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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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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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21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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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th 09. 검은 날개(9)

DUMMY

화아악-


순식간에 여신의 빛이 사방으로 퍼지고, 마물들은 흔적도 없이 녹아 내리기 시작했다.


"이거 위험한거 아니에요?"


나는 그 빛에 닿아도 타격이 없었지만, 그거야 내가 여신의 신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걱정 마. 대 마물, 마족 전용 기술이니까-


그렇다면 다행이고.


확-!


빛이 사라지고, 재로 변한 마물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왜 다 재가 되는거지?'


"천계에서의 마물에 대한 '세계의 거부'는 인간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 이런 시체 하나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아... 그래요?"


난 또 이 마물들이 특이한 것들이거나 빛의 신력이 강화되어 그런 줄 알았다.


"티엘! 괜찮아?"


끄덕.


다행히 티엘과 아이들은 잘 피해 있어서 그런지 괜찮아 보였다.


푸욱.


'윽. 착지 잘못했다'


인간계에서의 버릇대로 그냥 떨어졌더니 발이 구름에 박혔다. 이곳의 바닥은 너무 물렁하다는 것을 까먹고 만 것이다.


"캬아악! 지금이다!"


"?!"


그런데 발을 빼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건물 안에 숨어있던 무언가가 달려들었다.


"히익?!"


그것은 마물이었다.


"여, 여신님!"


"뭐, 뭐야!"


"캬아아악!"


당황해서 신력을 운용하기도 힘든데, 여신까지 당황한 것 같았다.


"캬악!!"


마물의 손톱이 머리카락에까지 닿고 있었다.


'아... 신력의 검을 뽑아야...'


하지만 이미 늦었...


휘릭-!


촤악!


"......"


얼굴에 뭔가 뜨겁고 찝찝한 것이 튀었다.


-이이익...-


-나, 날개가...-


"......"


......무슨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자. 잡아."


어느새 여신이 내려와 손을 내밀고 있었다.


턱.


여신의 손을 잡고 일단 구름에서 다리를 빼냈다.


“티엘이 도왔어.”


“......”


그런건 나도 알고 있었다.


-괴물이다!-


-괴물이야!-


천족들의 목소리에 티엘의 고개가 더욱 숙여지고 있었다.


“티엘. 가자.”


티엘은 묵묵히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


-괴물......-


그런데 티엘이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왜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지?


“칫......”


하여간 천족은 파리아랑 티엘 빼고 다 재수 없어.


“조금 심한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신은 티엘의 날개를 보고도 별 반응이 없었다는 것이다. 여신이 만약 인상을 찌푸리거나 했다면...... 난 신관을 때려쳤을지도 몰라.


“여신님. 가요.”


“알았어.”


티엘을 안아들고 하늘로 날아오르자 여신이 곧 따라왔다.


“네가 이해해.”


“뭘요.”


지금 이렇게 힘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티엘이 있는데, 이해하라니...


“사실... 티엘의 날개가 좀 이질적인 것은 사실이잖아.”


“......”


날개가 조금 다르다고 이렇게 사람... 아니, 자신들이랑 놀았던 천족을 무시하나?


“뭐... 원래 천족들이 자신들의 순수성을 내세우는 종족이다 보니, 자신들과 조금만 달라도 잘 인정하지 않아.”


“......”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직접 당해보면...


“하아... 됐어요.”


“뭐가 됐는데.”


“괜히 천계에다 화풀이 안 할게요.”


“......”


여신이 약간 뜨끔한 표정을 지었다.


“알고 있었어?”


“대충은요.”


내가 여신이 이렇게까지 하는데 괜히 화풀이 할 만큼 나쁜 사람은 아니다.


“하아~ 로엘의 집에서 눌러 살기도 슬슬 힘든데...... 이젠 어디로 가지...”


여신은 괜히 분위기가 가라앉자 엉뚱한 말을 꺼냈다.


“예전의 그 집으로 가면 되잖아요.”


“안 돼. 이미 팔았어.”


천계... 아니 신계에서도 집을 거래하나? 시장 개념도 제대로 없던데?


“그냥 구름을 잘라서 집을 지으면 되잖아요.”


“......그게 가능할 것 같아?”


