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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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작품등록일 :
2019.05.0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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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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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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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tic Gate 5

-Hello, world-




DUMMY

샬롯 일행은 지하에 내려왔을 때처럼 철제 옷장 안에 들어가 지상으로 올라갔다. 그 안에서 세 사람은 긴박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샬롯이 먼저 말을 꺼냈다.


"폭탄을 어떻게 해야 찾을 수 있을까요?"


그 질문에 카리나가 대답했다.


"우선 사람들을 대피시켜야지. 이번엔 1층 인원들 뿐만 아니라 3층에 있는 사람들까지 싹 다 밖으로 내보내야 돼."


그녀의 주장에 라이너가 딴지를 걸었다.


"병상에 누운 채 못 움직이는 사람들도 많아서 그리 쉽진 않을 텐데. 게다가 아까처럼 그들이 우릴 믿어주지 않는다면 시도 조차 불가능할 거야."


"만약 사람들이 말을 안 들으려 하면 어떡하죠?"


샬롯의 질문에 카리나가 대답했다.


"허공에 총을 쏴서라도 밖으로 쫒아내야지."


그러자 발작을 일으키듯이 놀라는 라이너.


"아니 아니, 그건 너무 극단적이고. 의사랑 간호사들한테 폭탄을 찾아야 하니 협력해달라고 하는 건 어때?"


"그들이 간부 하벨카의 수족이 아니라면 그 제안을 순순히 들어주겠지. 우선 그들에게 협력을 요청하고 말을 안 들으면 허공에 총을 쏘자고."


"나 참, 허공에 총 쏘는 거 되게 좋아하네."


라이너가 투덜거리는 동안에 옷장은 3층에 도착했고, 세 사람은 원장실로 나왔다. 라이너가 원장실을 조사해볼 것을 권했지만, 카리나는 이런 곳에 폭탄 긴급 정지 스위치 같은 게 있을리도 없고 뒤져봤자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세 사람은 빈손으로 원장실을 빠져나오고,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던 한 간호사에게 다가가 자신들의 사정을 알리고 협력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네? 병원에 폭탄이······."


간호사는 다급히 자신의 입을 다물고서 놀란 눈으로 샬롯 일행을 번갈아보았다. 카리나는 셔츠 가슴 부분에 달린 노란 별모양 뱃지를 만지며, 폭탄이 없다면 보안관 자리에서 사퇴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그녀의 각오 어린 한 마디에 간호사는 그제서야 지금 상황이 훈련이 아닌 실제 상황임을 깨닳았다.


"다른 분들께도 도와달라고 전달할게요."


그렇게 말하고서 간호사는 자리를 황급히 떴다. 샬롯 일행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곳곳을 돌아다니며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다행히도 그들 모두는 도움을 주기로 약속했다. 도움이라고 하면 물론, 원내의 환자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내는 일이었다.


"밖으로 나가라고? 그게 말이야 방귀야?"


"차라리 방귀 소리가 더 듣기 좋겠네."


폭탄이 터질지도 모르는 상황인데도, 의사와 간호사들이 달래고 달래는데도 나가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들은 당연히 있었다. 하지만 문병을 온 보호자들이나 대기실에서 대기하던 비교적 멀쩡한 환자들 중 대부분은 밖으로 나가주었고, 그뿐만 아니라 밖에 있던 행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행인들은 병원으로 들어와 다른 환자들이 무사히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 모두의 노력으로 행동 40분 후엔 대부분의 환자들이 탈출하여 병원 밖 주차장에서 층별로 줄줄이 늘어서게 되었다.


오후 3시 40분경, 레이몬드빌 중앙 종합병원,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샬롯 일행 3명만이 남은 한적한 병원. 1층의 정문을 잠궈놓아 사람이 함부로 들어올 수도 없었다. 이제서야 뭔가를 해볼 만해진 듯한 상황이었건만, 라이너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지 인상이 좋지 않았다.


"40분씩이나 사람들을 옮기면서 폭탄도 대강 찾아봤는데, 폭탄을 발견 못 한 것도 그렇지만 시한 폭탄은 대체 언제쯤 터지는 거지? 언제 터지는지를 원장에게 물어봤어야 됐나?"


"물어봤어도 왠지 다른 녀석이 설치했다고 자기는 폭탄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아예 모른다고 말했을 것 같은데."


카리나가 그렇게 말하며, 가슴에 달린 웃옷의 주머니에서 하얀 귀마개 같은 것을 3개 꺼냈다.


"008 스피릿 컨택터. 이걸로 서로 연락을 나누자. 흩어져서 한 사람당 한 층씩 맡아서 찾는 거야. 샬롯 넌 2층으로 가고 라이너는 3층으로 가. 1층은 내가 찾을게."


샬롯과 라이너는 귀마개를 받아서 각자 한 쪽 귀에 끼고, 카리나가 부연설명을 이어갔다.


"다른 슬리드들도 그렇지만 이것도 정신력으로 작동해. 통신을 하고 싶다고 마음먹기만 해도 할 수가 있는 거야. 게다가 지하에서도 통신이 터질 정도로 감도가 좋은 제품이야."


"좋아, 그럼 다시 제대로 찾아볼까. 조심하라고 카리나 씨. 당신은 일반인의 몸이니까 폭발에 휘말리는 순간 끔살이라구."


"라이너 너야말로 나부대다가 폭탄 놓치지 마."


"예이, 예이, 가자, 샬롯!"


"네!"


