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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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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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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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8화 약속을 지키는 남자

DUMMY

-스이이익!! 티잉!!


'이런 씨.. 밀리잖아!'


타구를 맞는 순간 눈에 띄게 뒤로 처지는 미츠이의 배트는 예상대로 멀리 뻗지 못한 채 유격수 내야플라이,


"아웃!!"


선덕을 한 동안 노려보며 덕아웃으로 걸어들어가는 미츠이가 열의를 불태웠다.


'딱 기다려라.. 반드시 공략하고 말테니까!'


"전국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타격에 특출 난 미츠이 선수마저 타이밍을 뺏길 정도의 강력한 직구!"

"배트가 밀리는 게 느린 화면으로 보이네요. 저런 구위에 포심 패스트 볼은 알아도 치기 힘들거든요!"

"하지만 토호의 4번 타자 도지마라면 어떨까요!! 이번 승부 아주 기대되는데요!?"


테이쿄의 마치다보다 더 큰 덩치의 거구가 천천히 타석에 들어오니, 스트라이크 존이 더 작아진 듯한 착각이 들었다. 거기다..


'어쭈 이 양반 보소?'


사전조사로 알아본 도지마는 좌 타자였었는데, 당연한 듯 우 타자 포지션을 잡고 있었다.


"도지마 선수 설마 스위치 히터 였었습니까?"

"그건 아닐꺼에요. 도지마 선수는 공식전에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우 타석에 섰던 적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토호의 4번 타자라면, 미츠이 선수마저도 밀릴 정도의 구위를 보여주는 선덕 선수를 상대로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뭐.. 그러시던지'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는 도지마를 선덕은 가볍게 생각했지만, 에이시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스트라이크 절대 안돼 무조건 빼'


승부를 하고 싶었던 선덕이 3번의 싸인 거부를 하자, 결국 에이시는 타임을 부를 수 밖에 없었다.


"왜 그래요? 선배답지 않게 고의사구를 하라니"

"너야말로 작전 회의때 졸았냐? 도지마는 걸러 나머지는 전부 네 오더대로 해줄테니까"


고시엔에 와보지 못한 테이쿄 대부분의 멤버들 역시 에이시의 타임에 의문을 가졌지만, 다카무라만이 유일하게 그의 판단에 동의했다.


'잘하고 있어 지금은 때가 아니야'


투수의 사인을 이렇게 강경하게 반대하는 에이시는 처음봤기에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던 선덕,


-우우우우우!!!


득점주자가 있는 상황에 4번 타자를 고의사구 보내는 일은 꽤나 흔한 일임에도,

시원시원하게 피칭했던 아까와는 다르게 어딘가 플레이가 쪼잔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우우우~~"


'아휴 저 자식.. 애냐?'


관중들처럼 선덕 역시 에이시를 향해 야유를 보내며 입술이 대빨 나와있었다.


"아하하하하 아 저건 또 무슨 작전인가요? 선덕 선수 관객을 따라 같이 야유를 하네요."

"아무래도 포수 에이시 선수를 향해 항의 하는 것처럼 보이죠? 하하하"

"유쾌한 배터리네요. 그래도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포수에게 저러면 안되죠! 하하하"


테이쿄는 2사 1,2루 임에도 위기의식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 여유있는 모습에 심기가 불편한 이가 타석에 등장했으니


'미야기라면, 승부해봐도 좋을 것 같아'


결심한 듯 에이시가 미트를 높이 들어올렸다.

방금 전 볼넷으로 보낸 울분이랄까? 아니 화풀이에 더 가까운 선덕의 불꽃 포심 패스트가 에이시 미트에 꽂혔다.


"볼!"


"아슬아슬 했어요! 방금 껀 스트라이크로 잡아도 문제 없을 정도로 완벽한 프레이밍 이었거든요?"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저 포인트가 스트라이크가 되는 순간 미야기 선수의 출루 가능성은 급락할 수 밖에 없어요!"

"저정도의 구속과 구위를 보여주면서도 굉장히 세심한 제구력을 보여주고 있죠? 이 정도 컨디션이면 도지마 선수와도 정면 대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동의합니다. 1회초 주자가 있는 상태에 신중해 질 수 밖에 없는,

테이쿄 입장도 이해는 갑니다만, 순수하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중계진의 말에 공감하듯 관중들 역시 현재 타석에 서 있는 미야기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그것이 더욱 5번타자를 자극 하고 있었다.


'도지마씨를 거르면 난 할만 하다고 생각했나보네 건방져...'


