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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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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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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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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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DUMMY

“저 놈이 의처증 있다던 그놈이야? 그럼 이선미 씨가 3일이나 연락 안 된 것이 벌써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양 주방장 말을 듣던 박 경사가 미간을 좁히며 되물었다.


“3일이나 연락이 안 되었다고요?”


“예, 생전 그런 일이 없는데 전화를 전혀 안 받아서 식당 식구들이 모두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마침 저 자식이 와서 갑자기 인한이에게 칼부림한 거예요.”


“이선미 씨 집이 어딘지 알아요?”


“그건···.”


그때 인희가 말했다.


“제가 알아요. 그러니 속는 셈치고 빨리 가요. 열쇠는··· 잠깐만요.”


양 주방장과 박 경사가 동시에 황당한 표정으로 인희를 쳐다보았다.


이미 순덕의 말을 들은 인희는 남자의 왼쪽 주머니에 열쇠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남자는 이미 의식을 차리고, 수갑을 찬 상태로 구급대원의 보조를 받으며 구급차에 올라타려고 하는 참이었다.


인희는 남자 뒤로 가더니 왼쪽 호주머니에 불쑥 손을 넣어 열쇠꾸러미를 꺼냈다.


수갑을 찬 채 구급차에 타려던 남자는 누군가 제 주머니에 손을 넣는 느낌에 황당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지만 이미 그 누군가는 사라진 상태였다.


워낙 정신없는 현장에서 인희가 남자의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는 모습을 유심히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남자가 탄 구급차가 출발하자 그 뒤로 경찰차가 한 대 따라갔다.




이선미 집에 도착한 박 경사와 조 경장 그리고 인희와 순덕이 문 앞에 섰다.


조 경장이 순덕을 보며 중얼거렸다.


“아니, 개는 왜 데리고 온 거야?”


인희가 대꾸도 없이 서둘러 문을 열고는 박 경사를 보며 말했다.


“제가 열고 들어가서, 박 경사님께 신고하는 것처럼 하면 문제없는 거죠?”


그 틈에 냉큼 순덕이 먼저 들어가더니 현관 왼쪽에 난 방문을 박박 긁어댔다.


- 애가 여기 있대. (낑, 끼잉)


인희가 따라 들어가 순덕이 가리킨 방문을 열었다.


방문은 안쪽이 아닌, 밖에서 잠글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쟤가, 쟤가, 너, 이거 주거침입이다. 그··· 드라마, 영화 이런 거 너무 많이 보는 거 아냐? 그런데 열쇠는 도대체 어디서 난 거야?”


조 경장의 물음에 대답도 없이 급하게 방문을 연 인희가 방으로 쏙 들어가더니 소리쳤다.


“애가 쓰러져 있어요! 구급차 좀 불러 주세요, 빨리!”


박 경장이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인희가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로 이선미 아들 이름을 외쳤다.


“승민아! 전승민!”


애의 몸은 온통 멍투성이였다.


박 경사가 아이의 호흡과 맥박, 의식과 몸 상태 등을 확인했다.


“조 경장, 구급차 불러!”


조 경장이 거실에서 급히 119에 전화를 했다.


그 사이 순덕은 화장실로 가서 다시 화장실 문을 박박 긁었다.


- 여기 있어! 선미 몸이 여기 있어! (월, 끼잉, 월, 월.)


조 경장은 순덕이 자신을 보고 짖으며 계속 화장실 문을 긁자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화장실 문을 열었다.


조 경장 눈에 화장실 안에 세워진 푸른 색 여행 가방이 보였다.


가방 밑으로는 옅어진 붉은 색 액체가 느리게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조 경장 역시 표정이 굳어졌다.


조 경장이 얼어붙은 목소리로 박 경사를 불렀다.


“경사님, 여기요! 빨리요!”


박 경사가 화장실 앞으로 왔다.


박 경사의 표정 역시 굳었다.


순덕은 인희가 화장실로 나오려 하자 소리쳐 제지했다.


- 넌 나오지 말고 애나 봐! (월, 월, 월월.)


잠시 후 순덕이 인희에게 말했다.


- 인희야, 이선미가 제 아버지 전화번호로 전화하란다. 번호 부를 테니 눌러서 연락 혀.


