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세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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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민
작품등록일 :
2021.05.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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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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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 조선의 10만 철기

DUMMY

조선이 왜국을 침공한 사실은 제법 빠르게 동양 각지에 알려졌다.


조선의 힘이 명나라를 이기고 명나라 황제는 조선이 무서워 천도를 하기까지 했으니 동양의 나라들은 조선의 움직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기존 국제정치의 기준이던 명나라는 다섯 조각으로 찢어졌고 조선은 칭제했다. 즉, 힘의 기준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런데 조선이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왜국을 침공했다.


아무런 명분도 없고 그냥 기습적으로 군대를 보내 왜국을 점령한 조선의 행동은 아무래도 문제가 많았다. 특히 유교적 사상이 기반이 동양국가들의 경우 명분이 매우 중요했다. 심지어 임진왜란 때 양아치 풍신수길도 조선을 침공할 때 명나라를 칠 길을 빌린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런데 제국을 칭하는 조선이 명분은 커녕 정식 선전포고도 없이 공격한 것이다.


마치 왜국은 국가가 아니라는 무언의 선언이었다. 어느 제국이 해적무리를 토벌하는 것에 선전포고를 하고 명분을 내세우겠나? 그래도 명분이라고 조선 내부에 선언한 것은 ‘고대 조선민족의 섬들에 어이없게 자리잡은 해적들인 왜구들을 토벌한다’정도였다. 왜국이라는 이름도 아니고 그냥 해적떼로 치부된 것이다. ‘일본 천황’은 해적 두목, ‘쇼군’은 해적 부두목이었다.


이런 왜국정벌을 위해 병력을 움직인 것은 다른 국가들도 감지했다. 그런데 그중 어이없는 생각을 한 세력이 있었다.


명나라의 경우 대륙이 쪼개졌기에 조선을 상대할 겨를이 없었다. 천순제와 그의 황태자는 남쪽의 초나라, 동쪽의 제나라와 오나라, 서쪽의 촉나라 그리고 북방의 북원을 상대하느라 정신없었다. 공격은 커녕 방어에만 치중하는 모습이 되었다. 영토 각지 도시에 두껍고 높은 성벽이 세워지고 요충지에는 요새가 건설되었다. 그리고 명나라가 조선을 상대하려고 만들었던 화포와 여러 무기들은 새로 건설되는 성벽에 올려졌다.


중원의 다른 국가들인 제, 오, 초와 촉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누군가를 공격하면 측면을 드러내는 것이니 서로 조심하고 있었다. 물론 서로 합종과 연횡을 하며 명나라를 견제하는 것은 같았다. 기본적으로 명나라가 움직이면 최소한 제, 오, 초가 합종하고 촉나라가 곁들 것이었다.


연횡도 벌어졌다. 제나라는 초나라와 친했고 오나라는 촉나라와 친했다. 서로 형제로서 황제를 참칭하는 오나라와 초나라는 사이가 좋지 못했다. 둘 다 실제적으로 명나라 황제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나라는 초와 제 사이에 끼어있고 국경을 두고 다투었다. 촉은 사천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초나라와 분쟁을 했다.


이런 상황이니 북원은 의외로 여유로웠다.


멀런칸은 수도를 카라코룸으로 확정하고 도시를 건설했다. 유목민족으로서 도시가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국가를 정비하고 중앙집권을 제대로 하려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명나라를 노리는 몇 곳의 군사도시를 건설하고 성을 쌓았다. 물론 보병으로 방어하는 성들과는 여러모로 다른 설계였고 기병들이 빠르게 치고나가서 적과 싸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여기에 멀런칸은 옛 원나라의 수도였던 상도(上都)를 재건했다. 거대했던 옛 몽골제국의 징기스칸을 계승하는 뜻에서 카라코룸을 가졌고 대원제국을 계승하는 뜻에서 상도를 가진 것이었다.


이렇게 멀런칸이 여유로운 상태에서 조선의 북방이 약해진 것이었다. 실제로 약해진 것은 없었지만 보병 일부가 왜국 정벌을 돕기위해 빠졌다.


멀런칸은 전에 3년 정도 조선에게 시달린 것을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그는 명나라의 견제가 아니었다면 조선군 따위는 가볍게 이겼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물론 그의 자신감에는 자신이 텡그리(하늘)의 선택을 받았다는 생각에 기반이 되었다. 과연 그는 시간이 흐를 수록 더욱 강해졌다.


개인의 무력도 그렇지만 전략과 전술에 대한 이해도 늘었다. 또한 그와 항상 같이 지내는 호위병들도 강해졌다. 다른 이들도 멀런칸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그의 총애를 받으면 강한 전사로 변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강한 전사를 귀중히 여기는 유목민 사이에 멀런칸의 위명은 점점 퍼져나갔다.


