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건국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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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0926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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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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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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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건국기 [3부] 18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8) - 원병 요청

[신조선건국기]




DUMMY

청나라 심양 좌익왕정


도르곤은 세자를 자신이 머물고 있는 좌익왕정에 불러 들였다.

세자는 긴장한 채, 좌익왕정으로 향했다.

그가 심양관을 나서려 할 때, 빈궁이 그의 손을 잡고는 말했다.


“저하, 성심을 굳건히 하시옵소서.”


세자는 말없이 그녀의 손을 한 번 맞잡아주고는 다시 심양관을 나섰다.

좌익왕정에 들어서자, 도르곤은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 옆을 험상궂게 생긴 청 장수 두 명이 나란히 앉아 세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세자가 들어서자, 도르곤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앉으시지요. 세자.”


세자는 긴장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그가 앉자마자, 도르곤은 세자를 보며 말했다.


“우리 청국이 여러번, 조선에 *금주위를 정벌하기 위해 원병을 요청하고 있는데 이런 저런 핑계로 듣고 있질 않소. 언제까지 조선의 사정을 봐줘야 하는 것이오?”


“전하, 조선 또한 재정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 아니겠습니까? 아직 지난 전란으로 인한 복구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어 조선의 국가재정이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좀 더 시간을 주시면..”


도르곤은 ‘탕’ 소리를 내며 탁상을 내리쳤다.

이에 세자는 살짝 움찔했다.


도르곤은 성난 말투로 말했다.


“시간!! 시간!! 그 놈의 시간은 언제까지 줘야 하는 것이오?! 언제까지 칸 폐하를 욕보이실 생각이시오?!”


그러고는 도르곤은 다시금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말을 이었다.


“칸 폐하께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셨습니다. 이번의 원병 요구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다시 조선을 쳐, 작금의 조선의 위치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칸 폐하께서 세자가 직접 조선으로 향하여 그대의 부왕에게 칸 폐하의 뜻을 전하라 하셨소.”


그 말에 세자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었지만, 패전국의 세자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심양관으로 돌아온 세자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해 보이자, 빈궁과 대군이 다가와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또 저들이 무슨 요구를 해온 것입니까?”


대군은 세자를 보며 물었다.


“이번에도 원병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군을 이끌고 지난 병자년과 같이 조선은 짓밟겠다고 겁박을 하는구나.”


“이런 미친..!”


빈궁은 대군을 보며 말했다.


“체통을 지키세요. 대군.”


빈궁의 말에 대군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빈궁은 세자를 보며 말했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이 말을 전달해야 하는 것입니까?”


“... 그렇소. 내가 직접 조선에 가 이 사실을 전하라 하더이다.”


이에 대군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형님이 직접 조선으로 가라는 것은 조선으로 보내주겠다는 말입니까?”


“애석하게도 그건 아니다. 내가 조선에 가 있는 동안, 원손을 청국에 볼모로 잡아두겠다 하더구나. 빈궁과 함께 조선에 갈 것을 명하셨다.”


원손이라는 말에 빈궁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원손을요?”


“그렇소.”


이에 대군은 다시금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어린 원손 마마를...”




그렇게 거의 한 달여가 지나고 세자와 빈궁이 조선에 들었다.

세자와 빈궁 행렬이 조선에 당도하자, 백성들은 모두들 함성을 지르며, 그들을 반겼다.

딱 한 사람만 빼고.

다름 아닌 임금이었다.


임금은 세자와 빈궁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그래, 먼 길 오느라 고생했구나. 내 너희가 온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결국 원병에 관한 서신을 전달하기 위해 네가 온 것이냐? 혼자서 이 일도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냐?!”


임금은 성난 표정으로 세자를 꾸짖으며 말했다.

이에 세자는 자리에 납작 업드려 말했다.


“송구하옵니다. 전하.”


“됐다. 이 일에 대해서 방안을 말해보라.”


임금은 그런 세자에게 눈길 한 번 안주고는 대신들을 보며 말했다.



대신들 중에는 나서는 이가 없었다.


대신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이에 임금은 성난 표정으로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매번 서로 헐뜯을 줄만 알지! 그대들이 하는 것이 뭐요?! 이럴 때 방안을 내세우지는 못할 망정!”


임금의 성난 목소리에 대신들은 모두 고개만 숙인 채,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침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대신들 사이에서 흘러 나왔다.


“원병만 보내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이에 임금은 대신들을 살피며 물었다.


“방금 누가 말한 것이냐?”


그러자 대신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보였다.

다름 아닌 김자점이었다.

자점이 나서자, 모두의 시선이 자점에게로 향했다.

