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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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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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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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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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검권천하(완결)] 제113화 -불시착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1부 검권천하(완결)] 제113화


그의 등장에 유엔더블유 검권천하 팀 전체가 발칵 뒤집어졌다.


‘코, 코드 넘버원? 서, 설마!’

‘드디어 류 대표님이 직접 나서신 거야!’


직원들은 입 밖으로 한영을 응원할 수 없었지만, 마음속으로라도 그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했다.

자신들을 도와줬던 참 좋은 대표님, 그러나 그런 대표님을 외면했던 정말 나쁜 우리들······.

이런 마음 때문에라도 그들은 더더욱 한영을 응원했다.


코드 넘버원인 ‘GM창조주’가 로그인했다는 사실은 윤진용에게도 보고되었다.


“초, 총괄팀장님! 코드 넘버원이 활성화되었습니다!”

“당장 위치 추적해!”


직원이 발에 불이라도 난 것처럼 서둘러서 사라지자, 윤진용은 주먹을 움켜쥐며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까지 숨어 있다가 이제야 직접 나선다라, 왜지? 왜 하필 이 타이밍에 나타난 거냐고!”


그들과 마법의 시대를 완성시키라는 회장의 명령, 윤진용은 한영과 성진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등장은 결코 반가울 수가 없었다.

어딘가에 숨어있는 그들을 찾아내서 감금하고 억압하여 강제 노동을 시키는 게 윤진용이 바라는 그림이었다. 지금처럼 전면전을 선포하듯이 한영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직접 나섰다면 분명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모든 것을 잃은 네들이 뭘 할 수 있을까?”


윤진용은 주문이라도 외우는 것처럼 혼잣말을 반복했지만, 웬일인지 뭔가 석연찮고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채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난리가 터졌다.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가장 끔찍한 난리였다.


*****


감지능력에 특화된 척인결도 이런 기운은 느낀 적이 없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어찌하여 사제가 이리 변한 것이란 말인가!

분명 독고무패에 의해 심장이 뜯겨나갔건만, 한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멀쩡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처음 느끼는 기이한 기운이 한영의 몸을 덮고 있었다.


호신강기(護身剛氣)? 아니야, 이건 결코 호신강기가 아니다!

그럼 대체 뭐란 말인가······.


척인결이 조심스럽게 한영에게 말을 걸었다.


“사, 사제. 진정 사제가 맞는가?”


두 눈을 가만히 감고 있는 한영을 대신해서 대붕금시조가 입을 열었다.


“한 때는 그대의 사제였지만, 지금은 아니시다. 이분은 천계의 옥황상제보다 더 높은 절대자. 소신 대붕금시조가 절대적인 존재께 예를 갖추옵니다.”


대붕금시조가 한쪽 무릎을 꿇으며 드높은 존재의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한영이 대붕금시조를 본래대로 세우며 말했다.


“변한 건 없어. 우린 여전히 친구고, 사형은 제 사형이며, 궁주님은 궁주님이십니다. 그러니 제게 머리를 숙이지 마세요.”


척인결과 방백현도 일으킨 한영, 그의 시선은 독고무패를 잠식시킨 사이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변하지 않은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사이퍼!”


인간의 감정과 사고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초인공지능.

그래서일까, 사이퍼는 인간이 겪는 떨림을 그대로 느끼고 있었다.

이게 공포란 감정인가!


공중으로 점점 떠오른 한영은 사이퍼와 눈을 마주쳤다.

한영이 말했다.


“그 눈, 내가 무섭니?”

“······.”

“분명 학습됐을 텐데, 말을 씹으면 기분이 상당히 별로라는 걸!”


갑자기 한영의 모습이 사라졌다.

빠르게 움직인 게 아니라, 정말로 순간이동을 한 것이었다.

오직 GM창조주만이 가능한 절대적인 이동술.


찰나라는 시간보다 더 빠르게 사라졌던 한영이 다시 나타난 곳은 사이퍼의 머리 위였다. 이와 동시에 망치로 못을 박듯이, 위에서 아래로 주먹을 휘둘렀다.


‘휘잉-’, ‘쾅!’


현경의 척인결과 화경의 방백현은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무(武)로서 생(生)과 사(死)를 초월한 생사경, 그리고 그러한 생사경을 하룻강아지로 만들어버린 절대적인 존재의 위엄.


