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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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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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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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7쪽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DUMMY

- 왜?


“그래야 이런 때에 제가 모시고 올라가죠.”


- 배워. 배우는데 올해 지나고 배워.


“예.”


인한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사실 인한은 벌써 자동차 운전학원에 등록을 했다.


순덕이 반대할 것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배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다만 면허를 따고 차를 사기 전까지 순덕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순덕의 상황이 정상도 아니고, 순덕의 사고부터 인희 학교폭력에, 검은 모자 침입 사건에, 개농장 사건에, 어제 개도둑 사건까지 끊이지 않고 문제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괜한 얘기를 꺼냈다 싶어 후회했다.


택시는 낮 11시 경에 오기로 했다.


가기 전에 동네 한 바퀴를 더 돌자며 인희가 앞장을 섰다.


낮에 본 모습과 밤에 본 모습은 전혀 다른 곳을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인희는 하늘을 수놓았던 별들을 제외하면 역시 낮이 좋다고 중얼거렸다.


10시 반쯤 되서 인희와 인한이 집을 둘러보며 혹시라도 쓰레기라도 버린 게 있나 꼼꼼히 살폈다.


이윽고 택시가 도착했다.


인천으로 되돌아갈 시간이었다.


***


인희가 학교를 갈 때면 순덕과 검둥이가 같이 따라나섰다.


순덕이 검둥이에게 길을 가르쳐주려는 것이다.


검둥이는 꽤 긴 거리를 왕복했음에도 잘 따라다녔다.


인한은 연휴가 끝난 날부터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때문에 순덕은 인희가 학교로 들어가면 검둥이 운동도 시키고, 지리도 익혀줄 겸 천천히 길을 알려주며 식당으로 향했다.


순덕과 검둥이가 주인 없는 개가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 수 있게 목줄을 등 쪽에서 리본모양으로 묶었다.


사람들이 주변에 주인이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위한 인희 나름의 꼼수였다.


인한은 매일 아침 첫 타임으로 자동차 운전연습에 몰입했다.


연습을 하고 식당에 들어서면 10시가 조금 넘었지만 순덕과 검둥이가 오는 시간이 그보다 약간 늦었기에 순덕은 인한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매일 순덕과 검둥이가 일정한 시간에 식당 뒤쪽 천막으로 들어오자 둘의 출근은 직원들에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


직원 모두 신기하게 생각한 것은 순덕도 검둥이도 말썽 한 번 피우지 않고 지낸다는 사실이었다.


가끔 순덕은 검둥이가 보채면 인근 공원까지 데려가 한 바퀴 돌고 올 때도 있었다.


그러나 절대 식당에서 멀리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햇살이 점점 강해지면서 비닐 천막은 비오는 날이 아니면 바람이 잘 통하도록 늘 곱게 말아 올려 묶었다.




어느새 6월로 접어든 두 번째 월요일이었다.


비가 오려는지 날씨는 무덥고 꿉꿉했다.


순덕이 기지개를 펴고 식당 안을 들여다보았다.


인희를 데리러 갈 시간이었다.


순덕이 검둥이를 불렀다.


검둥이는 순덕과 다니는 길이 정말 즐거웠다.


순덕이 어디를 가려는 것인지 알고 냉큼 따라나섰다.




순덕이 학교 앞에 이르러 늘 기다리는 자리에 섰다.


검둥이는 순덕의 주변을 돌아다녔지만 절대 3미터 이상의 거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교문 안쪽에서 친구들과 함께 인희가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인희 얼굴도, 친구들의 얼굴도 흐려진 하늘만큼이나 찌푸려져 있었다.


교문 앞으로 나온 인희와 친구들은 순덕과 검둥이를 보고 겨우 얼굴이 펴졌다.


수영도 인희 만큼 개와 고양이를 좋아했다.


하지만 수영의 부모는 수영이 집에서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것은 몸이 약한 수영의 건강에 좋지 않다며 반대했다.


그 때문에 수영은 제 부모 몰래 학교에 들어오는 길냥이들에게 밥을 챙겨주는 것으로 만족했다.


수영이 흰둥이를 쓰다듬으며 부러운 눈치로 투정하듯 말했다.


“인희, 너는 좋겠다. 매번 흰둥이가 마중 나오잖아. 나도 이런 개 한 마리 있으면 좋겠다. 아니, 고양이라도 한 마리 키우게 해주면 좋겠다.”


“헤헤헤,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봐.”


그러자 검둥이도 제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 모습에 친구들이 개도 질투한다며 또 웃었다.


수영과 친구들이 검둥이를 쓰다듬자 검둥이의 표정이 놀이공원에라도 온 것처럼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다.


순덕이 그 모습을 보고 ‘저놈이 암컷이 돼서 저렇게 여우여.’하고 내심 궁시렁거리면서도 한편으로는 흐뭇한 마음도 올라왔다.


바짝 말랐던 핏덩이가 제 뒤를 따라다닐 만큼 컸다는 것이 뿌듯한 것이다.


인희의 넉살에 ‘너는 좋겠다.’를 연발하던 친구들이 인희에게 앞으로도 순덕과 검둥이에게 잘 하라며 손을 흔들고 학원으로 향했다.


