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세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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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민
작품등록일 :
2021.05.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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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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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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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화 - 하북쟁란

DUMMY

명나라와 제나라의 초전은 회전에서 명나라의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다 주었다. 그동안 명나라는 조선을 상대할 방법으로 화포를 개량하고 대량생산했기 때문이다.


물론 조선의 대포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사람수가 많은 명나라답게 기술자를 갈아넣으니 제법 괜찮은 물건이 나왔다.


일단 그들은 청동과 철을 반씩 합쳐서 대포를 만드는 방법을 고안했다. 질겨서 대포를 만들기 좋은 청동이지만 대량생산하기에는 힘들었다. 철은 흔하지만 너무 무르거나 깨지기 쉬워서 화포를 만들기에는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명나라 장인들은 청동으로 화포를 만들고 그것을 무쇠로 감쌌다. 덕분에 청동 화포의 두께를 절반으로 줄여도 화포가 터지지 않았다.


포신의 길이를 조정하는 것도 새로운 기술이었고 화약을 대량생산하는 것도 개발했다. 사실 조선에서 초기에 만든 초석밭을 훔쳐온 기술이었지만 그래도 사천성의 초석광산을 잃은 명나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넉넉한 화약, 길어져서 명중률을 높아진 것, 청동과 철을 합쳐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것까지 명나라의 화력은 늘어났다.


여기에 납 광산을 개발해서 포탄을 싸고 빠르게 조달하는 방법도 만들어냈다. 철을 녹여서 철환을 만들 수 있지만, 가격도 그렇고 실패했을 때 다시 녹여내는 것도 어려웠다. 하지만 납은 낮은 온도에서도 빠르게 녹았기 때문에 쉽게 모양을 만들 수 있었다. 다만 납 탄환을 만드는 장인들이 자주 아프고 병을 달고 살았지만 그런 것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명나라 조정이었다.


여기에 새로운 기술도 몇 가지 더 개발한 명나라였다.


원래는 40년쯤 후에 포르투갈이 동양으로 들여올 개념에서 만들어질 불랑기포(佛郞機砲 / Frankish gun)를 명나라 자체에서 개발했다. 실제적으로 북원의 기병을 상대하고 전국에 난립한 반란군을 제압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라 오히려 더 잘 만들었다.


모포(母砲)는 포신이 길어졌지만 무게는 비슷했다. 자포(子砲)는 모포 뒤쪽에 넣어 오른쪽으로 돌려서 고정하는 방식이 채택되었다. 모포 후방에는 자포를 고정하는 칸막이까지 있어서 제법 안정된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이렇게 개발한 후장식 대포는 연사력이 높다보니 흑색화약에서 나오는 연기가 무성했고 덕분에 용연포(龍煙砲)라는 이름이 붙었다.


물론 원래 불랑기포와는 달린 대구경 화포였고 마차에 실고 다녀야했다. 그래도 제법 빠른 연사력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무려 700미터가 살짝 넘는 사정거리까지 가졌다. 지금까지 명나라가 가졌던 다른 화포들보다 긴 사정거리였다.


명나라는 제나라를 ‘산동적’이라고 도적의 무리 취급했지만, 그래도 17만 대군을 일으켰고 여기에 용연포 200문, 다른 대형화포 400문, 초기 조총과 비슷한 소형화포 1200문을 준비했다. 화약과 탄환도 넉넉히 준비했고 그것을 운용하는 병종도 지난 2년 가량 오직 화약무기를 잘 다루도록 훈련했다.


여기에 기병 3만 명 중, 8천이 전신에 두정갑을 두른 중장기병이었다. 나머지 2만2천 기병도 철판을 댄 가죽 갑옷을 챙겨입었다. 또한 2년간 활을 연습해 명궁이 되었다고 할만한 궁병이 무려 2만 명이었다. 어마어마한 재정을 쏟아부어 만든 정예병인 것이다.


