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잠시 휴식.
플뤼안에서 리트마까지 마차로 3일 정도 걸렸다. 제국은 외부지역을 순찰하면서 몬스터들을 주기적으로 토벌을 하기 때문에 몬스터를 만나는 일은 없었다.
다만···
“가진 것을 다 내놓아라!”
밖이 시끄러워서 마차에서 나오니 산적들과 마차를 호위하던 용병들이 싸우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나는 마차에 계속 앉아있었더니 몸이 굳어있는 것 같아서 용병들을 도와 산적과 싸우면서 몸을 풀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가 모습을 드러내자 산적들은 갑자기 날 집중해서 보더니 무기들을 떨어트리기 시작했다.
“대··· 대머리 학살자?!”
“이런 씨벌!”
나는 순간 분노를 해서 대머리라고 말한 산적을 두들겨 패 버렸다. 내가 패고있던 와중에 산적들은 그를 도와주는 것을 포기하고 도망을 쳤다. 그 모습에 용병들도 놀라서 산적 하나를 피 떡으로 만드는 나를 구경했다.
[아직도 대머리라고 놀림을 받다니. 크크크.]
‘지금은 머리카락 잘 자라고 있다고!’
이 이후로는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용병들과 마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나와 거리를 벌리는 것이 느껴져 외로움을 느끼며 마차에 있었다.
리트마에 도착을 하자마자 바르탈프로 가는 상단 혹은 마차를 수소문하였지만 곧장 출발하는 것은 없었다. 그나마 빨리 출발하는 것이 4일뒤에 출발하는 상단 뿐 이였다. 다행히 그 상단은 아직 용병을 구하고 있어서 용병증을 제시하고 상단에 합류할 수 있었다. 리트마로부터 바르탈프까지의 거리는 대충 마차로 5일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상단이 출발할 시간을 기다리며 딱히 할 것이 없어 공허의 힘을 모으는 것에 집중을 했다. 하는 방식은 내 머리에 그런 고통을 주지 않아도 될 정도로 크게 어려운 것은 없었다.
고통의 원인은 마나를 공허로 바꾸는 것 이였는데 공허라는 개념에 대한 것이 대부분의 고통의 원인 이였다. 일그러진 공허의 이야기로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정보를 집어넣었다고 했다.
이해하기 쉽게 풀었다고 해도 공허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인 것이 많았다. 마나를 공허로 바꾸는 것은 생각한 것 보다 효율이 좋지가 않았다. 마나를 100을 사용하면 공허로 바뀌는 것은 엄청 집중해야 1로 바뀌었고 보통은 0.1~0.3 정도 밖에 바뀌지 않았다. 그래도 있는 공허를 순환시켜 근육을 자극하니 효율은 마나를 사용한 것 보다 상당히 좋았다.
바르탈프로 떠나는 길은 큰 문제는 없었다. 가끔씩 나타나는 코볼트 무리와 적은 수의 산적들 뿐 이였다. 대부분 그리 많지 않은 숫자여서 조금이라도 소득을 얻기 위해 먼저 뛰쳐나간 용병들이 알아서 처리를 했다. 그로 인해서 나는 딱히 할 것이 없어 공허에너지 축적에 집중을 했다.
하지만 출발한지 3일째 되던 날 골치 아픈 일이 발생했다. 마적단이 상단 주변을 맴돌며 화살을 쏘며 신경 쓰이게 하는 것 이였다.
“하··· 염병할 마적단 놈들···”
“그러게 말이야. 멀리서 화살만 쏘고 있으니 어찌할 방도가 없네.”
“마차들을 지켜야하니 쫓아갈 수도 없고 미쳐버리겠군.”
용병들은 짜증과 불만이 쌓이며 행동이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이 것을 통제할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더 그런 것 같았다.
‘이거 한번 쾅 하고 터져도 이상하지 않겠는데?’
[아마 그러겠지. 마적단을 처리 하고 싶어도 고용주는 무조건 마차를 지키라고 하니까 말이야.]
역시 우리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용병 몇몇이 계약을 해지하고 상단을 떠나버린 것이다. 남은 인원은 돈을 더 줘서 붙잡았지만 그게 얼마나 갈 지는 미지수였다.
심심해서 간단하게 활을 하나 만들고 화살을 매어 마적단에게 쏴 봤지만 활의 재능은 낮아서 마적단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음··· 차라리 화살을 그냥 던져볼까? 던지는 건 생각보다 잘 맞던데.”
“하하하. 이봐 그게 가능 하겠나? 자네가 벤두라학파의 괴물들도 아니고.”
나는 용병의 말을 뒤로한 채 화살을 투창을 하듯이 잡고 던졌다. 날아간 화살은 마적단 중 한 명의 어깨에 맞고 말에서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본 용병들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허공에 던지는 시늉을 몇 번 하면서 영점을 맞추었다.
마적단들은 내가 날린 화살에 놀라서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리를 이탈할 것인지 계속 상단을 따라붙어 괴롭힐 것인지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어느정도 영점과 감이 오자 화살을 하나 들고 강하게 던졌다. 목표는 사람이 아닌 말의 머리를 노리고 쏘았다. 마적단은 자신에게 날라올 줄 알고 고개를 숙였고 화살은 말의 머리를 관통했다. 말 한 마리가 쓰러지면서 말들이 놀라 마적단들은 말을 진정시키느라 혼란이 왔다.
