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건국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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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0926b
작품등록일 :
2021.08.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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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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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30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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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건국기 [4부] 3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3) - 거사의 명분 (1)

[신조선건국기]




DUMMY

경업은 미래군의 말이 맘처럼 와닿지는 않았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미래군의 말이 맘에 들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어찌 한낱 인간이 미래에 대해 예측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냥 넘기기에는 미래군이 예측한 미래가 너무나도 많은 것도 사실이었다.

더군다나 자신과 함께 명과 내통하는 데 일조한 명길이 맘에 걸리는 것도 사실이었다.

경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었다.


같은 시간, 한성.


임금은 성을 내고 있었다.

대신들은 하나같이 임금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건 종로에 익명의 누군가가 붙인 하나의 방 때문이었다.

방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지금의 주상이 용상에 오른 뒤로 세상 편한 날이 없다. 이괄의 난으로 한성은 불바다가 되었으며, 정묘년과 병자년에는 오랑캐들이 이 땅을 짓밟았다. 여인들은 정절을 잃고 몸소 강가에 몸을 던지기 일쑤이며 나라가 나서서 그 여인들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들고 있으니 이 어찌 통탄스러운가? 주상이란 자는 용상 만을 차지한 채, 여색에 빠져 있는 미치광이 왕이나 다름없다. 세자와 대군이 먼 이역의 땅에서 오랑캐들을 직접 상대하고 있으니 지금의 주상은 자리만 지키기 급급한 무능한 왕이나 다름없다. 광해의 시절이 그립구나. 광해였다면 적어도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광해여, 다시 돌아와 우리를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대신들은 방을 붙인 자를 찾아내 당장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고 있었고 임금 또한 그 말을 성난 표정으로 가만히 듣고 있었다.


임금은 대신들을 보며 물었다.


“이 방대로 경들도 내가 무능한 임금이라고 생각하오?”


대신들은 당황한 채 답했다.


“아니옵니다. 전하, 저희가 어찌...”


“나는 그리 생각하오. 이 방에 틀린 말은 없소. 내가 용상에 앉고서 이 나라가 편할 날이 없는 것은 사실이질 않소?”


“전하, 성심을 굳건히 하시옵소서. 시국이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오나, 이는 우리 조정이 힘쓴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이에 임금은 성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직도 모르겠소?!”


“이 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겠소?! 이미 나를 향한 민심은 나에게서 등을 돌렸단 뜻이오!”


임금의 말에 대신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형조판서가 나서며 말했다.


“전하, 명만 내려주시옵소서. 이 방을 써 붙인 자를 찾아 전하의 앞에 무릎을 꿇리겠나이다.”


임금은 인상을 쓴 채, 형조판서를 바라보다 말했다.


“됐소. 지금 상황에서 이 방을 써 붙인 자를 찾아 잡으면 오히려 민심만 더 흉흉해질 것이오.”


그러자 영의정 홍서봉이 말했다.


“허나, 전하, 방을 써 붙인 자를 용서하고 그냥 넘어간다면, 전하께서 스스로 방의 내용을 인정하는 꼴이 되옵니다. 방을 써 붙인 자를 찾아 벌하심이 마땅합니다.”


임금은 인상을 쓴 채, 홍서봉을 노려보다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임금은 침묵을 깨고 물었다.


“내가 세자에게 양위를 하는 것은 어떠한가?”


이에 대신들은 당황한 채, 소리쳤다.


“전하! 아니되옵니다! 양위라니요?!”


“맞습니다! 아직 전란이 끝나고 나라의 상황이 혼란스러운 이 시국에 양위라니요?!”


이에 자점이 나서서 말했다.


“그 말은 시국이 안정이 되면 전하께서 양위를 해도 된다는 말씀으로 들리오만?”


자점의 말에 말을 꺼냈던 대신은 아무 말하지 못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임금이 입을 열었다.


“청에 있는 세자에게 서신을 보내시오. 양위를 명하니 지금 당장 조선으로 돌아오라고.”


임금의 말에 대신들은 모두 당황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때 명길이 나서서 입을 열었다.

“하오나, 전하, 저하께 서신을 보낸다 한들, 이 일은 청이 개입하게 될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지난 병자년에 청에게 책봉을 받으셨습니다. 청에서 쉬이 용상에서 물러나는 것을 허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명길의 말에 영의정 홍서봉은 성을 내며 말했다.


“최 공! 그 말인 즉, 청국이 전하께서 용상에서 물러날 것을 허한다면, 전하께서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겐가?!”


이에 명길은 홍서봉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채, 임금을 보며 말했다.


“전하, 전하의 진심은 무엇입니까? 전하께서는 진정 용상에서 물러나시기를 원하시는 것이옵니까?”


이에 임금의 입술이 떨려왔다.

어떻게 차지한 용상인가?

광해를 몰아내고 반정을 통해 용상에 오른 그였다.

권력이란 잡기 전에는 모르나, 잡고 나서는 놓고 싶지 않은 것이 권력이었다.

그는 이미 그 권력의 단 맛에 실컷 즐기고 있었다.


