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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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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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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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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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65화. 개도둑 사건(4)

DUMMY

인희도 가볍게 인사를 받았다.


“아저씨도 안녕하세요?”


“그렇잖아도 만나러 가는 길이었어. 학생, 뭐 좀 물어도 되지?”


어제 얼굴 익혔다고 대뜸 반말이었다.


“아, 네···.”


“어제 그 개도둑들 말야. 둘 중에 마당에 있던 사람은 고관절이라고 이 다리뼈가 세 동강이 났대. 그래 어제 응급수술 받았다네.”


“네···.”


“그런데 그 자식 말이 아주 이상해. 하얀 개가 송아지만한 불개로 변해서 자기를 물었다더라고. 하하하.”


“···.”


“말이 이상하지? 하얀 개가 황소보다 큰 불개로 변해서 자기가 화상도 입었고, 뼈도 물어서 부러뜨렸다니···, 그런데 다른 놈도 불개인지 불소인지는 몰라도 큰 괴물을 봤다고 하지 뭐야. 그것도 불타는 괴물이래. 차라리 귀신이 나왔다고 하지. 정신적으로 좀 문제 있는 놈인가? 이게 말이 돼? 학생은 뭐 혹시 본 게 없어?”


인희의 표정을 살피는 경찰을 마주하면서도 인희는 태연했다.


“어제 말씀드린 대로 예요. 저야 세면실에서 한창 청소 중이었으니 그 소리가 TV소리인줄 알았죠. 하도 시끄럽기에 누가 TV를 이렇게 크게 틀었나 싶어서 나와 본 거구요. 그때 바깥이 그런 상태인 거 발견하고 신고한 거구요.”


“이 동네에서 한 번도 없던 일이라···. 아, 내말은 개도둑질이 없었다는 게 아니고 멧돼지가 나타난 적이 없다고. 나와서 사람을 해친 적이 없다는 말이야.”


“네···.”


“어? 근데 어제 못 보던 개인데? 하얀 개네? 워럴럴럴럴. 해피야.”


“해피 아녜요. 할머니예요.”


“응? 할머니라니?”


“예전에 누가 개한테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하면 오래 산다고 해서 할머니라고 불러요. 순해요, 엄청.”


“순해?”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순덕이 경찰이 차에서 내리자 조심조심 그 앞으로 가면서 꼬리를 흔들었다.


경찰이 손을 내밀자 냄새도 킁킁 맞고 말간 눈으로 경찰을 쳐다보자 순덕을 쓰다듬은 경찰이 감탄을 했다.


“이야, 진짜 순하다. 그런데 가슴도 떡 벌어지고 근육이 장난 아니네. 다 큰 거야?”


“1년 넘었으니 성견 축에 들어는 가죠.”


“아직 사람 물었던 적은 없어?”


경찰이 슬며시 순덕의 입술을 들어 잇몸과 이빨을 보았다.


순덕은 ‘그래, 봐라, 봐.’하고 그냥 하는 대로 두었다.


“네. 사람을 물었으면 아저씨를 보고 이렇게 꼬리를 치나요?”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인희였다.


연신 질문을 하며 순덕을 살펴본 경찰이 운전하던 다른 경찰을 불렀다.


“좀 봐봐. 이 개는 아닌 거 같지?”


순덕을 다시 살펴본 경찰이 말했다.


“이놈은 아닌데···. 크기 차이가 너무 다르잖아. 치아 크기도 다른 거 같고, 깊이도 다르고, 분명 짐승의 이빨자국은 맞는 거 같은데···. 정말 멧돼지가 내려왔나? 하아, 미-치겠네.”


제 머리를 박박 긁던 경찰이 일어나 다시 운전석으로 들어갔다.


짝다리를 하고 양 팔을 허리에 얹고서 고민하던 경찰이 인희에게 물었다.


“학생 혼자야?”


“네.”


“이 마을에 살러 온 거야? 놀러 온 거야?”


“아-뇨, 저 위에 유기견 보호소에 봉사하러 왔어요. 제가 예전에 구해준 개가 있어서 궁금하기도 했구요.”


“아, 그래? 착하구만. 그래, 잘 놀다 가.”


“예. 안녕히 가세요.”


마침내 경찰차에 탄 경찰은 인희네를 앞질러 가며 창밖으로 손까지 흔들어주고 떠났다.


인희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인희라고 떨리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불개와 순덕, 아니 흰둥이의 몸을 연결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태연한 척 할 수 있었다.


***


점심을 먹고 2시경에 어제 봤던 남자 직원이 다시 집 앞으로 왔다.


같이 유기견 보호소를 방문하기로 한 날이었다.


인희가 집에서부터 싸온 짐의 일부를 차에 실었다.


인희가 그의 옆에 검둥이를 안고 탔다.


마지막으로 순덕이 인희 옆으로 훌쩍 뛰어올라 탔다.


“오빠, 명우 오빠라고 불러도 되죠?”


순덕은 그제야 남자 직원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아, 그래, 앞으로 그렇게 부르면 돼.”


“오빠, 여자들 안 만나나 보다. 내 말에 귀가 빨개졌어. 흐흐흐흐흐.”


