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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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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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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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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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과 마법(Sword & Socery)(2)

DUMMY

심장이 멈췄다.

인간 순환계의 핵심, 혈액을 순환시키는 장기가 더 이상 기능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법사는 아직 살아있었다.


물론 그에게 있어서도 심장은 중요한 기관이었다. 혈액의 공급은 누구에게나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는 심장이 기능을 정지했다고 해서 곧바로 죽지 않았다.

결국 마법사의 생사를 결정하는 것은 마력, 그리고 두뇌의 기능이기에.


마법사의 몸은 일시적으로 가사 상태에 빠졌다.

정지한 심장이 맡고 있던 내부 순환계의 역할은 몸속의 빼곡한 마력회로들이 대신 맡았다.

겉으로는 죽은 듯 보이지만, 속에서는 마력 회로들이 얽히고설키며 대수술을 진행 중이다.


마법으로 개조된 심장은 마력을 공급받아 재생하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지나치게 느렸지만, 어찌 되었건 그의 심장은 다시금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주 천천히, 갓 깨어난 코알라가 졸음 속에서 하품하듯이.

작은 심장 박동이 울려 퍼졌다.


두근-


유논의 신체는 발작하듯 덜컹였다.

소녀와 제국주의자는 각기 저항하느라, 그리고 그 저항하는 것을 진압하느라 바빠 눈치 채지 못했다.

그리고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땅을 파헤치던 유논의 손이 무언가 부서진 것을 잡아챘다.


두 조각으로 부서진 황금빛 자그마한 서클이다.

시드의 것이었다.


유논은 거기서부터 느껴지는 금색마나의 향수를 느끼며 핏물 뒤덮인 시야로 빛바랜 마법의 원을 바라보았다.


“······.”


눈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온통 흐리고 붉었다. 시신경에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했다.

귀는 먹먹했다. 눈앞에서 소녀가 지르는 소리가 너무나도 고요하다.

그 슬로우모션으로 천천히 지나가는 광경들. 초점 없이 흘러갈 뿐이다.

입에서는 피와 내장 조각들의 맛만 느껴졌다.

코는 비릿한 냄새로 뒤덮여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분명 검지손가락을 움직이려 했는데, 엄지가 움직였다.

마법사는 세심한 손동작은 포기한 채 시드의 쪼개진 서클 두 조각을 품속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땅을 짚고 일어섰다.

한쪽 무릎을 들어 올리고, 감각 없는 발끝으로 디딘 뒤 상체를 일으킨다.

몇 번을 휘청이다가, 그렇게 불안정한 자세로 다시 일어났다.


심장이 온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아직 재생이 끝나지 않은 채였다.

그 때문인지 숨이 가빴고, 뇌가 몽롱했다. 온몸의 감각이 돌아오지 않았다.

전신 모든 기관에서 명령을 거부하는 것만 같은 허탈감.

그러나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었다.


‘기껏해야 순환계 주요 장기 하나를 되살리느라 시간을 들이겠답시고, 마법사가 자기의 제자를 포기하는 것은······막심한 손해다.’


결코 감수할 수 없을, 막심한 손해.


유논은 흐린 눈으로 전장을 바라보았다.

그는 아직도 소드마스터가 구현한 심상 속의 세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 하늘, 먹물의 비, 바닥의 진창.

시커먼 번개가 번쩍이고 구름 뒤에서 검은 마법사의 인영이 아홉 가지 헤일로를 두르며 나타나던 때.

그 하늘의 시선에서부터 묘한 압력이 느껴졌다.

마법을 잃은 네가 뭘 할 수 있겠냐고 묻는 듯한 지랄맞은 눈총.


제국의 악몽, 흑색의 대마법사, 환상세계 최강의 사내······.

유논은 과거의 자신을 바라보며 내뱉었다.


“좆까.”


과거, 그것도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때를 곱씹는 것은 현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 넘치는 힘을 가지고서도 실패한 한심한 녀석 주제에 감히 어디서 누구한테······.


“나보다 나이도 어린 주제에 어디서 훈수냐. 꺼져, 새끼야······.”


유논은 먹구름 속에서 침묵하며 쳐다보는 과거의 자신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상위계의 존재가 보내는 시선에 영육을 짓누르던 압력이 그제야 사라진다.

과거의 망령은 물러갔다.


이제는 오직 그, 유논만 남았다.


마법사는 제 기능을 못하는 안구 대신 기감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마력과 마나의 사랑을 받는 소녀는 그 힘을 잃고 붙잡혀있었다.

