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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go
작품등록일 :
2019.04.0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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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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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DUMMY

“요이치? 요이치?”


“요이치?” 어느덧 의식이 돌아왔다 . 나의 옆에는 시즈카가 걷고 있었다.


‘그때와 같이..’ 그러나 나의 옆에는 그 작았던 시즈카는 아니었고 이제 다 자란 시즈카가 서 있었다.


“조금 전 산에 갈 때부터 왜 멍하니 있는거야?”


“아.. 방금 그때 같이 밀짚모자를 산 장면이 떠올랐어.”


“그래.. 하지만 시장은 이제 없어졌는걸..” 시즈카는 아쉬운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늘에는 많은 별들이 있었다.


아니 별이라고 하기에는 수가 너무 많았다.


아마 저것들을 모은다면 행성 하나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와타리 시장.


예전 시즈카에게서 들은 적이 있는 이름이다.


여름방학때 잠시 시즈카 집에 놀러간 적이 있는데 그때 같이 다녔던 시장인 동시에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곳이기도 하였다.


없어졌다는 말을 시즈카에게 듣긴 하였지만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막상 와서는 옛날 기억을 떠오르다 보니 어느덧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아쉬운 기분이 드는지는 모를 노릇이었다.


‘그 이야기를 나에게 전할 때 마음이 가장 아픈 것은 시즈카겠지만..’ 이상하게도 담담하게 말했던 것 같다.


‘어쩌면.. 더 오래 전에 시장이 없어졌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 마을은 자주 가는 편도 아니었고 지하철 역에서 꽤나 먼 곳에 위치해 있다.


‘어쩌면 변덕으로 어머니의 묘에 가게 될지도 모르지만..’ 지난 몇 년 간 어머니의 기일 이외에는 간 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로써는 1년에 한번씩 가는 것으로 그 이전의 일이나 혹은 그 이후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그 이야기도 겨울방학쯤에 들었지만..’ 지금으로 치면 약 6개월쯤 지난 것 같았다.


시즈카에게 밀짚모자를 산 이야기를 하고 난 뒤 우리는 말없이 걸었다.


‘나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고..’ 시즈카 역시 말이 없어졌다.


그렇게 우리는 집에 도착하여 저녁밥을 만들었다.


나는 채소 손질이라든지 헹구기 등 잡일을 담당하였고 시즈카는 맛을 내는 등 요리의 중요한 부분을 맡아서 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요리가 차례 차례 식탁에 진열되어가고 밥솥의 알림이 울렸다.


오랜만에 듣는 알림소리에 옛날 생각이 났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전기밥솥을 이용하였지만 돌아가신 뒤로는 밖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학교에서 밥을 먹는다든지, 시즈카가 밥을 싸오기도 하지만 밥솥의 알람을 들은 것은 꽤나 오래된 일이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약 6년이 되었고 이제 오늘로써 7년째가 되었다.


그 날로부터 아버지는 집을 나가 해외로 전근을 가시게 되었는데 그것은 시즈카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밥솥에서 주걱으로 밥을 퍼내어 2공기에 담은 뒤 식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우리의 저녁식사 준비는 끝났다.


“식기 전에 먹자.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반찬 하나씩 집어가며 맛을 본 뒤 식사를 하였다.


그렇게 식사가 끝나고 시즈카는 배가 불러 쉬고 있는 나를 위해서 차를 끓여주었다.


차에서는 보기 드문 향이 났다.


‘처음 맛보는 차인 것인지..’ 향기는 강하고 톡쏘는 맛이 있었지만 입안에 들어가자 쉽게 친숙해져 거북함이 없었다.


무슨 차인지 궁금한 기분이 들었는데 그렇지만 어디선가 마셔본 적이 있는 차였다.


“생강차야.” 시즈카는 웃으며 말을 하였다.


‘그러고보니..’ 이전에도 이런 차를 마셔본 적이 있었다.


‘그것이 언제였더라..’


그 날은 나와 시즈카가 밖에 돌아다니며 친구가 된 날이었는데 집에 와서도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다.


부모님들도 처음에는 벗으라고 말을 하셨지만 결국 그 날은 자기 전까지 그 모자를 놓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가 현관에 들어오던 그 날 시즈카의 어머니께서 얼음이 담긴 차를 가지고 오셨는데, 처음에는 홍차인줄 알고 덥석 받아 마셨지만 예상과 다른 맛이었다.


쓰고 달달하지만 싫은 정도가 아닌 그런 느낌이었다.


시즈카는 그런것에 익숙한 것인지 아무런 표정 변화없이 마셨다.


비정상적이게 보이는 것이 싫어서 나는 최대한 태연한 표정으로 차를 마셨었다.


