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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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go
작품등록일 :
2019.04.01 18:13
최근연재일 :
2021.09.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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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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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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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DUMMY

‘이번에는 어떤 스타일로 승부를 걸어올 것인가..’ 어느 순간 검도장은 고요해졌고 작은 숨소리만 들렸다.


주변 사람들은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긴장감 있는 이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들의 숨소리에 이끌려 나도 숨을 내쉬었다.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숨은 어느샌가 잊혀져 갔고 이윽고 죽도가 내딛어졌다.


일순간 반응한 1합은 관객들을 놀래키는데 충분하였다.


아마 카이토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본 2번째 실제 경기일 것이다.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중학교때 처음 경기장으로 들어간 그 날 느꼈던엄청난 환호와 진동.. 고동.. 긴장감.. 땀냄새가 섞여 있는 그곳은 나에게 있어서 특별한 장소였다.’


그런 감정이 지금에서야 다시 떠올랐다.


이윽고 이어진 2합..


그렇게 날카롭지는 않지만 나의 몸을 그대로 파고들 것 같은 몸 놀림은 나에게 있어서는 위협적이었다.


경기를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저 1합을 겨룬 것으로 보이는 정도의 겨루기지만 직접 경험해본 사람의 경우 무엇인가 색달랐다.


‘그때도 그랬다. 내가 처음 흑의 공주와 상대하던 날..’ 단순한 1합에 몸을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 잠깐 보인 검은색 머리카락.. 나는 그대로 머리카락에 현혹이 되어.. 의식을 잃었고 의식이 되돌아 왔을 때 게임은 끝나 있었다.


“........” 정신이 들자 다시 1합이 들어오고 있었다.


기합에 가득찬 시게하의 소리는 관중들을 주목시켰고.. 나를 압도할 정도였다.


가볍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흘러내려 죽도에 오는 데미지와 반동을 감소시켰고 그대로 죽도를 경합하여 1합이 아닌 여러 합을 겨루었다.


그리고 잠시 정적의 시간..


‘언제 부터인가 선생님이 심판이 되어 있었고..’ 커다란 칠판보드가 검도장에 들어와 있었다. 거기에는 경기의 승패를 기록하는 그런 그림들이 언뜻 보이곤 하였다.


“......”


“......” 계속되는 연속 공격에 지칠 때로 지친 터라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여유는 없었다.


하지만 왜인지 모르게도 갑작스레 여러 가지 생각이 들곤 하였다.


‘시게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잠시 격렬한 싸움 끝에 어느덧 평화를 찾아왔다.


선생님은 시계를 보더니 타임 아웃을 외치며 1경기는 점수를 내지 않은 채 시간 초과로 끝났다.


그리고 이어지는 2차전..


이번에는 시게하가 아닌 내가 압박을 들어갔다.


연이은 공격에 시게하는 당황한 듯 발구름이 점차 엉키기 시작하였다.


나의 경우 일반적으로 남이 하는 것에 대해 대응하는 편이니 상대가 아닌 스스로 경합을 하는 것은 드문 편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몇 합을 겨루자 시게하는 자세를 바로 잡으며 어느덧 압박을 하고 있는 사람이 바뀌었다.


그렇게 계속하여 치고 박는 순간.. 검도장은 여전히 고요하였고.. 거친 숨소리만이 들렸다.


주변에는 땀 자국이 흐르고 있었다.


“타임 아웃.” 2차전 또한 점수를 내지 못한 채 경기는 끝났다.


“잠시 쉬거라.” 그렇게 말을 하곤 선생님은 시게하와 나에게 음료를 건내었다.


그리고 남은 부원들은 왠지 모르게 걸레를 들고 땀이 떨어진 물기를 닦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미안한 마음이 잠시 들지만 어느덧 3차 전에 돌입하였다.


“이야아아아앗!” 두 사람의 기합 소리에 경기는 다시 시작되었다.


3회전이라고 하였지만 겉보기에도 두 사람 모두 지친 기색이 보였는데 이대로 장기전으로 가기보다는 단 몇 합만에 금방이라도 결판이 날 것 같았다.


주변에는 마치 결승전과 같이 긴장감과 초조함.. 그리고 설레임 승패를 알 수 없는 그런 느낌들이 있었다.


아마 그들은 어느 누가 이기더라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심판은 시게하의 오빠임에도 불구하고 공정하게 판단하였으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각자의 행동들을 보면서 말을 하지 않고 늘 그래왔다는 듯 움직였다.


“......”


“......” 교착의 시선..


운동선수의 시력은 일반인 시력보다 동체 시력이 뛰어나서 집중을 하게 되면 아무리 빠른 행동이라도 느리게 보인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동체 시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무조건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동체시력에도 범위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사람마다 각자 고유의 범위가 있다.


넓은 사람도 있는 반면 좁은 사람도 있다.


그렇기에 그 동작이 느리게 보이는 것은 그 부분에 한해서만 느리게 보였다.


만약 그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단번에 승부를 가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디까지나 증명되지 않은 이론이지만..’ 적어도 요이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 그때도 그랬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대표로 선발되어 경기를 했었다.


우연히 올라간 결승..


그때 붙었던 것이 시게하였고..


2대 2의 상황이었지만 나의 패배로 우승 트로피는 시게하가 다니던 학교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


리고 다음 해 3학년이 되어 다시 결승을 가게 되었다.


그때도 시게하는 마지막에 나와 나와 승부를 했었다.


그때 그랬었던 것처럼 2대 2의 상황이었는데 3차 전까지 가게 되었다.


승부는 무승부였지만 점수가 높은 우리팀이 이겼다.


시게하를 이길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팀이 이긴 것만으로도 만족하였다.


“......” 그래 그랬었다.


이전 시게하와 붙은 처음 경기에서 패하였을 때..


나는 왠진 모르지만 무엇인가를 생각하였다.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무슨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그때도 마지막 라운드 경기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나는 아직까지 그 순간을 기억한다.


왜인지 모르게 무엇인가를 생각하였던 그 순간을.. 두 번째로 만났던 그 경기도 그랬다.


나는 경기에 이기기 보단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방금전까지 깨닫지 못했지만..’ 방금 그 이유가 떠올랐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세상을 살게 되면 강자와 약자를 만나게 된다.


강자는 또 다른 강자를 견제하고, 약자는 강자를 견제하게 되며, 그 사람의 것을 배우거나 혹은 약점을 파해 치는 습관이 있다.


‘그렇다.. 나 역시 그랬다.’ 시게하에게 처음 패배를 한 뒤.. 나도 나름대로 시게하의 약점을 분석하였다.


약점을 분석하는 데는 그때의 기억을 계속하여 떠올려야만 하였다.


아주 세밀하고..


정밀하게..


그녀의 모습..


입은 옷.. 동작..


머리카락 길이, 발동작..


어느 하나 것이건 빠질만한 것들이 없이 참조하여 이미지를 구현하였다.


나의 경우에는 아주 세밀하게 이미지 트레이닝을 구현할 수 있었다.


나에게 내려진 유일한 재능이기도 하였는데, 그 덕분에 시게하를 분석할 수 있었다.


그녀를 2번째 상대하기 전까진 그렇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 승부 이후로 자유자재로 그녀는 스타일 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고, 그녀를 더 이상 연구할 필요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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