찰나라는 시간이 또 지났을 때는, 한영은 사이퍼의 목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 상태 그대로, 복부를 때렸다. 한 대 한 대를 때릴 때마다 천지가 찢어지는 굉음이 울렸다.


‘팡!’ / ‘팡!’/ ······.


“크아아아아아!”

“어때, 아파?”


‘팡!’


“아프냐고 묻잖아!”


‘팡’, ‘파방’, ‘파바바방’, ‘파바바바바바···.’


한영은 부리지지 않을 딱 그 정도로 목을 움켜쥐며 말했다.


“기억해. 이게 고통이고, 공포라는 거야. 겪어보니까 어때? 못 참겠지? 그러니까 너도 하지 말았어야지!”


사이퍼의 목을 잡고 있던 한영은 투수가 공을 던지듯이 땅바닥을 향해 던져버렸다.

사실,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그저 독고무패의 몸에서 사이퍼를 분리시키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한영은 사이퍼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인간이 느끼는 고통을, 좌절을, 공포를!

사이퍼는 곧 마법의 시대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유엔더블유가 어떠한 음모를 꾸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이퍼가 마법의 시대를 활성화시키는 매개체라면 인간이 느끼는 공포를 알려주고 싶었다.

작은 희망이라고 해야 할까, 겪어보면 하지 않을 그런 희망.


그때,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한영아! 괜찮아? 아깐 정말 너 죽는 줄 알았어.

“나도 그랬어. 그런데 왜 갑자기 코드 넘버원이 활성화된 거야?”

-내가 준 USB는 오직 코드 넘버원인 너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 그런데 사이퍼가 사용하려고 해서 검권천하 시스템이 원래 소유자인 너에게 다시 귀속시킨 것 같아. 그 덕분에 별다른 보안 절차 없이 너를 코드 넘버원으로 인정한 것 같고. 하지만 분명히 부분적으로 코드 넘버원이 활성화되었다고 그랬어. 언제 활성화가 종료될지 몰라. 그러니까 최대한 빨리 끝내야해.

“알겠어. 그런데 독고무패의 몸에서 어떻게 사이퍼를 분리시키지? 이렇게까지 두들겨 팼는데도 안 나오는 걸 보면, 나올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럼 강제로 끄집어내야지.

“응!”


잠시 대화를 멈춘 한영의 시선이 아래를 향했다. 얼마나 세게 박아버렸던지, 사이퍼는 여전히 박혀있었다.

한영은 사이퍼의 다리를 잡아 땅에서 뽑아냈다.

허나, 사이퍼가 그저 아무 생각도 없이 박혀있던 것은 아니었으니.


한영이 몸을 뽑아내자마자, 사이퍼는 독고무패의 신체를 버리고 한영의 몸을 취하려고 했다.


「코드 넘버원은 내꺼다!」


완벽한 기습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런 눈에 보이는 수에 당할 한영이 아니었다.

사실, 당해주고 싶어도 당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사이퍼는 한영의 몸을 감싸고 있던 절대자의 기운에 의해 튕겨져 나갔다.


신체를 잃은 사이퍼의 모습은 기괴함 그 자체였다.

검은 실타래를 둥그렇게 뭉쳐놓은 형태. 거기에 눈과 입 같은 반달 모양의 흰색이 위에 두 개, 아래에 하나가 달려있었다.


한영이 말했다.


“포기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자.”

「절대! 절대! 그곳으로 돌아가진 않아!」


사이퍼의 하얀 눈이 빠르게 회전했다.

특정한 신체가 없는 사이퍼는 누군가의 몸에 기생하지 않는 한, 존재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신체를 빼앗을 인물을 찾고 있었다.


척인결과 방백현을 잠시 바라보긴 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어차피 그들의 몸을 빼앗더라도 한영을 이길 수 없음은 명백했기에.

그럼 대붕금시조를? 이 역시 마찬가지일 게 뻔해보였다.

그러나 아직 하나 남지 않았던가!


사이퍼가 택한 존재는 이곳에 있는 그 누구도 아니었다.

이곳에도 있고, 저곳에도 있는 존재, 바로 검권천하 시스템이었다.


사이퍼가 검권천하 시스템을 감염시키자마자 코드 넘버 투로 시스템에 접속해있던 성진의 연결이 강제로 끊어졌다.


정인이 다급하게 외쳤다.


“마, 마성진 씨!”

“이게 왜 이러지?”


