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주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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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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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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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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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되주센! - 019

DUMMY

그런데... 유나 말이 사실이 됐다.





-시험 이틀 전의 우리집.


즉 주말이다. 정말, 주말은 내내 컴퓨터 하는 게 짱인데, 얼마만에 온 주말인데, 딸에 의해 컴퓨터를 금지당하고 있는 나다. 억지로 책 펴놓고는 있는데... 거실 나가면, 엄마는 염장지르는것도 아니고, 아들 시험기간인데도 당당히 TV를 보고 계시고. 놀 길은 모두 막혀 답답한데.



“ㅇㄱㅈㅂㄷㅁㅊㅍ”



“...?”



유나는 공부하고, 나는 억지로 흐름을 타고 있는 시간, 조용하던 바깥에 뭔가 소란하다. 누가 왔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내 방 문이 열렸다.



“효성아, 네 친구 왔다.”



“내 친구? 누구?””



“누구긴, 하여튼, 잘들 해봐라.”



엄마는 의미모를 말만 하고는 방문 앞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 앞에는, 책 몇 개를 들고 다소곳이 서 있는 승희가 있었다.



“승희야? 어, 왜 왔어.”



“휴, 그래도 유나가 공부 시키고 있었네. 컴퓨터 하고 있을 줄 알고 왔는데.”



“헤헤, 시험이 진짜 내일모래인데 어떻게 그 꼴을 봐. 안그래..요?”



“그렇지, 그래도 다행이야, 유나라도 있어서.”



두 사람은 아주 작당하고 나를 괴롭히려나 보다. 승희는, 내가 공부 안 할까봐 왔다고 한다. 그리고 같이 공부하려고 왔다고 한다. 승희의 등장에, 유나는 날 보고 씨익 웃는다. 아마 자기 의견이 맞았다는 걸 표현하는 것 같다. 그럼 뭐하나, 나는 죽을 맛인데.



“......”



정적뿐인 공부시간. 승희가 하나 추가 됐지만, 그 정적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간간히 책 넘기는 소리나, 연필 사각사각 하는 소리만 들릴 뿐, 시간은 정지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10분을 보내는 것도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



“에이!”



“??”



“너 진짜 공부 안 하고 있을레?”



“뭐, 뭐가.”



“아까부터 그대로잖아! 게다가 그 썩은 동태눈깔! 그게 공부 하는 거냐고!”



“아... 음...”



“강제로라도 시켜야겠어. 일루 붙어!”



승희는 원래 이런 터프한 성격이 아니였는데... 뭐, 붙으라면 나는 좋다. 승희하고 밀착(?) 까진 아니여도, 되게 좋은 분위기에서 공부 할 수 있으니 그 아니 좋으랴.



“근데... 나 가르치면 너 공부 방해되잖아.”



“괜찮아, 나는 공부 했으니까.”



“그래도... 미안하잖아.”



“됐거든, 일단 너 급한 불 먼저 끄고 미안해 해. 미안해 할 꺼면 같이 다니면서 그렇게 계속 논 걸 미안해 하라구.”



“...그래, 고마워.”



승희의 강습은 곧 시작됐다. 이미 늦었으므로, 승희는 요점정리 위주로 알려줬다. 왠만한 애들이면 알려주지도 않을, 자기가 직접 노트한 노트정리도 보여주고, 비장의 암기비법 같은 것(?)도 알려줬다. 나도, 승희가 이렇게 자기 공부시간 깎아서 나를 알려주는데 멍때리고 시간 보내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열심히 듣고 열심히 외우고 열심히 공부했다.



“근의공식.”



“2a분에 -b 플러스 마이너스 루트 b제곱 마이너스 4ac.”



“2x^+7x -3을 대입하면?”



“으.. 그러니까... 4분에... 마이너스 14에... 음... 4분에 마이너스 14 플러스 마이너스 2루트5!”



“휴. 봐, 하면 잘 하면서. 이것 하나 못 외워서 시험 못 보면 억울하잖아.”



“그런...가?”



“자, 다음은 국사.”



“으윽.”



승희하고 거의 하루종일 공부했다. 오후에 와서, 저녁까지 우리집에서 먹었다. 하긴, 바로 옆집이니까, 상관은 없다.



“아, 더 이상은 무리. 하루종일 공부했더니... 으으... 진짜 지쳐...”



“하루종일 게임해도 이틀 밤은 새던 애가 무슨 소리야?”



“아, 지금 거의 9시간은 공부만 했잖아...”



“9시간은... 중간에 놀고 쉬고 밥 먹고 생각 못하고. 얼른 이거 마져 봐.”



승희는 엄마가 공부하라고 닦달하는 것보다 더욱 집요하고 구체적이고 끈질기게 공부를 시켰다. 아, 승희하고 결혼하면 피곤하겠다... 문득 보니, 유나가 측은한 눈빛으로 나를 보더니 입을 열어 작게 말했다.



“꼭 평소를 보는 것 같네요.”



“...평소에 이러냐?”



“네, 거의 똑같네요.”



“으흑...”



“어? 뭐가 평소같애?? 효성이가 평소에 이렇게 공부해?”



“아, 농담이에요.”



대화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는 건 승희 뿐이었다. 한 한시간인가 더 공부하고, 승희는 11시가 되어서야 우리집을 나섰다.



“내일도 공부해! 내일은 그래도 안 찾아올테니까. 유나, 감시 잘 해!”



