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주인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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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힘
작품등록일 :
2019.07.04 13:12
최근연재일 :
2020.02.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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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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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마침표와 쉼표

DUMMY

"제 질문에 대답해주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요카가 입을 꾹 다물자 나렌은 기분 상한 얼굴로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었답니다.

"어머니가 패배하면서 병사들은 전의를 상실했어요. 이제 더 이상 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싸울 수 있는 파이트가 없네요. 병사들의 숫자도 거의 없고 병사들을 이끌 기사도 없어졌으니까요. 완벽하게 패배한 거죠."

"... 미안하다."

"괜찮아요. 비장하게 나갔던 어머니가 살아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천운이겠죠. 죽었으면 원망했을 거예요."

요카가 고개를 숙이자 나렌은 분노와 걱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쳐다보는군요.

"신경 쓰지 마세요. 패배에 대한 책임은 오빠가 대신 짊어졌으니까요. 어머니는 그냥 얌전히 침대에 누워서 쉬고 계세요."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나라는 전쟁에서 패배했어요. 더 이상 강대국이 아니에요. 지금 오빠가 전쟁의 뒤처리와 새로운 지배자인 라니나에게 비위를 맞추고 있어요."

"라니나?"

"지하에서 살고 있던 종족의 나라 이름이에요. 지금은 네 나라를 지배하고 지상으로 올라와 주인 없는 땅에서 살고 있지만요."

"네 나라를 지배했다고?"

"그렇네요. 어머니는 아무것도 모르실 테니 처음부터 설명해드릴게요."

나렌이 지하에서 살고 있던 종족의 이름과 지하에서 살게 된 이유, 다른 나라와의 관계 등을 설명하자 요카는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답니다.

"믿기 힘든데."

"그렇죠. 저도 말만 들었을 뿐이고. 그게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답답하네요. 과거의 기록들은 전부 불타버렸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는 것치고는 상당히 태연해 보이네."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으니까요. 중요한 건 우리나라가 패배했고 라니나가 승리했다는 사실뿐이죠."

"그러냐... 일주일 사이에 몰라보게 변했구나."

"어머니가 의식을 잃은 동안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요. 오빠도 저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할 일이 정말 많았거든요. 지금도 많지만요."

나렌의 대답에 요카는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군요.

'강대국이었던 우리나라가 다른 녀석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니. 하, 우리나라도 내 몸처럼 너덜너덜해졌구나.'

요카가 기운 없는 얼굴로 누워있자 나렌은 걱정스럽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답니다.

"아무튼 나라 일은 저희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어머니는 쉬고 계세요. 저는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내가 할 일은 없어?"

"없어요.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얌전히 자고 있으세요."

"그래,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예전에는 나에게 어리광을 부렸었는데. 정말 변했구나.'

요카가 별생각 없이 말하자 나렌은 걸음을 멈추더니 망설이는 눈빛으로 요카를 쳐다보는군요.

"고민이라도 있어?"

"그게... 별거 아니지만 조금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서요."

"뭔데? 말해봐."

"저도 오빠도 라니나의 황제의 얼굴을 본 적이 없거든요. 다른 나라는 라니나의 황제를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만 만난 적이 없어요. 딱히 다른 나라랑 차별받고 있는 건 아지만... 뭔가 저랑 오빠를 피하는 느낌이에요."

"그래."

요카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자 나렌이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봤답니다.

"미움받는 건 아니겠죠? 고립되면 우리나라는 살아남을 수 없어요."

"괜찮을 거야. 네 나라를 지배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 할 일이 많아서 만날 시간이 없을 수도 있어. 여유가 생기면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렇겠죠? 시간이 지나면 만날 수 있겠죠?"

"물론이지."

나렌이 안심한 얼굴로 방을 나가자 요카는 한숨을 내쉬는군요.

'나 때문에 아이들이 고생하고 있구나. 내가 패배하지 않았다면... 나도 가만히 누워 있을 수는 없나. 빨리 회복하고 움직일까.'

한편 요카가 정신을 차리고 건강을 회복하는 동안 지상에서 살게 된 강호는 건설되는 도시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있었답니다.

그렇게 강호가 멍하니 있자 어느새 다가온 소린이 말을 거는군요.

