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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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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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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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12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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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수의 유적(4)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332화.









인류의 등불이라는 칭호를 가지게 된 이후.


같은 인류의 등불들을 제외하면 플레이어와의 교류는 거의 없었다.


평범한 플레이어는 물론이며 수준급 플레이어도 같은 장소에서 활동할 수 없었다.


특수성 때문이었다.


당연히 강함의 차이라는 이유도 크게 작용하였지만, 다른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하였다.


인류의 등불이 아니면 절대 도움받을 수 없는 존재들의 특수성.


수호자, 사신수, 현자, 등등 절대적 존재들의 도움으로 갈 수 있는 장소와 실력 향상.


차이를 크게 벌어진 이유도 이게 전부다.


도움으로 받은 급성장이 다른 플레이어들과의 격차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고 활동하는 장소도 더욱 급격히 나누어지게 되었다.


이 현상을 그 누구도 나쁘게 느끼지는 않았다.


인류의 등불들이 해온 노력과 실력을 인정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고 그들이 선택받은 걸 의심하는 사람도 없었다.


선택받은 자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순순히 인정한 거다.


인정받았기에 그 값을 마땅히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탓인지 자연스럽게 길드원들과의 거리가 무척 멀어졌다.


부담감과 책임감, 상황적 요소까지 작용해 어쩔 수 없이 벌어지게 된 거리.


거리감 때문일까?


이렇게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기억 속에서 흐릿하게 잔상만 남아있는 수준이랄까.


“오랜만이네.”


“그러게요.”


현실에선 숙소에서 매일매일 만나고는 있지만, 왠지 모르게 오랜만에 만나는 기분이다.


게임 속에서 만나는 건 월드컵 때 이후로 처음이긴 하니깐.


그래서 무척 어색하다.


입을 열기가 좀 힘든 기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그 뭐냐 어색한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네. 딱 그런 기분입니다.


“여기는 어쩐 일로?”


“사신수가 불러서요.”


“사신수가?”


아마 시련 내용의 변경 점이 이거겠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인간성을 시험하는 시련에 유나를 데려와서 뭘 하려고.


“사정은 들었어?”


“네. 대충은요.”


“그럼 얘기는 빠르겠네.”


인간성, 인간이 가진 선함을 알고 싶은 사신수의 니즈를 충족해줘야 하는 시련.


계산적으로 들어가지 않기로 정했는데.


유나가 있는 데에서 발 뻗고 자기만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좀 그러니깐.


아무래도 확실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인간성이라는 게 뭘까요?”


“단순하지. 사람이 가진 본성. 그걸 알고 싶을 뿐일 거야.”


“왜 그걸 준호 씨에게 물어보는 걸까요?”


“음······ 물어볼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까?”


어.


저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왜 하필 나에게 물어보는 걸까?


사신수는 표면적으로 활동하지 않고 인류의 등불 뒤에서 힘을 조력해주며 인계를 지켜준다.


사람들의 시선 안에서 활동하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내주는 존재인 거지.


그러니까 인간성에 대한 의문이 생겼을 때 따로 물어볼 사람이 없는 것도 맞는 말이긴 하다.


그들 주변에 있는 존재들에게 물어보는 건 솔직히 무리가 있으니까.


수호자나 현자 등 인간과는 조금 멀리 떨어진 존재들이니.


근데 이건 대입법으로 끼워 맞춘 것밖에 안 된다.


답을 먼저 정하고 이유를 만든 건 답이 될 수 없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단지 인간과 교류가 많은 우리가 잘 알 거라는 단순한 이유도 아닐 테고.


생각해보면 최근 인간은커녕 인간과 비슷한 종족과도 교류를 나눈 적이 없다.


북쪽 지역은 인간이 살아가기에 너무 힘든 환경이고 그나마 사람들이 있는 신의 도시들에는 의도적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악마나 몬스터가 더 친근해졌을 정도다.


생활 자체가 얼마나 혹독하게 변했는지.


그간 있었던 일을 떠올리니 암울했긴 하네.


