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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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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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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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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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벌레가 파먹은 구멍(6)

DUMMY

고블린 대장이 오고 있었다. 지저 고블린들의 진정한 저력이 담긴 괴물 군단의 본대를 이끌고.


그 접근을 알아차리자마자, 노아 프로스트는 긴박히 소리 질렀다.


“마법사 시드. 부탁했던 것, 지금 사용해 주시오!”


이미 작전 수립 단계에서 전부 이야기했던 내용이기에, 시드는 두루뭉술한 외침에도 곧바로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광차의 조종간에 손을 얹고 눈을 감는다.


순간 주위가 고요해진 것 같은 착각과 함께, 소녀의 머리카락이 밝게 빛나며 공중에 부유한다.


금빛 기류가 전신을 타고 맴돌았다. 숨 쉬듯 자연스럽게 소환된 네 가지 서클이 빙빙 돌아가며 마법사를 지켰다.


쏴아아아아아─


소녀가 집중시킨 힘이 파장이 되어 광차 전체를 뒤덮었다. 바람에 따라 파도치는 금모래의 백사장을 보는 듯한 광경.


시드는 전신에 돋아난 금빛 비늘을 바르르 떨며, 갈라진 동공을 번뜩였다.


“끄으으으으읍···.”


마법의 대상이 하도 크고 빠르다 보니 표적으로 삼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만큼 걸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지속시간도 짧아 괴물들의 본대가 들이닥치기 직전에 사용하기로 계획했던 것.


‘다행히, 이 정도면 아슬아슬하게 시간에 맞는다···!’


시드는 다섯 번째 서클까지 구동시키며 이를 악물고 시간마력과 금색마나를 조율했다.

이토록 복잡한 물체의 시간을 건드리는 것은 단순히 강한 힘보다는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유논이 선물해준 은빛 팔찌가 아니었더라면 더욱 오랜 시간이 걸렸을 터.


하지만, 결국은 해내고야 말았다.


시드는 조종간을 두 손으로 쾅 두들기며 외쳤다.


[감기Wind]


하도 많이 사용한 끝에, 이제는 시드의 시그니쳐나 다름없게 되어버린 시간가속의 마법.


그 마법의 진을 기차의 겉면에 덮어씌운다. 마력의 형을 따라, 주문의 식을 따라 황금빛 황홀한 문장이 모두의 발밑을 가로질렀다.


열차의 바퀴가, 마력 기관이, 적재칸 하나하나가 점차 시드의 빛깔로 물들어 간다.


그 순간, 기차의 시간을 지배하게 된 금빛의 마법사는 명령했다.


[달려라!]


답답한 지저의 땅굴을 속 시원히 팍팍 뚫어 버리고 질주하고 싶다는 소녀의 소망.


금빛 기차는 그 바람을 들어주었다.


마나가 폭발하듯 터져나가며 기차의 뒤꽁무니를 밀어낸다. 빛보다도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 것처럼 주위 시야가 굽어졌다. 등불의 빛조차, 지저의 어둠조차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지러진다.



콰직─우드드드득─아그작─빠그그그그극─



부서지고, 으깨지고, 짓이겨지는 소음.


고통과 분노 어린 괴성이 진하게 울렸다.


살아있는 것들을 통으로 갈아버리는 분쇄의 감각이 선명히 전해진다.

시드는 달달 떨리는 광차의 한쪽을 붙잡았다.


기관차는 금방이라도 탈선할 것만 같이 위아래로, 양옆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지저 고블린 군단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달려드는 그것들의 뼈와 살을 실시간으로 격파하고 있으니, 찌꺼기들이 선로와 바퀴를 막아 순탄히 나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저항에도 개의치 않고, 원정대는 나아간다.


광차는 주춤하고 기우뚱댈지언정, 끝내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이전이었다면 괴물들의 물결을 이겨내지 못하고 열차가 뒤집히거나, 더는 나아가지 못하고 멈췄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시드가 열차의 시간에 달리라는 명령을 내린 이상, 이 탄광의 기차는 길이 끝나기 전까지 무조건 달려야만 했다.


지저의 고블린들이, 땅거미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빠르고 상쾌한 속도로 질주해야만 했다.


“···너무 무리한 부탁이었나?”


