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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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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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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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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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선배! 여긴 슬램덩크가 아니라구요!

DUMMY

"묵직한 돌직구를 연거푸 뿌려대는 군요!"

"정말 위력 있는 볼이지만, 저런 볼을 계속 뿌리기는 부담스럽거든요?"

"맞습니다. 적당히 변화구를 조절할 필요가 있어보이는데.. 혹시 변화구가 없는 건 아닐까요?"


아직 2회초 최대한 선덕의 무기를 온존해둬야 추후 위기 때마다 승부볼의 위력이 높아진다는 다케노조의 계산은 토호 타자들에게 제대로 먹혀 들어갔다.


'아싸 우타자 당첨~ 아~ 좌완이 역시 편해'


토호의 7번 스미 코타는 다시 글러브를 바꿔끼는 선덕이 너무 얄미웠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티잉!!


"파울!"


다시한번 선덕의 직구가 날카롭게 들어왔지만, 코타는 이전 타자들에게 받았던 조언을 토대로 자신의 배트 스피드를 무려 2초나 앞당겨서 휘둘렀다.


'역시.. 보통 녀석이 아니긴해 솔직히 전혀 내 스윙을 할수가 없어'


빗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슬아슬한 방향으로 날아간 타구,


"코타 선수 방금은 굉장히 아까웠죠? 방향이 조금 더 들어왔더라면 2루타까지 노려볼만 했는데 말이죠!"

"그렇습니다. 슬슬 토호의 타자들이 선덕 선수에 직구를 노리기 시작했어요!"


-스이이익!! 휘잉~


'그렇게 타이밍을 맞추고 싶으면 이 코스로 해'


에이시가 내민 코스는 존에서 꽤나 떨어진 볼,

상대가 직구 타이밍을 잡으려는 것을 역으로 이용해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갔다.


'코타 미안하지만 넌 그렇게 스윙하지 않잖아?'


토호의 경기를 단 하나도 빼놓지 않고 공부했었던 에이시였기에 알 수 있었던 타자의 배트 스윙 자세,


'미안하게 됐어 내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는 한, 너희들에게 질 일은 없을꺼야'


2년전 전국을 대표하는 토호 고등학교에서 처음으로 1학년 두명이 주전 자리를 꿰차는 사건이 발생했다.


투수도 아닌 타자, 단순히 타격만으로 주전에 들어간 다카무라는 당시 꽤나 논란이있었지만, 그보다 더 충격이었던 건 팀의 안방자리를 1학년에게 내줬던 사건!

토호에 역사상 전례없는 1학년 주전 포수! 그 포수가 바로 다치바나 에이시였다.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포수 마스크 속에서 음흉하게 미소짓고 있는 그를보며 토호의 3학년들은 잊고 있었던 에이시의 또 다른 별명이 떠올랐다.


'여전하네 그라운드의 악마'


그라운드에 악마라고 불리며 수 많은 선수들의 패턴과 버릇들을 공략하는 정보전에 끝판왕! 테이쿄에 같은 3학년 미와시 히데오의 데이터 야구의 스승이기도 했다.


"벌써 2아웃 토호의 공격은 이제 1아웃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포수가 아주 영리해요. 상대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고 파울 이후에는 절대 칠수 없는 코스로만 공략했죠?"

"맞습니다. 투수의 리듬을 깨지 않으면서도,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아주 효과적인 리드라고 생각합니다."


-8번 타자 구로다 츠요시


'음? 벌써?'


우 타자인 구로타 츠요시를 상대로 에이시는 갑자기 초구부터 체인지업을 요구했다.


'안타 맞기 전까지는 직구로 승부 하겠다더니 무슨 변덕이래?'


선덕은 에이시의 리드대로 구로다 배 밑에 들어가는 체인지업을 던졌다.


-후웅~


시원하게 배트를 휘두르는 구로다가 살짝 놀란 얼굴로 선덕을 쳐다봤지만, 어깨를 툭툭 털며 다시 공을 받았다.