하지만 제나라도 만만치 않았다. 산동에서 조선과 무역하며 부유해진 제나라 태조 강서는 개국하고 2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민심을 많이 얻었다. 덕분에 부유한 산동성 전역의 지지를 받았고 그런 지지를 기반으로 군대와 보급에 신경을 썼다.


명나라와 싸움에 내세운 9만 병력은 제나라 정예의 대부분이었다. 기병 1만과 보병 8만이었지만 그들에게 쏟아부어진 재정은 만만치 않았다. 조선에서 싸게 사들인 강철로 무기와 갑옷을 많이 만들었고 모두 정예병들에게 우선순위로 돌아갔다.


보병들 모두 기본적으로 가죽갑옷을 입었는데 중요부위는 사슬갑옷과 찰갑으로 덮여있었다. 기병의 경우 모두 사슬갑옷과 찰갑이 주어졌다. 여기에 궁병은 조선에서 수입한 각궁으로 무장했다. 조선에서는 이제 활을 고상한 취미로만 여겼지만 수출용으로는 넉넉히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제나라는 뛰어난 조선활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여기에 제나라도 화포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명나라 중앙에서 만들어낸 최신형 화포는 아니었지만 명나라가 산동에 파견했던 병력들이 제나라에 항복하면서 흡수한 물건이었다. 다만 화약이 문제였는데 일부는 만들고 나머지는 조선에서 밀수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


명나라와 제나라가 처음으로 충돌한 곳은 복양(濮陽)이었다.


복양은 예전부터 중요한 일이 많이 일어났던 곳이다. 춘추전국시대에는 진나라(晉)와 초나라(楚)가 중원의 패권을 두고 싸웠던 곳이기도 했고 위나라(衞)의 수도이기도 했다. 당시의 유명한 인물로 법가의 상앙, 진시황의 탄생에 기여한 여불위, 진시황을 암살하려했던 형가의 출신지였다. 삼국지에는 조조의 후방을 친 여포가 이곳을 차지했었고 송나라 때에는 송나라가 요나라에 굴복적인 화평을 맺은 전연의 맹(澶淵之盟)이 일어난 곳이기도 했다.


지금은 제나라의 국경도시였기에 제나라는 성벽을 보수하고 제법 뛰어난 장수와 1만 병력을 주둔했다. 실제로는 복양에 원래 주둔하고 있던 명나라 장수를 회유해서 얻은 곳이기에 무기와 식량만 보급하고 성벽의 보수는 명나라에서 성곽을 보강하라고 내려온 재정으로 사용했다. 덕분에 복양은 화포 80문, 기병 1천, 보병 9천이 주둔한 상당히 강력한 도시였다.


그러나 복양은 절대로 17만 명군을 상대로 버틸 수 없었다. 그렇기에 제나라는 9만 병력으로 복양으로 진군했고 제후인 연왕이 기병 1만과 보병 3만을 증원했다. 복양성을 끼고 제나라가 14만으로 방어하고 명나라가 17만으로 공격하는 형세였다.


복양은 평지에 세워진 도시였기에 회전을 치르기에는 매우 좋은 곳이었다. 그래서 사실 기병이 이 싸움의 주요 전력이었다. 제나라는 기병 2만이 있었고 명나라는 기병 3만이 있었다.


제나라 군대는 미리 복양 서쪽에 포진하고 명나라의 군대를 기다렸다. 그들의 첩보에 의하면 명나라 군대가 복양으로 직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장군, 적의 선봉이 약 10리 이내로 들어왔습니다.”


“역시! 좋다. 우리 선봉과 본진도 진열을 가다듬도록 하라.”


“네, 대장군!”


제나라 대장군의 명령에 부장이 빠릿하게 반응했다. 조선에서 은퇴한 장교들을 비싸게 초빙해서 훈련한 값을 충분히 했다.


제나라 군대가 빠르게 포진을 했다.


선봉은 6오횡대로 도열한 3천 명씩 다섯 부대가 전면을 방어했다. 그리고 그런 선봉의 좌우로 궁기병 1천씩 한 부대씩이 포진했다. 제나라 선봉의 6오횡대는 2명의 방패병, 2명의 장창병, 2명의 검수(劍手)를 두었다. 방패로 화살을 막고 창으로 적 기병을 찌르고 검으로 혼란스러워진 적을 베는 것이었다.


