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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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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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13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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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rd 10. 성전(9)

DUMMY

"?!"


마왕을 향해 달려가던 나는 위쪽에서 느껴지는 혼돈의 기운에 몸을 멈추고 말았다.


"자, 자르카?"


지금 하늘을 날고 있는 자르카의 등에는 검은 날개가 달려 있었다.


'이게 무슨...'


자르카도 날개가 있었나?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크아악!"


멍하니 자르카를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서 한 마족이 달려들었다.


"칫!"


퍼석!


이런 하급 마물쯤은 신력을 사용하지 않고 에페레오스만 휘둘러도 벨 수 있었다. 지금의 힘이라면 맨손으로도 때려잡을 자신이 있었으니까.


퍼엉!


빛의 기둥으로 병사들을 몰아붙이던 중량형 마족 하나를 없앤 뒤, 막대한 힘이 느껴지는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대단해..."


검은색의 혼돈의 기운과 붉은 마력이 사정없이 엉키고 있었다.


'저게 자르카의 진짜 힘...'


나는 모습으로 보아 자르카는 지금 검은 날개를 잘 다루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오랜 시간 누워있던 환자가 잘 걷지 못하듯. 하지만, 마황자를 상대로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것으로 보니 저 날개를 완전히 다루게 된다면 어떻게 될 지 궁금할 정도였다.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빨리 마왕을 쓰러트려야 자르카가 더 쉽게 마황자를 상대 할 수 있다!


-크어어! 기다리고 있었다! 내 이름은 자크다!!-


"으악!"


"피해라!"


귓가에 퍼지는 거대한 외침에 그곳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사자머리에 근육질의 몸을 가진 중량형 마족이 나에게 망치를 던지고 있었다. 주변에 용족들이 잔뜩 달라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후작 이상의 마족이었다.


후우우웅!


탱!


날아오는 망치의 옆을 쳐서 튕겨내고 이 자리를 피해 마왕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려 했지만, 그는 너무 위험했다. 주변에 쓰러져 있는 용족이 넷이나 되었으니까. 셋은 죽어 있는 것 같았고, 다행히 하나는 아직 숨이 붙어 있어보였다.


'이대로 내버려 뒀다가는 피해가 너무 커지겠는걸...'


일단은 용족의 피해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 나는 그 마족에게 달려들었다.


"용족분들은 다른 마족을 상대해 주세요!"


터엉!


그 마족은 왼손에 들린 도끼로 내 에페레오스를 막아내고 오른쪽 손을 까닥였다.


턱!


그러자 내가 튕겨냈던 망치가 그의 손으로 돌아 오는게 보였다.


'보통 망치가 아닌건가?'


망치에 대해 생각할 틈도 없이 그의 공격이 날아들었다.


-크어어어!!-


부웅!


역시 이 마족도 중량형답게 매우 단순한 수준의 공격이었다. 그러나, 단순해도 반격할 기회가 없는 그런 공격이기도 했다.


콰앙!


바닥에 떨어진 망치는 땅을 사정없이 부수며 거의 작은 지진을 만들어냈다.


"큭..."


몸을 뒤로 날려 겨우 착지하자 이번에는 도끼가 날아왔다.


태앵!


다시 도끼를 튕겨내고 그에게 달려들자, 그제야 용족들이 주변으로 퍼져나가며 다른 마족들을 상대 하는게 보였다.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해'


터엉! 텅! 터엉!


'크윽...'


이 마족은 커다란 몸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게다가 공격을 흘렸음에도 뼈가 부러질 것 같은 고통이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정면으로 힘 싸움을 해서는 승산이 없을 것 같았다.


팅! 팅팅!


너무 근접거리라 순간 가속 능력을 사용할 수도 없고... 하지만 이대로라면 그에게 당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가 왼손을 까닥이자 도끼가 다시 그의 손에 들리는 것이 보였다.


'무슨 방법이...'


-크아!-


쿠우웅!


그가 양손에 들린 무기를 이용해 땅을 내려치자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 같이 몸의 균형이 흔들렸다.


"이런...!"