사실 북원은 세력을 넓혀나가고 있었다. 물론 춥고 황량한 초원과 북방의 땅이었지만 그래도 서쪽으로 카자크인들의 땅까지 북원의 영향이 미쳤다. 또한 옛 서하의 영토까지 점점 얻어가며 비단길의 중간을 장악했다. 덕분에 군자금과 병력이 넉넉해진 멀런칸은 조선을 한번 크게 눌러줄 생각을 하게되었다.


“조선이 차지한 시라무룬허(西拉木倫河) 상류 계곡을 쳐서 되찾고 조선의 북방을 약탈하면 될 것이다. 조선은 지난 20년간 매우 부유해졌으니 쌀을 비롯한 곡식과 면포, 비단이 많을 것이다.”


멀런칸의 선언에 그를 따르는 족장들도 동의했다.


“그렇습니다. 게다가 조선은 매년 수천 관의 철을 만들어낸다 합니다. 각지에 쌓여있을 철을 빼았아오면 철의 수급도 한동안 괜찮을 것입니다.”


“곡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서방의 부족들에게 곡식을 나눠주며 병력을 데려오면 조각난 명나라 정도는 가볍에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조선은 소금이 많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소금은 많이 가지고 있을 수록 좋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전에 조선군과 싸워본 이들은 조심스러웠다.


“조선의 화포는 매우 위험합니다. 사정거리가 500보가 가볍게 넘을 때가 많고 연사력도 높습니다.”


“조선기병도 강합니다. 그들은 철이 넉넉해서 그런지 전신을 단단하고 두꺼운 갑옷을 입고 마갑도 충실합니다. 화살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적 기병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지혜롭지 못합니다.”


“조선인들의 덩치를 보셨습니까? 저들 대부분이 6척이 넘습니다. 게다가 7척이 넘는 이들도 있습니다. 특히 저들 중 붉은 철갑을 입은 이들은 7척 장신일 뿐만 아니고 1천근의 무게를 가볍게 들어올릴 수 있습니다! 놈들 중 한 명이 전사가 탄 말을 통째로 들어올려 던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7척 장신의 거인들은 물론 철혈군단병이었다.


그들 중 머리를 쓰는 이들도 있었다. 명나라 북방의 인물이지만 멀런칸에게 항복한 문사 몇 명이 있었다. 그중 두 명이 멀런칸의 총애를 받고 그를 호종했다. 멀런칸의 말을 받아적고 명령서를 적느라 군주와 가까이 있었던 그들의 육체와 지적능력이 강화되었다.


한 명은 북원의 재상이 되어 행정을 대단히 빠르게 설립했다. 거대해진 북원이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였다.


다른 한 명은 외교와 전략을 잘 했다. 그가 멀런칸의 의도를 읽고 준비하던 것이 있었다.


"조선의 신경이 명나라에 꽂혀있다면 어떨까요? 왜국과 명나라에 신경이 팔려있다면, 아무리 조선이라도 저희의 습격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휘하 책사의 말이 나오자 멀런칸이 귀를 기울였다.


"자세히 말해보라."


"지금 북경과 요서를 지키는 상장군은 왕영이라는 자입니다. 능력이 제법 있고 휘하의 병력도 정예입니다. 하지만 그는 야심이 있고 명나라 조정에 불만이 있습니다."


"그가 반란이라도 일으킨다는 것인가?"


"홀로 궐기할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살짝 돕는다면 가능합니다. 제나라에서 왕영을 회유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첩보를 얻었습니다. 그것을 조금 부추기죠."


"아무리 요서에서 분란이 일어난다지만 조선이 무슨 상관인데?"


"지금 왕영의 궐기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인물은 요서를 담당하는 한서준이라는 장수입니다. 남송의 명장 한세충의 후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왕영의 부관이기는 하지만 낙양에서 파견한 중앙의 장수이기도 합니다."


"그 둘을 싸움붙이겠다고?"


"왕영은 아마도 조선에 싸움을 걸고 한서준이 조선을 상대하는 사이 제나라로 투신할 생각일 것입니다. 그렇게되면 제나라는 북경을 얻고 조선은 요서를 얻겠지요."


"명나라는 영토를 잃고 조선은 중원이라는 진흙탕에 빠지겠군."


"그렇습니다, 대칸!"


"좋다! 해볼만하다! 그럼 왕영을 어떻게 움직이지?"


"제나라는 기병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만약 왕양에게 전마 5천 필만 있어도 제나라는 왕양을 회유하려는 노력을 세배로 늘릴 것입니다. 왕양도 자신의 가치를 알고 드디어 한서준을 사지로 몰아넣겠지요."


"남아도는 것이 전마이니, 나쁘지 않군. 청빙마의 혈통만 잘 관리해서 잡스러운 말들을 보내줘라."


"네, 대칸!"