“훈련이 참 잘되어있어. 허허허!”


제나라의 군대를 이끄는 대장군 여번(呂蕃)이 삼국지의 여포가 휘두를만한 극도(戟刀)를 멋지게 휘두르며 자신의 군대를 살폈다. 여포(呂布)의 무력을 숭상한 장수였는데 과연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강했다. 제나라 황제 강서의 처남이기도 한 여번은 휘하에 철극대(鐵戟隊)라는 친위기병 3백 기를 이끄는 장수였다.


여포를 숭상해 무력도 높았지만, 산동의 위세있는 가문인 여씨의 자손이라 책도 제법 많이 읽은 장수이기도 했다. 그는 조선에서 출판되어 명나라로 넘어온 삼국지진서와 삼국지연의를 좋아해서 그 속의 인물들을 흉내내기를 좋아했다. 이는 그가 무력은 여포를 닮고, 군대를 부리는 것은 조조를 닮고, 군략을 짜는 것은 사마의를 닮으며 군에서 사용하는 무기를 만드는 것은 유엽을 닮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대장군, 적의 기병이 제법 많은데 선봉이 막을 수 있을까요?”


여번 옆으로 다른 장수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의 걱정에 여번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웬만하면 적당히 막을 수 있겠지. 하지만 첫 공격을 막으면 선봉은 뒤로 뺄거요.”


“그렇다면 본진에서 다시 들어올 적 기병의 돌격을 막아야할 것입니다.”


“원래 하북에 세워진 나라들은 노(弩)를 잘 사용했지. 휘하 병력에 적 기병을 막을 태극병(太戟兵)과 연강병(連强兵)이 있으니 저들은 깜짝 놀랄 것이다.”


여번이 믿고 있는 것도 있었다.


제나라 본진의 보병들도 모두 자리를 잡고나자 저 멀리 명나라 군대가 나타났다. 그러자 여번은 각 부대를 맞고 있는 장수들을 돌려보내고 조선에서 비싸게 들여온 망원경으로 상대방을 살폈다.


“많기는 많군.”


제나라 본대도 9만이나 되었기에 가로로 무려 5리가 살짝 넘는 거리에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명나라의 군대는 본대만 17만이니 넓게 포진하여 거의 8리의 거리를 차지했다.


“전령을 보내 연왕군에게 명나라의 군대가 도착했다 알리고 신호를 기다리라 알리게.”


“네, 대장군.”


명나라 선봉이 점점 다가오고 제나라 선봉은 방패를 겹겹히 둘러쌓았다. 제나라 궁기병 2천 명이 앞으로 달려나가 화살을 쏘아댔다. 말을 속보로 천천히 달리며 기병이 몸을 돌려 활을 쏴댔다. 2천 명이 다섯 발의 화살을 날리면 1만 발의 화살이었고 명나라 선봉 2만 명 중 1천 명이 넘는 이들이 죽거나 다쳤다.


하지만 명나라 선봉도 한 수가 있었다. 그들 사이에서 투창과 화살이 날아왔다. 명나라는 방패병을 선두에 세우고 그들 뒤로 창병, 궁병 그리고 투창병 을 두었다. 물론 창병이 대다수였지만 그래도 사람 키만한 투창이 날아오고 화살 수천 발이 하늘에 뜨자 제나라 궁기병은 급히 후퇴했다.


“돌격! 반란군을 죽여라!”


“막아라! 폭군 천순에게 하늘의 순리가 무엇인지 알려주자!”


드디어 양쪽 선봉 보병들이 가까워졌다. 명나라 선봉에서 화살이 날아왔지만 제나라 선봉 앞줄은 큰 강철방패에 의지해 막아냈다. 뒤의 장창병과 검수들이 조금 죽거나 다쳤지만 모두 갑옷을 입고 있어서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쾅!