"또 여기 왔어?"

"응, 잘 되고 있나 확인하고 싶었거든."

"걱정도 팔자다. 실패할 것 같았던 계획이 벌써 반 정도는 성공했잖아. 아직 방심할 수는 없지만 조금은 기뻐하는 게 어때?"

"그러고 싶지만... 지금도 지상에서 살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 하룻밤의 꿈처럼 사라질 것 같아서 무서워."

강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자 소린은 강호의 손을 잡으며 웃었답니다.

"괜찮아. 성공할 수 있을 거야."

"응, 그렇네. 성공해야지."

강호가 불안감이 담긴 목소리로 대답하자 소린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어요.

"마음에 걸리는 거라도 있어?"

"기얼크... 나는 라니나의 황제니까 나렌이랑 란스를 만날 필요가 있잖아. 지금 내 모습을 보면 두 명이 뭐라고 할지 무서워."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명 다 친한 친구였는데. 미움받고 싶지 않아.'

"그러면 안 만나면 되잖아. 어렵게 생각하지 마. 기얼크는 내가 신경 쓸게."

"그래도 괜찮을까?"

'도망쳐도 괜찮은 걸까?'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천천히 생각해봐.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아직 할 일은 많지만 강호랑 친구들이 힘을 합치면 잘 해낼 수 있겠죠.

그러면 슬슬 마무리를 짓도록 하죠.

먼저 인전터의 상황부터 보도록 합시다.

혜은이 피곤한 얼굴로 방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자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로제가 방 안으로 들어오는군요.

"무슨 일이죠?"

"지시하신 일을 처리했습니다. 이건 보고서입니다."

"네, 수고하셨어요."

로제가 안절부절못하며 서있자 혜은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말했답니다.

"왜 그러시나요?"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요? 지금이라도 책임지고 사퇴하는 게..."

"또 그 소린가요. 몇 번이나 말했잖아요. 지금은 인재가 없어요. 당신이 없으면 일 할 스마트가 없다고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일이나 하세요."

"알겠습니다."

로제가 방을 나가자 혜은은 기지개를 켜며 한숨을 내쉬는군요.

'인재가 너무 부족해.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하아, 앞날이 깜깜하네. 비장의 카드였던 초능력에 대한 정보도 줘버렸고. 주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가 돼버렸네.'

능숙하게 업무를 처리하며 혜은은 딴생각을 했답니다.

'매치네도 신경 써야 하고. 라니나의 힘을 빌려 견제해야겠지.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 라니나랑 친하게 지낼 수밖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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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타오르는 인생 20.01.31 24 1 7쪽
209 희망찬 미래를 위해 20.01.30 27 1 7쪽
208 특별한 하루 20.01.29 23 1 7쪽
» 마침표와 쉼표 20.01.28 26 1 7쪽
206 부정하고 싶은 사실 20.01.27 27 1 7쪽
205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20.01.26 29 1 7쪽
204 받고 싶었어 20.01.23 30 1 7쪽
203 속았나? 20.01.22 32 1 7쪽
202 잘못하면 늦을지도 20.01.21 54 1 7쪽
201 답이 없구나 20.01.20 42 1 7쪽
200 연극을 시작하겠습니다 20.01.19 37 1 7쪽
199 말도 안 되는 꿈 20.01.18 39 1 7쪽
198 불안불안 20.01.17 20 1 7쪽
197 숨 막히는 싸움 20.01.16 30 1 7쪽
196 드디어 탈출했다 20.01.15 30 1 7쪽
195 방어전 20.01.14 23 1 7쪽
194 상황은 점점 불리해져 가고 20.01.13 23 1 7쪽
193 치열한 접전 20.01.12 26 1 7쪽
192 격돌하는 전쟁 20.01.11 42 1 7쪽
191 우리가 하나로 20.01.10 24 1 7쪽
190 현 챔피언과 전 챔피언 20.01.09 123 1 7쪽
189 으아아 분위기 전환 20.01.08 32 1 7쪽
188 분위기 망치기 20.01.07 28 1 7쪽
187 한편 다른 곳은 20.01.06 33 1 7쪽
186 혼란스러운 전장 20.01.05 3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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