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게이트 07
기태의 부름에 휘성은 당장 달려가 마정석의 정산을 받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보다 사람이 없어서 정산된 금액이 더 많다는 것이다.
“딱 천만원이네.”
세금을 제한 금액으로 받은 액수였다.
“휘성,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지?”
“아, 저는…….”
휘성은 번호를 알려주자 기태가 스마트 폰에 번호를 입력했다.
“집 어디야? 저 코볼트들 데리고 가려면 아무래도 택시나 이런 것 타기 거북할 테니까. 내가 데려다 줄게.”
“굳이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야, 나도 내 차 없을 때 무기 들고 택시 탄 적 있는데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기억나 택시 아저씨가 공포에 떨던 그 눈 말이야.”
헌터들이 제 아무리 사람들을 위해 몬스터를 잡는다지만 무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그걸 가지고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한다면 다른 이들에게 뜻하지 않게 피해가 가기 때문이다.
“그럼, 신세 좀 지겠습니다.”
휘성은 결국 기태의 신세를 지게 되었고 코볼트들은 기절한 상태에서 묶여있기까지 했기에 특별한 저항은 없이 집으로 편히 돌아갈 수 있었다.
“…….”
휘성은 녀석들이 다시 정신을 차릴 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렸다. 물론 검둥이도 같이 말이다.
“카오…….”
기절해 있던 것들이 깨어나자 휘성은 검둥이에게 식칼을 건네 주었다.
“네가 결정해라.”
휘성의 말에 검둥이는 뭔가 결심했는지 깨어난 녀석들에게 말을 건넸다.
“카오, 너희들은 우리 주인님이 살려주셨다.”
“카오, 날 풀어줘.”
묶여 있는 녀석들은 풀어달라며 소리쳤지만, 검둥이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카오! 충성한다면, 살려준다.”
“카오! 싫다!”
“카오! 그럼 죽는다!”
번뜩이는 식칼이 눈에 보이자 녀석은 말을 바꿨다.
“카오, 충성하겠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정신을 차린 녀석들도 식칼을 번뜩이며 위협하자 다들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결국 충성을 맹세했다.
그리고 한 가지 알아낸 사실이 있는데 코볼트들은 한번 충성을 맹세하면 그 대상이 죽기 전까지 충성을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협을 하는 이유는 상대의 강직성을 시험하는 단계로 바로 충성하겠다고 말을 하면 오히려 그 놈을 죽인다.
“카오, 주인님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저희들은 충성을 약속합니다.”
코볼트들은 배를 까며 엎드리더니 혀를 내밀고 ‘헥헥.’ 거렸다.
지구에서나 볼 수 있는 개들이 복종의 의미로 자신의 가장 약한 부위를 드러내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래, 그럼 밥 먹자.”
휘성은 녀석들에게 개 사료를 주었다. 그러자 코볼트들은 미친 듯이 개 사료를 흡입했다. 그만큼 코볼트들에게 맞는 음식인 것이다.
사료를 폭풍흡입하고 난 코볼트들은 갑자기 휘성에게 다가가더니 당당하게 이야기 했다.
“카오! 주인님 저희들을 훈련시켜주십시오. 주인님의 충견이 되겠습니다.”
녀석들은 절을 하더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휘성에게는 바라마지 않던 일이다.
“좋아, 그럼 너희들에게 먼저 이름을 주겠다. 혹 자신의 이름이 있는 경우 이름을 거부해도 좋다.”
“카오! 없습니다!”
“그렇다면, 너부터 백구, 황구, 적구, 호구다. 알겠나.”
휘성은 녀석들의 털 색깔에 따라 이름을 붙여주었다.
“카오!”
“카오!!”
네 마리의 코볼트는 울부짖으면서 휘성의 명령에 복종하였다.
“여기서 대장은 검둥이다. 억울하면 싸워 서열을 정해라!”
“카오! 투기장을 알려주십시오.”
한 녀석이 전투에 강렬한 의지를 내비추자 휘성은 자리에 일어나 달동네 뒤편에 있는 작은 공원으로 갔고 그곳에는 사람들이 없이 무척이나 한적했다.
“자, 각자 싸울 대상을 지목해라.”