인희의 짓궂은 행동에도 말갛게 웃기만 하는 남자였다.


인희가 어제 개도둑이 마을을 돌다가 하필 명우가 관리하는 집에서 119로 병원에 실려 갔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어제는 정신없어 이야기를 못 했지만 집주인이 알아두어야 할 사건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야기를 다 들은 명우가 오히려 인희를 걱정했다.


“넌 괜찮아? 놀라지 않았어?”


인희는 제 안부부터 챙기는 명우가 고마웠다.


“예,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근데 제가 별 도움이 안됐어요. 본 게 없어서요.”


“···.”


“사람이 다친 장소를 치우지 말라는 말이 없어서 청소를 했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닦아도 흔적이 남아서 신경이 쓰여요.”


“너 담 크다.”


“뭐 별 수 있나요? 이미 겪은 일인데. 마무리를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괜히 남의 집 빌렸다가 민폐 끼치는가 싶어서 걱정이 되더라고요. 제가 할머니한테 교육은 잘 받았거든요.”


옆에서 듣던 순덕이 가슴을 폈다.


“인희, 너 완전 애늙은이다. 하하하하하.”


“제가 좀 그래요.”


“인희야, 지난번 불법 개농장 말이야.”


“······.”


“그 사실이 지역주민들에게 알려진 뒤로 완전히 없어졌어. 그 주인이라는 인간, 적어도 그곳에서는 다시 만들지 못할 거야.”


“그럼 다른 곳에서는 만들 수 있다는 거죠?”



“···그렇겠지? 아직 우리나라 법이 이런 부분에서 제대로 정비가 안 되어 있으니까.”


“제발 완전히 없어지면 좋겠어요. 너무 마음이 아파요.”


차는 20여분 만에 유기견 보호소에 도착했다.


명우는 인희가 가져온 짐을 받아들었다.


짐 안에는 유기견들을 보살피는 직원들에게 주려고 사온 커피와 과자 등이 가득 들어있었다.


뜻밖의 선물을 받아든 직원이 감사하다며 받아들었다.


짐을 전달하고 나온 명우가 앞장서서 인희와 유기견 보호소를 돌기 시작했다.


유기견 보호소는 썩 좋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단지 곳곳에 구분된 철장마다 유기견들이 뛰어다닐 만큼 넓은 공간과 사료, 깨끗한 물이 있었고, 바닥은 자주 청소를 했는지 비교적 깨끗했다.


무엇보다 개들의 표정이 밝았다.


다섯 번째 우리가 지난번 구조했던 개들이라고 했다.


정말 많이 달라져 있었다.


몸에 살이 붙었고, 표정이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밝았다.


순덕이 먼저 알아보고 안부를 물었다.


- 나 기억혀?


- 어? 정말 왔네. (월, 워월)


- 어뗘? 여기 사람들은 괜찮어?


- 응, 밥도 잘 주고, 묶어놓지도 않아. 치료도 해줬어. 고마워. (우-월, 우-월, 월월월, 월)


- 그려. 다행이구먼.


순덕과 검둥이를 품에 안은 인희가 보호소 내부를 한 바퀴 도는 데도 30분 이상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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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화. 이선미 살인 사건(8) +10 21.06.28 194 8 7쪽
89 89화. 이선미 살인 사건(7) +9 21.06.25 207 9 7쪽
88 88화. 이선미 살인 사건(6) +4 21.06.24 189 7 7쪽
87 87화. 이선미 살인 사건(5) +6 21.06.23 202 8 7쪽
86 86화. 이선미 살인 사건(4) +6 21.06.22 196 8 7쪽
85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9 21.06.21 186 8 8쪽
84 84화. 이선미 살인 사건(2) +6 21.06.21 180 7 8쪽
83 83화. 이선미 살인 사건(1) +4 21.06.20 187 7 7쪽
82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2 21.06.20 184 6 7쪽
81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4 21.06.19 196 6 7쪽
80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6 21.06.19 195 7 7쪽
79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6 21.06.18 183 7 8쪽
78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7 21.06.18 189 7 7쪽
77 77화. 고양이 테러 사건(3) +11 21.06.17 189 10 7쪽
76 76화, 고양이 테러 사건(2) +9 21.06.17 191 6 7쪽
75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9 21.06.16 196 9 7쪽
74 74화. 거대한 그림자(3) +7 21.06.16 188 7 7쪽
73 73화. 거대한 그림자(2) +8 21.06.15 212 9 7쪽
72 72화. 거대한 그림자(1) +7 21.06.15 206 9 7쪽
71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8 21.06.14 213 9 7쪽
70 70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4) +6 21.06.14 193 8 7쪽
69 69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3) +8 21.06.13 190 8 7쪽
68 68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2) +2 21.06.13 191 7 7쪽
67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6 21.06.12 208 6 7쪽
66 66화. 개도둑 사건(5) +5 21.06.12 201 9 7쪽
» 65화. 개도둑 사건(4) +11 21.06.11 202 11 7쪽
64 64화. 개도둑 사건(3) +7 21.06.11 200 9 7쪽
63 63화. 개도둑 사건(2) +10 21.06.10 199 10 7쪽
62 62화. 개도둑 사건(1) +4 21.06.10 233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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