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건국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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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0926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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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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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건국기 [3부] 19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9) - 친잠례

[신조선건국기]




DUMMY

세자는 임금을 알현한 뒤, 곧바로 미래관으로 향했다.

자신이 청으로 볼모로 끌려가고 3년 만에 보는 미래군이었다.

미래관에 세자가 들어서자, 모두들 세자를 반기며, 예를 표했다.


“이렇게 다시 뵙게 되니 너무나도 반갑습니다.”


진석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다들 잘 있었는가?”


“저희는 모두 잘 지냈습네다. 저하께서 먼 이역 땅에서 고생하셨디요.”


수혁 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세자는 상철을 보며 말했다.


“이야, 이제는 제법 늠름해졌구나.”


“과찬이십네다. 원래부터도 늠름했습네다.”


이에 미래군과 세자를 포함한 모두가 '하하하'하고 웃음 지었다.


하지만 이내 세자는 표정을 고치고는 우진을 바라보았다.

우진 만큼은 표정이 어두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우진은 세자를 보며 말했다.


“저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자 수혁이 우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그만하라우. 오늘 청국에서 오시지 않았네? 곤하실 거이야.”


그러자 세자는 그들을 보고는 말했다.


“괜찮네. 말해보게.”


그러자 우진이 입을 열었다.


“저하, 전하께서는 청국 원병을 통솔하는 데 임경업 장군을 임명하셨습니다. 그를 청국으로 보내서는 아니됩니다.”


이에 세자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어째서인가? 임경업은 서북 지역을 지키는 장수로써 그 누구보다 청국에 대해서 잘 아는 자가 아닌가?”


“들킬 것입니다. 제가 알던 역사에서는 임경업 장군이 명과 내통하였다는 사실이 결국 청에게 발각돼 청의 의심만 더 사게 됩니다.”


우진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것을 들은 세자는 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우진. 그건 임경업이 아니더라도 결국 들키게 될 것이다.”


세자의 예상 밖의 말에 우진은 놀라 가만히 있었다.


“우리 조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명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청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작금의 상황에서는 가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 일은 하늘에 맡겨 보자꾸나.”


세자의 말에 미래군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우진의 표정에서는 근심이 거둬지지 않았으나 그 또한 세자의 말에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조 소용의 처소에 들었던 중전은 분이 풀리지 않아 얼굴이 붉게 상기된 채로 중궁전으로 돌아왔다.


“조 소용! 그 년이 감히 나를 욕 보여? 내 반드시 이 일은 잊지 않을 것이다.”


중궁전에 중전의 모습이 보이자, 기다리고 있던 중궁전 지밀 상궁은 종종 걸음으로 중전에게 다가와서는 말했다.


“마마, 빈궁 마마께서 반 시진 전부터 기다리고 계셨사옵니다.”


빈궁이 자신을 보러 왔다는 것을 안 중전은 빈궁의 앞에 와 표정을 고치고는 말했다.


“빈궁,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빈궁이 오신 걸 알았으면 내 빨리 왔을 터인데.”


“아닙니다. 저도 지금 막 왔사옵니다. 헌데 표정이 좋지 않아 보이십니다. 무슨 근심되는 일이라도 있으신 겝니까?”


“아닙니다.”


“허심탄회하게 말씀하시어도 됩니다. 장며느리가 아니옵니까?”


“혹여 조 소용에 대해 들은 적이 있습니까?”


중전의 입에서 ‘조 소용’이라는 이름이 들려오자, 빈궁 또한 표정이 어두워졌다.

조 소용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하던지, 청의 심양관에서도 ‘조 소용’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빈궁은 중전을 보며 물었다.


“병자년에 전하께서 들이신 여인을 말씀하시는 것이옵니까?”


“그렇소. 전하께서 하루가 멀다 하고 그 계집의 치마 속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계십니다. 이러다 정사는 돌보지 않으시고 여색에 빠져 계실까 염려될 정도입니다. 궐에서는 이미 조 소용의 천하라는 말이 나돌 지경이니 내 내명부의 주인으로서 이를 어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따끔히 혼을 내야지요. 누가 뭐라고 해도 내명부의 주인은 중전 마마십니다.”


“허나 명분이 없질 않습니까? 전하께서 저리도 좋아하시는데..”


“본인의 위치를 깨닫게 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저 년은 자신이 중전 마마인 것 마냥 행동하고 있으니.”


“좋은 방도라도 있습니까?”


“곧 *친잠례가 행해질 것입니다. 양반가 규수들과 왕실 내외명부 여인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이니 그때 자신이 얼마나 하찮은 위치인지 뼈저리게 느낄 것입니다.”


*친잠례: 백성에게 얌잠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왕비의 덕을 보여주기 위해 행한 행사로, 주로 뽕잎 따기, 누에치기, 길쌈치기 등을 하였으며, 왕비가 직접 주관한 행사이다.


“그 년의 코가 아주 납작해지겠습니다..”


중전은 빈궁의 말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러다 중전은 마음을 가다듬고는 말했다.


“아! 미안합니다. 중전이 돼서 이리 체통 없는 모습을 보이다니. 더군다나 오늘은 청국에서 귀국한 빈궁과 세자를 환영해야 하는 자리인데.”


“아닙니다. 중전마마. 중전마마도 사람인데 어찌 참고만 사시겠습니까? 마음에 담아두시지 말고 언제든 말동무가 필요하면 이 며느리에게 허심탄회하게 말씀하시옵소서.”


“고맙소. 빈궁. 내 그리 하리다.”




그렇게 며칠 뒤, 친잠례가 행해졌다.