임금이 말을 잇지 못하자, 명길은 말을 덧붙이며 말했다.


“전하께서 지금의 용상을 어떻게 차지하셨는 지를 생각해 보시지요. 계해년, 우리 서인들은 광해의 폐단에 개탄을 금치 못하며 모두 들고 일어나, 광해를 몰아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일어낸 쾌거이옵니다. 또한 임금의 자리는 그리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옵니다. 전하께서는 이 모든 만백성의 지아비이시옵니다. 어찌 아비가 백성을 버리겠다는 말을 그리 쉬이 내뱉으시옵니까?”


명길의 말에 임금의 표정이 몹시 구겨졌다. 하지만 명길의 말에 반박할 말은 없었다.

대신들은 명길을 보며 한마디씩 던졌다.


“어허! 최 공! 어느 안전이라고 전하를 가르치려 드는 것이오?!”


그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심기원이 입을 열었다.


“전하, 전하께서 용상에 미련이 없으시다면, 일선에서 물러나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옵니다.”


“이보시오! 심 공!”


홍서봉이 심기원을 보며 언성을 높였으나, 심기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이어 나갔다.


“전하께서도 먼 이역 땅에서 고생하는 세자 저하와 대군 마마를 안쓰러이 생각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전하께서도 세자와 대군 마마 대신 전하께서 청국에 갔었어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시질 않으셨습니까? 이 참에 세자 저하께 양위를 하고 전하께서는 상왕으로 물러나시어 마음고생을 덜하심이...”


“이보시오! 청원! 말이 너무 지나치시오!”


대신들 중 하나가 심기원의 말을 끊으며 소리쳤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임금은 성난 표정으로 말했다.


“그만들 하라! 감히 지금 누구 앞에서 언성을 높이는 것인가?!”


이에 대신들은 임금의 눈치를 보며 입을 다물었다.

임금은 그런 대신들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둘러보고는 말했다.


“내 뜻은 완고하다. 세자에게 서신을 보내도록 하라. 양위를 명하니 세자는 지금 즉시 조선으로 돌아오라고.”


이에 대신 중 하나가 임금에게 물었다.


“하오면 전하, 청국에게는 뭐라고 서신을 보내야 할지...”


“청국에게도 이 미천한 임금이 임금의 자질이 없음을 깨닫고 세자에게 양위를 명하고자 하니, 청국의 황제께서는 부디 이 임금을 가엾게 여겨 양위를 허할 것을 청한다고 보내도록 하여라.”


이에 홍서봉은 당황한 채 소리쳤다.


“저.. 전하?!”


“영상, 나는 뜻을 정했소. 더 이상 내 말에 첨언하지 마시오.”


이에 홍서봉은 얼굴을 붉히며 입을 다물었다.

대신들 중 문장에 능한 최명길이 임금의 양위에 대한 뜻이 담긴 서신을 지었고 서신은 곧 청국으로 향했다.



다시 청의 도읍지 심양


경업은 고민을 마치고는 다시 심양관의 미래군 처소로 돌아와 말했다.


“좋습니다. 뜻에 따르겠습니다.”


이에 우진은 반색을 띠며 말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장군.”


하지만 경업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허나, 한가지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입네까?”


수혁이 경업을 보며 물었다.


“만일 거사를 한다면, 지금의 주상을 몰아내고 누가 용상에 앉게 되는 것이며, 최명길 대감께서는 지금 도성에 계신데, 최명길 대감께서 저와 내통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최명길 대감께서 화를 면치 못하실 것입니다. 최명길 대감의 안전을 먼저 기하고 일을 벌임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진석이 입을 열었다.


“거기에 대해선 저희도 동감하는 바입니다. 지금의 주상을 몰아내고 저희가 용상에 앉힐 사람은...”


진석의 말에 경업은 긴장한 채, 진석의 입에서 나올 말을 기다렸다.


“세자 저하이십니다.”


진석의 말에 경업의 표정은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경업은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네다. 농으로 하기에는 무거운 주제가 아닙네까?”


상철이 경업을 보며 말하자, 경업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의 시선은 우진에게로 향했다.

우진은 그런 경업을 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저희는 세자 저하를 다음 용상에 앉으실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습니다.”

“말도 안됩니다. 가만히 있어도 지금의 주상 전하 다음으로 용상에 자연스레 앉으실 분이 세자 저하이십니다. 더군다나 성리학이 자리잡고 있는 조선에서 어찌 아비를 몰아내고 아들이 용상에 앉는단 말입니까? 용상에 앉아도 백성들에게는 거사의 명분을 어찌 설명할려 하십니까?”


“백성들은 세자 저하께서 용상에 앉는다 하면 반길 것입니다.”


우진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경업을 보며 말했다.


“어찌 그리 확신하십니까?”