‘그때부터 였을까..’ 시즈카의 집에 있는 동안 시즈카가 나에게 그 차를 가지고 오곤 했었다.


그 뒤 시즈카와 다음에 만난 적이 있었는데 나에게 차에 관한 설명을 해주곤 하였다.


‘무신경하게 들었지만.’. 시즈카에게 있어서는 내가 진지하게 들어주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 모양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차를 타기 시작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일인 것을 시즈카는 아직도 모르고 있을 것 같았다.


“어때? 오랜만에 마신 차는?”


“이전에 마셨던 것과 똑같은 맛이야 . 지금 마셔보니 그때와는 다른 맛이 느껴지네.”


“그래? 나쁘지 않다니 다행이네.” 시즈카는 웃으며 다 마신 찻잔을 가지고 주방으로 갔다.


설거지는 내가 하려고 하였지만 시즈카가 계속 말리는 바람에 할 수 없었다.


시즈카는 내가 짐을 들어주었고, 산에 올라갈 때 무거운 것들을 다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 하였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어머니 묘지로 가는데 필요한 짐을 드는 것은 나의 일이기 때문에 상관없을 것이지만..’ 나는 하는 수 없이 시즈카에게 져주기로 하였다.


이런 시골임에도 불구하고 이 집에는 목욕탕이 있다.


‘그렇게 큰 것은 아니었지만 2명 정도 들어가기에는 적당할까..’ 아무튼 시즈카는 설거지는 하는 것이고 먼저 목욕을 하기로 하였다.


시즈카의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가끔 오셔서 점검을 하여 그런지 수도꼭지라든지 바닥이라든지 최근에 청소를 한 것이 느껴졌다.


‘아마 나의 어머니 기일을 기억하고 계신 것일까..’ 시즈카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한번도 뵌 적이 없지만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만큼은 시즈카에게 들어 잘 알고 있었다.


온수를 틀자 곧바로 차가웠던 물이 뜨거운 물로 변하더니 욕탕을 채웠다.


나는 그 안에 들어가 적당한 시간을 보낸 뒤 샤워와 양치질을 하였다.


내가 샤워를 끝낼쯤 마침 시즈카는 설거지를 끝내고 주방에서 나왔다.


“뜨거운 물은 제대로 나왔어?”


“아 응.. 누군가 왔다 갔는지 청소가 잘 되어 있던데?”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며칠 전에 다녀 가셨을거야. 가끔 산에 들러 경치를 구경하시거든.”


“설거지는 다 끝났나보네?”


“응 이제 내가 들어가도 되지?” 나는 시즈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빈 방은 어디야?”


“평소에 가던 곳으로 좋아.” 시즈카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시즈카의 집에서 잠시 보낼 때 하루를 묵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항상 2층에 있는 방을 이용하곤 하였다.


시즈카의 집은 2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2층에는 시즈카 아버지의 서재와 손님들이 묵는 방이 마련되어 있었다.


시즈카에게 듣기론 그것이 원래 시즈카와 부모님의 방이었다고 들었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다른 곳에서 살기로 하여서 손님들이 오면 손님방으로 쓴다고 하였다.


시즈카집 2층 빈방


언제나 이 방에 들어갈 때는 항상 긴장을 하곤 한다.


‘왜일까.. ’여러 번 묵은 적이 있어도 매번 긴장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에 무엇이라도 있는 것일까..’ 방문을 열기 전 청소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방문을 열었다.


그러나 나의 예상과 달리 손님 방에도 손질이 되어 있었다.


바닥에는 먼지가 없었고 이불과 베개는 잘 정돈되어 있어서 금방이라도 누워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전 시즈카에게 듣기론 내가 묵고 있는 이 방은 서재였다고 한다.


방안을 가득 채웠던 책 대부분 시즈카의 아버지가 들고 가버렸지만 남은 책 일부분이 이곳에 놓여져 있어서 항상 잠이 오지 않을 때 책을 읽곤 하였다.


나 스스로가 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책이었지만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읽을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 좋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잠을 자기 위해 보는 것이지만..’ 아무튼 나는 적당한 책을 꺼내어 읽기 시작하였다.


처음 읽은 내용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내용이었지만 가면 갈수록 몰입도가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정신이 들어 시계를 보니 어느덧 새벽 2시가 되어 있었다.


내일 아침 일찍 시즈카와 역에 갈 것을 생각하여 책을 그만 읽고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자려고 하지만 책속의 내용들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렇게 침대 위에서 뒤척뒤척거리다 시즈카에게 부탁하여 책을 빌리기로 하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잠시 후 요이치는 쉽게 잠들 수 있었다.


그 날 밤은 왠지 모르게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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