내외명부 여인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 중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화려한 차림에 꽃단장, 몸에 겨누기도 힘들 정도로 큰 가채를 한 여인이 안으로 들었다.

조 소용이었다.


소용이 안에 들자,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소리가 뚝하고 끊기었다.

그녀를 반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조 소용은 속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으나, 속으로 삼키며, 자리에 앉았다.


그때, 밖에서 상궁의 말 소리가 들려왔다.


“중전마마 드십니다.”


이에 내외명부 여인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중전을 맞이했다.

중전이 안에 들고, 중전의 뒤로 곧바로 빈궁이 따라 들었다.


그것을 보고는 귀인 장 씨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빈궁 마마와 중전 마마께서 사이가 좋아보이시니 저희도 기분이 다 좋습니다.”


그러자 숙의 박 씨 또한 입을 열었다.


“맞습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라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두 분께서 저리 다정하시니.”


그러자, 소용 조 씨가 거들먹거리는 목소리로 거들었다.


“빈궁께서는 어찌 하여 우리 후궁들에게 인사를 올리지 않는 것이요? 전하의 후궁이면, 빈궁에게는 다 시어머니가 되는 것이 아니오?”


갑작스런 조 씨의 언행에 침묵이 흘렀다.

다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귀인 장 씨가 조 씨를 보며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어디 감히! 빈궁 마마와 중전 마마 앞에서 이런 추태를 보이는가?!”


“내가 못할 말 했습니까? 아니 그렇습니까? 모두가 빈궁의 시어머니이질 않습니까?”


이에 중전이 만류하며 분위기를 진정시키려 했으나,

다음 빈궁이 보인 행태 또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렇군요,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청국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 이젠 예절도 까먹었나 봅니다.”


그러고는 후궁들 한 명 한 명에게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이에 후궁들은 빈궁의 인사를 받으면서도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오로지 조 소용만이 거들먹거리며 씨익 미소를 띠었다.


빈궁은 인사를 끝내고 고개를 올리며, 그런 조 소용을 노려 보았다.

조 소용 또한 통쾌하다는 듯, 빈궁을 바라았다.



친잠례가 끝나고 내외명부 여인들은 차와 다과상과 함께 담소를 나누었다.


“이번에 중전 마마께서 친잠례를 행하셨으니, 양잠이 잘 될 것입니다.”


귀인 장 씨가 웃으며 말했다.


숙의 박 씨 또한 거들며 말했다.


“맞습니다. 마마.”


“그리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나라가 안 밖으로 시끄러우니, 내가 어떻게 전하를 위로해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조 소용, 내게도 그 비법 좀 알려주겠습니까?”


중전은 조 소용을 보며 냉소를 띠며 조롱하듯 말했다.


빈궁 또한 중전을 보며 말했다.


“조 소용 만큼 전하를 뫼시는 방법을 잘 아는 사람도 없다고 청국에도 소문이 자자합니다.”


이에 내외명부 여인들은 모두 웃음을 참느라 쿡쿡 거렸다.


귀인 장 씨는 그 말을 듣고는 빈궁을 보며 말했다.


"청국에도 소문이 자자할 정도라니, 저도 한 수 배워야겠습니다."


조 씨는 미소를 띠며 자신을 바라보는 중전과 빈궁을 노려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감히 나를 무시해? 어디 두고 보자꾸나. 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 지 보여줄테다.”












19화에서 계속...




[신조선건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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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신조선건국기 [4부] 8화 - 1640년 12월 변화의 바람 (8) - 봉산 전투 +1 24.01.07 108 1 11쪽
98 신조선건국기 [4부] 7화 - 1640년 12월 변화의 바람 (7) - 임금의 몽진 +1 24.01.06 86 1 10쪽
97 신조선건국기 [4부] 6화 1640년 12월 - 변화의 바람 (6) - 반란의 소식이 전해지다 24.01.06 95 1 11쪽
96 신조선건국기 [4부] 5화 1640년 12월 - 변화의 바람 (5) - 반정의 시작 +1 24.01.01 101 1 9쪽
95 신조선건국기 [4부] 4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4) - 거사의 명분 (2) 23.12.30 98 1 10쪽
94 신조선건국기 [4부] 3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3) - 거사의 명분 (1) 23.12.30 87 1 12쪽
93 신조선건국기 [4부] 2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2) - 우진의 계책 23.12.17 101 1 10쪽
92 신조선건국기 [4부] 1화 1640년 4월 - 변화의 바람 (1) - 송산성 전투 23.12.17 105 1 11쪽
91 3부 부록 23.12.16 87 1 2쪽
90 신조선건국기 [3부 完] 22 화 1640년 3월 - 패전국의 조선 (22) - 미래군을 청국으로 보내다 23.12.16 98 1 10쪽
89 신조선건국기 [3부] 21화 1640년 3월 패전국의 조선 (21) - 모자란 군량미 23.12.13 78 0 12쪽
88 신조선건국기 [3부] 20 화 1640년 2월 - 패전국의 조선 (20) -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 23.12.10 75 0 11쪽
» 신조선건국기 [3부] 19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9) - 친잠례 23.12.10 66 0 9쪽
86 신조선건국기 [3부] 18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8) - 원병 요청 23.12.09 73 0 11쪽
85 신조선건국기 [3부] 17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7) - 자점이 돌아온다 23.12.09 74 0 10쪽
84 신조선건국기 [3부] 16화 1638년 12월 패전국 조선 (16) - '어린 중전' 23.03.18 177 1 13쪽
83 신조선건국기 [3부] 15화 1638년 3월 패전국 조선 (15) - '노예 시장' 23.03.14 16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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