“지금 백성들의 민심은 지금의 주상전하보다도 세자 저하께 향해 있는 걸 모르십니까? 백성들이 바라보기에 지난 병자년의 전란의 책임은 주상 전하께 있음에도 이 책임을 지고 먼 이역인 청국에서 직접 오랑캐들을 상대하고 있는 자는 세자 저하이십니다. 더군다나 지난 전란 때, 남한산성에서 직접 전하를 모셨던 백성들은 자신들이 몸소 목숨을 바쳐 이 나라를 지킬 동안에 주상전하께서는 여인의 치마폭에서 놀아났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봤던 자들이 여럿입니다.”


경업은 우진의 말에 아무 말하지 못했다.

그의 표정은 몹시 구겨져 있었으나, 그의 머릿속에서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경업은 우진에게 말했다.


“허나,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저하께서는 자연스레 용상에 오르실 분입니다. 거사를 할 이유가 전혀 없질 않습니까?”


이에 수혁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가 아는 력사에서 저하께서 용상에 자연스레 앉질 못하시니 드리는 말씀입네다.”


수혁의 말에 경업은 당황한 표정을 지은 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수혁을 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지만, 저희가 아는 역사에서는 저하께서는 단명하십니다.”


이에 경업은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꺼내 우진의 목에 겨누며 언성을 높이며 소리쳤다.


“뚫린 입이라고 단 줄 아는가?!”


하지만 우진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말을 이었다.

“허면 우리가 궐에서 지내게 될 적에 제일 먼저 세자와 접촉한 연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는 저하를 지키기 위해 항상 애썼습니다.”


“저하를 지키다니? 그것은 또 무슨 말이냐? 저하께서 시해라도 당하신단 말이더냐?”


“그렇습네다.”


이번에는 경업의 물음에 상철이 답했다.

계속 미래군의 말을 들을수록 경업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이 하는 말이 하나같이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한 편으로는 불안했던 것이다.


“상세히 말하거라! 어서!”


경업은 상철에게 검을 겨눈 채 소리쳤다.

이에 상철이 말을 이어 나갔다.


“지금 용상에 앉아있는 주상전하께서는 세자 저하를 몹시 시기하고 계십네다.”


“그게 무슨..?”


“그야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오랑캐들을 직접 상대하고 있는 것은 세자이고, 그럴수록 저하에 대한 민심은 높아져만 가고 있고 자신에 대한 민심은 나날로 나빠지고 있으니... 지금 백성들은 지난 이괄의 난, 정묘년, 그리고 현재 세자 저하께서 행하신 행보와 주상 전하께서 보이신 행보를 비교하며, 세자 저하와 주상 전하의 자질을 비교하고 있을 겁니다.”


우진이 경업을 보며 말했다.

이에 경업은 긴장한 표정으로 우진을 노려보며 물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냐..?”


“저하를 시해한 인물이 바로 지금의 주상 전하라는 말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우진의 말에 경업의 표정은 당혹감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4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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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신조선건국기 [4부] 8화 - 1640년 12월 변화의 바람 (8) - 봉산 전투 +1 24.01.07 109 1 11쪽
98 신조선건국기 [4부] 7화 - 1640년 12월 변화의 바람 (7) - 임금의 몽진 +1 24.01.06 86 1 10쪽
97 신조선건국기 [4부] 6화 1640년 12월 - 변화의 바람 (6) - 반란의 소식이 전해지다 24.01.06 95 1 11쪽
96 신조선건국기 [4부] 5화 1640년 12월 - 변화의 바람 (5) - 반정의 시작 +1 24.01.01 101 1 9쪽
95 신조선건국기 [4부] 4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4) - 거사의 명분 (2) 23.12.30 98 1 10쪽
» 신조선건국기 [4부] 3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3) - 거사의 명분 (1) 23.12.30 88 1 12쪽
93 신조선건국기 [4부] 2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2) - 우진의 계책 23.12.17 102 1 10쪽
92 신조선건국기 [4부] 1화 1640년 4월 - 변화의 바람 (1) - 송산성 전투 23.12.17 105 1 11쪽
91 3부 부록 23.12.16 87 1 2쪽
90 신조선건국기 [3부 完] 22 화 1640년 3월 - 패전국의 조선 (22) - 미래군을 청국으로 보내다 23.12.16 98 1 10쪽
89 신조선건국기 [3부] 21화 1640년 3월 패전국의 조선 (21) - 모자란 군량미 23.12.13 78 0 12쪽
88 신조선건국기 [3부] 20 화 1640년 2월 - 패전국의 조선 (20) -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 23.12.10 75 0 11쪽
87 신조선건국기 [3부] 19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9) - 친잠례 23.12.10 66 0 9쪽
86 신조선건국기 [3부] 18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8) - 원병 요청 23.12.09 73 0 11쪽
85 신조선건국기 [3부] 17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7) - 자점이 돌아온다 23.12.09 74 0 10쪽
84 신조선건국기 [3부] 16화 1638년 12월 패전국 조선 (16) - '어린 중전' 23.03.18 177 1 13쪽
83 신조선건국기 [3부] 15화 1638년 3월 패전국 조선 (15) - '노예 시장' 23.03.14 16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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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신조선건국기 [3부] 12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12)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23.03.10 16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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