 물건이군."



텅!



신경질적으로 투덜거린 카시드는 기습적으로 주먹을 날렸지만, 파리아는 용케 그것을 알아채고 철판으로 마황자의 공격을 막고 있었다.



텅! 텅!



쉬익!



"큭!"



한번 레쥬사가 번뜩이며, 카시드의 어깨에서 피가 솟아올랐다.



"이 자식이!"



분노한 그의 마안이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퍼엉!



"?!"



파리아는 본능적으로 천상의 방패를 가동시켰고, 덕분에 카시드의 기습적인 마력의 폭발을 막아낼 수 있었다.



"......역시."



텅!



모두 예측범위 내. 하지만 카시드의 공격은 이상하게 점점 대항하기 힘들어지는 것을 느끼고 있는 파리아였다.



텅! 텅!



"천족이라도...!"



텅!



그 폭연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카시드의 발차기가 푸른 막의 표면에 꽂히자 파리아는 푸른 막과 함께 뒤로 밀려났다.



"통하기는 하는군!"



파리아는 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텅!



푸른 막은 이번에도 훌륭하게 마황자의 공격을 막아냈고, 그 틈을 이용해 파리아는 막을 풀고 레쥬사를 가동시켰다.



쉬익!



하지만 마황자는 파리아가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몸을 틀어서 그 공격을 피했고, 오히려 파리아에게 역격을 가했다.



텅!



다행히 파리아가 조금 더 빨리 천상의 방패를 움직여 막을 수 있었지만, 이번 것은 정말로 위험한 순간이었다.



'읽고... 있는 건가?'



파리아는 이제야 그가 자신의 '틈'이라던가 '공격하는 시간'을 전부 읽고 있다는 것을 곧 깨달을 수 있었다.



텅!



결국 파리아는 이대로라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역시, 그는 파리아로서도 감당하기 힘든 강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천상의 방패가 있는 이상 그는 쓰러지지 않는다. 이 방패의 사용법을 숙달하기 위해 이곳까지 오는 것을 며칠 더 늦춘 것이 아닌가! 물론 프라스타 가문만이 아닌 다른 가문의 천족들을 모은 것도 있었지만. 하지만 막기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



끼리리링...



레쥬사가 격렬하게 울기 시작했다. 파리아는 레쥬사의 모든 힘을 동원하기로 한 것이다.



텅! 텅텅! 터터텅!



카시드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었지만, 천상의 방패를 뚫을 정도는 아니었다.



텅!



'지금이다!'



천상의 방패를 공격하던 카시드에게 생겨난 아주 작은 빈틈.



팟!



천상의 방패의 막이 사라지며 다시 한번, 카시드의 예측할 수 없는 공격이 파리아에게 쏟아졌다. 하지만, 파리아는 성력의 반발을 억누르면서까지 그 공격을 몇 대 맞아주며 레쥬사의 약속어를 외웠다.



"에스 트로턴(하늘을 찢어라)!!“



“!!”



“레쥬사!"



끼-----잉!



그 순간 레쥬사에서 거대한 성력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파리아는 그 성력에 밀려 주춤거리는 마황자를 향해 레쥬사를 찔러갔다.



"흐아아아아!!"



콰르르릉!!



하늘이 하얗게 물들며, 마황자의 모습은 하얀 성력이 만들어낸 하늘의 틈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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