제국의 소드마스터에게. 육신의 힘만으로 능히 시간을 베어버리는 그 억센 손아귀에.


유논은 냉정하게 승산을 매겼다.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마스터가 지쳐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유논과의 검투에 연이어, 마력도 없는 상태로 핵전쟁 이전의 무위를 선보인 탓이다.

시드의 마법을 단번에 파훼하느라 적지 않은 심력과 체력을 소모했을 터.

문제는···마스터의 몸 상태가 악화된 것 이상으로, 그의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라는 것.


감각기관들은 미쳐 날뛰고 있었고, 머리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가슴에는 검상이 뻥 뚫려있어 핏물이 콸콸 쏟아져 나온다.

본래대로라면 마력 회로에 의해 금방 복구되어야 할 상처임에도, 무언가가 재생을 가로막고 있는 듯 도저히 출혈이 멎지 않았다.


유논은 제 가슴에 뚫린 구멍을 맥없이 바라보다 시선을 들어올렸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가 보였다.

그리고 그의 손을 물어뜯으려 하는 시드의 모습도.

시드의 뒷목을 내리치려 하는 마스터의 손날까지도.


머리가 몽롱했던 탓일까, 혹은 지나치게 현실감각이 넘쳐흘렀던 탓일까.

유논은 미친짓을 벌였다.

도박수를 던졌다.


성치 않은 몸으로,

그는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막무가내식의 돌진을 소드마스터쯤 되는 인물이 눈치 채지 못할 리 없었다.


“···아직 안 죽었나?”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거슬린다는 듯, 시드를 향해 휘두르려던 손날을 바퀴벌레 같은 마법사에게 쏘아 보냈다.

날붙이가 아닌 사람의 수도手刀였지만, 동시에 검과 한 몸이 된 마스터의 수도였다.

평범한 대장장이가 벼린 칼날보다도 날카롭고 빠른 그것이 날아왔다.



피할 수 없는 일격이,


마법사의 목을 노리고 휘어지며 들어왔다.



순간 흐릿하게만 보이던 세상이 본래대로 되돌아왔다.

유논은 가속되었던 사고의 흐름이 정상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끼며 손에 쥔 것을 들어올렸다.


탕-!


유논은 소드마스터를 향해 핸드캐논을 갈겼다.


“······!”


이름 없는 지팡이는 어느새 유논의 손으로 자동 회수된 채, 은빛 손대포의 형태로 변해 있었다.

소드마스터의 반응속도로도 결코 피할 수 없는 지척에서, 사선死線을 그리며 마탄이 쏘아진다.


막아내야만 했다.

마스터,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마법사를 단두斷頭하려던 궤적 그대로 손날을 휘둘러 총알을 갈라 버렸다.


회전하던 마력의 총탄이 손끝에서 쪼개지고, 살을 뚫고 죽음을 선사할 힘을 잃는다.

그러나 잘못된 선택이었다.

섭정공 또한 그 사실을 알아차렸는지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심신이 지친 탓에 일어나고 만, 본래라면 하지 않았을 실수였다.

본능적으로 총알을 그대로 베어 버렸지만······.

그는 마탄을 베지 말고, 흘려냈어야만 했다.


펑―


드워프 장인들의 음흉한 속내가 반영된 마탄이 부서지며 자그마한 폭발이 일었다.

총알의 내부가 터져 나가며 마스터를 덮친다.

죽지는 않겠지만, 잠시 동안은 발을 묶을 수 있을 것이다.


유논은 그 틈에 몸을 날려 시드를 안고 굴러 떨어졌다.

균형 감각이 이상해져 세상이 빙빙 돌았다.

가슴팍에 난 구멍이 더 크게 벌어지는 것 같은 환각이 뇌리를 괴롭혔다.

···어쩌면 환각이 아닐지도 몰랐다.

상처에서는 점점 더 진한, 더 많은 핏물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저편에서는 상처 입은 짐승이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마탄의 잔해가 눈가를 찢었는지, 눈에서 핏물을 흘리며 태양수호자를 발도한다.

검귀劍鬼가 오고 있었다.


채―앵!


유논은 은빛 장검을 대각선 형태로 베어 올려 마스터의 검격을 막아냈다.

팔이 꺾일 것 같았고, 몸을 낮춘 채 안간힘을 다해 받아낸 것인지라 후속타를 대비할 여유도 없었다.

