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건국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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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0926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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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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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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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건국기 [3부] 14화 1637년 4월~9월 패전국 조선 (14) - '잘 지내고 있는 세자(?)'

[신조선건국기]




DUMMY

형익에게 침을 맞은 날, 임금은 숙면에 들었다.

다음 날, 임금은 기지개를 펴며 일어나며, 옆에 있던 여령에게 웃으며 말했다.


“네 덕분에 오랜만에 숙면을 취한 듯 하구나. 고맙다.”


여령 또한 미소 지으며 답했다.

“아닙니다, 전하. 소첩,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입니다.”


“그 자만 괜찮다면, 내 그 자를 곁에 두고 싶은데, 네 생각은 어떠하냐?”


이에 여령은 반색을 띠며 말했다.

“전하께서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그 또한 제 생각과 같습니다.”


이에 임금은 미소로 화답했다.

그리고 다음날, 형익은 임금의 어명으로 내의원 의원이 되었다.


형익은 궁에 들자마자, 여령을 찾아가, 여령을 꽉 붙들어 안았다.

“고맙구나, 고마워!”


형익은 여령의 볼에 연신 입맞춤을 하며 말했다.

이에 분이가 당황한 표정으로 형익을 뜯어 말리며 말했다.


“침의 어르신! 누가 보시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궁입니다! 더군다나 마마님께! 이제 마마님은 침의 어르신이 아시던 여령 아가씨가 아닙니다! 전하의 사랑을 듬뿍 받는 마마님이라구요! 체통을 지키세요!"


이에 형익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여령을 안았던 손을 풀었다.

"내 좋아서 그러지."


여령은 볼을 닦으며 말했다.


“거 징그럽게! 이제 궁에 들게 되었으니, 많은 일들이 있을 겝니다.

궁에는 한 가지 법도가 있지요.”


이에 형익은 긴장한 표정으로 여령을 바라보았다.

여령은 말을 이어 나갔다.


“궁에서는 보아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하셔야 명줄을 이어 갈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니, 궁 밖에서 지낼 적처럼 입방정을 떨었다가는 경을 치시게 되실 겝니다.”


“아.. 알았다.”


형익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시각, 미래군에게도 지난 날, 죄수들이 음독을 하고 죽었다는 소식과 침의 이형익이 내의원에 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우진이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그 쪽에서 이미 손을 쓴 것 같습니다.”


이에 수혁도 동조하며 말했다.

“아마도 그렇겠디. 그 자들이 살아있으면, 자기에게 위협이 될 것이니까.”


“참으로 무서운 녀인입네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해? 네 말대로라면, 그 여자의 추천으로 들어온 그 침의도 실제 역사에서는 세자 저하의 죽음과도 연관 되어 있는 자 아니야?”


그랬다,

실제 역사에서는 청국에서 7년 간의 볼모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세자가 건강 상의 문제로 쓰러져, 이형익에게 침을 맡고는 귀국 3개월 만에 죽음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진은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이 없었다.

역사는 역사대로 흘러가고 있었고, 그들이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시간이라는 자연의 흐름을 네 사람이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미래군 암살 시도 사건으로 조선 조정이 시끄러울 적에,

중국 심양에서는 다른 일로 시끄러웠다.

결국 오달제, 홍익한, 윤집 세 사람에 대한 칸의 처결이 내려졌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참수형이었다.

처형 전 날, 세자는 빈궁과 함께 세 사람을 찾았다.

청국에서도 세 사람을 배려하여, 처형 전 날에는 옥사가 아닌 심양관에서 지내게 해 주었다.


세자는 세 사람을 보며 슬픈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나를 용서치 마시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미안하오..”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은 저희가 결정한 일이옵니다.”

세 사람 중 홍익한이 답했다.


“지금이라도 마음을 돌릴 수는 없는 것이오? 그대들은 죽음이 두렵지 않소?”


“죽음이 두려웠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윤집이 답했다.


그들의 결의에 세자는 감동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마음이 쓰려 왔다.

하지만 패전국의 세자로써, 승전국의 나라의 볼모로 살아가는 자신이 그들을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음 날,

날이 밝고, 심양 궁의 서문 앞에는 많은 인파들이 모여 있었다.

청국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은 세 사람에 대한 처형을 보기 위해서였다.


세 사람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포박된 채, 두 눈을 꼬옥 감고 있었다.


이내 성문이 열리고, 청군 병사들과 함께 용골대가 그들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용골대는 세 사람을 보며 말하였다.


“비록 그대들이 칸 폐하와 대청국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그대들의 결의에 감동하였소. 내 칸 폐하께 주청하여 그대들의 식솔들을 이곳 심양에서 지낼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할 터이니 지금이라도 뜻을 굽힐 수는 없는 것이오?”


이에 오달제가 입을 열었다.

“조선국은 예를 숭배하는 나라요, 명국이 버티고 있는데 어찌 명국을 저 버리겠소? 우리는 이곳으로 올 때부터 이미 죽음을 각오하였소. 장군이 우리를 설득하려 하여도 장군이 원하는 답은 듣지 못할 것이외다.”