“음. 저도 잘 모르겠네요.”


“나중에 잘 알게 되겠지.”


“그래서 일단 그건 뒤로 하고. 시련은 어떻게 하실 예정이에요?”


유나와는 첫 번째 시련을 같이 클리어했었다.


분명 아테나 신의 시련이었지.


그때 얻었던 경험으로 잘 됐으면 좋겠는데.


“인간의 선함과 악함을 아직 확정 짓지 못했다면. 우리가 할 일은 단순하지.”


“본성이 악한지 선한지를 확정 짓게 해주면 된다는 건가요?”


“아니. 그건 아무래도 너무 힘들 거 같아. 무리야. 무리.”


인간의 본성이 악한지 선한지 우리 둘만으로 알려주기에는 너무 힘들다.


극소수의 사람이 절대적 인류의 숫자를 대변할 수는 없으니까.


그럼 어떻게 하는가.


주제에 집중하면 된다.


인간성에 관한 질문.


해석에 따라 인간의 본성이 선한지 악한지로 추가 해석이 되었지만.


주제는 분명 나의 인간성을 시험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럼 나라는 사람의 인간성을 절실히 보여주면 되는 거겠지.


인간의 본성이 선한지 악한지는 그 이후 판단할 사신수의 몫이다.


그 몫까지 내가 해줘야 할 의무는 없다.


“잘 알겠어요. 그럼 준호 씨의 인간성을 어떻게 보여주실 건가요?”


“고민해봤는데.”


시련의 장소는 드넓은 초원.


푸른 하늘과 따듯한 햇볕, 기분 좋은 바람이 몸을 치유해주는 초원이다.


그런 이곳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극히 제한적이다.


위기를 통해 내면에 잠들어있는 감정이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며.


어떤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오는 버릇에서 인간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알아서 다 해보라는 식의 장소.


그런 장소에서 어떤 상황을 연출하고 어떤 행동을 보여주며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


모든 시련의 주체를 나로 정해준 그 시점에서부터 해야 할 행동은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한 가지밖에 없어.”


선함과 악함.


이런 포괄적인 단어에 나는 대답할 정도로 똑똑하지 않다.


또한 철학적인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생각이 깊지 않다.


그러니 멍청한 나만이 할 수 있는 행동.


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인간다움이란.


이런 걸 말하는 거다.


“꺅! 갑자기 왜 옷을 벗는 거예요?!!”


당연히 바지는 벗지 않았다.


윗옷만 벗었다.


이상한 생각 하지 마라.


번식욕에 지배되어 덮친다거나 하는 그런 변태적인 마음은 한 톨도 없다.


그래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유나의 모습이 귀엽게 보이기는 한다.


좋긴 하네.


크흠.


“잠시 물러나 있어.”


예비로 준비해왔던 남은 검 중에서 마지막 검을 뽑아 들었다.


유니크 등급의 검으로 평범한 플레이어는 손도 댈 수 없는 고귀한 검의 풍격은.


검성 앞에서는 초라할 뿐이었지만, 그의 검기를 받아들이는 건 가능했다.


콰과과광!!


검에 집중돼있던 검기가 폭발적으로 방출된다.


침대보다 폭신한 감각을 주던 잔디가 쑥대밭이 되었고.


살살 불던 바람은 더는 느낄 수 없고 태풍이 몰아치는 듯 거센 바람이 모든 걸 날려 보내기 위해 움직이려 한다.


푸른 하늘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태양 빛도 검기에 가려 땅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었다.


“무슨!”


의도를 당최 모르는 유나는 당황한 채로 뒷걸음질 치며 뒤로 물러났다.


뒤로 물러나지 않으면 죽음의 위기를 느꼈기에 이미 머리가 생각하기 전에 다리가 움직이고 있었지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인간다움이란. 이것밖에 없는걸?”


검기의 폭풍, 우주의 검기가 발동하며 동시에 주작의 불길이 검기를 뒤덮었다.


일대 전체를 장악한 검기.


그런 검기가 강제로 검에 주입되기 시작한다.