다들 서로 싸울 대상을 지목하자 곧바로 싸움이 벌어졌다. 근데 의외로 싸울 때 입으로 무는 것보다 주먹이 오가는 것이 더 많았다. 단순히 무는 것보다 공격거리가 손이 더 길기 때문이었다.
싸움은 굉장히 치열했고 어떤 녀석들은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휘성은 끼어들지 않았다.
그렇게 녀석들이 서로 신나게 싸우다가 마지막 승자는 검둥이가 되었다.
“카오!!”
검둥이는 녀석들과 싸우다가 약간 물린 상처가 있었지만 크게 문제는 없었다.
“이제 너희들끼리 서열이 정해졌다. 그 서열에 따라 명령에 복종하도록!”
“카오!”
“카오!”
이렇게 해서 코볼트 특공대가 탄생되었다. 이들은 휘성이 죽거나 혹은 자신들이 죽을 때까지 충성을 다할 것이다.
다음날이 되자 휘성은 기태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
(어, 휘성아 그래 무슨 일이냐.)
“다름이 아니라 코볼트들에게 무기가 필요해서요.”
(무기?)
“네, 무기요, 네발로 다니는 사냥개들이 아니니까요.”
(하긴, 녀석들 두발로 걸어 다닐 수 있으니 무기를 쥐어줘야겠지. 그런데 믿을 수 있겠냐?)
코볼트가 아무리 휘성에게 충성한다고 해도 몬스터다 다른 이들에게 신뢰를 줄만한 것들이 아니었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알았다, 그럼 내가 말해준 장소로 녀석들을 데려와라.)
휘성은 기태가 알려준 장소로 코볼트들을 데리고 갔다. 하지만, 사람들은 코볼트들을 보자마자 소리부터 질렀다.
“꺄악! 몬스터다!”
코볼트를 데려왔을 때는 사람들이 없어서 소리를 지르지 않았는데 나가려니까 몬스터가 나타났다면서 사람들이 난리를 피웠다.
“괜찮아요. 안 해칩니다.”
휘성이 외쳐봤지만, 이미 그 사람은 사라지고 없었다.
“도망쳤네…….”
이미 가버린 사람 붙잡아 봤자 이걸 굳이 설명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확실한 것은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
“아, 이걸 어떻게 하나.”
만약,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면 그 요금을 생각해도 문제가 심각하다, 전에 택시는 거리가 가까워서 탔지만 이건 달랐다.
“안되겠네.”
결국 휘성은 기태에게 다시 전화를 해서 사람들이 몬스터를 보고 놀랄 수 있으니 데리러 올 수 없냐고 부탁을 하자 흔쾌히 오겠다고 대답했다.
“형, 저 때문에 미안해요.”
“아니야, 어차피 나도 할 일이 없었거든. 헌터들 일이라는 게 게이트 열렸다는 것 말고는 급한 일이 없으니까.”
“저, 헌터일 좀 더 하면 차를 사야하나 봐요.”
“뭐, 그러는 게 좋겠지.”
“그런데, 말해준 주소가 뭐하는 곳이에요?”
“일단, 가보면 알게 될 거야.”
기태의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어느 외진곳이었다.
“와, 좋네요. 무슨 농장 같은 곳 같은데요.”
“농장은 아니고, 여기 훈련장이야.”
“훈련장이요?”
“원래, 이곳은 헌터 물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곳이기도 하고 동시에 원하는 헌터들에게 훈련장소를 재공해 주는 곳이야.”
“아, 그렇군요.”
휘성은 이런 곳을 처음 봤기에 이런 시설이 있는지도 몰랐다.
“따라와라.”
휘성은 코볼트 특공대와 함께 작은 건물로 들어가자 그 안에는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만 보였다.
“왜 지하죠?”
“아, 모든 시설이 지하에 있어 웬만한 물건들 혹은 훈련장이 외부에 있는 것보다 안전하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자 지하 1층에 검은 양복을 입은 경비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헌터 자격증을 제시해 주십시오.”
경비의 요구에 휘성과 기태는 바로 자격증을 보여주었고 들여보내려고 하다가 뒤에 있는 몬스터를 보고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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