"체..체인지업 아닙니까? 방금!?"

"선덕 선수 변화구를 던질 수 있군요!? 이번 경기 처음 선보이는 체인지업 멋지게 구로다 선수의 헛스윙을 유도합니다."


'직구하고 똑같아서 깜빡 속아버렸어.. 젠장 이제는 체인지업까지 신경써야 하잖아'


구로다의 생각대로 이미 보여준 체인지 업을 굳이 숨길 필요는 없었기에 에이시가 요구하는 미트에 정확히 꽂아넣었다.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아!! 이번 이닝도 결국 선덕 선수를 공략하지 못한 채 이닝이 끝납니다."

"이번 이닝도 굉장히 짧게 끝났죠? 다시 토호의 페이스를 찾기 위해서는.."

"에이스의 부활이겠죠!"


해설의 말처럼 다시 감각을 찾은 미츠이의 피칭은 전국 최고 피처의 그것이었다.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테이쿄 7번 타자 카자마 타츠야 선수를 삼구 삼진!"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신들린 듯 쏘아대는 그의 직구를 공략할 새도 없이 끝나버렸다.


"8번 타자 키타무라 노다 선수마저 삼구 삼진!!"

"딱 6구 만에 2아웃을 만들어냈죠? 이제 슬슬 왕자의 본 실력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저건 또 뭐죠??"


-하아....이것도??


연달아 2아웃으로 흐름을 잡아가는 미츠이의 페이스를 막는 타자가 등장했으니, 해설자 뿐만 아니라 관중석에서도 탄식이 흘러나왔다.


'여기가 좋으려나.. 그래도 좌 투수니까.. 좌 타석으로..'


타석에 들어서는 선덕이 우 타자로 칠지 좌 타자로 칠지 왔다갔다 하며 고민하는 모습에 모두 기가 질려버린 것이다.


"뭐.. 스위치 피처니까 당연히 스위치 히터도 될 수 있겠지만.."

"예 미츠이 선수 역시 어이가 없어 하는 얼굴이네요."


'나보다 튀는 놈은 살면서 처음 봤네 쯧쯧.. 적당히 좀 하지? 어차피 좌 타석으로 설꺼잖아?'


미츠이의 예상대로 선덕은 결국 좌 타석에서 배트를 잡았다.


'일단 에이시 선배 말대로 하기는 했지만, 나대는 거 같아서 싫단 말이지..'


사실 처음부터 선덕은 좌타석으로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이미 2아웃인 상황에 각성한 미츠이의 흐름을 끊어야한다는 에이시의 전략이었다.


'굳이 이런 헛짓거리 하지 않아도 칠 수 있거든요!?'


-타앙!!


분명히 초구는 기다리라는 에이시의 말이 있었지만, 선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시원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그 결과


"파울!!"


-아휴우우...


홈런과 한끝 차이로 폴대 뒤로 넘어가는 파울, 이 파울의 여파는 생각보다 크게 작용했다.

자신이 찍어누를 것이라고 확신했던 미츠이의 투구를 움츠려 들게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쯧쯧..하여튼 누굴 닮아서 그런지 말은 더럽게 안 들어요.'


에이시가 혀를 차며 준페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뭘봐!"

"아냐 하하.."


***


"초구 파울로 인해 미츠이 선수 조금 더 신중해진 모습이죠??"

"예 어느덧 풀 카운트까지 와버렸습니다. 과연 이 승부는?"


-타앙!!


미츠이의 커브를 커트해낼 생각으로 배트를 댔었던 선덕의 타구는 안타깝게도 2루수 앞으로 굴러 가고 있었다.


-다다다다다다닷!!


경기를 보는 누구나 당연히 내야 땅볼이 확정된 상황에 안도했지만, 선덕은 전혀 포기하지 않았다.


"1루로!! 빨리 던져!!"


-파밧!!


투수의 콜이 아니었더라면 공을 잡은 2루수가 던지는 타이밍이 조금 느렸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손을 뻗은 선덕과 2루수의 송구가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맞물렸기 때문이다.