세 사람은 뿔뿔이 흩어져서 각자 맡은 층으로 갔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찾을 계획이었지만, 샬롯은 아무리 한 층만 맡는다고 해도 십수 개의 방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찾는 것은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고 느꼈다. 더군다나 아까 건성으로 찾아보았던 곳들까지 다시 한 번 신경써서 꼼꼼히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함이 가슴까지 올라와 숨을 턱턱 막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1층에선, 아까 환자들의 이동을 도왔던 주민들 중 몇이 폭탄을 함께 찾아주겠다며 찾아왔다. 그 중에서는 아까 총잡이 간부를 해치우고 나서 주변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하던 그 청년도 있었다. 그가 친구들을 데리고 온 것이었다. 카리나는 폭탄에 휘말릴지도 모르니 병원 밖에서 기다리라 했지만, 청년과 친구들은 카리나 씨만 위험에 처하게 둘 수는 없다며 한사코 병원에 들어오려 했고, 결국 그들의 등쌀에 카리나 조차 버티지 못하고 그들이 일을 돕는 것을 허락했다. 청년과 친구들은 몹시 기뻐하며 안으로 들어와서는 사방으로 퍼져나가 일사불란하게 폭탄을 찾기 시작했다. 샬롯 역시 그들의 도움을 받으며 폭탄을 찾았다.


'201호실부터 203호실······ 저기는 아까 얼추 보긴 했는데, 또 봐야 하나?‘


샬롯은 복도에서 문들을 바라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여기 다 방금 뒤져봤어요!"


그때 청년 한 명이 203호실에서 나와 204호실로 들어갔다. 샬롯은 그러려니 하고 반대편에서부터 201호까지 거꾸로 찾아오려 했는데,


"204호실도 없고~."


샬롯이 205호실을 지나치던 순간 그가 204호실에서 나왔다.


"버, 벌써?"


"제가 눈썰미가 좀 좋거든요."


그렇게 말하고 그는 205호실로 들어갔다. 샬롯은 등 뒤에서 그가 폭탄을 찾는 것을 구경했다. 그런데 그는 그냥 안에 들어가서 한 바퀴 슥 바라보기만 하고 나오는 것이 아니었던가.


"하하, 205호실 완료! 간단하네."


"아······."


206호실로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은 너무나도 멀었다.


"그렇게 대충대충 보면······ 안 되는데."


샬롯은 자신이 지나온 호실들을 돌아보았다.


'다시 돌까? 어떻게 생각해, 솔로몬?'


[난 몰라, 네가 알아서 해.]


'그럼 그렇지~.'


역시 모르쇠 선생다운 대답이었다. 샬롯은 결국 다시 201호실부터 천천히 찾아보기로 했다. 물론 이번에는 솔로몬의 힘을 확실하게 이용할 생각이었다. 결코 모르쇠로 일관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일을 확실하게 정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201호실부터 구석구석, 냉장고, 보일러, 환풍기 안쪽까지 다 살펴보기 시작했다. 상당히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언젠가는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희망이 부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희망이 보답을 받는 일은 없었다.


오후 4시 10분경,


"으아아아아! 젠장! 병실 전기실 화장실 원장실 안 가리고 다 찾아봤는데도 왜 안 나오는 거야! 진짜 죽고 싶냐~ 원장!"


라이너의 한맺힌 외침이 008 스피릿 컨택터를 통해 샬롯, 카리나에게 전달되었다. 샬롯도 카리나도 찾아볼 만큼 찾아보았지만 발견하지 못해서 지친 참이었다.


"상황이 좋지 않아. 너희 둘 다 밖 좀 봐봐."


카리나의 지시에 샬롯과 라이너가 창밖을 보았다. 그러자 두 사람은 무서운 광경을 망막 속에 담아버리고 말았다.




-For 꿈과 믿음의 바다를 헤엄치는 소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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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break of day 21.04.01 96 0 8쪽
48 Long Night 6 21.03.26 24 0 12쪽
47 Long Night 5 21.03.23 26 0 12쪽
46 Long Night 4 21.03.19 35 0 11쪽
45 Long Night 3 21.03.15 44 0 14쪽
44 Long Night 2 21.03.14 34 0 12쪽
43 Long Night 1 21.03.13 37 0 11쪽
42 황혼의 때 21.03.12 55 0 11쪽
41 아발론의 고아들 21.03.11 25 0 11쪽
40 SORRY, I'M STRONG. 21.03.10 56 0 13쪽
39 SORRY, I'M WEAK. 21.03.09 34 0 13쪽
38 Lunatic Gate 6 19.05.10 92 0 11쪽
» Lunatic Gate 5 19.05.10 47 0 9쪽
36 Lunatic Gate 4 19.05.10 50 0 10쪽
35 Lunatic Gate 3 19.05.10 58 0 7쪽
34 Lunatic Gate 2 19.05.10 52 0 8쪽
33 Lunatic Gate 1 19.05.10 70 0 8쪽
32 Big Arms 19.05.10 57 0 14쪽
31 로빈 후드의 우울 5 19.05.10 56 0 11쪽
30 로빈 후드의 우울 4 19.05.10 50 0 8쪽
29 로빈 후드의 우울 3 19.05.10 45 0 7쪽
28 로빈 후드의 우울 2 19.05.10 49 0 12쪽
27 로빈 후드의 우울 1 19.05.10 54 0 13쪽
26 Dogfight 2 19.05.10 52 0 7쪽
25 Dogfight 1 19.05.10 43 0 7쪽
24 행진 19.05.10 67 0 9쪽
23 모험의 시작 19.05.10 54 0 7쪽
22 대파괴 4 19.05.10 60 0 9쪽
21 대파괴 3 19.05.10 50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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