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주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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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최근연재일 :
2011.09.29 13: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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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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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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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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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아빠가 되주센! - 014

DUMMY

“효성아, 피방가자!”




“야, 걸리면 어쩌려고.”




“걱정마, 요새 경비(?)도 약해져서... 안 걸릴꺼야!”




성찬이가 날 잔뜩 꼬드겼다. 그의 눈에는 피시방에 가고 싶은 열망이 한가득 차 있었다. 옆에서 상균이도 잔뜩 기대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상균이는 말하길, 너가 가면 가고, 안가면 안 간단다. 이... 회색분자. 결국 내가 결단을 내리게 되는구나.




“자, 피시방을 가기로 한다.”




“우와~ 역시, 효성이 짱!”




“가시게, 친구여.”




나도, 뭐 지루한 야자보다는 피시방에 가고픈 마음이 훨씬 많다. 그러나 역시 두려운건 학년주임이다. 저번에도 말했듯이, 야자를 도망갔다가 걸릴 경우 엄청난 처벌이 기다리고 있다. 가뜩이나 승희에게 차인 그 날에, 나도 모르게 야자를 빼 먹었다가 그 다음날 아주 개패듯이 얻어 맞은 전적이 있으니... 그러나 또한 성찬이의 말대로, 요새는 경비도 소홀하고, 심지어 야자 출첵을 안하는 경우도 있으니, 우리는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 소식을 듣자, 서영이란 녀석도 이런 일에 빠질 놈이 아니다.




“그래, 너희들이 가는데 나 혼자 궁상맞게 야자를 하겠니?”




“역시, 너는 이럴 때만 친구야.”




“개새끼.”




벌써 네 명의 방랑군을 조직한 나는 유나에게 갔다. 유나는 반장과 세영이와 적절하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이제 갓 세상에 나온(?) 유나를, 타락의 상징인 피시방에 데려가는 건 내 마음이 허락지 않았다. 게다가, 무엇보다 행여 걸렸을 때, 유나까지 곤욕을 치르게 하기는 싫었지 때문에, 유나는 야자에 남기려고 했다.




“유나야, 나는 피시방 간다.”




“자율학습은요?”




“칫, 그따위거야... 사나이 결단을 내렸으면 갈 길이 있는 법!”




“피이, 결국엔 피시방이겠지... 사나이 결단은 개뿔이...”




“아이, 너는 왜 자꾸 시비야!”




물론 내가 개폼을 잡은 건 인정한다. 근데 세영이는 사사건건 시비

를 건다. 한동안 세영이와 투덜대던 나는 결국 방랑군을 이끌고 그

냥 나가는 걸 택했다.




“여튼 난 간다. 이따 끝날 때 즈음에 들어올게.”




“네...”




유나를 혼자 두고 가는 게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피시

방의 유혹은 참을 수 없다. 게다가, 나에게는 나를 기다리고 나를

믿어주는 휘하의 부하들이 있지 아니한가... 남자의 어깨에는 많은

것이 얹혀져 있는 법이지.




“누가 누구 부하야.”




“야, 그냥 해산할까.”




“아이, 잘못했어! 자, 얼른 가자!”










‘탕!’




‘헤드샷!’




‘미션 성공, 레드팀 승리!’




“아이, 미친! 왜케 잘해!”




“내가 잘 하는 게 아니라 네가 못하는 거지.”




“아... 짜증나!”




성찬이의 불평에, 내가 옆에서 나지막이 진실을 말해줬다. 피시방

에서의 삶은 흥미진진했다. 게임은 재미있고, 특히나 친구들과 하

니 더욱 재미있었다. 자고로 혼자하면 재미없는 것도 여럿이서 하

면 재밌지 아니한가. 하물며, 친구들과 하니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한참을 그렇게 재밌게 하고 있는데.




‘딸랑!’




“아유... 아주 입구에서부터 재미있게들 하고 있네.”




“...? ...!”




문이 열릴 때, 문 위에 달려있는 방울 같은 것이 울려 소리가 났다.

그리고, 걸죽한 목소리의 아저씨가 들어오면서 우리를 바라보며 말

했다. 우리는 처음에는 ...?로 응수했다. 누군지, 뭐하는 아저씨인지 인식하느라 그런 것이다. 그리고, 종당에는 ...!가 되었다. 학년주임. 학년주임이다. 완벽하게 딱 걸렸다. 우리는 현재, 피시방 문에서 바로 보이는 자리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그곳 밖에 자리가 이어진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학년주임은 희열감에 젖은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흐흐, 얼른 계산들 해야지. 학교가 너희를 부른다.”




“......”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자동적으로 컴퓨터를 껐다. 눈 앞이 깜깜해지

는 것을 느끼며.




‘퍽! 퍼억!’




“끄아아아악!”




“똑바로 안서!”