우진 또한 그 자리에서 자점이 무슨 말을 할지 긴장한 채, 바라보았다.


“지금 그 원병을 보내지 않으려 하는 것이 아닌가? 원병을 보낸다면 명을 직접 치는데 일조하게 되는 것이질 않는가?”


“예, 맞습니다. 허나, 원병을 보내고 명국에는 우리의 사정을 알리고 원병을 데리고 갈 장수에게 따로 명해 전투에 사력을 다하지 말라고 명하시옵소서.”


“이중첩자를 하라는 말인가?”


“그렇사옵니다. 명국에게 사정을 알린다면, 명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게 될 것이고, 우리는 청의 뜻대로 원병 요청에 응하였으니, 청의 심기 또한 건드리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에 영의정 홍서봉이 자점을 보며 말했다.


“허나, 사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청국은 이걸로도 구실을 잡아 우리를 못살게 굴걸세. 청을 잘 알지 않는가?”


“일단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이 맞지 않겠습니까? 전투가 길어지며 시간을 벌면, 명국 또한 청국에 대비한 대비책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고, 쉽사리 원병 요청을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한번 원병이 파견되었으니, 우리의 입장에서는 원병을 추가적으로 보낼 상황이 못된다는 것을 피력하면 됩니다.”


자점의 말에 임금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일리가 있구나. 그럼 원병과 함께 파견할 장수는 누가 되면 좋겠는가?”


그때, 한 사람이 나섰다.

다름 아닌 명길이었다.


“전하, 감히 말씀 올려도 되겠나이까?”


임금은 명길을 보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안주목사 임경업을 추천하는 바이옵니다.”


“임경업을?”


“예, 전하, 임경업은 변방에서의 전투경험이 많고, 청의 사정을 잘 아는 장수 중 하나입니다. 그를 주사상장에 임명하여, 원병과 함께 청국으로 보내시옵소서.”


“그래, 그리 하도록 하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명길의 입에서 ‘임경업’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우진은 덜컥 심장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들었다. 임경업, 그는 청에게 받은 치욕을 당장이라도 갚아야 한다는 호전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실제 역사를 아는 그로써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뻔히 알고 있었다.


어전회의가 끝나고, 대전을 나서면서, 우진은 명길을 불러 세웠다.


“대감.”


“무슨 일인가?”


명길은 고개를 돌려, 우진에게 물었다.


“안주목사를 보내시면 아니됩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제가 알던 역사에서는 결국 훗날 명과 내통하였다는 것이 청국에게 알려져 대감과 안주목사가 고초를 받게 되십니다.”


이에 명길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자네가 이곳에 와 있는 것만으로 많은 역사가 바뀌었네. 내 장담하지. 이번에는 자네가 아는 역사와 다르게 흘러갈 것이야.”


명길의 말에도 우진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그것을 본 명길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말했다.


“걱정말게. 설령 자네가 아는 역사대로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내 운명이지 않겠는가?”



중궁전에서는 어린 중전이 청국이 원병 요청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있었다.

중전은 그 말을 듣고는 중궁전 지밀 상궁에게 물었다.


“그것이 참 말이냐? 전하께서 근심이 많으시겠구나. 전하는 어디 계시느냐? 내 전하를 위로해드려야겠다.”


이에 지밀상궁은 우물쭈물하며 답을 하지 못했다.

중전은 그런 지밀상궁을 보며 의구심을 품은 표정으로 물었다.


“어찌 그러는가? 전하께서 어디 계시냐니까?!”


그러자 상궁은 마지못해 답했다.


“마마, 아뢰옵게 송구하오나, 전하께서는 어전회의가 끝나자마자, 조 소용의 처소로 향하셨나이다.”


“뭐라?! 조 소용의 처소?!”


중전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어린 그녀의 얼굴은 이내 성난 표정으로 변하였다.


그 시각, 임금은 조 소용의 처소에서 소용을 품에 안은 채, 누워 있었다.

소용은 그의 품에 안긴 채, 임금에게 아양을 떨며 말했다.


“전하, 이렇게 자주 저를 찾아오시면, 저 중전 마마께 미움 받사옵니다.”


“중전이 어찌 할 것이냐? 내가 좋아서 온다는데!”


“아이, 참.. 전하도!”


그때 밖에서 상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중전 마마 납시었사옵니다.”


이에 임금은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중전? 중전이 여긴 왜?”


그때 문이 벌컥하고 열리고는 성난 표정의 중전이 안으로 들어섰다.