하지만 분명 막아냈다.


검의 정점에 달한 사내를 상대로 검에서 이길 수는 없다.

그건 명백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공격만이라면 막아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정도면 충분했다.


“내 검술에 발전이 없다고 했었지.”


당연한 일이다.

그는 검사가 아니라 마법사니까.

그리고 마법사라면 모름지기 마법을 부려야 했다.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오직 마법뿐이었다.


‘불의 심장’은 갈란 시의 몬스터 웨이브를 막아내기 위해 사용한 이래로 아직까지 충전되지 않았고, 달리 마법을 사용할 방법도 마땅치 않았다.

서클 마법에 한해서라면.

하지만 다른 종류의 마법이라면 어떨까.


흑마법의 세 가지 조건.


조건 1.

외계의 존재에게 공양할 영험한 존재의 혈액.


유논은 도저히 멎지 않은 채 전신을 적시고 흘러내리는 핏물들을 한 손 가득 담았다.

첫 번째 조건은 달성되었다.


조건 2.

외계의 존재에게 거래의 대상으로 제시할 다량의 시체들.


유논은 하늘다리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비행종 괴수들의 시체-소드마스터가 미리 다 죽여 놓은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두 번째 조건 또한 달성되었다.


조건 3.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외계와 연결할 창구.

‘검붉은 악마의 우물’을 현세에 강림시킬 구멍, 혹은 웅덩이가 필요하다.

그러나 하늘다리에 그런 것이 있을 리 없다.


유논은 제 가슴에 난 공허한 구멍을 바라보았다.

이미 검고 붉었다.


세 번째 조건은······달성될 것이다.


마법사는 가슴팍의 검상 속에 손을 강제로 집어넣었다.

출혈과 재생을 반복하던 상처를 억지로 헤집고 그 속에 외계의 악마를 부른다.


가슴을 벌리고 젖혀 그 속에 외계로의 문을 열었다.

인간의 몸을 잠식하고 자라난 악마의 우물가 주변에서 물집이 일었다.

피부가 썩고, 온몸이 간지럽기 그지없다. 외계의 벌레들이 살갗을 헤집으며 튀어나왔다.


유논은 이를 악물었다.

잇몸에서 피가 배어나왔다.

그리고 그 핏물조차 우물에 공양된다.


외계의 존재가 피와 살로 된 두레박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그가 가까워짐에 따라



진득한 , 괴기스러운 , 이해할수없는 , 역겨운 , 미쳐버릴것같은 , 악마적인 , 사악한,끔찍한징그러운토할것같은벌레수천마리를한꺼번에입안에집어넣고혀를굴려핥아먹는것같은너가상상할수있는그이상의음습한●ㅏ●ㅏ기생충들이혈관을타고올라간다뼛속을쪽쪽골수를쪽쪽빨아먹는다!



외계의 찬송가가 두뇌를 가득 메웠다.

그러나 유논은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참고, 또 참으며 거래 조건을 내밀 뿐이다.

이 정도 정신 오염은 숱하게 겪어왔다.


어차피 진지하게 이쪽을 괴롭히려고 저러는 것도 아니다.

외계의 악마에게 있어서 이것은 그저 악수할 때 잠시 손에 악력을 가하는 느낌으로 가볍게 시비를 걸어본 것에 불과할 것이다.

거기에 넋을 잃고 굴복하고 만다면 그것이야말로 코미디가 따로 없을 것이다.


유논은 그저 끈질기게 의념으로 거래 조건만을 내밀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것’이 말을 걸어온다.

일전에 황야에서 거래했던 바로 그 존재였다.


【■■■, ■■■■■■■■···■■■■■.】


유논이 끝내 굴복하지 않자, 외계의 존재는 결국 정신 공격을 포기했다.

그것은 환상세계의 강력한 존재를 자신의 종으로 들일 수 있을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것에 대한 정중한 사과의 인사를 보냈다.


유논은 사과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거래 대가를 후하게 쳐 주는 것이 좋을 거라는 뜻의 의념을 보냈다.

만약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리고 이 조건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다시는 거래하지 않을 거라는 뉘앙스와 함께.

외계의 존재는 잠시 고민하다, 지금 다급한 상황에 놓인 것이 아니냐며 간을 봤지만 유논은 얄짤 없었다.


거래를 위한 시간이라면 충분했다.

실제로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유논의 전신이 외계생물의 그것처럼 변해가며 뿜어 나오는 이질적인 아우라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었고.