-죽어라!-


자세가 흔들리며 내 몸은 뒤로 살짝 넘어갔었고, 마족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부우웅! 터어엉!


"으아아악!!"


마치 모루위에 쇠를 놓고 망치로 두드리는 듯이, 내 몸은 땅과 그의 망치 가운데에 껴 버렸다. 성갑이 없다면 바로 몸이 터져 죽었을 정도의 충격...!


'크으... 빨리 마왕을 잡아야 하는데...!'



......


팅!


시오와 카오틱 블레이드가 다시 부딪히며 검은색과 붉은색의 파편을 떨어트렸다.


"......후우..."


연속적인 공격으로 자르카는 카시드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었지만, 왠지 불안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뭐지?'


탱!


카시드는 방어만 하고 있음에도 자르카의 불안감은 계속해서 커져만 갔다.


"......좋아."


화륵!


그가 팔을 크게 휘두르자 시오에서 다시 불꽃이 피어나며 허공에 불의 고리가 생겼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그 불의 고리의 뜨거움에 접근조차 하지 못했겠지만, 자르카는 혼돈의 기운으로 몸을 감싸고 그 고리 안으로 뛰어들어 카시드를 공격할 수 있었다.


'방심했군! 마황자!'


카시드는 검을 내리고 있었다. 덕분에 자르카는 카오틱 블레이드를 들어올려 그의 어깨를 향해 내려 칠 수 있었다.


콰앙!


"?!"


하지만 자르카가 생각했던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카시드가 그 짧은 시간에 시오를 들어올려 카오틱 블레이드를 막아냈던 것이다!


"역시 되는군."


카시드는 왠지 허무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족이 아니더라도..."


화르르륵!


"큭!"


자르카는 시오에서 불길이 올라오자 다급하게 카오틱 블레이드를 회수해야 했다.


"이종족이면 전부 '사냥'할 수 있었군."


자르카를 바라보는 카시드의 눈빛이 붉게 빛난다.



-크아아!-


"......"


그 마족은 넘어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내 몸을 향해 양쪽 무기를 내려쳤다.


'보인... 다...'


아주 약간, 그의 행동에 틈이 생겼다.


"!!"


부웅!


그의 팔이 들어올려지자 배에 아주 약간에 틈이 생겼고, 나는 그곳을 향해 에페레오스를 던졌다.


푸욱!


-크어?!-


"으아아아!"


복부에 에페레오스가 반 이상 박혀들어 그의 행동이 잠시나마 멈추자 나는 예전에 백작과의 싸움에서 했던 것처럼, 순간 가속 능력으로 그의 품으로 이동했다.


-크음?-


그는 당황하며 몸을 숙이며 뒤로 물러나려 했다. 이렇게 덩치가 크다보니 이런 근접거리에서 공격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더 이상 너 따위에게 신경 쓸 시간이 없어!"


하지만 그가 피하는 것보다 내가 그의 몸에 박힌 에페레오스를 잡는 것이 더 빨랐다.


지잉!


그의 배에 꽂힌 에페레오스를 그대로 들어올리며, 나는 그가 물러나려고 굽힌 왼쪽 무릎을 박차고 그의 몸 위로 올라갔다. 덕분에 에페레오스는 배에 박힌 상태로 그의 왼쪽 어깨까지 올라가, 그의 몸을 갈랐다.


-크아아아!-


촤악!


배에서부터 어깨까지 이르는 긴 검상. 게다가 이 공격에는 백열화의 검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신력이 가득 담겨있기에 쉽게 활동할 수 없을 것이다!


화아아악!


"?!"


그의 어깨 위에서 하늘을 보니 벌써부터 자르카가 밀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탁!


올라탄 이 마족의 머리를 걷어차며 그 반동으로 앞으로 나갔다. 물론 발에 신력을 주입하는 것도 잊지 않았기에 마족은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쓰러졌다.


'얼마 남지 않았다!'


마족들의 어깨와 어깨사이로 뛰어다니며 나는 순식간에 마왕에게 접근했다.


"크악! 인간이다!"