중전은 임금의 품에 안겨 얼떨떨한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 보고 있는 조 소용과 임금을 번갈아 보고는 임금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이에 임금은 성난 표정으로 몸을 일으키고는 중전을 보며 성난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이게 뭐하는 것이오?! 중전?! 내가 여기 있는 것은 또 어찌 알았소?”


“전하, 조정의 대신들과 백성들은 원병 결정에 근심이 가득한 이 시국에 전하께서는 어전회의가 끝나자마자, 이곳으로 오신 겝니까?”


“지금 나를 꾸짖기라도 하겠다는 겁니까?”


임금은 중전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것이 아니오라 체통을 지키시란 말씀입니다.”


“체통이요? 네, 원래부터 이 사람은 체통이 없던 사람입니다! 왕가에서 태어난 사람도 아니고, 저 조정에 자신들의 권력욕 밖에 없는 대신들이 추대하여 용상에 앉은 그저 자리만 차지 하고 있는 임금이지요!”


“전하, 그 말씀이 아니질 않사옵니까?”


이에 조 소용이 자리에 앉은 채, 중전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마마, 어쩝니까? 전하께서 실로 위로가 되는 사람은 저라고 하시는 것을.. 제가 전하께 잘 말씀 드릴 터이니, 이만 돌아가시지요. 뒤에 보는 눈도 많질 않사옵니까?”


소용은 중전의 뒤 쪽을 한 번 바라보고는 씨익 냉소를 띠며 말했다.

중전은 이에 고개만 살짝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상궁과 궁녀들, 상선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중전은 다시 임금을 보며 말했다.


“소첩은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그러고는 그녀는 소용을 한 번 쏘아보고는 자리를 떴다.

소용은 그런 중전의 뒷모습을 보며 남몰래 웃었다.

그 웃음은 표독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다음 달, 3월,

임경업은 갑옷을 입은 채, 대전에 들었다.

그런 그에게 임금은 검을 하사하며 말했다.


“어깨가 무거울 것이야.”


“아니옵니다. 전하, 마땅히 제가 해야할 일을 하는 것 뿐입니다.”


“그리 말해주니 고맙소. 경에게 이 나라의 안위가 걸려 있으니, 부디 맡은 바 소임을 다하여주시오.”


“여부가 있겠나이까?”


검을 하사받은 임경업은 군사들, 명길 세자와 빈궁 일행과 함께 심양으로 향했다.












19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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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신조선건국기 [4부] 7화 - 1640년 12월 변화의 바람 (7) - 임금의 몽진 +1 24.01.06 86 1 10쪽
97 신조선건국기 [4부] 6화 1640년 12월 - 변화의 바람 (6) - 반란의 소식이 전해지다 24.01.06 95 1 11쪽
96 신조선건국기 [4부] 5화 1640년 12월 - 변화의 바람 (5) - 반정의 시작 +1 24.01.01 101 1 9쪽
95 신조선건국기 [4부] 4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4) - 거사의 명분 (2) 23.12.30 98 1 10쪽
94 신조선건국기 [4부] 3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3) - 거사의 명분 (1) 23.12.30 88 1 12쪽
93 신조선건국기 [4부] 2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2) - 우진의 계책 23.12.17 102 1 10쪽
92 신조선건국기 [4부] 1화 1640년 4월 - 변화의 바람 (1) - 송산성 전투 23.12.17 105 1 11쪽
91 3부 부록 23.12.16 87 1 2쪽
90 신조선건국기 [3부 完] 22 화 1640년 3월 - 패전국의 조선 (22) - 미래군을 청국으로 보내다 23.12.16 98 1 10쪽
89 신조선건국기 [3부] 21화 1640년 3월 패전국의 조선 (21) - 모자란 군량미 23.12.13 78 0 12쪽
88 신조선건국기 [3부] 20 화 1640년 2월 - 패전국의 조선 (20) -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 23.12.10 75 0 11쪽
87 신조선건국기 [3부] 19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9) - 친잠례 23.12.10 66 0 9쪽
» 신조선건국기 [3부] 18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8) - 원병 요청 23.12.09 74 0 11쪽
85 신조선건국기 [3부] 17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7) - 자점이 돌아온다 23.12.09 74 0 10쪽
84 신조선건국기 [3부] 16화 1638년 12월 패전국 조선 (16) - '어린 중전' 23.03.18 177 1 13쪽
83 신조선건국기 [3부] 15화 1638년 3월 패전국 조선 (15) - '노예 시장' 23.03.14 161 1 13쪽
82 신조선건국기 [3부] 14화 1637년 4월~9월 패전국 조선 (14) - '잘 지내고 있는 세자(?)' 23.03.12 16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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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신조선건국기 [3부] 12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12)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23.03.10 16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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