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주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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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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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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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0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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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빠가 되주센! - 049

DUMMY

『17화. 과거에서의 나.』






"효성아, 일어나. 일어나라니까."



"......"



할머니의 목소리에, 어렴풋이 잠에서 깼습니다. 아빠는 아직도 주무시고 계십니다. 할머니가, 한숨을 쉬면서 말씀하셔요.



"에휴, 효성이 너는, 어떻게 그렇게 못 일어나니? 유나는 금방 일어나잖니?"



"...으아..."



그제서야, 아빠가 일어났습니다. 할머니는 그런 아빠를 보면서 여전히 못마땅한 목소리로 말씀했습니다.



"방학 되서 수업을 늦게 하면 뭐해! 똑같이 늦게 일어나는데."



"...거, 늦잠을 잘 수도 있는거지. 사람이."



"이놈의 자식이, 엄마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아빠가 한 마디 하자, 할머니는 화를 내며 손바닥으로 아빠를 때리기 시작했어요.





안녕하세요! 일단 제 소개를 할 게요, 제 이름은 진유나, 나이는 열 일곱 살. 고 1이에요. 위의 대화를 보고 눈치채셨을 지도 모르지만, 저는 조금은 이상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저는 사실, 미래에서 왔어요! 미래인이에요! ...너무 쌩뚱맞나요? 하지만 사실이에요. 미래에서... 여자저차 사정이 있어서 어쩌다 보니까 아빠가 저랑 동갑인 과거로 오게 되었어요. 신기하죠?



이제 과거에 와서 아빠랑 지낸 지 벌써 5개월이나 지나서 많이 익숙해졌지만, 처음엔 정말 두려웠어요. 모든 게 낯설고, 과거라고 해도 모르는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떨어진 거나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할머니도 아빠도 모두 다 잘 대해주시고, 또 책이나 TV에서나 간간히 보던 '과거'를 직접 살게 되었으니, 두려운 마음은 금세 없어지고 오히려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마음으로 잘 지내고 있어요!




지금은 '여름방학 보충학습' 기간인데, 미래에서는 상상도 못 가는 얘기에요. '과거 교육의 예' 라고 책에서나 나올법한 교육과정을 직접 다니니까 기분이 참 묘해요. 결국에 그냥 야자 안 하는 수업이나 마찬가지인데. 아, 그래도, 다른 고등학교 아이들이랑 섞여서 수업해서, 그건 또 그것대로 재밌어요.





"효성아, 유나야. 밥 먹자."



"네-"



할머니의 말에, 저와 아빠는 얼른 나와서 식탁에 앉았어요. 할머니가 꼭 엄마 나이랑 같으니까, 처음에는 너무너무 어색했어요. 지금은 괜찮지만. 다만, 할머니는 제가 '할머니'라고 부르면 되게 싫어하셔요. 40대에 할머니 소리를 듣기는 싫다고... 밥을 다 먹고, 한가롭게 교복을 입고서 준비 완료! 방학이라 그래도 아침에 시간이 여유로와서 좋아요.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엄마가 우릴 기다리고 있어요.



"왔어?"



"응, 가자."



"히히히."



이 광경을 보면, 항상 보는 건데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요. 미래에, 그러니까 제가 살던 때에는 아빠가 엄마한테 쩔쩔매고... 엄마는 엄마대로 엄청 터프하고, 성격도 화끈하시고 그랬는데, 과거에 와서 보니까 적응이 안 되서 웃음이 터져요. 그 엄하고 터프한 엄마가 저렇게 본격적으로 여고생처럼 하고서 해맑게 웃고 있다니...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제 입장에서 보면, 아빠가 속은 거 같아요.



"뭐가 좋아서 그리 웃어?"



"아니에요, 히히히."



아빠가 날 보고 물어보셔서, 저는 대충 대답했지요. 힐끔 엄마를 보니, 엄마는 날 보고 웃으세요. 아, 그 엄마가 저렇게 상큼한 미소를 짓다니! 말도 안돼에~!



학교에 도착해서, 엄마랑은 반이 달라서 헤어지고, 교실에 가 아빠 옆자리에 앉았어요. 앉아서 가방을 책상에 걸고 1교시에 할 교재를 꺼내고 숨 좀 돌리려고 하는데 그 사이에 바로 누군가 찾아왔어요.



"왔어,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다고."



"에, 안녕."