그의 결의에 찬 말에 용골대는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말하였다.

“알았소..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오.”


용골대는 말을 마치고는 검을 들고 있는 청군 병사에게 고갯짓을 해 보였다.

이에 청군 병사는 검을 들고 세 사람에게 다가왔고, 검을 높게 들어 한 명씩 목을 내리치기 시작했다.


훗날, 그들은 끝까지 충심을 지켰다 하여, ‘삼학사 三學士’로 불리게 되었다.




임금의 명에 따라, 대신들은 중전의 자리에 어울리는 양반 규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기원은 명길과 함께 하고 있었다.

명길의 집에서 명길은 상석에 앉아 있었고, 객(客)인 기원은 그의 앞에 가부좌 자세를 취하고 앉아 있었다.


기원은 명길을 보며 물었다.

“전하께서 이미 조창원의 여식을 점 찍어 두신 듯 한데, 어찌하여 금혼령을 그대로 시행하는 것입니까? 무의미한 일이 아닙니까?”


“금혼령이 없이 그 여인을 그대로 궁으로 들인다면, 민심이 어떠겠나? 지난 날, 전란 중에 여인을 침소로 들였다는 것으로 성난 군사들이 임금의 침소까지 들이 닥쳤던 것을 자네도 직접 두 눈으로 보지 않았나?”


명길의 말에 기원은 지난 날, 남한산성에서 있던 일을 떠올렸다.


“전하께서도 총명함을 잃고 이제 여색이나 밝히시니 폐주 광해와 다를 게 없습니다.”

기원은 냉소를 띠며 말하였다.


이에 명길은 버럭 호통을 쳤다.

“어허! 무엄하네! 전하에 대해 어찌 그런 말을 함부러 한단 말인가?!”


“제 말이 틀립니까? 대감께서는 전란 후 이 나라가 어찌 되었는 지 안 보이십니까? 수많은 백성들이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고 고아가 된 아이들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 뿐 만인 줄 아십니까? 전란이 끝나고 도성으로 환궁하던 날, 도성에 널부러진 시신들의 수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명길은 기원의 말에 심기가 불편하면서도 그 말에 대해 반박할 거리가 없었다.

명길은 이내 한숨을 쉬고 말했다.


“가장 힘든 것은 전하실 걸세, 너무 그러지 마시게. 모두가 힘든 이 때에 우리가 전하를 도와 민심을 달래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기원은 속으로 생각했다.

‘임금이 자질이 없으면 나라는 곧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완성군 대감.’





그러던 와중에도 애속하게 시간은 흘러 9월이 되었다.

날은 따듯했고, 하늘은 맑았으며, 나무에는 새들의 지저귐 소리가 가득했다.

늦여름의 더위가 끝나고 날씨마저도 선선하니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9월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조정에는 한 가지 비보가 전해졌다.

윤집, 오달제, 홍익한, 청국에 끝까지 대항하던 자들이 죽었다는 소식이 이제서야 청국에 갔던 사절단들을 통해 조정에 전해진 것이었다.


그들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들은 임금은 눈가를 손으로 가린 채, 흐느꼈다.

임금의 어깨가 흔들리고 있었다.


“조선의 임금으로써, 내 그들을 지켜주지 못하였구나.”


이에 명길이 임금을 보며 말했다.

“전하, 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그들을 위한 사당을 지으소서. 또한 조선에 남아있는 그들의 식솔들을 국가 차원에서 위로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 하라···”


척화파 대신들은 이에 동조하면서도, 조선의 대신들을 죽인 청국에게 분노를 느끼면서 임금에게 간청했다.


“전하! 조선의 대신들을 어찌 한낱 오랑캐 놈들이 자기 멋대로 처신한단 말입니까? 더군다나 전하께서 칸에게 용서를 빌었으니, 그것으로 양국간의 앙금은 풀린 것이 아닙니까?!”


이에 임금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래서 그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군력을 늘리고 군기시에 명령을 하달하여, 무기를 개조하고 보급한 후, 청국과 다시 싸운다면, 분명 승리를 거머쥘 것입니다!”


이에 명길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국가가 얼마나 더 저들에게 유린 당해야 싸우자는 말을 끝낼 것이오?! 정녕 그대들은 이 나라가 망하기를 원하는 것이오?!”


“우리는 그래도 그대처럼 매국을 하지는 않소이다!”


또 다시 조정이 시끄러워지자, 임금은 호통을 치며 말했다.

“그대들은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것이냐?!”


이에 언성을 높이던 척화파 대신과 명길은 고개를 숙였다.


임금은 그들을 인상을 쓴 채, 번갈아 보더니, 표정을 고치고는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사절단을 보며 물었다.


“그래, 심양에서 세자는 어떻게 지내고 있다더냐? 말이 아니겠지, 그 이역만리에서 얼마나 힘들꼬..”


하지만 사절단의 말은 임금의 심기를 불편케 했다.


“아닙니다, 전하, 세자 저하께서는 아주 잘 지내고 계십니다.”