꾸득! 꾸득! 끼긱!!!


전력으로 사용했기에 검기의 폭풍은 너무나 거대했고 그 검기를 모조리 흡수하는 검.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부서지기 직전까지 몰리며 또 몰린다.


하지만 검기의 주입은 끝나지 않았다.


그만하라고 검은 울고 또 울었지만, 주인은 슬픈 외침을 무시했다.


그저 미안한 감정만 담고 검기의 주입을 멈추지 않았다.


“해볼까.”


자연 자체를 완전히 바꿨던 우주의 검기가 전부 검 안에 주입됐다.


그저 들고 있는 것만 해도 부들부들 손이 떨릴 정도로 큰 무게를 지니게 된 검.


그 검을 들며 하늘을 향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최강의 검술을 사용했다.


“신참(神斬).”


신을 베었던 검술.


그 검술이 무한한 검기를 통해 발현되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찬란하게 터지는 빛과 함께 검기가 흩어졌고 방출되었다.


그 검기 하나하나가 신을 베었던 힘이 담겨 있었고.


공간 자체를 짓누르며 베고 파괴하고 망가뜨렸다.


“헉!!”


유나는 얼굴을 가리고 있는 손이 어느새 입으로 가 있었다.


너무 놀라 얼 타는 표정과 함께.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압도적인 위용에 유나의 사고를 뒤바꿨다.


보지 못했던 시간 동안 얼마나 큰 성장을 이룬 건지.


감히 예측할 수도 없는 경지에 도달해 있는 나를 보며.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 건지.


난 잘 모른다.


하지만 사신수는 잘 알겠지.


그들의 공간이니깐.


지금은.


“이젠 좀 나가겠습니다.”


도저히 버티지 못한 검이 신참의 검술에 파괴되며 먼지로 사라진다.


이걸로 검의 역할은 끝났다.


잘 해내었다.


나는 검이 방출해준 검기로 이 공간 자체를 없애버리면 되는 거다.


“앗!!”


검기가 방출된 곳 중앙에 푸른 초원에서 절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 보였다.


사신수의 유적의 모습이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이 공간이 검성의 검기를 버티지 못하고 엇나가고 있는 거다.


거대한 힘을 감당하려고 만든 공간이 아니었기에.


신화의 힘에 파괴되고 있는 거겠지.


“나가자.”


“······네? 네!”


내민 손을 잡는 유나가 두 눈 크게 뜨고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럴 만하겠지.


얼떨결에 손을 잡은 유나의 표정이 참 웃기다.


덥석!


그대로 품으로 끌고 와 안은 채 도약했다.


“꺅!”


놀라 또 소리를 내는 유나.


그 소리가 끝날 때쯤 우리는 이미 사신수의 유적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나오자마자 나를 반겨주는 존재가 있었으니.


-그게 너의 대답이냐.


“그렇습니다.”


검성이었다.


뭔가 흡족해 보이는 억양인데.


-재밌군.


“보고 계셨습니까?”


사신수가 보고 있을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검성이 보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역시 세계의 영향력을 이용하는 존재 답 달까.


사신수가 만든 공간을 볼 수 있다니.


뭐 당연히 사신수가 제지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거겠지만.


대단하다.


“저. 저만 이해가 안 됐나요?”


산발이 된 머리에 흐트러진 옷차림.


정돈되지 않은 자세와 당황한 표정으로 털썩 주저앉아 있는 유나가 물었다.


“준호 씨가 대답한 인간성이라는 게 도대체 뭐예요······?”


내가 대답한 인간성.


선함과 악함.


사신수가 물어보는 인간성.


인간이 가진 천성을 물어보는 이번 주제.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그동안 내가 겪었던 모든 경험과 생각했던 사고를 양분 삼아 만들어졌다.


내가 생각한 인간성은.


“강함입니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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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현자의 탑(2) 21.12.15 104 0 12쪽
334 현자의 탑(1) 21.12.14 10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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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사신수의 유적(3) 21.12.11 11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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