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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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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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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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농락

DUMMY

지역 예선에 탈락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정도로 히가시 고등학교 야구부 운동장은 뜨거웠다.


-달려달려달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고시엔에 모두가 훈련에 진심이었다. 그런 그들을 향한 불청객의 발걸음


-터벅터벅터벅..


"3학년 너희들은 여름도 끝났는데 여기서 뭣들 해?"


여름 고시엔이 끝난 3학년은 사실상 공식전에 나갈 수가 없음에도 1,2학년을 도와 같이 훈련해주고 있었다.


"너...너야말로 도쿄로 올라간 거 아니였어!?"


'이미 전학신고까지 끝났다고 감독에게 들었는데..'


마치 저승사자라도 본 사람들처럼 준타를 확인한 부원들 모두가 그 자리에 얼어버렸다.


"난 도쿄로 갔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음..?"


장난스럽게 웃으며 팀의 4번 타자 마코토에게 다가갔다.


"가..같은 부원이 부에 없으면 거..걱정되니까 따로 알아봤지!"

"됐고,"


-짝짝!


"다들 짐싸 내가 도쿄 관광 시켜줄테니까"


뜬금없이 나타난 불청객, 히가시 고교 선수들은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준타를 따라가서 제대로 되었던 일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을,


"자 5분 이내로 버스에 타지 않으면.."


-꿀꺽!


"여러분들의 소중한 야구부가 지금부터 사라지는 마술을 보시게 될겁니다~"


해맑게 말하는 준타의 협박

하지만 그는 진심이었다.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개소리야!?"

"와타나베! 그만둬! 다들 어서 올라타!"


흥분한 와타나베를 막은 마코토, 그런 그가 기특했는지 준타가 엄지를 들었다.


"잘했어 내가 널 이래서 미워할 수가 없다니까! 크하하하하!!"


히가시 고등학교 주장의 간절한 눈에 부원들 모두 고갤 숙일 수 밖에 없었다.


"뭐해! 어서 타지않고!"


가장 먼저 탑승한 사람은 히가시 고교 에이스 2학년 마츠시타,

에이스에 이어 다들 서둘러 버스에 올라탔다.


***


U-18 야구 대표팀 미팅 실


"또 무슨 꿍꿍입니까?"

"아니~ 대표팀에 예비 전력이 없다는 기사를 봤지 뭐야~ 다들 타이트한 경기 일정에 많이들 피곤할텐데 내가 조금 거들어주려고~"


의자를 이리저리 돌리며 거만한 자세로 내려다 보는 준타를 경계한 대표 팀원들은 일제히 손을 내밀며 명백히 거절의사를 내비췄다.


"필요없으니까 더 이상 방해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럴수야 있나? 저어기 감독님도 새로 부임했으니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호흡좀 맞춰 보자 이거지 안 그래요? 감독님?"


준타가 보는 방향에는 깔끔한 정장 차림에 왼 팔에 깁스를 한 중년의 남성이 서 있었다.


"반갑습니다. 전 여러분들의 새로운 감독 후지 쇼타입니다. "


딱딱한 그의 말투와 자세가 어딘가 부자연스럽기는 했지만, 지금 대표팀의 문제는 그게 아니였다.


"이제와서 하는 척 시늉하지 마시고, 그냥 저희들 하고 싶은대로 하게 좀 해주시죠. 언제까지 방해하실 셈입니까?"

"사카타군의 마음 십분 이해합니다. 감독대행으로 팀을 잘 통솔해주었다고 들었는데 제가 왔으니 이제 마음 편히 플레이에만 집중 하시길 바랍니다. "


적대하는 사카타를 향해 쇼타 감독은 로봇처럼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말하는데,


-삐이삐이삐이!


"뭐..뭐야!?"


미팅실에 미츠이가 들어오자 경고음이 울려댔다.


"아 제가 깜빡하고 설명을 안 드렸군요. 앞으로 선수촌에서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합니다. 모두 저 바구니에 넣어주시길 바랍니다."

"싫은데요.?"


대표팀도 어느정도 꼰대들에게 내성이 생긴 상태라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이상 주눅들지 않았다.


"우리가 왜 그래야 합니까?"