이에 명길이 사절단에게 눈치를 주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오?! 이역만리 땅에서 오랑캐들에게 온갖 수모를 겪고 계시질 않소? 세자 저하 또한 세 사람의 죽음으로 마음이 좋지 않으실 터인데..”


이에 사절단이 고개를 숙인 채, 답했다.

“예, 세자 저하께서도 그들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계시옵니다, 허나, 저하께서는 청국 사람들과 잘 어울러져 지내고 계시고, 무엇보다 구왕 도르곤이 세자를 친 아우처럼 여긴다 합니다.”


사절의 말에 대신들은 모두 당황하며 임금의 표정을 살폈다.

사절의 말을 들은 임금의 표정은 몹시 구겨져 있었다.


‘내가 이 전란으로 잠을 설쳐가고 있을 적에, 한 나라의 세자라는 놈은 오랑캐 놈들과 놀아나고 있단 말인가?’


하지만 임금의 입에서는 그의 마음 속의 소리와는 전혀 다른 말이 튀어 나오고 있었다.


“잘 지내면 좋은 것 아니겠느냐? 심성이 여린 아이라 적응을 못 할 줄 알았는데, 세자가 생각 외로 강인한 품성을 갖고 있구나.”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임금의 말에서 대신들은 하나같이 싸늘함을 느꼈다.


“도르곤이 세자를 친 아우처럼 여긴다는 것은 또 무슨 말이냐?”


임금의 물음에 사절이 답했다.


“제가 그곳에 지내는 동안 지켜 보았는데, 구왕은 많은 외교 문제를 세자와 논했습니다. 세자 저하께서 구왕의 물음에도 전혀 기 죽은 기색이 없이 외교 문제를 논하니, 구왕이 세자 저하를 좋게 보는 듯 합니다.”


이에 대신들은 반색하며 말했다.

“오오, 역시 전하를 이어 군주가 되실 분입니다.”


하지만 임금의 표정은 굳어져 있었다.


임금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선의 임금은 나인데 어찌 외교 문제를 나와 상의하지 않고 그 놈과 상의하는 것이냐?”


임금의 말에 사절은 움찔하다가 이내 말을 이어 나갔다.


“아뢰옵게 송구하오나, 조선과 청국의 거리가 멀어서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절의 말에 임금의 표정이 더더욱 구겨졌다.


“다음에 청국 사절이 오거나, 우리 쪽에서 또 다시 사절을 보내게 될 때에, 청국에게 똑똑히 이르거라! 외교 문제를 상의하려거든 세자가 아닌 나와 직접 상의하라고 말이다!”


이에 대신들은 모두 하나같이 답했다.

“예, 전하.”












15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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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신조선건국기 [4부] 7화 - 1640년 12월 변화의 바람 (7) - 임금의 몽진 +1 24.01.06 86 1 10쪽
97 신조선건국기 [4부] 6화 1640년 12월 - 변화의 바람 (6) - 반란의 소식이 전해지다 24.01.06 95 1 11쪽
96 신조선건국기 [4부] 5화 1640년 12월 - 변화의 바람 (5) - 반정의 시작 +1 24.01.01 101 1 9쪽
95 신조선건국기 [4부] 4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4) - 거사의 명분 (2) 23.12.30 98 1 10쪽
94 신조선건국기 [4부] 3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3) - 거사의 명분 (1) 23.12.30 88 1 12쪽
93 신조선건국기 [4부] 2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2) - 우진의 계책 23.12.17 102 1 10쪽
92 신조선건국기 [4부] 1화 1640년 4월 - 변화의 바람 (1) - 송산성 전투 23.12.17 105 1 11쪽
91 3부 부록 23.12.16 87 1 2쪽
90 신조선건국기 [3부 完] 22 화 1640년 3월 - 패전국의 조선 (22) - 미래군을 청국으로 보내다 23.12.16 98 1 10쪽
89 신조선건국기 [3부] 21화 1640년 3월 패전국의 조선 (21) - 모자란 군량미 23.12.13 78 0 12쪽
88 신조선건국기 [3부] 20 화 1640년 2월 - 패전국의 조선 (20) -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 23.12.10 75 0 11쪽
87 신조선건국기 [3부] 19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9) - 친잠례 23.12.10 66 0 9쪽
86 신조선건국기 [3부] 18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8) - 원병 요청 23.12.09 74 0 11쪽
85 신조선건국기 [3부] 17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7) - 자점이 돌아온다 23.12.09 74 0 10쪽
84 신조선건국기 [3부] 16화 1638년 12월 패전국 조선 (16) - '어린 중전' 23.03.18 177 1 13쪽
83 신조선건국기 [3부] 15화 1638년 3월 패전국 조선 (15) - '노예 시장' 23.03.14 161 1 13쪽
» 신조선건국기 [3부] 14화 1637년 4월~9월 패전국 조선 (14) - '잘 지내고 있는 세자(?)' 23.03.12 166 0 12쪽
81 신조선건국기 [3부] 13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13) - 죄수들의 죽음 23.03.11 167 1 10쪽
80 신조선건국기 [3부] 12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12)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23.03.10 16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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