“넷! 안녕히 주무세욧!”



“그, 그래, 근데 왜 맨날 존댓말 써...”



“그건 됐고, 잘 들어가, 잘 자, 승희야.”



“그래, 효성이 너도.”



유나는 반사적으로 승희에게 존댓말을 쓴다. 나에게도 그렇지만, 승희는 조금 부담스러운가보다. 하긴, 승희 입장에서는 그냥 친구인데 밑도 끝도 없이 존댓말을 하니, 당황스럽기는 하겠다. 나와 유나는 이제 들어갔다.



“아, 피곤하다. 오늘은 진짜 고등학교 들어와서 한달 치 공부 다 한거 같다.”



“에- 내일도 해야되요. 내일은 진짜 시험이 코앞이니까. 마지막 기회라구요.”



“알았어, 알았다구.”






-다음날





오늘은 그나마 괜찮게 지나갔다. 오전엔 뒹굴뒹굴 책 보는 척 하면서 시간 떼우고, 오후는 오전을 그렇게 보낸 걸 지켜본 유나가 닦달해서 억지로 외우고 공부하는데 승희가 찾아왔다. 아니, 어제 안 찾아온다고 말해놓고서! 라고 하려는데, 알고보니 승희는 그냥 기분전환으로 이거저거 음식 만들어서 놀러 온 거였다. 승희랑 한 한시간? 두시간? 정도 먹고 놀고 하다 승희는 바로 집에 가고, 저녁 먹고 그냥 공부하고 끝. 결전의 날이 밝아온다.





-시험 첫째날.





“습- 하. 오늘이 그 날인가.”



“오늘이 그 날이죠.”



“공부 많이 했지? 가자.”



나는 출발하기 전 진지한 표정으로 찬 아침 공기를 들이마시고 말했다. 승희도 나도, 굳건한 표정으로 길을 나섰다. 첫 시험이다. 학교 갔다오겠습니다 라고 인사하고 유래가 없게 엄마가 그래 아들 시험 잘 보고 와 라고 다른 인사를 할 정도니, 그 부담감은 한 층 더 심하다. 아무렴, 고등학교 첫 시험인데 떨리지 않으리오. 게다가, 중3때 한 12월 초인가, 기억도 안 나네, 그 때 기말고사 보고 그 뒤부터 근 4~5개월을 공부 안 하고 놀다가 시험 보는것이니 떨릴만도 하다. 오늘은 묵묵히 걷기만 해서 교실에 도착했다.



“승희야, 시험 잘 봐.”



“그래, 이따 봐.”



승희하고 헤어지고 교실에 들어가니, 뭔가 좀 애매하다. 원래 학교에 일찍 오는 서영이와 세영이는 시험날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태연하게 평소처럼 떠들고 있고, 성찬이는 안 왔고, 상균이는 교과서를 훑어보고 있다. 그리고, 가장 공부하고 있을 것 같던 혜영이는 의외로 서서 안절부절 하고 있다. 나는 가방을 놓고서 혜영이에게로 가 봤다.



“뭐해?”



“아, 효성아, 안녕.”



“안녕이긴 한데, 서서 뭘 안절부절 못해 하고 있는겨?”



“응, 그게... 이제 시험이니까 줄 맞춰야 하는데...”



혜영이는 말을 잇지 못하고 말을 줄였다. 말인 즉슨 시험이라 시험대형으로 줄을 맞춰야 하는데, 이놈의 애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런 말이구만.



어이, 거기 세영이, 서영이. 그만 떠들고 줄 좀 맞추지?”



“뭐? 지금 시비 거는거?”



“그게 아니라, 40분만 있으면 시험이잖아. 줄 맞춰야지.”



“알았어, 맞추면 되잖아.”



“상균아.”



“어.”



내 친구들만 불러다 하면, 이제 나머지 애들도 자연스럽게 줄을 맞추게 될 것이다. 나도, 내 자리로 돌아가 줄을 맞췄다. 줄을 다 맞추니, 혜영이가 와 말했다.



“고마워, 효성아.”



“아이, 뭐가 고마워.”



“나, 반장인데 그런 것도 잘 못 말해서... 고마워.”



“치, 뭐 그런 거 가지고. 아, 시험공부 많이 했어? 나는... 휴.”



“응, 뭐, 그런대로 한 것 같아.”



“아, 좋겠다. 아휴, 나는 만날 잠만 자고... 진작에 공부 할 껄.”



“헤헤, 만날 자더니 결국에 이제 와서 후회하는거야?”



“그러게. 다음번엔 이러지 말아야지. 에휴.”



혜영이와 효성이가 다정다감하게 대화를 나누자, 유나는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뒤에서 두 사람을 노려볼 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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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39 후까시
    작성일
    11.05.22 04:29
    No. 1

    ㅋㅋ 엄마의 적(?)이라는 인식? ㅋ

    감사히 잘 봤어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피티천사
    작성일
    11.05.23 09:59
    No. 2

    글보다가 근의공식이나와서 10년만에 한번 풀어봤는데

    공식 잘못된거 같음 ㅡㅜ

    2차방정식 -3이 +3가 되야 풀려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숫자하나
    작성일
    11.06.03 21:18
    No. 3

    헉! 피티천사님 우월하신 유전자군요.. 저도 나름 동국대 이과 나왔다고 자부하는데, 기억은 커녕 근의공식? 이란 생각만 뜨네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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