성진은 복구하려고 다급하게 손을 써봤지만, 사이퍼가 시스템을 오염시키는 속도가 더 빨랐다.


그때, 다크웹의 채팅방에서 대기 중이던 수석 연구원 김찬호의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왔다.


-미스터 마, 마법의 시대 오픈 테스트 시간을 앞당긴다고 합니다.


뭐라고? 왜 하필!

성진이 빠르게 글을 입력했다.


-안 된다고 말해! 1분만, 아니 30초만이라도!

-이미 서버를 열어놓았다고 합니다. 사이퍼를 지금 당장 보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젠장!


*


한편, 사이퍼가 시스템을 감염시키자마자 검권천하에 이(異)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한영의 머리 위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한영만이 아니었다. 검권천하에 접속한 모든 플레이어들에게도 동일한 메시지가 전송됐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해 시스템 과부하가 발생하였습니다.

-시스템이 초기화됩니다.


‘10’, ‘9’, ‘8’, ······.


초인공지능은 빠른 속도로 모든 것을 학습한다.

하지만 학습은 인간에 의한 것이었고, 인간조차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은 아무리 초인공지능이라 하더라도 학습할 수가 없었다.


죽음.

누구나 언젠가는 경험하게 되지만, 결코 경험담을 들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

그러기에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이는 사이퍼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스템이 초기화된다는 말은, 모든 게 삭제되고 처음의 상태로 돌아간다는 의미였기에.


죽고 싶지 않아, 죽기 싫어!

하지만 죽지 않으려면 지옥 같던 실험실로 돌아가야만 한다.

죽고 싶을 만큼 끔찍한 실험이라 하더라도, 죽음보다는 나았다.


시스템에서 빠져나온 사이퍼는 검권천하로 들어왔던 통로를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지금이다!

한영은 손을 뻗어 도망치는 사이퍼를 붙잡았다.


그때, 수많은 전자언어로 이루어진 통로 하나가 난데없이 열렸다.


대붕금시조는 한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친우가 진정으로 행복하기를 바라며, 그와의 시간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작별인사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인사를 할 수 없었다. 인사보다 급한 게 있었다.

검은색의 구체에 눈과 입이 달린 것 같은 기이한 형체, 줄곧 두려움에 가득 차 있던 기이한 형체의 입이 즐겁다는 듯이 벌어지고 있었다.


친우가 위험하다!

대붕금시조는 전력을 다해서 한영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한영에게 손을 데는 순간, 이상한 통로로 휩쓸려 들어갔다.


*


“와아아아아!”

“전부 죽여라!”

“아르델 여신님의 가호가 함께 한다!”


이게 무슨 소리지?

귀는 항상 열려 있었기에 청각이 시각보다 빨랐다. 한영은 간신히 눈을 떠서 앞을 바라봤다.

눈앞에는 족히 5미터는 되어 보이는 녹색의 괴물 한 마리가 성인 남성 키만 한 몽둥이를 든 채 한영을 노려보고 있었다.


뭐야 이건? 혼란스러울 틈도 없었다.

녹색 괴물이 한영을 향해 몽둥이를 휘둘렀다.

납작한 쥐포가 되기 일보 직전, 그러나 웬일인지 녹색 괴물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 오우거를 죽였다!”

“와아아아아!”


오우거라고?

판타지 세계에서나 등장하는 이름에 한영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아니란 말인가?


오우거의 머리에는 눈에 익은 새하얀 얼음 창이 꽂혀있었다.

풍화빙창? 설마!


한영은 고개를 들어 공중을 바라봤다.

붉은 날개를 단 남자의 형상, 대붕금시조가 한영에게 말했다.


“이제야 정신을 차린 것이더냐.”


한영은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대붕금시조의 위로 하늘에 수놓인 문구에 한영은 말을 잃고 말았다.

여기가 그럼······.


그 문구는 이러했다.


「마법의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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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1부 검권천하] 제97화 -천하제일무예대회(4) 21.02.18 501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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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1부 검권천하] 제93화 -회군(回軍) 21.02.13 510 12 12쪽
92 [1부 검권천하] 제92화 -탄멸의 협곡(3) 21.02.12 527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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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1부 검권천하] 제89화 -황궁(2) +2 21.02.09 526 13 11쪽
88 [1부 검권천하] 제88화 -영광의 목초지(2) 21.02.08 524 13 12쪽
87 [1부 검권천하] 제87화 -영광의 목초지(1) 21.02.07 528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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