"아웃!!!"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도 아웃 당한 선덕, 유니폼과 얼굴에 고시엔 특유의 검은 흙이 잔뜩 묻어 있는 채로 일어섰고,


-짝짝짝짝!! 좋은 근성이였다! 적이지만 훌륭하다!


관중들은 최선을 다한 선덕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선덕 선수 박수 받을 만한 파이팅 있는 플레이 였습니다."

"예 비록 아웃이 되는 상황에서도 팀의 에이스가 저렇게까지 의지를 보여준다면 같은 팀원으로써 힘이 안 날수가 없거든요!?"

"1학년이지만 에이스의 자격을 충분히 갖춘 모습이죠"


-나이스 파이팅!!


관객들 뿐만아니라 테이쿄 벤치 역시 선덕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야 그래도 투수가 헤드 퍼스트는 너무 위험해!


걱정하는 이도 있었지만, 고시엔에서 1루까지 걸어가는 선수는 거의 없다.

일본 고교야구 절대 원칙 중 하나인 '전력플레이' 정신 때문이다.


자신의 지역을 대표해서 나왔다는 사명감과 힘겹게 올라온 고시엔 대회에서 평생 후회없는 경기를 보여주겠다는 그들의 의지, 하지만 그 정신을 팀의 에이스 투수가 보여주는 경우는 거의 드물었기에, 테이쿄 선수들의 투지는 끓어오를 수 밖에 없었다.


"자! 다음 공격에서는 제대로 보여주자고!"


-오오!!


"그런데 선덕 선수는 투구수를 어떻게 카운트 해야하나요?"

"오른 손 따로 왼 손 따로 해야하는 거 아닐까요?"

"하하하 역시 그렇겠죠? 그럼 완봉에도 문제가 없지 않겠습니까?"

"체력만 받쳐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말씀드리는 순간 타석에 9번 타자 사카타 소타로 선수가 들어섭니다."


해설자들은 이미 선덕의 자질을 충분히 인정한 상태,


-또.. 1학년에게 삼진 당하는 거 아니야??

-오늘 토호 어디 컨디션이 안 좋은건가?

-이 사람아! 누가봐도 저 테이쿄의 1번이 지금 잘하고 있잖아!


관객들 역시 선덕에 피칭에 매료되고 있었지만 타석에 서있는 사카타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1학년을 너무 설치게 놔두면.."


-타앙!!


"이쪽 체면이 말이 아니거든! 미안하게 됐다. 에이시 토호를 떠난 너희가 다시 최고가 되는 일은 없어"


깔끔하게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 타구 스피드도 코스도 완벽한 2루타,

가볍게 2루에 안착한 사카타가 에이시를 바라보자, 옛 과거 생각에 포수 마스크 속에서 피식 웃고 말았다.


'그래 네가 있었으니 토호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지'


에이시가 한창 1학년 주전멤버로 활약할때 존재감도 없었던 그 사카타 소타로가 아니었다.


"드디어! 선두타자가 1회 초 이후로 출루하게 됩니다."

"거기다 다음은! 앞선 타석에서 몸에 맞는 볼로 걸어들어갔던 유우키 선수입니다."


'또 맞추지 마라 아직도 아프단 말이야!'


배트를 쥐고있는 유우키의 생각이 그대로 선덕에게도 전해졌다.


'그렇다고 엉덩이를 그렇게 대놓고 만져대면..'


에이시의 미트가 다시한번 유우키가 맞았던 코스에 머물자,


'또 던지고 싶잖아!!'


투구의 코스로 봤을때 분명 1회 초와 똑같은 직격타 코스!


'이 자식들이 진짜.. 그만 하라고 했잖아!!'


-타앙!!


살려고 몸부림을 친 건지, 아니면 노려서 쳤던 것인지, 3루수 뒤로 빠지는 페어 볼을 쳐내자, 2루수 였던 사카타가 홈까지 생각하며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다다다다다닷!!


'어림도 없지!'