인희가 놀라서 순덕을 보고 말했다.


“제가요?”


거실에 있던 박 경사와 조 경장이 인희를 돌아보았다.


박 경사가 인희에게 물었다.


“뭐?”


인희가 재빨리 손을 내저었다.


순덕이 불러주는 전화번호를 입력한 인희가 박 경사에게 말했다.


“저···, 박 경사님, 승민이요···, 지금 부모가 없잖아요. 그 외할아버지 전화번호를 제가 아는데 전화 좀 해주세요.”


박 경사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아니, 이선미 부모님하고도 알아?”


대답이 궁했던 인희가 얼떨결에 말했다.


“그냥 자신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이쪽으로 연락해 달랬어요. 예전에···요. 그래서··· 음, 그냥 저장해두었는데 이렇게 사용될 줄은 몰랐죠···.”


인희에게서 스마트폰을 넘겨받은 박 경사가 의심스러운 눈길을 인희에게 던졌지만 인희는 ‘뭐 번호 아는 게 범죄야? 어쩌라구?’하는 표정으로 뻔뻔하게 행동했다.


잠시 고민한 박 경사가 전화를 걸었다.


***


좌측 팔뚝에 칼이 꽂힌 채 병원으로 후송된 인한의 주변으로 응급실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몰려들었다.


칼이 꽂힌 상태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동맥과 신경은 크게 손상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라는 의사의 말에 다소 안심할 수 있었다.


손가락의 움직임에 큰 지장이 없는 탓에 요리 못 할 일은 없겠다는 생각을 하며 안도하는 인한이었다.


곧 이어 칼을 뽑고, 소독과 봉합이 이루어졌다.


뽑은 칼은 의료진이 경찰에 넘기겠다며 가져갔다.


인한은 보호자 동의가 필요한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입원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도 고마웠다.


치료가 끝나고, 약 처방전을 받은 인한은 인희에게 전화했다.


전화벨이 세 번도 울리기 전에 인희가 바로 받았다.


울었는지 인희 목소리가 젖어있었다.


- 응, 오빠, 괜찮아?


“괜찮아. 신경도, 혈관도 크게 다치지 않아서 그냥 소독하고 꿰맸어. 입원이나 수술 안 해도 된대.”


-흐으으으, 흐으으으.


인한은 인희가 제 걱정에 마음 졸였다가 긴장이 풀려서 운다는 생각에 미안해서 부드럽게 말했다.


“울지 마, 오빠 괜찮아.”


- 오빠 때문에 우는 거 아닌데?


“뭐?”


- 이선미 아줌마 남편이라는 개자식···, 아니 살인범 말이야.


“살인범?”


- 응, 그 놈이 아줌마 죽였어. 애도 전신이 다 멍투성이야. 제 자식인데 어떻게 저럴 수가 있어?


함께 일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죽었다는 말에 인한도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 오빠, 미안한데, 먼저 집에 가 있어. 할머니랑 검둥이는 박 경사님이 집으로 데려다 주기로 했어. 오빠도 만날 겸 가야한다고 해서 그러시라고 했어. 나는 이선미 아줌마 부모님이 춘천에서 오신다니까 그때까지 애 옆에 있다가 갈게. 그런데··· 애가 너무 불쌍해. 흐으으으으으. 흐으으으으으.


인희는 제가 어린 시절 갑작스럽게 부모를 한꺼번에 잃었던 아픔을 이선미 아들에게 투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마치 제 일 인양 서럽게 우는 인희에게 인한은 별다른 말을 건네지 않았다.


건넬 수가 없었다.


자신도 그 일의 피해자니까.


그 먹먹한 심정이 어떨지 아니까.


그건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종류의 일이 아니었다.


잠시 숨을 고른 인한이 양 주방장에게 전화했다.


- 어. 인한아, 괜찮아?


“네, 괜찮죠. 신경도 혈관도 다 괜찮다고 그냥 봉합하고 끝냈어요. 식당은 어때요?”


- 인한아, 오늘 저녁 장사 접자.