유논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소드마스터를 죽여줄 수 있는가?


【■■, ■■■■■-■■■■■■■-■■■.】


외계의 악마는 부정했다.

그러기에는 거래의 대가가 너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갓 죽은 신선한 하늘종 괴수들 수 마리의 고기로도 소드마스터 단 한 명을 죽이기에는 모자랐던 것이다.


【■■■¿ ■■■■■■¡】


외계의 악마는 입맛을 다시는 듯한 소음을 내며, 옆의 소녀를 추가로 얹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달콤하게 속삭였지만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였다.

유논은 아쉬워하는 외계의 악마에게 새로운 거래를 제안했다.

그것이 고심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


외계의 존재는 짧게 대답했다.

가능하다는 뜻.


본래대로라면 이만한 권능을 행하는 데에 있어서는 살짝 모자란 대가였을 테지만, 좀 전의 실례에 대한 보답까지 퉁치고 나면······충분했다.


결국 계약이 성사되었다.


그리고 외계의 존재들은 계약을 어기지 않는다.


고오오오오-


악마적이고 사악한 바람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유논의 가슴팍에서부터 새어나왔다.

그의 몸이 바닥에 착 달라붙으며 하늘다리를 물들였다.


고대의 마법이 수호하는 부양하는 단단한 돌다리가, 이계의 봉토가 되어가며 피와 뼈, 살로 뒤덮였다.

사방에서 고름과 살덩이들이 부풀어 오른다.

괴수들의 고기는 다리에 녹아들어 외계로 흘러갔다.


꿀럭.

꿀럭.

꺼억!


만족한 존재의 트림소리가 유논의 가슴구멍에서부터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 속에선 다시 새빨간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더 이상 우물은 없었다. 악마적인 기운도 없었다.


외계의 악마는 가 버렸다.

이계의 살덩이 괴물들과 같은 몰골이 되어 버린 하늘다리만 남긴 채.


“···무슨 수작을 부린 거지?”


파빌리안 스트라우스가 의심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며, 썩은 고기로 된 바닥을 밟고 다가왔다.

그의 태양수호자가 바람보다도 빠르게 찔러져 왔고, 마법사는 더 이상 그 공격을 막아낼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막을 필요도 없었다.


휑-!


소드마스터의 몸이 발딛고 있던 바닥이 없어졌다.

검붉은 칼날이 갑자기 눈앞에서 아래쪽으로 푹 꺼지며 수직으로 하강했다.

그대로 기류에 휘말려 사라진다.


“······!”


마스터의 검격은 빨랐다.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하늘다리는 그것보다도 더 빨리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쿠구구구구구-


독기의 골짜기를 가로지르는 가장 안전한 길.

그 공중 부양의 주술을 유지하던 고대의 마법이 깨져 버렸고, 외계의 살점으로 뒤덮인 다리는 다시금 만유인력의 법칙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늘에서, 땅까지 추락하기 시작한다!


유논이 외계의 존재에게 제안한 거래.


이전에는 새로 다리를 지어주었다면,

이번에는 이미 있는 다리를 무너뜨리라 주문했다.


그리고 이계의 존재는 계약을 충실히 이행했다.

이제 하늘다리는 더 이상 ‘하늘’에 없으며, ‘다리’도 아니게 되었다.



“유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온―!”



유논은 낭패와 분노에 울부짖는 소드마스터가 저 아래 방사능 폭풍에 휩쓸려 타천墮天하는 꼴을 바라보았다.

그러며 심드렁히 중얼거린다.


“···오냐. 다시 만나지, 오랜 친구여.”


그는 더 이상은 위험이 되지 못하는 제국의 소드마스터에게서 시선을 치웠다.

대신 그의 옷깃을 붙잡고 함께 떨어지고 있는 시드와, 저 멀리 바람에 휩쓸려 멀어지고 있는 피오네를 쳐다보았다.


문제라면, 이쪽도 소드마스터와 마찬가지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

날개가 없는 것은 전부 하늘에서 추락하기 마련이고, 예외는 없었다.


점점 더 빠르게 떨어지며,

골짜기의 밑바닥이 가까워 보였다.

대기를 뒤덮은 방사능 폭풍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의 모두의 죽음이 목전에서 손을 뻗고 있었다.


유논은 품 속, 시드의 부러진 서클을 움켜쥐었다.

아까는 유사 흑마법으로 위기를 넘겼다면······.

지금이야말로 진짜 마법이 필요한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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