어라, 그렇게 하는거 아니었나...


“그럼 뭐 하시게요?”


“글쎄.......”


여신은 말을 흐렸다.


‘......’


뭐... 괜찮겠지?


“그런데... 이제 티엘을 천계에 맡긴다고 하지는 않겠지?”


“네.”


방금 그 모습을 보니까 절대로 못 맡기겠다.


“그럼 천계에 언제까지 머무를 건데?”


“글쎄요......”


아무래도 티엘도 천계에 더 있기 그렇겠지.


“오늘 밤.......”


“오늘 밤?”


“오늘밤에 잠시 들릴 곳에 갔다가 내려갈게요.”


“그래? 알았어.”


여신과 함께 로엘의 저택에 도착한 이후로는 별다른 일이 없이, 티엘과 함께 과일을 먹고 잠시 낮잠을 취했다. 그리고 밤이 되었다.


‘이거 기분이 묘하네’


인간계에서는 밤에 새소리, 벌레소리가 들리는데 천계에서는 그런 것이 없었다.


후우웅-


대신 바람소리가 조금 컸지만.


펄럭- 펄럭-


아, 새 소리 비슷한 것으로 들리는, 천족들이 정찰하는 소리도 들렸다.


‘도대체 왜 정찰을 하는지’


마족이 쳐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 그러고 보니 천족은 권력다툼이 심해서 가문끼리 쉴 새 없이 싸운다고 했던가?


펄럭-


잠시 생각하고 있는데 머리 바로 위에서 날개 짓 소리가 들렸다.


‘윽. 들키겠다’


바로 위로 지나가는 천족을 발견하고 급하게 풀숲으로 몸을 던졌다.


푸스스-


나뭇잎이 잔뜩 떨어지며 소리가 났지만, 어차피 천족들은 ‘정신’을 감지하는데 바빠서 이런 ‘소리’는 쉽게 감지하지 못할 것이다.


-음?-


......아마도 말이다.


-잘못 들었나?-


천족이 주변을 살펴보는 동안 숨도 죽이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도록 멍하니 있었다. 무언가 생각을 했다가는 천족의 정신감지에 걸릴지도 모르니까.


“......”


천계에도 정원은 있었다. ‘구름초’라고 해서 구름 위에만 사는 풀인데 모양이 가지가지다. 굳이 말하자면 물을 안주면 선인장으로, 물을 잔뜩 주면 수초로 변하고 햇빛을 많이 받으면 나무로 변한다거나... 참고로 지금 것은 수풀이었다.


푸스슥.


덕분에 내가 이렇게 수풀 안에 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은 조금... 그렇군’


들키면 여신에게 엄청난 민폐가 갈지도.


-착각인가?-


정찰을 하던 천족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날아갔다.


‘후우......’


나는 지금 프라스타 가문의 저택에 숨어들었다.


펄럭-


하늘에서는 쉴새없이 천족들이 돌아다니고 있어서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했다.


‘잠도 없냐?’


프라스타 저택이라도 로엘이 관리하는 곳과 전대 가주 부인이 관리하는 곳이 따로 있다. 굳이 말하자면 같은 저택에 살더라도 전대 가주 부인의 세력이 막강해서, 그냥 내버려 둔다고 해야 할까. 당연한 얘기지만 나는 로엘이 관리하는 곳에는 충분히 갈 수 있었다. 이곳부터는 당연히 힘들지만 말이다.


“휴우... 그럼 가볼까.”


조심스럽게 구름초의 사이를 뚫고 지나가기 시작했다.


푸스슥. 푸스슥.


이곳에 있는 구름초들은 나뭇잎이 풍성해서 소리가 많이 났다.


‘뭐 어때. 천족들은 정신으로 상대를 감지...’


-거기 누구냐!-


히익?!


-어이, 나야-


-뭐야. 너였나-


까, 깜짝 놀랐잖아! 다른 천족에게 말을 건 것이었나?


-나도 못 알아보냐?-


-아니, 아까 무슨 소리가 들려서...-


어쨌거나 기회다. 지금 몰래 들어가야하겠지.


‘.......음...’


푸스슥.


시야를 가리는 잎을 조금 헤치고 정원을 살폈다.