“그러세요. 저도 그 말 하고 싶어 전화 드렸어요. 내친 김에 내일까지 쉬죠. 다른 직원들도 모두 이선미 씨 일로 놀랐을 거예요. 죄송한데 뒷정리 좀 부탁드려요.”


- 죄송은 무슨···, 걱정 말고 바로 집으로 가서 쉬어.


통화를 끝낸 인한이 집으로 향했다.


그냥 이대로 누워서 푹 자고 싶었지만 아직은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택시를 잡아타고 가면서 인한은 박 경사가 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 작성자
    Lv.47 야근의신
    작성일
    21.06.21 07:35
    No. 1

    살인범.. 정말 개만도 못한 인간입니다 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명안
    작성일
    21.06.21 10:01
    No. 2

    저런 사람은 정말 더이상 없었으면 싶습니다. 야근의신 작가님, 볼라레, 작가님 덕분에 지금 즐기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달빛너머
    작성일
    21.06.21 09:20
    No. 3

    가족을 죽이는 놈들은..정말...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추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명안
    작성일
    21.06.21 10:03
    No. 4

    지극히 공감하는 바입니다. 달빛너머 작가님, 즐거운 한주 되시기 바랄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야근의신
    작성일
    21.06.21 10:41
    No. 5

    아이고 추천 음악을 찾아 들어주셔서 황송합니다 ^^
    즐거운 한주의 시작 되시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명안
    작성일
    21.06.21 21:13
    No. 6

    말씀하신대로 워낙 음악이 좋았습니다.^^ 야근의신 작가님도 즐거운 한주 되십시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다오랑
    작성일
    21.06.21 12:07
    No. 7

    참말로 멍멍이보다 못한 인간이 많은 세상 에잇~ 주말에 좀 밀린 글 시원히게 잘 보고 갑니다 추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명안
    작성일
    21.06.21 21:14
    No. 8

    많이 바쁘시지요? 그 와중에도 늘 방문하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모아두상
    작성일
    21.07.06 12:27
    No. 9

    처음 죽을 운명에서 살아나니 죽음의 사건이 끊임없이 생겨나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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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화. 나 여친 있어. +6 21.06.29 194 7 7쪽
90 90화. 이선미 살인 사건(8) +10 21.06.28 194 8 7쪽
89 89화. 이선미 살인 사건(7) +9 21.06.25 206 9 7쪽
88 88화. 이선미 살인 사건(6) +4 21.06.24 189 7 7쪽
87 87화. 이선미 살인 사건(5) +6 21.06.23 201 8 7쪽
86 86화. 이선미 살인 사건(4) +6 21.06.22 196 8 7쪽
»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9 21.06.21 186 8 8쪽
84 84화. 이선미 살인 사건(2) +6 21.06.21 180 7 8쪽
83 83화. 이선미 살인 사건(1) +4 21.06.20 187 7 7쪽
82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2 21.06.20 184 6 7쪽
81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4 21.06.19 196 6 7쪽
80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6 21.06.19 194 7 7쪽
79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6 21.06.18 182 7 8쪽
78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7 21.06.18 188 7 7쪽
77 77화. 고양이 테러 사건(3) +11 21.06.17 188 10 7쪽
76 76화, 고양이 테러 사건(2) +9 21.06.17 191 6 7쪽
75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9 21.06.16 196 9 7쪽
74 74화. 거대한 그림자(3) +7 21.06.16 188 7 7쪽
73 73화. 거대한 그림자(2) +8 21.06.15 212 9 7쪽
72 72화. 거대한 그림자(1) +7 21.06.15 206 9 7쪽
71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8 21.06.14 213 9 7쪽
70 70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4) +6 21.06.14 193 8 7쪽
69 69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3) +8 21.06.13 189 8 7쪽
68 68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2) +2 21.06.13 191 7 7쪽
67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6 21.06.12 208 6 7쪽
66 66화. 개도둑 사건(5) +5 21.06.12 201 9 7쪽
65 65화. 개도둑 사건(4) +11 21.06.11 201 11 7쪽
64 64화. 개도둑 사건(3) +7 21.06.11 200 9 7쪽
63 63화. 개도둑 사건(2) +10 21.06.10 198 10 7쪽
62 62화. 개도둑 사건(1) +4 21.06.10 233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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