명나라 방패와 제나라 방패가 부딫쳤다. 제나라 방패는 가로 1자반, 세로 3자가 살짝 넘는 직사각형의 큰 방패였고 겉면에는 얇은 강철판, 중간에는 참나무판 그리고 마지막으로 질긴 가죽을 안쪽에 덧댄 것이었다. 명나라 방패는 가로 1자, 세로 2자의 방패였는데 대나무와 참나무를 세겹으로 붙여놓은 것이었다.


크기와 철판의 유무는 첫 격돌에서 그 차이를 보였다. 명나라 방패 중에서 부서지는 것들이 나왔고 제나라 방패병들은 들고있던 짧은 검으로 무참히 찔렀다. 하지만 명나라 방패병들은 말 그래도 방패만 들고 있던 이들이어서 반격도 하지 못하고 죽어갔다. 대신 명나라 창병들이 창을 찔러 반격했는데 조선제 강철로 덮은 방패를 명나라제 무쇠 창날이 이길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자 제나라 방패병도 지쳐갔지만 그래도 명나라 선봉군이 죽어나가는 속도가 훨씬 빨랐다. 게다가 제나라 장창병이 든 창은 무려 6자(181센티미터)였고 명나라 창병은 겨우 5자(151센티미터)짜리 창을 들었다. 대신 명나라 선봉 뒤쪽에 있는 투창병과 궁병들의 화살이 제나라 병사들을 죽여갔다.


서로 방패병과 창병이 지쳐서 뒤로 물러나자 마지막으로 제나라 검수들과 명나라 창병들이 싸우게 되었다. 제나라 검수들은 사슬갑옷과 어린갑을 합친 것을 입고 양손으로 내리치는 큰 검을 휘둘렀다. 그들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명나라 병사 한 명이 죽었다.


그러자 명나라쪽에서 징이 울리며 후퇴를 종용했고 서전은 제나라가 이긴 것 같았다.


이런 모습에 제나라 대장군 여번이 크게 웃었다.


“크하하하! 역시 숫자만 많다고 전쟁을 이기는 것은 아니지!”


그때 명군 후방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펑! 퍼벙! 펑펑펑!


작가의말

조선의 손길이 많이 묻어나는 명나라 대 제나라의 싸움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8 연풍잎
    작성일
    21.12.31 13:59
    No. 1

    ∧,_,∧
    (。•ω•。)つ━☆・*。
    ⊂  ノ    ・゜+.
    しーJ    °。+ *´,)
             .· ´¸.·*´¨) ¸.·*¨)
              (¸.·´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과객임당
    작성일
    22.07.20 10:02
    No. 2

    화포 많은쪽이 장땡이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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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화 - 하북쟁란 +2 21.12.30 848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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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9화 - 북원의 최후 +4 21.12.26 941 20 12쪽
98 98화 - 초원의 저력 21.12.26 908 19 12쪽
97 97화 - 초원의 저력 +6 21.12.19 1,069 22 12쪽
96 96화 - 조선의 10만 철기 +2 21.12.12 1,179 28 12쪽
95 95화 - 조선의 10만 철기 +1 21.12.11 1,212 25 12쪽
94 94화 - 왜국의 마지막 날 +3 21.12.03 1,204 25 12쪽
93 93화 - 왜국 정복전 +2 21.12.02 1,076 23 11쪽
92 92화 - 왜국 정복전 +2 21.11.28 1,074 22 13쪽
91 91화 - 왜국 정복전 +2 21.11.21 1,172 26 12쪽
90 90화 - 중원의 5국 +4 21.11.15 1,203 33 13쪽
89 89화 - 쪼개지는 명나라 +2 21.11.14 1,231 31 14쪽
88 88화 - 쪼개지는 명나라 21.11.14 1,242 24 14쪽
87 87화 - 조선제국 +5 21.10.30 1,424 28 13쪽
86 86화 - 조선제국 +2 21.10.16 1,475 32 13쪽
85 85화 - 기반이 쌓이다 +2 21.10.10 1,474 3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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