타석에서 느껴지는 살기와 비슷한 섬뜩한 공기가 마운드에 전해졌고, 어딘가 찜찜한 선덕은 조금씩 위축되었다.


'중앙이라.. 저기로 던지기 싫은데..'


지금 선덕의 구위라면 맞아봐야 플라이성 타구가 될 것임을 확신하지만, 가끔 투수들은 이유없이 이상하게 던지기 싫은 코스가 있다.

투수만의 촉이라고나 할까?


-퍼펑!


그리고 그 촉은 항상 틀리지 않는 법,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나무배트가 부서지면서 타구가 선덕의 옆구리를 향해 날아왔다.


"아웃!!"


무의식적으로 뻗은 글러브에 잡힌 미야기의 타구,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왠지 던지기 싫더라니..'


[타구 방향에 주의하십시오. 목표지점 허리]


'너 일부로 그러는 거지? 왜 매번 일이 터지면 알려주는건데!!?'


배트에 맞는 순간 눈 앞에 뜨는 메세지가 아니었으면 그대로 허리에 직격당했을 위기, 아슬아슬하게 한 끝 차이로 반응에 성공,


"휴.. 위험했다."

"선덕! 손!! 손은 괜찮아!?"


내야수와 포수가 달려오자 부담스럽다는 듯 손사례를 치며 멀쩡하다는 것을 어필하자, 모두들 안심하며 덕아웃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방금 타구는 조금 위험해 보였죠?"

"예 투수의 빠른 반응 덕분에 살았네요.

이번 이닝 1,2주자를 남기고, 아쉽게 득점기회를 놓친 토호,

오늘의 선발은 미츠이 선수네요."

"이제는 팀의 어엿한 주장이 된 미츠이 선수 작년 활약처럼만 던져준다면 올해도 전국 우승은 따논 당상이겠죠."


마운드에 올라선 미츠이가 테이쿄 벤치에 앉은 다케노조 감독을 노려보았다.


'그 날 당신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주겠어'


그리고 그의 제자들이 타석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1번 타자 후쿠야 선수 지역에서는 황금 발로 불리는 전형적인 리드오프 타자인데요.

타격 폼이 듣던거와는 꽤나 다르네요."

"에히매현에서는 1루수쪽을 바라보는 타격이라고 전달 받았는데, 평범하죠??"


평소 자신의 스타일대로 타격하기에는 미츠이의 구위가 너무 강했기에 조금 더 타격에 밸런스를 맞춘 후쿠야만의 타격자세였다.


'나도 이 자세 겁나 불편하거든? 그러니까 살살 좀 던져라'


하지만 후쿠야의 바람과는 다르게 미츠이는 오늘 경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을 생각이었다.


-스으으윽!!! 파팍!!


"스트라이크!!"


같은 팀에 선덕 역시 155km/h의 볼을 뿌려대기 때문에 속도에는 어느정도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배팅센터를 가도 일부로 160km/h에 맞춰서 연습해보기도 할 정도였으니 빠른 볼에는 꽤나 익숙하다고 자신 했었다. 그러나,


'모..못 치겠어!'


그 어떤 볼도 맞출 수 있다는 자신의 컨택능력을 의심 한 건 처음이었다.


"후쿠야 선수가 꼼짝도 하지 못할 끔찍한 존 끝에 꽂혔죠?"

"방금 전 토호의 5번타자 미야기 선수에게 했던 말을 정정 해서 다시 써야 할 것 같군요.

저 포인트가 스트라이크가 되었으니 이제 테이쿄 선수의 출루 가능성이 급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타격 자세를 바꿨음에도 아슬아슬하다 못해 너무도 멀게 느껴지는 스트라이크 존, 거기다 150이 넘는 구속까지 더해지니 후쿠야의 어깨가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


'미친 거 아니야? 이게 고시엔이라고?'


'어나더 레벨' 후쿠야는 절망했다.


"스트라이크 투!!"


마음이 꺾인 후쿠야에게는 이미 투지를 찾아 볼 수 없었다.


"후쿠야!!! 정신 안 차리냐!!"


-파팍!!


"타자 아웃!!"


준페이의 외침에도 고개를 푹 숙인 채 덕 아웃으로 걸어가는 후쿠야, 팀의 대들보가 너무도 쉽게 꺾여버렸다.


-퍼억!


그리고 다음 타석에 들어서는 같은 2학년 신타로가 후쿠야의 엉덩이를 걷어차버렸다.


"뭐..뭐하는 짓이야!?"