혼란에 쌓인 마적단에게 남은 화살들을 모두 던졌고 한 발당 한 명 혹은 한 마리씩 쓰러졌다. 살아남은 마적단은 남아있는 말을 타고 도망을 쳤다.
“허어···”
도망가는 마적단을 멍하게 바라보는 용병들을 뒤로하고 마차로 올라탔다.
[멋있는 척은. 저 인간들은 너를 괴물 같다고 생각을 할 걸?]
‘설마. 자기들이 귀찮아 하던걸 처리해줬는데?’
[인간은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배척을 하잖아?]
‘아닌 사람들도 있어.’
[그렇긴 하지.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걸?]
아니라고 생각을 했지만 같은 마차에 타는 용병들은 슬슬 내 눈치를 보는 것이 느껴졌다.
[봐봐. 맞잖아.]
‘하··· 불편해지겠네.’
용병들이 내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있는 듯이 느껴졌다. 괜히 밉보였다가 피해를 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 인지 그들 나름대로 거슬리는 행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런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신경이 쓰여서 불편하게 바르탈프까지 이동하게 되었다.
바르탈프에 도착하여 대금을 받고 빠르게 불칸의 신전으로 이동을 하였다. 몇 달이 지나서 그런지 진척 상황은 매우 좋아 보였다.
신전 안으로 들어가니 이곳에 처음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불칸이 했던 말이라고 생각되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었다. 빈 자리로 가서 그라헨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꽤나 오래 걸릴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빠져나와 대장간으로 들어갔다.
내 짐에서 불칸의 망치를 꺼내고 오랜만에 검을 하나 만들어 볼 생각으로 창고에 있는 철괴와 다른 금속들을 몇가지 가져왔다. 용광로를 사용하여 녹일까 생각을 했는데 불지피는 것이 귀찮아서 [용해]를 사용하여 금속들을 녹여 하나로 합쳤다. 그리고 변형을 이용하여 검의 기본적인 형태를 잡고 단조를 하여 디테일하게 검의 형태를 잡아갔다. 담금질과 뜨임을 하여 마무리로 칼날을 벼려 완성을 하였다.
생각보다 잘 나오기도 했고 예전보다 완성하는 시간도 단축되어 상당히 놀랐다.
[근육의 질이 달라져서 단조하는 감을 더 미세하게 잡을 수 있게 된 거 아냐?]
‘그럴 수도 있겠네.’
짝짝짝
뒤에서 박수소리가 들리자 뒤를 돌아보니 그라헨이 와 있었다. 그가 온지도 모르고 집중을 해서 검을 만들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이 정도로 만들면 마이스터급에서도 상급에 해당되는 수준인데? 그냥 밖에 돌아다녔는데 실력이 늘어서 오다니. 클클클”
“저도 놀랐네요. 감이 죽지를 않고 더 좋아져서.”
“어쩐 일이냐? 여기에는.”
“불칸께서 저에게 큰 똥을 주셔서 그 똥을 피해서 여기에 잠시 동안 머물게요.”
[진짜 큰 똥을 싸버렸지.]
“큰똥? 무슨 소리야? 불칸께서 너에게 실수를 하신 건가?”
“그렇죠. 그러니 사도인 그라헨이 저를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요. 의심이 되시면 불칸께 이야기 하셔도 되고요.”
“으흠··· 잠시 기다려봐.”
그라헨은 대장간을 나섰다. 아마 불칸과 대화를 하기 위해 기도를 하러 간 것이 아닐까 싶었다. 20분 정도가 흐르고 그라헨은 대장간으로 다시 돌아왔다.
“네 말이 맞군. 불칸께서 여기서 지내는 것을 허락하셨다.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하시더군.”
“말을 전해 들었다고 전해주세요.”
그라헨과 대화를 마치고 숙소를 안내 받아 짐을 풀었다. 숙소로 이동하면서 그라헨에게 듣기로 조만간 에일트리의 국교로 선택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고 보니 신도들도 전보다 많이 늘었고 신전도 조금씩 증축을 계속 하는 것이 확실히 불칸을 믿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얼마 동안 있을 거냐?”
“좀 잠잠해지면?”
“뭐가?”
“저를 노리는 미친놈들이 찾지 않을 때쯤?”
“미친놈들이면 거의 불가능 한 거 아냐?”
“그렇긴 하죠. 적어도 3달정도는 있을 생각이죠. 그 정도 있으면 제가 어디 있는지 파악을 못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으흠··· 3달이라. 그러면 맥주를 만들어주면 숙박료는 안내도 된다.”
“맥주요? 아니 그라헨이 믿는 신이 잘못해서 보상을 받아야할 사람한테 맥주를 만들라니.”
“네가 만든 맥주를 오랜만에 먹어보고 싶어서 한 말이다.”
“하··· 한 번 정도는 만들게요. 양조 시설은 남아 있는 거에요?”
“남아있으니까 이렇게 말하지.”
“예~예~ 알겠습니다. 해 드려야지. 먹고 싶다는데.”
“하하하하.”
다시 돌아온 바르탈프의 생활은 맥주 제조와 대장간 일을 하는 평화로운 생활을 하였다. 그 소문을 듣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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