시드는 터질 듯 삐걱대는 열차의 마력기관과 칸 사이의 연결고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시간이 빨라지는 것만으로 기관차가 견뎌야 할 부담이 수십 배는 증가한 것이다. 수십 년도 더 쓸 수 있었을 드워프들의 손길이 닿은 교통수단이, 고작 몇 번 운용하고 나면 폐기해야 할 고물덩어리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버틸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끼이익 불안한 소리 내는 기차를 어루만지며 그리 중얼거리지만, 여기서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녀의 역할은 여기에서 끝이었다.

남은 건 전부 유논과 노아 프로스트, 그리고 드워프 전사들에게 맡겨야만 했다.


찝찝하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시드는 평소와 달리 가라앉은 낯으로 주저앉아 몸을 기댔다.

전신에 힘이 없었다. 마지막 남은 한 톨까지 쭉 뽑아 쓴 느낌이다.


시드는 침묵하며 달리는 열차 속에서 고개를 숙였다.


전사들의 포효가 애써 닫은 귓가를 맴돌았다. 괴성과 파육음. 유황과 먼지 그리고 핏물 섞인 역겨운 냄새, 터져나가는 괴물들의 모습···.


생명들이 산 채로 찢겨 나가던 감촉이 아직까지도 손끝에 선명했다.

그것들의 피와 내장으로 덧칠한 채 나아가던 황금빛 지옥열차의 모습까지도···.


“······.”


심장이 터질 것만 같이 두근거렸다.


두근.



두근─




* * *




끼─기기기기긱─


가속된 시간을 달리는 기차의 겉면.


여러 다리를 뻗어 어떻게든 달라붙은 뒤, 암벽을 등반하듯 올라타려던 땅거미의 동체가 훅 사라져 버렸다.


콰득, 찌이이이익.


지나친 자리에는 물감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녹색 핏물만이 멀리 튀길 뿐이었다.


노아 프로스트는 땅굴 벽면의 튀어나온 부분에 부딪혀 압사당한 괴물의 시체를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다지 정신건강에 좋은 광경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편리한 것은 분명했다. 손 안 대고 코를 푼 격. 직접 괴물들의 숨통을 끊는 것보다야 훨씬 나았다.


‘저렇게 죽는 괴물들이 꽤 많다.’


지금 이 순간만 해도 기차의 옆쪽에 매달려 있다,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나가떨어져 바퀴에 짓밟혀 터져 나가는 지저 고블린의 시체가 보였다.


지저 고블린의 본대라 해도 결국은 고블린들과 땅거미들에 불과하다. 놈들은 시간의 영역에서부터 가속된 광차의 질주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나라도 이런 속도로 다가오는 기차 위에 올라탈 엄두는 전혀 내지 못할 거다. 고블린들이라고 해서 다를 리 없지···.’


그런데도, 죽을 게 뻔한데도 끝도 없이 달려들고 뛰어내리는 고블린들과 땅거미들의 모습이 부나방 같았다.

땅에서 뛰어올라도 균형을 못 잡고 날아가고, 천장에서 떨어져도 굴러 떨어진다. 심지어는 기차 위쪽을 밟아 보지도 못하고 치이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그럼에도 사람을 죽이겠다는, 사람을 먹겠다는 일념 하나로 계속해서 몰려든다.


그 끔찍한 집단 투신의 현장에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드워프들조차 질린 낯으로 뒷걸음질 쳤다.


생명과 지성을 갖춘 존재라면 누구나 꺼림칙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광경이었다.


물론 그런 대규모 살처분의 장에서도 끝내 살아남아 광차 위까지 올라와 달려드는 괴물들도 있었다.


그러나 예외 없이 대열 갖춘 전사들에 의해 저지당해, 동족들과 다를 바 없는 죽음을 맞이한다.


수는 상당해도 하나같이 사지 중 어느 한쪽은 고장 난 채로 나타났기에 드워프 전사들의 역량으로도 충분히 밀어낼 수 있었다.


이만하면 지저 고블린 본대조차 손쉽게 뚫어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까지 들었으나.



[분석 중···61%]



아직 커다란 고비가 남아 있었다.


‘어디냐.’


노아 프로스트는 우두머리 괴물의 흔적을 찾아 광차의 중앙에서 두리번거렸다.