서영이에요. 사실 아빠 친구들을 이름만으로 부르기가 참 뭐하고, 그렇다고 존댓말 쓰고 하기에는 '신체상'으로는 동갑인 17살이니까... 참 애매해요. 애초에 자연적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으니까... 어쨌든, 어색해도 아빠 친구들한테는 다 존댓말을 썼었어요. 딱 한 명, 서영이만 빼고... 서영이가, 왜 친군데 존댓말 쓰냐고 강력하게 항의(?)해서, 결국에는 정말 친구처럼 반말쓰고 놀게 되었지요. 그리고... 음... 어... 사귀게 되서, 이제는 남자친구구요.



"어제는 잘 잤어?"



"응, 잘 잤지."



서영이는 자연스럽게 내 앞자리에 앉아서, 귀엽다는 듯이 내 볼을 만지면서 말해요. 나는 볼을 부비는 서영이 손을 떼어내고 대답했어요. 서영이는 너무 접촉을 좋아해요... 어색할 정도로. 그래도 재밌고, 또 저한테 잘 해주니까, 되게 좋은 남자친구에요. 한참 서영이랑 얘기하고 놀다가, 수업시간이 다 되서 서영이는 가고 선생님이 들어오셨어요.




과거의 수업은 재밌어요. 다른 사람들은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건지... 다들 수업에는 별 관심 없이 딴 짓을 하거나 자거나 하지만, 저는 이런 수업이 너무 좋아요. 미래에서 겪을 수 없던 일들이니까, 심지어는 수업조차 재밌어요. 사실, 미래에서도 수업 듣기는 엄청 싫어했었는데... 지금은, 현장학습 온 것처럼 재밌게 수업을 듣고 있어요. 과거의 수업은, 솔직하게 말하면 지루한 게 많아요. 필기하고, 설명하고, 문제 풀고... 하지만 가끔씩 선생님들이 자기 얘기나 농담도 하고, 놀기도 해서 재밌답니다! 수업시간은 금방 지나서 쉬는 시간이 왔어요. 옆을 보니, 아빠는 졸다 졸다가 지쳐서 그대로 쓰러져서 주무세요.



"아빠. 아빠아~"



"아, 놔둬, 자게."



심심해서 아빠를 흔들었지만 아빠는 잠에 완전히 빠져서 희미한 소리만 내면서 다시 잠들었어요. 문득 갈증을 느낀 저는 일어나서 복도로 나갔어요. 목이 말라서 물이라도 마시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복도를 걸었어요. 그런데...





'스스슥.'



"?!"



'덥썩!'



"뭐, 뭐야?!"



"가자~~!!"



"꺄아아악!"



복도 좌우에서 수상쩍은 무리들이 나타났어요. 처음 보는 애들도 있고, 일견 안면이 있어 보이는 애들도 있는데, 그 애들은 저를 보고 씨익 웃더니 갑자기 두 명의 남자 애들이 저를 포박하고는 그대로 끌고서 어디론가 데려가기 시작했어요. 저는 당황해서 저항하려 했지만 소용없는 짓이에요. 아이들은 저를 끌고서 빠른 속도로 뛰었어요.



"무, 무슨 짓이에요!"



"흐흐흐, 가자!"



안 뛰려고 멈추려고 해도, 강압적인 포박에 어쩔 수 없이 달려졌어요.(?) 끌려가는데, 교실 문에서 나오는 서영이가 보여요. 일단 급한대로 서영이를 불렀어요.



"서, 서영아!"



"?? 뭐야, 잡기장난?"



"이게 잡기 장난으로 보여!! 살려줘!"



"뭐시여, 납치여?!"



제가 다급하게 말하자, 서영이는 처음에는 눈치도 없이 멍하니 쳐다보다가 제가 멀어져가면서 화 내니까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바로 쫓아와요. 하지만 점점 멀어지기만 해요. 아아 어디로 가는거야...






"헉... 녀석을 따돌렸나?"



"그런 듯... 젠장, 끄나풀이 붙다니."



"뭐야, 누구야!!"



모르는 사람들이 멈추자, 저는 얼른 손을 뿌리치고 말했어요. 학교 건물 뒤 이슥한 장소, 저는 살짝 무서운 마음까지 들어서 뒤로 살짝 도망갈 준비를 하면서 말했어요. 그러자, 그들 뒤에 있던 몇몇 애들이 저에게 다가왔어요.



"그렇게 두려워하지 말게, 처자여. 우리는 자네를 해하려고 함이 아니네."



"아 근형이..."



근형이는, 저번에 축제 때 알게 된 애에요. 특이한 말과 행동이 되게 재밌는 애인데, 가끔은 너무 특이해서 이해할 수 없을 정도여서, 하지만 재밌는 애임에는 틀림 없어요. 근형이와 근형이를 따르는 애들 몇 명과, 또 모르는 애들 여러명이 있었어요. 여자 애 두셋까지 껴서 모두 10명 조금 넘는 대인원이에요.