청빙마는 멀런칸이 타는 전마들을 칭했다. 멀런칸은 처음 탱그리의 선택을 받고 사냥을 나갔을 때 기이한 느낌을 따라 추운 북방으로 달렸다. 그리고 어느 작은 호수 근처에서 털이 너무 희다못해 푸른색으로 보아는 말들을 보았다.


야생마의 우두머리는 멀런칸을 적대해서 치열하게 덤벼들었다. 멀런칸은 그 야생마 무리의 우두머리를 직접 잡아서 목졸라 죽였다. 그러자 그의 힘은 더 늘어났고 야생마 무리는 멀런칸을 따랐다. 그는 거기서 열다섯 마리의 숫말과 서른네 마리의을 암말을 얻었다.


멀런칸은 이 말들을 청빙마라고 칭하고 혈통을 관리했다. 청빙마의 후손들도 대단한 말이었다. 물론 멀런칸이 직접 타고 다니는 세 마리의 말과 그 후손이 가장 좋았지만 다른 말들도 최상급이었다. 멀런칸은 그런 말들을 자신의 친위부대와 측근들에게 선물하였고 그들의 충성을 얻을 수 있었다.


-----


명나라 조정이 발칵 뒤집혔다.


북경과 하북을 지키던 상장군 왕영이 휘하의 부장 한서준을 부려 북원의 급습을 막도록 급히 파견했다. 그런데 북원의 작은 습격을 막은 한서준이 막 산해관 도착하니 산해관의 명나라 병력이 중립지대를 넘어 조선의 영원관에 화포를 쏘아대고 있었다. 기겁한 한서준이 병력을 불러들였지만, 조선의 반격은 시작되었다.


월등했던 조선의 대포들이 명나라 화포를 박살내고 출격했던 명군 3만 명 중 8천이 죽었다. 한서준이 산해관으로 돌아온 병력을 추궁하는 사이 조선군이 영원관에 집결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한서준은 급히 조선과 명나라 조정에 서신을 보내고 산해관의 방어를 준비했다.


그때 북경에 장군부를 두고 5만 정병을 가진 왕영이 명나라를 배반하며 궐기했다는 것이 알려졌다. 산해관은 고립되었고 왕영은 제나라 황제에게 연왕(燕王)에 봉해졌다. 한서준이 낙양에 보냈던 서신은 중간에 사라졌다. 그것을 깨달은 한서준은 다른 급히 사람을 풀어 간신히 낙양에 소식을 전달했다.


천순제는 경악했다. 왕영은 내각대학사가 추천한 인물이 아니었다. 다만 천순제에게 어마어마한 뇌물을 바치고 승급한 장군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능력은 있지만 탐오해서 승급에서 몇번 떨어진 인물이었다. 그렇게 모은 재물로 황제의 호감을 샀고 북경의 상장군이 되었으나 이렇게 배신한 것이다.


황제가 직접 북경에 심었던 장군이 병력 전체를 들고 ‘반란군’에 투항했다. 게다가 황제가 가장 두려워하던 조선과 싸움을 일으켰다. 이렇게 되니 황자들의 반란과 제나라의 궐기로 추락했던 천순제의 권위가 더욱 떨어졌다. 이에 천순제는 낙양에 정예병 3만과 금위위 2만을 뿌려서 감히 황제의 권위를 의심하는 이들을 잡아들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조선도 막상 산해관으로 쳐들어가지는 않고 영원관으로 병력을 집중할 뿐이었다. 요동과 간도 그리고 만주의 보병 병력이 영원관으로 모여들었다.


이것이 북원이 노린 것이었다.


작가의말

이번 편은 제법 오래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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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9화 - 북원의 최후 +4 21.12.26 941 20 12쪽
98 98화 - 초원의 저력 21.12.26 908 19 12쪽
97 97화 - 초원의 저력 +6 21.12.19 1,068 22 12쪽
96 96화 - 조선의 10만 철기 +2 21.12.12 1,179 28 12쪽
» 95화 - 조선의 10만 철기 +1 21.12.11 1,212 25 12쪽
94 94화 - 왜국의 마지막 날 +3 21.12.03 1,204 25 12쪽
93 93화 - 왜국 정복전 +2 21.12.02 1,076 23 11쪽
92 92화 - 왜국 정복전 +2 21.11.28 1,074 22 13쪽
91 91화 - 왜국 정복전 +2 21.11.21 1,172 26 12쪽
90 90화 - 중원의 5국 +4 21.11.15 1,203 33 13쪽
89 89화 - 쪼개지는 명나라 +2 21.11.14 1,231 31 14쪽
88 88화 - 쪼개지는 명나라 21.11.14 1,242 24 14쪽
87 87화 - 조선제국 +5 21.10.30 1,424 28 13쪽
86 86화 - 조선제국 +2 21.10.16 1,475 32 13쪽
85 85화 - 기반이 쌓이다 +2 21.10.10 1,474 31 13쪽
84 84화 - 조선군, 초원을 달리다 +2 21.10.04 1,434 3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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