- 인희, 너는 학원 안 가도 되는 겨?


“응, 할머니. 저는 안 갈 거예요. 할머니, 저는요. 이다음에 동물병원 간호사 될 거예요.”


- 잉? 동물병원 간호사도 간호사여. 공부를 많이 해야 간호사질 허지.


“네, 할머니, 저 성적 안 떨어지고 잘 유지하잖아요. 너무 걱정 마세요.”


- 말은 청산유수여. 어떻게 걱정을 안 혀. 사는 거 자체가 걱정인디. 근디 아까 얼굴들이 왜 그리 어두웠어? 학교에 뭔 일이 있어?


그 말을 들은 인희가 갑자기 제 머리를 쥐어 잡았다.


“아이참, 할머니 때문에 또 생각났잖아요.”


- 아, 뭐여? 뭔데 그려?


“우리 학교 맞은편에 건물 옥상이 있잖아요. 자꾸 거기에 이상한 사람이 나타나요, 짜증나게.”


- 잉? 이상한 사람이 뭐여?


“자꾸 애들 보는데 제 바지 내리는 미친놈이요, 아이씨. 그런데 그 변태가 마주보이는 교실이 바로 우리 교실이란 말예요. 아흐. 왕짜증.”


- 아, 그 바바리 어쩌구 하는 놈? 그럼 경찰에 신고혀야지. 왜 그러고 있어?


“했어요. 했는데, 못 잡는대요. 몇 번째인지 몰라요. 힝-.”


- 너두 봤어?


“그럼 보이는데 어떻게 해요!”


- 어떻게, 내가 잡아줘?


“경찰도 못 잡는데 할머니가 어떻게 잡아요···.”


- 아니, 이것이. 지금 이 몸이 누구 몸이여. 개여, 개! 흰둥이 코가 보통 코냐?


“그렇다고 쉽게 잡히겠어요? 벌써 4년째래요.”


- 인희, 니가 앞장 서. 어느 건물이여?


순덕의 직진 성격이 다시 발동되는 순간이었다.


검둥이는 순덕이 인희를 따라가자 두말 않고 그 뒤를 따랐다.


결국 인희가 학교 앞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언덕 위에 단독주택 등을 포함한 주택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두리번거리며 3층짜리 건물을 찾아내 손가락으로 건물 옥상을 가리켰다.


인희가 가리킨 건물 옥상이 건물 밖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다.


그러나 건물 담이 낮아서 마음만 먹으면 순덕조차도 올라갈 수 있었다.


- 잠깐 비켜봐.


인희가 비켜주자 순덕이 조금 뒤로 물러나더니 빠른 속도로 달려가 벽을 치고 올라갔다.


“오! 할머니, 대박! 대박!”


인희가 순덕이 단번에 담을 뛰어넘어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까지 이르자 입이 떡 벌어지며 엄지 두 개를 척하니 올렸다.


검둥이도 순덕의 모습에 반했는지 벽에 앞발을 올리고 꼬리를 연신 흔들었다.


- 아저씨, 멌있다! (우월! 월)


순덕이 고개에 힘을 주고 한마디 했다.


- 뭐 이딴 걸 가지고. 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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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화. 이선미 살인 사건(6) +4 21.06.24 189 7 7쪽
87 87화. 이선미 살인 사건(5) +6 21.06.23 201 8 7쪽
86 86화. 이선미 살인 사건(4) +6 21.06.22 196 8 7쪽
85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9 21.06.21 185 8 8쪽
84 84화. 이선미 살인 사건(2) +6 21.06.21 180 7 8쪽
83 83화. 이선미 살인 사건(1) +4 21.06.20 187 7 7쪽
82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2 21.06.20 184 6 7쪽
81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4 21.06.19 196 6 7쪽
80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6 21.06.19 194 7 7쪽
79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6 21.06.18 182 7 8쪽
78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7 21.06.18 188 7 7쪽
77 77화. 고양이 테러 사건(3) +11 21.06.17 188 10 7쪽
76 76화, 고양이 테러 사건(2) +9 21.06.17 191 6 7쪽
75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9 21.06.16 196 9 7쪽
74 74화. 거대한 그림자(3) +7 21.06.16 188 7 7쪽
73 73화. 거대한 그림자(2) +8 21.06.15 212 9 7쪽
72 72화. 거대한 그림자(1) +7 21.06.15 206 9 7쪽
71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8 21.06.14 213 9 7쪽
70 70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4) +6 21.06.14 193 8 7쪽
69 69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3) +8 21.06.13 189 8 7쪽
68 68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2) +2 21.06.13 191 7 7쪽
»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6 21.06.12 208 6 7쪽
66 66화. 개도둑 사건(5) +5 21.06.12 201 9 7쪽
65 65화. 개도둑 사건(4) +11 21.06.11 201 11 7쪽
64 64화. 개도둑 사건(3) +7 21.06.11 200 9 7쪽
63 63화. 개도둑 사건(2) +10 21.06.10 198 10 7쪽
62 62화. 개도둑 사건(1) +4 21.06.10 233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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