3루수 뒤에서 달려오던 좌익수 히데오가 캐치 모션을 최소화 하여 그대로 홈으로 송구!


-스으으윽!! 타악!


"아! 사카타 선수 전력으로 달려봤습니다만.."

"테이쿄의 매끄러운 수비에 홈까지 달리지 못 합니다!"

"그치만 무사 2,3루 찬스!! 토호는 지금 이 흐름을 살려야 합니다!"

"안타 한방에 동점으로 만들 수 있는 이 상황.. 과연!"


무사 2,3루는 확실히 뼈아픈 실책이었다.


'괜찮아 실투는 없었어 모두 상대가 잘 친거야'


괜찮다는 사인을 알아들은 선덕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알아요. 대신에 이번에는 확실히 잡아볼게요.'


서로의 사인을 확인한 테이쿄의 배터리는 다음 타석에 들어서는 2번타자 무라베를 향해 과감한 중앙 직구를 꽂아 넣었다.


-티잉!!


그런데 하필 스퀴즈 번트 작전에 들어갔던 무라베가 너무 빨리 날아오는 직구에 대응하지 못한 채 번트를 빗 맞췄고, 볼은 내야 높이 뜨고 말았다.


"아웃!!"


무사 2,3루에 상황에 어이없는 실책 그러나 155km/h의 포심 패스트볼을 빗맞춘 무라베를 책망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무라베 선수 아쉽게 됐습니다."

"저런 구위에 공을 굳이 번트를 대는 판단이 옳았을지 조금 의문이 들긴합니다."


쓸쓸하게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무라베의 등을 미츠이가 후려쳤다.


"무라베! 허리 펴!"


화들짝 놀란 눈으로 무라베가 미츠이를 보자,


"난 누구냐? 내 이름을 말해봐!"

"예?"

"그래! 난 미츠이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축 처져 있던 무라베가 황당한 얼굴로 주장에게 소리쳤다.


"선배! 여긴 슬램덩크가 아니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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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화 아 진짜 Tlqkf 미안합니다!!! +4 21.08.14 2,191 28 11쪽
» 30화 선배! 여긴 슬램덩크가 아니라구요! +1 21.08.13 2,235 31 12쪽
30 29화 돌직구 +4 21.08.13 2,255 39 11쪽
29 28화 약속을 지키는 남자 21.08.12 2,251 35 11쪽
28 27화 테이쿄의 에이스 +1 21.08.11 2,271 35 11쪽
27 26화 고시엔의 명장 이즈 백 21.08.11 2,337 39 11쪽
26 25화 이거 버그 아니야? +1 21.08.10 2,402 38 12쪽
25 24화 스위치 피처 21.08.09 2,468 38 12쪽
24 23화 계획대로! 21.08.09 2,514 37 11쪽
23 22화 새로운 목표 (Feat. 준페이) 21.08.08 2,607 43 12쪽
22 21화 한계를 보는 눈 21.08.07 2,643 43 12쪽
21 20화 박수칠때 떠나라 21.08.07 2,697 46 11쪽
20 19화 양파같은 선수 21.08.06 2,630 45 12쪽
19 18화 이퓨스 피칭 +5 21.08.05 2,652 50 11쪽
18 17화 더블헤더 (3) 21.08.05 2,711 42 12쪽
17 16화 더블헤더 (2) 21.08.04 2,697 47 11쪽
16 15화 더블헤더 (1) 21.08.03 2,823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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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홈런 도둑 +2 21.08.02 2,934 49 12쪽
13 12화 팀워크 21.08.02 3,027 48 13쪽
12 11화 불문율따위 개나 줘버려 +1 21.08.01 3,115 49 12쪽
11 10화 잘못된 선택 21.07.31 3,301 48 11쪽
10 9화 수호신의 귀환 21.07.31 3,441 54 12쪽
9 8화 황제인가? 폭군인가? 21.07.31 3,647 5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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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새로운 시작 +4 21.07.28 5,133 77 16쪽
4 3화 변화 +1 21.07.28 5,591 8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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