혹시나 자그마한 기척이라도 느껴질까 싶어 기감을 최대한 곤두세운 상태.


끼리릭-


금속을 긁어대는 소름 끼치는 소음.


광차의 뒤꽁무니, 가장 끝 칸에서 들려왔다.


노아 프로스트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주저하지 않고 성큼성큼 나아갔다.


폭주하는 기차의 속도를 버티지 못하고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듯 덜컹이는 마지막 칸 위에 서, 그 바깥쪽을 바라보았다.


끼리리리릭─


“······.”


마지막 칸의 끝자락에 간신히 달라붙은 채 휘날리는 그것.


평범한 거미 괴수보다 배는 큰 땅거미의 사체. 딱딱하게 굳은 채 비틀대던 그것이 뚝 하고 떨어졌다.

고블린 대장은 없었다. 놈이 타고 다니던 교통수단만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조차 방금 사라졌다.


그리고 순간 눈앞이 붉게 번쩍인다.



[위험.]



그의 외골격 속 친우가 보내는 경고의 메세지였다.

감각에는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기계 정령을 믿었다.


사람의 어설픈 직감보다도 확실한 것이 정령의 분석력이다. 친우가 위험하다 말했다면, 정말로 위험이 닥쳤다는 뜻이었다.


뒤돌아보지도 않고 하늘 높이 도약해, 공중에서 몸을 뒤튼다.


이전에는 느껴지지 않았던 섬짓한 기척이 아슬아슬하게 외골격을 스치고 지나쳤다.


휘리릭─


뒤쪽에서 착지한 후, 고개를 들어올린다.


곧바로 보이는 것은 암녹색 섬광이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그때 그 광석 봉이 분명했다.


콰지지지직─!


옆으로 몸을 구르자 좁은 공간 사이를 스치고 지나가는 오염된 광석.

광차의 적재 칸 하나를 통째로 찢어 버리는 광경에 혀를 내둘렀다. 드워프의 손길이 닿은 강철을 종잇장마냥 찢어 버리는 괴력.


땅굴에서 맞붙었을 때도 느꼈지만, 그는 놈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기껏해야 시간을 버는 정도라면 모를까, 저 고블린 대장은 싸워서 이기기에는 너무나도 강력한 괴물이었다.


‘데이터가 충분히 모인다면 그때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분석 중···69%]


적어도 그게 지금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닌 듯 했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내가 이기지 못할 상대여도 괜찮다.’


세상 살아가며 마주치는 모든 적들을 직접 상대할 필요는 없다.

특히나 그게 지저의 왕자쯤 되는 인물의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내가 이기지 못할 상대라면, 이길 수 있는 아군의 힘을 빌리면 그만이다.


노아 프로스트는 외골격 마스크에 가려진 낯으로 옅게 웃었다. 홉 고블린 대장에게는 보이지 않을 미소였다.


그대로 뒤로 물러서자, 그의 어깨를 툭 두들기며 지나치는 인물이 있었다.


그가 말한다.


“수고했다.”


이제는 내가 맡으마.


아스라이 걸어가는 마법사의 손에는 은빛 장검이 쥐어져 있었다.


그가 걸어가는 길 뒤에는 기차 위에 올라탔던 수많은 괴물들의 잔해가 우수수 쌓여 있다.


전부 단칼에 베여 죽은 것들이었다.


등불에 비춰진 그의 그림자가 죽은 것들의 피와 살에 뒤섞여 잔혹하게 얼룩진다. 손에 쥔 칼날이 섬뜩하게 흔들렸다.


“···ասվել!”


그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는지, 금방 달려들 것 같았던 고블린 대장도 주춤하는 기색이었다.

어쩌면 괴물다운 본능으로 제 자신과 상대 간에 벌어져있는 격차를 직감적으로 알아차리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끝내 물러서지는 않는다.



크르르르르르르─



야만과 어둠의 언어로 내뱉는 전투의 함성. 고블린 대장의 전신에서 근육이 폭발적으로 부풀어 올랐다.

탄 것들의 아우라가 폭풍처럼 일고, 오염된 광석의 봉은 날카롭게 번뜩인다.


오직 단 한 번의 일격만을 위해 밀집된 지저 괴수의 총력.

괴물로부터 분출되는 방사성 마력에 피부가 따끔거렸다.