성찬이가 비명을 토했다. 그의 눈에는 진실을 밝히지 않으려 하는

의지가 느껴졌다.(?) 학교 복도. 우리는 겁나 맞고 있었다. 상균이

는 이미 맞아서 저쪽에 조용히 엎드려 있고, 성찬이는 맞으며 비명

을 지르고 있고, 남은 건 나와 서영이. 복도에서 이렇게 맞고 있자,

교실 애들의 분위기는 뒤숭숭하고 뭔가 조용하고 정제되어 있다.

이런 와중에, 서영이 녀석은 개그욕심을 부린다.




‘퍽! 퍼억!’




“크아악! 대한독립 만세!”




“이새낀 맞을 때마다 이 지랄이야! 진지하게 못 맞아?!”




“크아악! 일제의 개에게 할 말은 없다! 차라리 날 죽여라!”




“하... 나 참. 그래, 죽여주마.”




“크아악! 대한독립 만세! 조선의 독립을!”




“푸하하하하...”




녀석의 개짓거리에, 때리던 선생님조차 실소를 지었고, 반에서는

그 상황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서영이는 자신의 결과물에 만족한

듯 씨익 웃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서영이는 한 3대는 더 맞았다.

나도 맞고서, 우리 넷은 나란히 엎드려 뻗쳤다.




“으... ㅁ나 아프네...”




“ㅁ갈네... 하필이면 오늘...”




“그게 아니라, 무슨 피시방 순찰을 도냐?”



“워낙에 빠지니까 벼르고 있었나 보지.”




우리는 두런두런 떠들었다. 어차피 야자하긴 글른 밤이었다. 엎드

려 뻗쳐가 보기에는 쉬워보여도, 제대로 한다면 10분만 지나도 팔

이 엄청 아프고 허리가 부러질 듯한 고통을 가한다. 우리는 적당히

요령을 피웠다. 그냥 무릎을 땅에 대고 눈치만 보다가, 주임이 올

기미가 보이면 바로 엉덩이를 번쩍 들었다. 이런 식으로 몇십분 지

내니, 야자가 끝났다. 그러나 주임은 우리를 보내줄 생각을 하질 않

는다. 쪽팔리게 다른 반 애들이 지나가며 우릴 본다.




“푸헤헤, 결국 사나이들의 말로는 이런 거구만.”




“크흑...”




세영이는 비웃듯이 나를 보며 말했다. 나는 아무 말 못하고 엎드려

만 있었다.




“그나저나, 서영이 너. 아까 쩔었어.”




“훗, 내가 좀 쩔지.”




세영이는 서영이에게 엄지를 치켜세워줬다. 서영이도 씨익 웃었다. 근데, 우리 언제 풀려냐나. 애들도 거의 다 갔는데.




“한심하네.”




“...? 아, 승희야...”




“에효... 야자 또 튀었어?”




누군가 말을 걸길레, 세영이한테 발려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나는

고개를 들었다. 승희였다. 근데 치마가 아슬아슬해서, 황급히 시선

을 돌렸다. 승희는 조금 무표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왜 또 튀어서 맞고... 다음부턴 그러지 마.”




“응...”




“가자. 선생님한테 말하니까, 너네 가래.”




“오옷!”




그 말에, 나를 뺀 세 녀석은 도리어 나보다도 훨씬 빠르게 일어났

다. 나도 일어나서 손을 툭툭 터는데, 유나가 나에게 가방을 건냈

다. 셋이서 교문을 나왔다.




“......”




“......”




뭔가 되게 어색한 분위기. 승희가 아까 낮에 화난 게 아직도 있나보

다. 나는 애써 말을 걸려고 발광을 했다.




“저기... 승희야.”




“응?”




“미안...”




“뭐가?”




“응? 아, 아이... 그게...”




승희가 표정 하나 안 바뀌고 찬바람 쌩쌩 불게 냉랭하게 말하자, 나는 대답해야 할 말을 잃고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그니까 그...”




“......”




“아까 전에 낮에!”




당황해서 계속 말을 더듬고 있고, 승희는 아무 말 않고 있는데, 갑자기 유나가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승희 놓고가서 정말 미안해요! 이 말 하나 못해요!”




“푸훗.”




“아... 그, 그거.”




“푸하하핫.”




유나가 내뱉듯이 말하자, 승희는 뭐가 웃긴 지 풋 하더니 금세 빵

터졌다. 나는 어색해서 머리만 긁었다.




“헤헤헷.”




“하하하하.”




“호호호호”



결국에는 셋이서 한바탕 웃었다. 웃는 이유도 없이, 그냥 웃었다.




“알았어, 화 안났어.”




“아까도 그렇게 말했잖아...”




“됐어, 유나 빌어서 사과하는 멍청이!”




“우이씨...”




“싸우지 마요! 헤헷.”




아무튼 별로 싸운 것 같지도 않지만 사과해서 다행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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