"막아라!"


몇 개의 마법이 날아왔지만 성갑의 효과를 믿고 계속 달렸다. 아까 신영과의 싸움으로 깨진 부분에는 신력을 주입해서 깨진 것을 대체했다.


퍼벙!


"큭...!"


중간에 마법이 날아 들었지만 자세가 흔들리는 것을 제외하면 별로 큰 충격은 아니었다.


턱.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 잡기 위해 마족들의 어깨를 밟는 것을 그만두고 땅에 착지했다. 근처에서 느껴지는 진한 마력의 기운으로 달려드는 마족들의 사이에서 마왕을 찾았다.


'어디냐...'


근처에서 기운은 느껴졌다. 과거 성도에서도 한번 만났으니 못 찾을 리가 없다! 그런 생각으로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마족들이 어지럽게 움직이고 있었기에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인가안!"


후웅!


내 몸을 노리고 휘둘러지는 손톱을 몸을 뒤틀어 피했다.


"으음?!"


그리고 그 몸을 다시 펴며 그 탄력으로 에페레오스를 휘둘렀다.


퍼억!


에페레오스의 길이 덕분에 뒤에서 달려들던 마족도 같이 벨 수 있었다. 아마도 이 마족의 뒤에서 빈틈을 노린 것 같았지만... 에페레오스의 길이를 계산 했어야지.


"막아라! 절대로 마왕에게 접근시키지 마!"


지휘관으로 보이는 마족의 외침에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한 마족들도 나에게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런 잔챙이들은...'


마족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 정면으로 수십개의 빛의 화살을 날렸다.


콰라라락!


"꾸에엑!"


"캭!!"


정면에 있던 마족이 꽤 쓰러졌지만, 이 근처에 모여있던 숫자가 꽤 많았기에 순식간에 그 자리가 채워졌다.


"죽어라!"


"!!"


퍽!


주먹을 휘두르던 마족의 품으로 파고들며 어깨로 그 마족의 가슴을 가격했고, 그 마족은 가슴을 붙잡으며 뒤로 물러났다.


지이이잉!


별로 대단한 녀석들은 없었다. 이 마족들은 강한 녀석들도 없었고, 그냥 에페레오스에 신력을 불어넣어 길이를 길게 만들었다. 실제로 들어간 신력은 평소에 쓰는 것보다 적었지만, 이 정도의 신력만으로도 충분하겠지!


"크릉!"


"큰 기술을 쓰기 전에 달려들어라!"


녀석들이 달려들기 직전, 내 몸은 이미 회전하고 있었다.


후우우웅!


무거운 소리를 내며 에페레오스는 큰 원을 그리며 회전했고, 신력까지 더해져서 길어진 길이에 대부분의 마족들은 그 거리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서걱! 촤아악!


"케에엑!"


슈칵!


"켈!"


달려들던 마족들은 대부분 반으로 조각나며 바닥에 쓰러졌고, 뒤로 물러났던 몇의 마족만이 살아남아 있었다.


끼이이익...


너무 회전력이 붙어서 에페레오스를 땅에 닿게 하며 멈출 수밖에 없었고, 그나마 그것도 2~3바퀴는 돌고서야 멈출 수 있었다.


"후우... 후우..."


내가 회전을 멈췄음에도 마족들은 쉽사리 달려들지 못했다.


"머, 멍청이들! 지금이 기회다!"


기회는 무슨!


"캬아악!"


마족들이 지휘관의 말을 듣고 나에게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콰라라락!


하지만 몇 되지 않는 마족들은 빛의 화살을 뒤집어쓰고 땅에 몸을 눕혀야 했다.


"후우... 후우..."


"이, 이런..."


지휘관 마족은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이미 그들의 숫자는 많이 줄어 있었고 몇 남은 마족들도 쉽사리 달려들 생각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후우..."


에페레오스를 다시 들어올리고 지휘관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응?'


그런데 지휘관의 그림자가 다른 마족들에 비해 조금 커 보였다.


'뭔가 이상...'


파직!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뒤로 물러나려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내 어깨를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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