"너야말로 뭐 하는 짓이야? 놀러왔어? 그딴 얼굴로 경기할꺼면 꺼져 토악질 나오니까"


걱정도, 위로도, 격려도 아닌 확실한 경고,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과묵한 신타로가 이렇게 표현할 정도니 후쿠야가 얼마나 보기 흉했는지 다시 한번 되새길 수있게 되었다.


'그렇게 꼴사나웠냐..?'


"크큭.."


입부 초기였던 1학년 이후로 이렇게 신랄하게 혼나는 건 처음이었다.


"그럼 니가 한번 보여주던지!"

"너한테 듣지 않아도 그럴 셈이야"


1회초 미야기와 비슷한 살기를 두르고 타석에 들어선 신타로가 미츠이를 노려보았다.


'어쭈 이 녀석은 왠만해선 꺾이지 않겠는데?'


-스으으윽!!! 파팍!!


"스트라이크!!"


'이걸 안쳐? 아니 못 치는 건가?'


-스으으윽!!! 파팍!!


"스트라이크 투!!"


잔뜩 핀잔을 줬던 신타로 역시 후쿠야와 별만 다르지 않은 흐름


'뭐 절망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스으으윽!!! 티잉!!


"파울!!"


'버..벌써 타이밍을 맞춘다고?'


신타로의 눈은 오로지 글러브 속 볼 만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그의 목적은 단순했다.


'맞춘다..'


-스으으윽!!! 티잉!!


"아!! 또 파울이네요! 신타로 선수 점점 타이밍을 맞춰가고 있어요!"

"앞선 타석처럼 좌절하는 선수들도 전국에서 많이 봤었거든요? 굉장한 멘탈입니다."


'아직이야.. 아직 멀었어'


-스으으윽!!! 파팍!!


"볼!"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애매한 볼을 전부 파울로 만드는 타자, 이럴때 일수록 투수는 안일한 코스로 던지기가 꺼려진다.


포수 역시 유리한 볼 카운트에 굳이 위험한 모험을 하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유인구를 잡자는 생각,


'미츠이 커브다.'


포수 사인에 고개를 끄덕이는 투수가 똑같은 자세로 피칭을 했지만, 볼을 보는 순간 단번에 눈치챌 수 있었다.


'커브! 닫아야지'


-티잉!!


"파울!!"


꽤나 회심의 피칭이었는데 단번에 커트해버리는 테이쿄 2학년 나루미 신타로,


에히매현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이 없었던 그 였기에 전략분석을 하던 토호의 코치도, 테이쿄의 선수들도 모두 놀랐다.


"신타로가 고시엔에 와서 확실히 급성장 했네요!"


테이쿄 선수들과 니시무라 코치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신타로는 입부하자마자 1번타자 0순위였습니다."

"네??"


자신의 밑에서 코치 생활만 무려 10년을 넘게 한 사람이 아직도 모르겠냐는 듯

답답한 얼굴로 다케노조가 신타로에 지금까지 기록들을 적은 노트를 건네주자,

서둘러 노트 기록을 읽어 내려가던 니시무라 코치가 의문을 가졌다.


"도대체 왜 신타로를 1번으로 하지 않으신겁니까?"

"그게 입부할때 유일한 조건이었으니까요."


같은 반이었던 후쿠야를 통해 처음 야구를 접하게 된 신타로는 친근하게 다가가는 성격은 아니였지만, 주변에 눈을 광적으로 신경쓰는 내성적인 아이였다.


"어..어째서..?"

"친구의 자리를 뺏고싶지 않다고 하더군요. 당시에는 저도 엄청 화를 냈었지만, 그 외에 지시에 대해서는 무조건 복종한다나 뭐라나.."

"감독님! 정말입니까??"


벤치에서 신타로를 응원하던 후쿠야가 다급하게 달려와 물었다.


"뭐 더 이상 숨길 필요는 없겠지요.

고시엔에 왔으니 이제 녀석이 자신에게 걸었던 봉인을 풀 시간이 온 거니까요."


-타앙!!!


의미를 알 수없는 다케노조 감독의 말은 청량한 타격음과 함께 퍼져나갔다.


"저 녀석은 약속을 지키는 남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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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화 아 진짜 Tlqkf 미안합니다!!! +4 21.08.14 2,191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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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화 돌직구 +4 21.08.13 2,255 39 11쪽
» 28화 약속을 지키는 남자 21.08.12 2,252 35 11쪽
28 27화 테이쿄의 에이스 +1 21.08.11 2,272 35 11쪽
27 26화 고시엔의 명장 이즈 백 21.08.11 2,337 3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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