"감독명령이니까요."

"거참 NPB사람들은 질리지도 않나봐 그렇게 언론에서 쳐! 맞! 았! 으! 면! 학습이라는 걸 해야하는 게 정상아냐? 다들 저능아들만 모아뒀나봐"

"푸웁!!"


미츠이가 조롱하듯 내뱉는 말에 쇼타 감독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반대로 준타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앗! 미안 크큭 하던 말 계속해 낄낄낄.."


미안한 척 고개를 숙이는 준타의 웃음은 끝나지 않았다.


***


"어쩔꺼야?"

"어쩌긴 뭘 어째!"

"휴대폰 넘길꺼냐고"


답답했던 미팅실에 첫 인사를 끝마치고 돌아온 대표팀원들의 분위기는 최악이였다.


"넘겨야지 별수 있어? 치사한 놈들"

"근데 안 넘긴다고 정말 멤버를 교체할까? 너무 노골적이잖아"

"그러다가 엔트리에도 못 들어가면? 교체도 못해!! 이미 폭로 할만큼 많이 했잖아 나머지는 어른들에게 맡기고, 우린 시합에 집중하자"


팔짱을 끼고 묵묵히 듣고 있던 사카타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래 이 정도 자료를 넘겼으면 우리도 할만큼 한거야'


히가시 고교로 전체 멤버 체인지가 될 것이냐?

갖고 있는 휴대폰을 전부 반납할 것이냐?


부당한 2택을 강요받은 대표팀의 선택은 반납으로 확정되었다.


***


"지금 장난하자는 겁니까?"


<스타팅 멤버>

1번 유우키, 2번 무라베, 3번 히나타

4번 도지마 5번 마코토, 6번 와타나베,

7번 슌스이 8번 사카타 9번 마츠시타


평소 선발 욕심이 없었던 미츠이가 시합 전 발표된 스타팅 멤버표를 읽고선 들고 일어섰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문제? 허! 한일전에서 내가 뭣 때문에 50구 미만으로 던졌는지 몰라요?"

"그게 중요한가요? 항상 이길 수 있는 베스트 멤버를 꾸리는 게 제 일인데?"


-빠직!


"억지 부리지 마세요!

저 2학년 애송이가 저보다 더 잘 던질꺼라고요?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저기요. 전국 에이스씨 지금 당신이야말로 억지 부리고 있는 거 알아요?

제가 던져서 못하면 감독님이 알아서 교체를 하시겠죠! 무례하네요."

"뭐 이 자식아!??"


-말려말려!!


그간 대표팀 감독에 대한 미츠이의 불신은 어쩔수 없었다지만, 쇼타 감독의 라인업을 딱히 틀렸다고 말하기도 애매했다.


"미츠이! 잠깐 나랑 얘기좀 해"


소란스러워진 벤치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미츠이에 팔을 끌고 오니가 나가자 사태는 일단락 되었다.


"아무리 토호라지만 너무한 것 아니야? 국가대표 자리가 전부 지들껀줄 아나봐"

"누구는 좋아서 여기까지 끌려온 줄 아는 모양이네"


오히려 지금 상황에 가장 피해자는 히가시 고교, 전국급 라인업에 대신 들어가 만에 하나라도 에러를 범한다면 국민적인 질타는 피할수 없기 때문이다.


"미안하다. 우리팀 미츠이가 실례되는 말을.."


-타악!


'윽!'


사카타가 먼저 사과의 뜻으로 악수를 내밀었지만, 필요없다는 듯 와타나베는 건네온 악수를 쳐냈다.


"필요없고, 우리도 오고싶어서 온 게 아니라는 점만 알아둬라"


서로의 감정은 이미 상할대로 상해버렸고, 히가시 고교와 토호의 거리는 더 멀게만 느껴졌다.


'저 멍청이가 왜 또 사고를 치냐..!!'


당장 눈 앞에 시합이 중요했던 사카타는 난감했다.