"근데, 다들 뭐야? 이런데서?"



"으응, 그러니까 널 납치하는 걸 모의하고 있었어."



"납치 했잖아!! 나 해하려는 거 아니라메!"



뭐야 이거! 당당하게 '납치'라는 말을 쓰는 근형이에게 조금 화가 나서 소리쳤어요. 이 때 근형이는 또 내 말은 무시하고 옆을 보더니 황홀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가 소리치는 것보다 더 큰 소리로 말해요.



"모두 경배하라! '그'가 강림하셨다!"



"오오, 덕왕이시여..."



갑자기 그 곳에 있던 10여 명의 아이들은 모두 한 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어요. 뭔가 하고 보니, 한 아이가 저쪽에서 찬찬히 걸어오고 있었어요. 선생님이나, 무슨 유명인인가 하고 보니까... 저번에 알게 된 오근이에요.



"오근이... 오근이인데 다들 왜 이러는 거야?"



"....."



내 물음에, 근형이를 비롯해서 다들 침묵으로 일관했어요. 마음이 답답해지려는데, 오근이가 와서 손사레를 치며 모두에게 말해요.



"어허! 이러지들 말라니까..."



"덕왕이시여! 어인일로 이렇게 소집을..."



"오오, 덕왕!"



"아이, 사람 쪽팔리게 이게 무슨..."



오근이를 제외한 아이들은 마치 사극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오근이를 향해 손을 뻗고는 찬양했어요. 그들의 진심어린 찬양의 눈빛과 행동에, 조금 무서워지려고까지 해요. 또 약간의 두려움을 느낀 저는 뒤로 살짝 발걸음을 옮겼어요.



"유나네. 여긴 어쩐 일이야?"



"오근아! 얘네가..."



오근이는 한참동안 손사레를 치면서 아이들을 진정(?)시키다가, 문득 나를 보고서 반갑다는 듯이 인사해요. 아무것도 모른다는듯이. 저는 그래도 이 중에는 오근이랑 가장 친하니까, 자초지종을 말했어요. 오근이는 묵묵히 듣더니, 근형이를 비롯한 애들한테 짐짓 큰소리로 말했어요.



"이게 무슨 짓이야! 당사자 의사도 묻지 않고 강제로 데려오다니!"



"죄, 죄송합니다."



"필요 없어! 실망이다."



"어이구... 저희의 불찰을 용서해주십시오..."



오근이와 아이들은 다시 아까 사극처럼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해요. 이제 멀쩡하던 오근이까지 그래서, 더더욱 두려워져요.



"저... 나 가도 되지?"



"잠깐! 기다리게."



저는 눈치를 봐서 가려고, 한 마디 했더니 오근이가 저를 딱 불러잡아 세워요.



"할 게 있네. 잠시만 기다려보게."



"아... 저... 그러니까..."



오근이 눈빛이 심상치가 않아요. 게다가, 이제 말투까지... 저 애들하고 똑같애졌어... 몰라 뭐야 이거 무서워...



"우리가 지금... 오래간만에 정모를 하고 있었거든. 입한 오덕 연합회라고..."



"어... 응. 근데 왜 나는..."



"그러니까... 이 옷이..."



오근이는 옆의 아이에게서 옷을 받아 들고는 보여줬어요. 교복? 처음 보는 교복인데, 되게 산뜻하고 색이 예뻐서 일견 봐도 예쁜 교복이에요. 하지만 이 근방에 저런 학교 교복은 본 적이 없어요. 제가 의문이 들어서 말했지요.



"옷이 뭐...?"



"...가랏!"



"아하하하하!"



"으흐흐흐흐..."



"꺄악!"



오근이 옆의 근형이가 짧게 외치자, 주위의 남자애 두 명과 여자애 두 명이 나에게 달려왔어요. 저는 깜짝 놀라서 피하려고 했지만, 몸이 날렵하지가 못해서 금세 잡혔어요.



"꺄아앗, 뭐하는거야!"



"괜찮아, 괜찮아, 해치지 않아요."



"해치고 있잖아! 으아아앙!"



남자애들의 거친 손놀림에 저는 마구 소리를 질렀어요. 그러자 남자애들은 움찔 하고 뒤로 물러섰고, 대신 여자애 두 명이 붙었어요. 저항해보려고 했지만 두 명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어요. 둘은 나를 저쪽 구석으로 끌고 가려 해요. 모르는 애들한테, 그것도 이런 이상한(?) 애들한테 끌려가다니, 가서 무슨 짓을 하려고!



"놔! 놔 줘!"



"아이, 해치지 않는다니까!"






"그만두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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