칼날 같은 기세에 유논은 별다른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제자리에서 검을 휘적거릴 뿐이다.


여상하게 휘두른 그 검격에 고블린 대장이 몸을 날렸다.



────서걱.



바짝 엎드린 괴물의 머리 앞쪽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친 은빛 실선.


“ին եսթ մալիս!”


불안정한 자세로 포효하며 일어서는 고블린 대장을 다시금 되돌아온 섬광이 내려찍는다.


한 번은 어찌 피했지만,


그 다음은 피할 수 없다.



우지끈.



방패삼아 양손으로 들어 올린 광석 봉이, 그 단단하고 날카롭던 괴물의 무기가 수수깡처럼 으스러졌다.

곧바로 내리친 칼날이 뒤쪽으로 나가떨어지는 괴물의 팔을 저몄다.



────────────!



고통과 분노에 날뛰는 괴물의 포효. 활화산처럼 몸부림치는 그 기괴하고도 난폭한 광경은 누구라도 뒷걸음치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그러나 유논은, 흑색의 마법사는 그따위 허장성세에 겁먹을 인물이 아니었다.


무기도 잃고, 중상까지 입은 괴물을 향해 다가선다. 한 걸음이 남들의 수십 걸음이라도 되는 듯, 발 한 번 내밀자 대장 고블린의 목에 장검을 겨누고 있었다.


“······.”


허무하리만치 쉽게 제압되어, 거품 물고 발버둥치는 괴물을 말없이 바라본다.


───유논은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작가의말

오늘은 조금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독자님들 전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노약자 님, 후원금 감사합니다. 사실 조금 더 일찍 보내주셨는데, 오늘 확인했습니다. 오히려 잘된 일 아닐까요? 독자님한테 세뱃돈 받는 듯한 느낌도 들고 좋네요! 아하하...항상 읽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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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핵겨울(Nuclear Winter)(5) +9 21.02.28 597 35 14쪽
167 핵겨울(Nuclear Winter)(4) +8 21.02.26 602 32 13쪽
166 핵겨울(Nuclear Winter)(3) +7 21.02.25 646 30 14쪽
165 핵겨울(Nuclear Winter)(2) +10 21.02.24 655 35 15쪽
164 핵겨울(Nuclear Winter)(1) +8 21.02.23 685 31 13쪽
163 황도 카라얀(5) +7 21.02.21 699 35 14쪽
162 황도 카라얀(4) +4 21.02.19 679 32 13쪽
161 황도 카라얀(3) +4 21.02.18 686 38 15쪽
160 황도 카라얀(2) +4 21.02.16 669 33 12쪽
159 황도 카라얀(1) +8 21.02.15 689 32 13쪽
158 벌레가 파먹은 구멍(8) +7 21.02.14 656 31 14쪽
157 벌레가 파먹은 구멍(7) +14 21.02.13 659 37 16쪽
» 벌레가 파먹은 구멍(6) +10 21.02.12 703 35 12쪽
155 벌레가 파먹은 구멍(5) +9 21.02.10 822 36 15쪽
154 벌레가 파먹은 구멍(4) +9 21.02.09 723 48 14쪽
153 벌레가 파먹은 구멍(3) +10 21.02.08 781 42 14쪽
152 벌레가 파먹은 구멍(2) +10 21.02.07 679 38 15쪽
151 벌레가 파먹은 구멍(1) +4 21.02.06 720 37 18쪽
150 지룡地龍의 소굴로(5) +16 21.02.04 735 43 17쪽
149 지룡地龍의 소굴로(4) +12 21.02.03 808 41 16쪽
148 지룡地龍의 소굴로(3) +14 21.02.02 767 40 13쪽
147 지룡地龍의 소굴로(2) +8 21.02.01 785 39 14쪽
146 지룡地龍의 소굴로(1) +12 21.01.31 768 40 17쪽
145 시장바닥의 대왕들(7) +11 21.01.29 759 44 13쪽
144 시장바닥의 대왕들(6) +11 21.01.28 729 44 15쪽
143 시장바닥의 대왕들(5) +11 21.01.27 730 44 13쪽
142 시장바닥의 대왕들(4) +11 21.01.26 739 38 15쪽
141 시장바닥의 대왕들(3) +10 21.01.25 770 4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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