새로 부임한 후지 쇼타 감독의 라인업은 억지라고 부르기에 선발도 이미 1학년부터 고시엔에서 어느정도 증명이 된 마츠시타 였고,

타선도 기존 대표팀에서 좋은 타율을 보여주는 라인업을 뺴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건지..원'


첫 만남부터 서로가 좋은 인상을 받을 수가 없었던 상황이였다고는 하나, 조금 있을 시합을 위해서는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최대한 선발에 공을 받아 보고 구질을 파악함으로써 상대 타자들에게서 유효할 리드를 짜는 게 사카타에게는 우선이었다.


"마츠시타군? 공 좀 받아볼 수 있을까?"

"싫어요."

"뭐?"


그래도 당장 있을 경기에 최대한의 노력을 해보려는 포수에게 마츠시타는 단호했다.


"싫다구요. 구질은 알려드릴테니까 알아서 하세요."

"저..저런 개..!!"


이번에는 뒤에서 듣고만 있었던 선덕이 다가가 멱살을 쥐었다.


"당신 왜 이렇게 변한 겁니까? 저랑 지역 예선에서 만났을 땐 이렇지 않았잖아요!"


예전 지역예선 3차전이 끝난 뒤 준타에게서 선덕을 보호해주려던 그때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러니까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서 사태를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 너 하나 때문에 지금 몇명이 피해를 보는 줄 알아!?"


선덕을 노려보며 눈을 붉히는 마츠시타에 일갈에 선덕은 더 이상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


-플레이 볼!!


대만과의 경기는 정해진 엔트리대로 소란스럽게 시작되었다.


"오..! 저 녀석 생각보다 괜찮은데?"

"거봐 엔트리가 그렇게까지 문제가 있지는 않았어 나중에 가서 제대로 사과하고 와"


마츠시타의 이퓨스 피칭에 감탄하는 오니와 미츠이,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투수 뿐만 아니라 타자들도 생각보다 괜찮은 실력들이여서 강적이라고 생각했던 대만전을 생각보다 쉽게 잡아가고 있었다.


"벌써 6점이나 냈네! 히나타가 탄력을 제대로 받았어!"

"오늘 경기도 3타점이라니 확실히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


우려와는 다르게 경기가 좋은방향으로 흘러가니 기존 대표팀원들은 벤치에 앉아있는 감독의 눈치를 슬슬 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오해한 건 아닐까??"

"그럴리가요. 분명히 준타 저 인간이 순순히 물러날리가 없습니다."

"그렇기는 한데.."


경기를 이기고 있음에도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하는 대표팀 그도 그럴것이 지금까지 선덕을 괴롭혀왔던 준타가 등장한 것도, 휴대폰을 전원 압수 하는 것까지도 아직 미심쩍은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늘 미츠이의 태도는 확실히 문제가 있었어 경기가 끝나면 알지?"

"알았어! 알았다고! 몇번을 말하냐?"


이런 민감한 시기일수록 가능하면 책 잡힐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걸 알았기에 미츠이도 이번 건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벤치에서 한참 떠드는 사이 어느새 공수교대가 되었고, 쇼타 감독이 3번 히나타에게 다가갔다.


"히나타 선수 준비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7회말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마츠시타 이후 다음 중계투수는 바로 한일전 8회 한 이닝을 책임졌던 히나타였다.


"뭐야 저 녀석 알고 있었던거야?"

"사..사카타! 너도 알고 있었어?"


8회 수비 준비를하는 사카타를 부르는 미츠이,


"몰라!!"


평소답지 않게 짜증섞인 대답을 하고는 포수마스크를 쓰려던 사카타의 손을 무심코 쳐다보던 선덕의 눈이 커졌다.


"잠깐만요!! 사카타씨!!"


다급하게 달려간 선덕이 팔을 들어 올리자 고통스러운 듯 얼굴이 일그러졌다.


"교체해야 합니다. 조금만 더 받으면 손목 다쳐요!"

"이거 놔!"


'뭐야? 알고 있었어?'


손목을 감싸 안고 신경질적으로 선덕을 보는 사카타 이유는 바로 알 수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사카타군? 많이... 아프죠? 풋!"

"저 미친 새끼 설마!"


주먹을 불끈 쥔 선덕의 불길한 예상은 적중했다.


'우린 남은 포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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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6화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 +1 21.09.07 1,826 2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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