“......”


있었다.


‘로엘의 정보가 맞았군’


과연 로엘의 말대로, 전대 가주의 부인은 밤마다 이 정원에 있는 것 같았다.


‘좋아. 길도 알았겠다...’


이제는 돌아가서 티엘을 데려오면 된다.


푸스슥...


헤쳤던 잎을 다시 돌려놓고 풀숲을 지나 티엘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푸스스...


솔직히 말해서 로엘도 믿지 못하는 지금, 천계에 마지막으로 티엘을 돌봐줄 존재는... 티엘의 친엄마 밖에는 없겠지.


-음...?-


-왜 그래?-


-또 무슨 소리가...-


이크......


-잘못 들었나?-


-그랬겠지-


푸스스...


티엘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티엘. 가자’


끄덕.


손을 잡고 티엘과 함께 다시 풀숲을 헤치고 나갔다.


-그런데 아까부터 자꾸 소리가...-


-아 시끄러워. 다음 패나 내-


-투 페어!-


......저놈들은 하늘에서 트럼프하고 있군. 바람에 안 날리나?


푸스슥.


다시 아까 그곳에 도착하고, 나는 티엘을 멈추게 한 뒤 풀숲을 벌렸다.


‘......있다’


나는 손짓으로 티엘을 불렀다.


“티엘. 저 사람이 네 엄마야.”


“......”


티엘은 풀숲 사이로 자신의 모친을 바라보았다.


“다녀와.”


“......”


티엘은 잠시 자신의 목걸이를 바라보고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끄덕.


티엘은 풀숲에서 나가 자신의 어미에게로 가기 시작했다.


-누구지?-


그녀의 목소리, 아니 사념은 많이 지쳐있었다.


-.......-


티엘은 제대로 사념으로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크으... 역시 여신에게 조금 가르쳐 달라고 했어야 하는데!’


최소한 내가 대답하게 말이다.


-너는.......-


다행히도 그녀는 티엘의 목걸이를 본 듯 했다.


-네가...... 내 아이?-


티엘은 그녀의 물음에 내가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


그러나 나도 방법이 없었다. 그냥 조용히 티엘의 시선을 무시했다.


끄덕.


티엘의 대답에 그녀는 눈을 감았다.


-날개를... 보여주겠니?-


두근.


긴장되는 순간이다.


-.......네-


티엘은 잠시 망설이더니 날개를 꺼냈다.


펄럭-


어둡게 변한 구름의 위에서 펼쳐진... 검은 깃털의 날개.


-.......-


그녀는 역시 놀란 것 같았다.


‘그래도... 어미니까...’


괜찮겠지? 아마도.


‘일단 돌아갈까...’


내가 있으면 모녀상봉을 제대로 즐기지 못 할수도 있으니까...


푸스스...


내가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 할 때였다.


-아니야!-


머리가 아플 정도로 날카로운 사념이 들렸다.


“이게 무슨...”


다시 시선을 그곳으로 돌리자 누군가 밀친 것 같이, 티엘이 넘어져 있었다. 그리고...


-로엘이 보냈구나! 내 아이를 죽이고... 그것을...!-


은빛의 눈물을 흘리며 성력으로 이루어진 검을 들고있는 전대 가주의 부인을 볼 수 있었다.


-감히... 내 아이를!-


가주 부인의 검이 올려졌지만 티엘은 당황한 얼굴로 넘어져 있기만 했다.


“칫!”


-누구냐!-


-침입자다!-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에페레오스를 가져오지 않았기에, 나는 신력의 검을 뽑아냈다.


치이이이-!!


-.......-


오른손에 든 신력의 검으로 가주 부인의 검을 막아내고, 왼팔로 티엘을 안아들었다.


-내 아이를 돌려줘!!-


“이 멍청이! 이 아이가 바로......”


꽈악...


“......”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티엘이 얼굴을 묻은 내 가슴이 젖기 시작했기에...


“......제길...”


피잉-!


그냥 올 수밖에 없었다.


‘역시 천계는... 마음에 들지 않아......’


작가의말

검은 날개 챕터 끝입니다.

다음편은 마사의 외전.


근데 지난편은 리플은 0인데 추천이 3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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